고백
〈어쩌면 마지막 일 지도 모르는- >
10대때 나의 목표는 좋은 대학교를 가는 것이었다. 꿈도 없었다. 그저 좋은 대학교를 가자 였다. 그래서 나는 친구를 사귀지를 않았다. 좋은 대학교를 가면 그때 놀자고- 공부한다고 못 했던 것들, 그때 열심히 놀자고. 그리고 마침내 나는 내가 원하는 대학교에 들어왔다. 그것도 대한민국에서 최상위 대학교를.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대학생활은 생각보다 너무나 지루했었다. 밀려오는 과제, 뻔한 시험들. 그리고 술.
그래서 20살때 목표는 좋은 곳으로 취직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또 사람을 다 끊었다. 열심히 공부만 하여 취직을 하기 위해서- 그리하여 28살인 지금.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좋은 회사로 취직을 했다. 부러움의 대상이 될 정도로. 그리고 28살에 결혼이 하고 싶었다. 딱히 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한 결혼이었다. 사랑없는 결혼. 과연 행복할까? 라고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그저 부모님께서 소개해준 남자랑 결혼을 했다. 조용히- 집안이 아주 빵빵했다. 그렇다고 나도 집안이 어려운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 남자가 좀 더 좋았다. 그리고 외모도 훌륭했다. 스펙도 모든게 다-
(그래서- 이혼 할꺼니?)
이해 할 수 없다는 말을 하는 엄마의 말에 두통이 오는 것 같아 머리를 만지며 응 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내 귀에 들려오는 깊은 한숨소리.
(남자가 바람 필 수 도 있지.)
"엄마. 내가 아무리 사랑없이 결혼했어도, 지킬껀 지켜야죠."
(네 아빠 바람폈어도 엄마는 다 참고 살고 있잖아. 참아.)
"....그래서 내가 못 참아."
(참아. 엄마 아빠 체면도 생각해 줘야지. 김서방이 얼마나 잘 해줬니? 너가 하두-)
들을 가치도 없는 말이다. 저게 과연 엄마가 하는 말이었을까. 하긴 엄마한테 따뜻한 밥 한공기를 먹은 적도 없다. 어치피 얘기 해봤자 같은 이야기만 반복 뿐이니 알겠다고만 했다.
"저기요."
조용한 옥상에 들려오는 목소리에 뒤돌아보니 아주 앳된 남자가 서 있었다.
나를 불렀나 싶은 생각에 주위를 둘러보니 옥상에는 분명 나 혼자 였다.
"...엄마 나중에 통화해."
"......"
"......저요?"
"네."
그 남자는 아주 당당하게 네 라고 대답했다.
"이소영 아니세요?"
"..........저 맞는데요.."
잊혀지지 않는다.
그 남자의 미소가. 씨익-웃어버리는 그 미소가.
고백
〈어쩌면 마지막 일 지도 모르는- >
"그만 마셔라."
"...줘."
김민석의 행동에 박찬열은 그저 한 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민석은 그런 찬열의 얼굴을 보고 베시시- 웃어보였고, 찬열은 징그럽다는 듯이 대가리 치워라는 말을 했다. 찬열이 알고 있다. 민석이가 왜 이러는지. 그렇기에 더욱 더 강하게 술을 못 마시게 한다. 그저 연거푸 소주를 들이키는 민석을 볼 수 밖에 없는 자신이 괜히 미안해 졌다. 그리고- 이소영도 미워졌다.
"내가...그때.. 좀 더 빨리 구해줬으면.."
"넌 그때 다른데 있었잖아. 이미 동료들이 진압하러 갔을 때,"
"쌔까맣게 타버렸지."
"얼마나 뜨거웠을까..."
"그게 네 탓이냐?? 어?? 그만 자책 좀 해."
후- 주량을 초과해버린 민석은 비틀거리는 몸으로 담배곽을 쥐고 천천히 들어섰다. 찬열은 같이 가자고 말을 했지만, 혼자 피고 오겠다는 민석의 말에 가만히 거실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TV선반 옆에 있는 환하게 미소짓고 있는 소영이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미친년. 왜 일찍 갔냐..."
가만히 소영이의 사진을 보다가 이내 눈물이 흘러 나오자 찬열은- 괜히 술때문이 라며 조용히 어지러져 있는 술병들을 하나 둘씩 치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을 확인하며 삼십분 뒤에 옥상을 가 봐야 겠다고 생각 했다.'
고백
〈어쩌면 마지막 일 지도 모르는- >
10대 시절에 항상 함께 했던 사람은 박찬열,이소영 이 두사람뿐이었다. 아. 한 사람 더 있었구나. 아무튼 - 오직 소방관이 되고 싶다는 꿈 하나뿐이었다. 그런 나의 꿈에 박찬열은 돈도 되지도 않는데 왜 하려고 그러냐, 그거 나중에 너희 가족한테 못 할 짓 하는거다. 다른 사람 목숨 구하자고 너의 목숨을 받치는 일이 얼마나 어리석냐고 했었다. 박찬열의 잔소리는.. 하지만 소영이는 밝은 미소로 멋있다고 해줬다. 그때 그 미소에 반해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느낌이 들엇었다.
20대때에 나의 목표는 무조건 소방관이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미친듯이 공부를 했다. 그 결과 나는 소방관이 될 수 있었고, 소방관이 되자마자 소영이 에게 고백했다. 환한 미소로 좋다고 나의 고백을 받아주던 너의 그 미소도- 옆에서 징그럽다고 말해주던 박찬열과 다른 그 친구도. 그냥 다 행복했었다. 모든게 다-
그 날은 큰 공장에 누가 불을 붙여 큰 불이 일어난 일이었다. 너의 전화를 받자마자 울리는 출동소리에 미안하다는 말만하고 바로 출동해 버린. 나 자신-
' 김민석...이소영. 죽었다.'
"씨발...."
원룸 옥상에 올라와 그때 생각에 짜증이 나서 하늘을 한번 쳐다봤다. 소영이는 항상 하늘을 좋아했다. 소원을 다 들어주는 색종이들 같다고-
""엄마. 내가 아무리 사랑없이 결혼했어도, 지킬껀 지켜야죠."
항상 올라오면 여기는 나뿐에 없었는데- 다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 천천히 그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이동했다.
어떤 여자가 난간에 매달려 아슬아슬하게 통화를 하고 있었다. 죽을려고 하는 건 같지 않아 다시 멀리 떨어지려고 한 순간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는 그녀의 행동에서 잠깐 비춰진 얼굴이 분명히 이소영이었다.
술기운에 그런건가 싶은 생각에 잘 떠지지도 않는 눈을 부릅뜨고 그 여자를 자세히 살펴봤다. 분명히 소영이었다. 소영이의 얼굴. 나도 모르게 그 여자에게로 천천히 다가가서 저기요 라고 불렀다. 통화중이던 그녀는 뒤 돌아서서 저요? 라고 되물었다.
심장이 멎는다는 말이 여기서 나오는 것 같았다. 분명이 소영이 었다. 하지만 분위기는 틀렸다. 정확히 말하면 얼굴은 똑같은데 분위기가 틀렸다.
이소영 아니세요 라고 묻는 나의말에 그 여자는 맞다고 대답을 했다. 왜였을까- 그 맞다고 대답하는 그녀의 말이. 안도감이 드는건.
고백
〈어쩌면 마지막 일 지도 모르는- >
"미친놈"
민석은 자신의 동료인 변백현에게 어제 일을 말하자 딱 한마디로 정리해주겠다고 한 말이 미친놈이었다. 자신도 알고 있다. 이 이야기가 얼마나 또라이같은 이야기인지.
변백현은 민석을 혐오스럽다는 것 처럼 눈빛을 보내며 자신의 컴퓨터를 만지작 댔다. 백현 또한 찬열이 못지 않게 민석에 대해서 알고있다. 물론 찬열이 만큼은 아니지만 소영이와 민석이의 사이 정도를 알고 있다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미친놈이라고 말을 했다.
그날 이소영이의 장례식날 영정사진 앞에서 세상 사람 다 죽고 자신만 살아 남은 사람 처럼 울부짖는 김민석의 모습을 아직 잊혀지지 않기에- 저게 드디어 헛게 보이는 구나. 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 역시 술이 취해서 그런거겠지?"
"당연하지- 새끼야. 아니 생각을 해봐. 내가 그 현장에서 이소영 시체를 봤는데."
"....."
"죽었어. 이소영. 그냥 그거야- 당신이 술이 존나게 취해가지고 머릿속에 이소영이소영 이 생각뿐이라서 그 여자 얼굴이 그렇게 보인걸로."
"...야. 넌 좀 말 좀 이쁘게 해라. 존나가 뭐냐-"
"아, 동료님께서 어제 술 쳐먹고 술 냄새 풍기면서 헛소리 하니깐 그렇지요- 시이바알-"
하여튼- 저새끼한테 뭔 말을 못해요. 민석은 고개를 절레절레 거리면서 핸드폰 배경화면인 소영이의 사진을 멍하니 쳐다봤다.
[만나요. 그 쪽 얘기 듣고 싶으니깐-]
아. 어쩌면 꿈이 아니었다보다.
정말로 소영이가 다시 왔나보다.
안녕하세요. 오늘의 연애 입니다.
처음 써보는 글인데.. 재미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네요.. 헤!!
고백의 등장인물은 이소영 김민석 변백현 박찬열이 등장하고요- 2화때는 다른 인물들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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