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처음만난건 이 학교에 처음 교생으로 발령났을때였다.
샛님처럼 긴장하는 타입도 아니거니와, 열의에 가득 찬 교생은 아니었다. 적어도 나는.
그저 적당히. 오히려 조금 귀찮은 실습이었다. 남학교에 가는 친구는 남녀공학이라 좋겠다며 등을 두들겼고, 나는 차라리 남학교가 좋을것같아 바꾸자. 했지만 그는 농담으로
들었다. 여자는 좋지만, 여자애들은 싫다. 여자의 살결은 좋지만, 여자의 높은 음성을 싫었다.
누군가는 나에게 취향이 완벽하게 정해진 사람이라 그랬다.
나는 조용하고, 우아한 여성이 좋았다. 귀엽다거나 산뜻하다거나 쾌활한것은 나에게 아무런 매력이 되지않을뿐. 오히려 반감만 들었다.
" 세훈씨. 이 학교 맞아요?. "
그녀가 부드럽게 학교근처에 주차하며 물었다.
까만 정장을 입은 그녀는 미술관 큐레이터였다. 최근에 만난 연상으로 길게 늘어뜨린 웨이브머리가 아름다웠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가장 호평이 뛰어날정도로
아름다운 여자였다.
" 응. "
" 세훈씨. 그럼 끝나고 연락해요. "
그녀는 살짝 웃곤, 나를 위해 꺼두었던 MP3를 틀었다.
나보다 4살이나 많은 그녀는 나에게 존댓말을 했다. 나는 반말을 하고.
내가 대답없이 차에서 내리자,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그녀는 출발했다.
그렇게 나는 그녀와 사귀는 도중에 그가 있는 학교에 들어가게되었다.
윤리라는 지켜운과목에 교생을 누가 반길까 싶다. 나조차 싫어하는 과목이었다. 싫어하는 과목인데 왜 전공이냐고 물으면
기억력만 좋으면 되는 과목이니까.
그저 앉아서 책 하나를 다 외우면 답이 나오는 과목이었다. 게다가 어떠한 응용문제도 서술형 문제도 '착한사람의 마음'으로 써내려가면 어느정도의 점수는 보장되었다.
나의 담당 교수중 하나는 그런 나를 알고 한마디를 했었다. '점수 잘나오는 방법을 아는 철학자같은 새끼'.
물론 그도 나와 같은 새끼라 나를 아꼈지만.
교생이 올꺼란 소리에 이미 그 반은 흥분상태였다. 요즘은 기존에 학교에 있는 교사가 교생이라 소개시켜주지도 않는다. 그저 들어가 새로온 교생이니
자, 첫사랑, 첫여자, 첫잠자리는 묻지말고 나에게 물어보렴. 하는 자세로 서있어야 했다.
그리고 깊은 한숨과 함께 들어간 그 교실에서 한번에 시선을 빼앗겨버린 사람이있었다.
그저 가만히 햇볕아래 팔을 괴고 자고 있던 소년에게 나는 한번에 시선이 빼앗겨버렸다.
아이들은 역시나, 첫사랑, 첫여자, 첫 잠자리를 열성적으로 물어봐왔다. 뭐 사석이라면 꺼리낌없이 말해주었겠지만
난 어쨋든 이 앞에선 윤리교생이었으니 대답을 하지않았다.
남녀합반이라 그런지 풋풋한 분위기였고, 그 중심에 그가 있었다.
영화처럼. 맨 뒷자리거나, 창가자리도 아니었다.
그저 평범한 자리에 앉아서 멍하니 앉아있다 내가 들어오자 응시하는 얼굴에 왜 자신이 반응한지 자신도 알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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