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물
아줌마와 고딩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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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으면서도 친절하지 않은 목소리에 뒤로 돌았다.
"한참 기다렸잖아요."
"누구...세요?"
"구준회요."
그의 이름을 듣고 나서는 그제서야 내가 회사에서 일찍 퇴근한 이유가 떠올랐다.
"아까 안에 있던 거 아니었어?"
"잠깐 동네 구경 좀 했는데. 다시 들어 가려니깐 비밀번호를 모르더라고."
"근데 너 왜 반말해?"
"아, 반말 아니었는데. 그냥 설명한 거예요."
다시 생각해도 불쾌한 반말이었다.
"됐고, 문 좀 열어 봐요. 더워 죽겠어."
턱 짓으로 나에게 문을 열라는 녀석의 말에 어이가 없어 실소가 터져 나왔다.
"나 아직 너랑 같이 산다고 한 적 없어."
"같이 사는 게 아니라 그냥 내가 세 사는 거죠. 돈 받았잖아요."
"아니... 그건! 멋대..."
"그거 다 아줌마 주는 건데. 나 용돈도 따로 받고 밥도 집에서 잘 안 먹고. 그 정도가 부족한 건 아니잖아요."
"하... 잠까만... 근데 너 어디서 아줌마래?"
"5살 차이나는 사람한테 아저씨라 부르는 아줌마도 있는데 10살이나 차이나는 아줌마는 당연히 아줌마 아닌가?"
"..."
"열어요."
단단히 뭔가 잘못 되도 한참이나 잘못됐다. 열지 않으면 날 죽일 것 같이 보는 눈빛에 우선 집으로 구준회를 들이기는 했는데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식탁에 앉아 자기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다리를 꼬아 핸드폰을 쥐어 잡고 타자만 쳐대는 저녀석이 참으로 어이가 없다.
"계속 그렇게 쳐다 보고 있을 거예요?"
"뭐?"
"거기서 팔짱끼고 나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 보면 내가 어디 뚫어지겠어?"
"너 자꾸 반말하는데 내가 하지 말랬지!"
"반말 아니라니깐 그러시네. 오해하지 마요."
또 한 번 할 말을 잃었다. 어쩌라는 거야. 꼴도 보기 싫은 녀석의 얼굴에 방으로 들어가 당장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응~ 퇴근했어?
"나 못살아."
-뭐?
"나 못산다고!!"
-기집애 왜 소리르 질러! 엄마 얼굴 생각해서라도 데리고 살아 고작 그 몇 개월을 못 버티니?
"아! 혼자 살아도 되는 나이잖아!"
-거기 잘 모르잖아 한국 잘 모를 텐데 네가 데리고 살면서 이것저것 알려 주면서 적응 좀 시켜.
"아니 고삼이... 그것도 이... 하아..."
-어머 준회 고삼 아니야~ 한 학년 더 들어야 돼서 2학년부터 다니기로 했어~
설상가상이다...
-준회 1년만 데라고 살아. 3학년 올라가면 지혼자 독립하겠다고 할 거야. 그리고 너는 누나가 돼서 동생 그런 것도 못 해주니? 학교를 보내라고 했어 뭐를 하라고 했어 그냥 잠만 자게 도와 주면 되는 건데 기집애 못되처먹어서
"엄마... 쟤가 나보고 뭐라는 줄 알아?"
-뭐라는데?
"아줌마래... 아줌마."
-그러니깐 시집이나 기집애야.
"여기서 그 얘기가 또 왜 나와!!
- 이번주 토요일에 꼭 나가야 돼 내가 어렵게 만든 자리야 알겠어?
"싫어!!"
-그럼 안 나가는 대신에 조건이 있어.
"뭔데."
-준회랑 같이 살아 그럼 엄마가 선자리 알아 보는 거 생각 좀 해 볼게.
"하아..."
-끊는다~
정말 못 살아 또 어떻게 말을 하고 다녔길래 저런 싸가지 없는 자식이 우리 집에 오냐고...
"아줌마."
"...."
"아줌마."
"..."
"쳐들어 간다."
"왜! 왜!"
"나 귀 안 먹었어."
"왜 자꾸 불러!"
"나 저방 써?"
"휴..."
손가락을 가르키며 평소에 쓸 일이 없는 방을 가르키며 말을 하는 구준회였다. 이미 들어가 봐서 알 텐데 주인이 없는 방이라는 것을 딱히 오는 사람도 없고 온다고 해도 굳이 자고 가는 사람이 많지 않아 그냥 빈 방으로 비어 두다가 자리가 없는 물건들을 넣어 두곤 했던 방이었다.
"써요?"
"써..."
"그럼 저 잡동사니 좀 치워 줘요."
"..."
"운동도 안 하게 생겨 가지고 이런 건 왜 샀대. 어, 이거 우리 집에 있는 건데 역시 아줌마였어."
"야!!!"
"나 귀 안 먹었다니깐."
아무래도 나가 죽는 게 더 빠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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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업데이트가 아닌 느린 업데이트 죄송해요 ㅠㅠ
저번편에 소중한 암호닉을 빼먹었더라고요!
[준회]
ㅠㅠ 소중한 댓글이 저의 손가락을 움직입니다
오늘 내일 사이에 불마크 한 편 더 가져 올 게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