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박찬열의 달달한 비밀
01
: 익숙한 것이 떠나갈 때
(00편 있어요~ 보고오세용!)
처음부터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
사랑이라는 게 그렇듯 예고없이 찾아오는
것인지라 나도 그의 봄바람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내가 그와 처음 만난 건 기억도 나지 않는다.
4살 때의 일이라서 엄마한테 들었기만 했지
구체적으로 그때 넌 어땠는지, 어떤 표정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너의 존재는 나에게 당연시 되었고
문득 네가 내 옆에 있었구나 생각이 들었을 땐,
난 널 좋아하고 있었다.
난 널 친구라고만 생각했고,
너와 떨어지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7살의 어느 여름 날,
넌 두 가지를 동시에 깨고 나에게 낯선 감정을 안겨줬다.
너와 나의 아지트인 집 앞 빈 공터에서
너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더운 날씨에 부채질만 하는데 멀리서 머리가
마구 헝클어진 채로 뛰어오는 네가 보였다.
더울텐데..
곧이어 내 앞에서 멈춰선 찬열이를 바라봤다.
"헉.. 흐억"
숨이 많이 차는지 거친 숨을 몰아쉬는
너에게 부채질을 해주었다.
너는 가만히 부채질을 받다가 고개를 들어
내 손목을 꽉 잡고 입을 뗐다.
" ..나 SM 연습생됐어!! 너한테 제일 먼저
말해주려고 이렇게 뛰어왔어"
터져나오는 너의 환희에 부채질을 멈춰버렸다.
왜 멈춘지는 몰랐다. 심장 한켠이 쑥 내려가는 것처럼
덜컹했다.
얼떨결에 축하해주고 재잘재잘 떠드는
너를 뒤로한채 심장을 문질렀다.
신나는 너를 뒤로하고 혼자 생각하는 게
미안했지만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가늠치가 않았다.
가족들이랑 외식을 하기로 했다며
들어가야 한다는 너를 보내고 혼자 빈 공터에
남아 생각했다.
분명히 너의 기쁨이 싫은 건 아닐테고
그렇다고 질투는 더더욱 아니고
나도 모르는 이 감정에 대해 고민하다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날 저녁, 나는 확실히 깨달았다.
지금 밖으로 나올 수 있냐는 너의 전화에
대충 머리를 정리하고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느껴지는 후덥한 공기에
미간이 찌푸려졌다. 담벼락에 기대어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너를 발견하고는
다시 곧게 펴졌다.
"왜? 무슨 일 있어?"
너에게 질문을 건네자 너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너는 입술을 열고 내게 말을 건넸다.
"나 내일부터 여기 없어"
이게 무슨 말인지 몰라 가만히 너만 쳐다보는데
너는 담벼락에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켜
내 앞으로 다가왔다.
가까워지는 너의 형체에 뒷걸음질을 치자 너는
내 어깨를 잡고 나를 멈춰 세웠다.
"..내일부터 바로 숙소생활한대
나도 아까 연락받은 거야"
너의 입밖으로 나온 말은 내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말이었다.
우린 늘 함께였고 언제나 함께일 것이다.
이렇게 믿고 있었었다.
매일매일 등교도, 하교도 같이하고
주말에는 서로의 집에가서 놀기도 하고
공부도 하고 정말 고목나무에 매미처럼 붙어지냈다.
그 세월이 13년동안이라면 더더욱 그랬다.
서로에게 없는 서로는 상상해본 적도 상상할
생각도 하지 못했다.
나는 무작정 네가 연습생이 되어도,
후에 멋진 가수가 되어도
내 곁을 떠나지 않을 거라고 멋대로 생각했었나보다.
아무 말 없이 너를 올려다봤다.
그 말인 즉슨 우리는 생각보다 빨리 이별하게
될 거란 말이었다.
정말 생각보다 빨리.
"너 나 없으면 어떡할래
너 혼자서 집에 못오잖아 무섭다고
넘어지곤 치료해달라고 찡찡대고
같이 밥먹을 때도 네가 흘리는 거
닦아줄 사람도 이제 없는데
너 어떡할래"
너는 한 숨을 푸욱 내쉬고 이미 눈물이
고인 내 눈을 손으로 닦아줬다.
"이제 이런 것도 못해"
그제서야 와앙 울음이 터졌다.
찬열이는 나를 큰 품에 가득 껴안고서
토닥토닥 다독여줬다.
근데 찬열아, 지금 내가 우는 이유는
섭섭해서도, 너의 빈자리가 느껴져서도 아니야
네 말로 인해 깨달았어
난, 너를 사랑으로 보고 있었구나.
7년 전, 그렇게 내 짝사랑이 시작됐고
7년 전, 그렇게 찬열이는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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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또왔어요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 써보니까 재밌고 좋네요 쭉쭉 써나가야지!
다음화부터는 본격적으로 달달해져 볼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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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 왜 일본에서 미모 원탑으로 자주 거론되는지 알겠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