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에 앉아 가방끈을 매만지는 경수의 손이 바르르 떨렸다. 기생충을 보듯 인상을 찌푸리는 선생님들의 눈초리가 양 볼에 따갑에 닿았다. 백현이 경수의 등을 다독이며 교장선생님을 찾아 그 앞에 서 인사를 건네었다. 교장선생님…, 경수… 선생님들과는 달리 살갑게 웃어보이는 교장선생님이 따사로웠다. 그래, 도롯가는 위험하지 않더구? 경수의 어깨에 팔을 올려 쇼파에 앉혀주며 작은 냉장고에서 오렌지주스를 꺼내어 경수에게 내밀었다.
˝ 아버지께 연락받았어, 경수랑 같은 학년으로 하고싶다고? ˝
˝ 네,경수 혼자 있으면 제가 불안해서… ˝
고개를 푹 숙인채 눈동자만 도르륵 굴리는 경수의 손을 백현이 꼭 붙들었다. 자신보다 한 학년이 높음에도 끝까지 경수와 같은 학년으로 넣어달라는 백현의 고집에 교장선생님이 토닥이듯 고개를 끄덕였다. 입술을 꾹 깨문채 안절부절 못 하듯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는 경수가 안쓰러운지 교장선생님이 경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경수의 맞은편에 앉은 교장선생님이 경수에게 종이와 펜을 내밀며 물었다.
˝ 경수는 무슨 과목 좋아해? ˝
펜을 받아든채 눈을 깜빡이던 경수가 느릿하게 종이를 잡았다. 펜을 꾹 누르며 한참을 고민하던 경수가 천천히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 미술 ´ 펜의 뚜껑을 닫은 경수가 펜을 종이 위에 내려둔채 다시 가방끈을 매만졌다.
˝ 경수가 말 안 하려고하는건, 나중에 학교생활이 편해지면 말해줄 수 있지? ˝
백현이 고개를 끄덕이자 교장선생님이 자리에서 일어나 교사들이 앉아있는 자리로 걸어갔다. 조용한 교무실 안에 교장선생님의 발걸음 소리가 고요히 울리자 하나 둘 고개를 올렸다가 다시 내렸다. 교무실 끝자락에 있는 책상 앞에 선 교장선생님이 그 자리에 앉아있는 선생님에게 무어라 속삭이자 입꼬리를 올려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얗고 선해보이는 인상의 남자가 쇼파로 천천히 걸어와 경수의 옆에 앉았다. 뒤이어 교장선생님 역시 맞은편 쇼파에 앉아 다시 종이를 내밀었다.
˝ 경수야, 이 분이 미술선생님이야. 경수 담임선생님. ˝
옆을 힐끔 바라보자 여전히 입꼬리를 올려 웃고있었다. 경수가 펜을 들고 종이에 천천히 쓰기 시작하자 다들 무슨 말이라도 했냐는듯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삭삭이는 펜 소리가 멈추자 백현이 종이를 내려다보았다. ´ 선생님 이름 ´ 교장선생님이 아참,하며 멋쩍게 웃었다. 제 옆에 앉은 선생님이 나긋한 목소리로 입을 열자 경수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 김준면이야, 나중에는 준면쌤- 하고 꼭 불러줘 알겠지? ˝
*
교무실 끝에서 무릎을 꿇은채 욕을 나부렁거리던 찬열이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쇼파에 앉아 얘기하는 세 사람이 다정해보였다. 그 중 가운데에 앉은 남학생이 눈에 띄어 작게나마 들리는 얘기소리를 들었다.
˝ 경수가 말 안 하려고하는건, 나중에 학교생활이 편해지면 말해줄 수 있지? ˝
교장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 말 안 하려고하는건. ´ 그 말이 머릿속에 달라붙어 떨어질 생각을 않았다. 그러나 곧 펜을 받아든채 뭔가를 쓰는 남학생의 행동에 알아차렸다. 말 못하나보네, 병신. 읊조리듯 낮게 말하고서 앞에 있던 선생님과 눈이 마주쳤다. 헛기침으로 눈치를 주듯 억지로 내뱉자 같잖다는듯 선생을 비웃었다. 말 못하는게 병신이지 뭐. 찬열의 말에 선생님이 자리에서 쥐쫓듯 일어나더니 찬열의 머리를 내려치며 말했다.
˝ 박찬열, 교실로 돌아가. ˝
병신보고 병신이라는데 내가 뭘 잘못했다고. 목구멍에 매달린 문장을 속으로 집어삼킨 찬열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쇼파에 앉아있던 남학생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 학생 모두 작은 체구에 어울리는 순한 인상이었다. 키도 좆나 작아, 저게 남자냐. 앉으려던 선생님이 다시 일어나 머리를 내려치자 나가,나간다구요. 하며 건방진 투새로 머리를 매만졌다. 교무실 문 손잡이를 잡고 살짝 등을 돌리자 나가려는듯 찬열의 뒤로 다가왔다. 문을 열고 나오자 점심시간인듯 학생들이 벽에 시계를 바라보며 배에 손을 얹었다. 2학년 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세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작게 울렸다. 보폭이 넓어 세 칸씩 올라가는 찬열과 달리 두 남학생은 한칸씩 천천히 올라오고 있었다. 짜증내듯 쿵쾅대며 올라가자 두 사람이 저를 계단 사이로 올려다봤다.
˝ 뭘 야려, 병신주제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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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ing Soon!
사실 백현이가 부르던거 내가 제목으로 옮겨쓴거 함정
나비무덤 안 쓸려고했다가 결국엔 쓸 제목없어서 쓴것도 함정
심심해서 대충 후려갈긴것도 함정
아까 글 날아간것도 징,징어야 놀랬니? 는 함정ㅋㅋ
내 주제에 암호닉 받는다는것도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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