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시간이 있으면 숙소로 오겠다는 쑨양의 말에 잠시 놀랐지만 농담일 거라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쑨양이 등을 돌려 락커룸을 나가고, 코치님이 슬며시 들어오셨다. 격려를 하듯 등을 두드리는 코치님의 칭찬에 쓴 웃음을 짓곤 짐을 챙겨 발을 떼었다.
숙소의 건물에 거의 다다랐을 때, 코치님은 전화를 받으시더니 급히 일이 생겼다고 하셨다. 늦을 것 같다며 먼저 숙소에 있으라는 말과 함께 허둥지둥 뛰어가신다. 작게 한숨을 쉬곤 코치님이 주신 방 키를 만지작거리며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방에 들어오자마자 짐을 바닥에 내려놓곤 침대에 몸을 던졌다. 축 늘어지는 몸이 무겁게 느껴졌다. 1500m의 경기는 아직 이니 내일 만큼은 늦잠을 자도 괜찮겠지? 스스로 수긍하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 옷도 갈아입고 몸도 씻어야 하는데. 침대에 누워 금세 나른해진 몸 때문에 일어나기가 힘겨울 것 같다.
딩동-. 아니나 다를까. 일어나기 싫다는 생각을 한 지 불과 몇 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벨 소리가 방 안에 가득 울렸다. 아, 진짜 귀찮다. 코치님일까. 하지만 이렇게 빨리 오실리가 없는데.
머리를 긁적이며 어슬렁어슬렁 문 앞으로 다가갔다. 누구세요? 아, 여긴 런던이지. 영어로 말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뒤늦게 생각났다.
[태환, 아넬이야.]
익숙한 목소리에 입이 절로 다물렸다. 아넬? 아넬이 왜 여기에 있지? 어리둥절하다. 문을 열자 아넬이 작게 숨을 몰아쉬며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를 올려다보니, 목이 뻣뻣하며 고개가 뻐근해졌다.
[음....... 안녕?]
[안녕.]
어색하리만큼 엉성한 영어로 인사를 건네자 아넬이 작게 웃으며 맞받아쳤다.
[무슨 일이야?]
[중요하게 할 말이 있어서. 잠시 들어가도 될까?]
......무슨 뜻이지? 들어가도 되냐는 말인 것 같은데. 슬며시 방 안쪽을 손끝으로 가리키며 저기? 라고 묻자 아넬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 어차피 코치님은 늦게 오시니 괜찮겠지. 좋아, 들어와. 어색한 영어로 더듬거리곤 그를 끌어당겼다.
음료수라도 줄까. 냉장고로 다가가 음료수 캔 두개를 꺼내 한 개를 아넬에게 건넸다. Thanks. 아넬이 가볍게 웃으며 뚜껑을 따 음료수를 제 입에 털어넣었다.
[그런데, 할 말이 뭐야?]
[아아.]
아넬이 픽 웃더니 캔을 옆에 있는 테이블에 올려두었다. 성큼, 내게 다가온다. 뭐지? 멋쩍게 웃으며 슬금 뒤로 물러나자 더 가까이 밀착하며 비릿하게 웃는다. 아까랑은 다르다. 뭐야, 대체?
[하하, 아넬.....? 무슨 일인데.....]
[요즘따라 눈에 거슬려]
뭐? 무슨 뜻이야. 회화책에서도 나오지 않은 말이다. 눈인 건 알겠는데. 눈 시력이 나빠졌다? 뭐지? 전혀 해석하지 못하고 멀뚱히 아넬을 올려다보다 그가 다가오며 침대 쪽으로 나를 몰아냈다.
[무슨 뜻이야?]
[헤프게 다른 선수들이랑 웃고 떠들고. 재미 좋아?]
대체 뭐라는거야! 이럴 땐 정말 답답하다. 인터넷에다 물어보고 싶을 정도로! 내 얼굴이 점점 일그러지는 것이 느껴진다. 진작에 영어좀 마스터 할 걸 그랬나.
그가 다가와 뒤로 물러나자 딱딱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침대다. 힐끗 뒤를 돌아보니 넓직한 침대가 나를 반기고 있었다. 다시 아넬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갑자기 내 양 어깨를 잡고선 침대로 밀어뜨렸다. 뭐야! 작게 소리를 지르며 황급히 손길을 떼어내려 하자 양 팔을 잡고선 놔주지 않는다.
키가 커서일까. 내 위에 올라탄 아넬의 품에 쏙 들어가듯 아래에 눕혀졌다. 발길질을 하려 하니 허벅지를 다리로 살짝 짓누른다. 살짝인데, 은근히 아프다.
"제길! 말로 해! speak!"
[왜? 이 짓으로 쑨양이 널 반하게 만든 거 아냐?]
쑨양? 걔가 뭐 어쨌다고-.....
잠시 반항을 멈춰 아넬을 노려보자 손을 뻗어 내 옷을 벗겨냈다. 제발 좀! 옷을 벗겨내는 손길을 뿌리치자 잡힌 반대 쪽 손을 부러뜨릴 듯 세게 쥐어낸다. 아악! 아파!! 비명을 지르며 잡힌 팔을 주먹으로 쳐내는 사이, 어느 새 상의는 위로 말아올려지고 바지가 벗겨지고 있었다. 너무 빠르다. 옷을 벗겨내는 손길을 저지하기엔 잡힌 팔이 아프고, 잡힌 팔을 빼내자니 발가벗겨질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하지? 손을 달달 떨린다. 머릿속이 혼미해지려는 순간, 딩동- 소리가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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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떡돌림이라고해요
요즘 쑨환과 아넬태환이 끌려서....
쿵떡쿵떡 떡을찧으려구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을 별로 못써도 ㅠ잘봐주시믄 감사해용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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