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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Dec
" 눈물이 나. "
경수가 말했다.
" 그래서? "
왜 항상 너만 아파야 했던 걸까. 어쩌면 유치하기 짝이 없던 내 행동에 너는 어떤 항체 같은 것을 가지게 된 걸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눈물이 난다고 말하면서도 눈은 굳어있는 거겠지. 사실 이제 우리들의 대화에선 어떠한 감정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차라리 날이 선 말투에 가슴이 콕콕 찔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너의 기분이 어떤지 정도는 알 수 있잖아. 내가 너를 이렇게 만들었음에도, 난 네가 조금 원망스럽다. 너는 나처럼 변하지마. 또 한 번 이기적인 나를 발견한다.
" 조금은 알 거 같아. 너처럼 사는게 얼마나 편한거라는 걸.. "
주르륵- 너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역시, 아직 넌 여리다. 방금까지의 무미건조했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 그치만 난 너처럼 될 자신은 없어. 그렇다고 예전의 너를 기대하지도 않아. "
너는 가볍게 주먹을 쥠과 동시에 후- 하고 짧은 숨을 뱉는다. 마치 한 고비 넘겼다는 듯이. 당장이라도 너는 그 주먹으로 내 가슴을 치고 싶지 않니? 아니면 소리라도 지르란 말이야, 너도 분노라는 감정을 느낄 거잖아. 하지만 나의 바람과는 다르게 도경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어느새 말라버린 눈물자국만이 선명하게 남은 얼굴로 나를 마주한 채 서서 나를 노려볼 뿐. 그게 그가 할 수 있는 나에 대한 최선의 반항이자, 나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악의 모습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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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잡에 글쓰기는 오랜만이네요. 저번에도 글 하나 덜렁 써놓고 무한잠수.. 그 때 댓글 달아주신 분들 죄송하고 고맙습니다ㅠㅠ♥ 제목은 그냥 이 조각글 메모한 날짜구요. 그럼 이만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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