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공기가 차다. 오늘 하루는 힘들었다. 뭐 어제도 안 힘들었던 것도 아니지만. 온종일 상사에게 쪼이고 채이고, 인턴이라는 이유로 여러 가지 심부름에 몸이 남아나질 않았다. 버스에서도 꾸벅꾸벅 졸다가 저가 내려야 할 정류장을 놓칠 뻔했다. 다행히도 갑자기 머리를 유리창에 세게 부딪히는 바람에 여자는 주위를 살피다 익숙한 풍경이 보이는 것을 알아차리고 서둘러 부저를 눌렀다. 부저의 붉은 빛과 함께 주변에 삐익 하는 소리가 길게 울렸다. 여자는 새삼 주변을 둘러보게 되었다. 스마트폰을 들고 게임을 하고 있는 남학생, 서로의 어깨에 기댄 연인, 좀 전의 저처럼 꾸벅꾸벅 졸고 있는 여자. 버스는 그들을 태우고 그녀가 내려야 할 정류장에 도착했다. 그녀는 제 가방을 챙기고 열린 문으로 나갔다. 여름이라도 아직 초여름이라 그런가, 밤공기가 찼다.
그래도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집. 그녀는 이 쪽 저 쪽으로 나있는 좁은 골목길 사이로 걸어갔다. 그녀가 걸어갈 때마다 또각또각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낮엔 너무 더워서 반팔로 된 블라우스를 입고 나갔었는데 가디건이라도 걸칠 걸 그랬다. 그녀는 한기가 도는 제 팔을 손으로 쓸며 발길을 재촉했다. 집에 가면 우선 다른 건 다 뒤로 재치고 목욕부터 할 것이다. 아까 아침에 인원이 만원인 버스 안에서 흘린 땀은 그녀의 피부를 불쾌할 정도로 끈적이게 만들었다. 목욕을 할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 그녀는 콧노래를 불렀다. 그녀가 부르는 콧노래 사이로 툭, 하고 돌이 누군가의 발에 채여 굴러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가 발걸음을 뚝 멈췄다.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평소에 그녀 밖에 지나다니지 않는 길이라 이런 소리를 들은 적은 처음인지라 그녀는 살짝 겁을 먹었다. 그녀가 조심스럽게 뒤를 돌아보았다. 휑 했다. 그녀가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에이, 아무 것도 아니네. 하는 생각을 했지만 발걸음이 빨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뭔가 불안했다. 왠지 이상했다.
또각. 또각. 또각. 또각. 분명히 뒤에선 그 돌 소리 이후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데도 그녀의 발은 점점 더 빨라졌다. 그녀의 눈앞에 그녀의 집 현관이 들어왔다. 빨리, 빨리. 그녀는 제 가방을 꼭 끌어안고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악!!"
누군가가 그녀의 뒷머리를 움켜잡았다. 겁에 질린 표정으로 소리치려는 순간 그녀의 입을 턱 하고 막은 손은 그녀를 끌어 그녀의 집 바로 옆에 있던 골목길로 그녀를 데려갔다. 그녀는 몸부림을 쳤다. 으읍!! 읍!! 하며 저항을 하자니 그녀의 머리 위로 누군가의 숨이 가라앉았다. 그녀가 가방을 마구잡이로 흔들어 저를 붙잡고 있던 괴한을 쳤다. 하지만 그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단단히 그녀의 입을 틀어막고 다른 팔로 그녀의 몸을 제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녀의 입에서 새어나오는 뜨거운 숨이 그대로 그의 손에 다시 부딪혀 돌아왔다. 아, 저항을 해도 소용이 없구나. 하는 생각에 그녀의 눈에서 소리 없이 눈물이 투둑 툭 하고 떨어졌다. 지금까지 못한 게 얼마나 많은데. 우리 엄마, 아빠한테 못해준 것도 얼마나 많은데. 제대로 해 본 연애도 얼마 없는데. 그때 괴한이 그녀의 귓가로 다가와 낮게 속삭였다.
"미안."
"……."
"근데 있잖아."
"……!"
나도 먹고는 살아야지. 그 말을 끝으로 괴한은 입을 크게 벌려 그녀의 목덜미를 콱 하고 물었다. 그녀의 눈이 순식간에 커졌다. 온 몸이 덜덜 떨려오는 와중에 입을 벌리고 아무 말도 못하고 있던 그녀의 눈이 그대로 풀려버렸다. 얼마동안 그렇게 있었나, 괴한은 그녀의 목덜미에서 자신의 입을 거두었다. 괴한은 힘없이 제게 기대있던 그녀를 밀쳐내고 소매로 입 주변을 닦았다. 간만의 식사에 기분이 좋아졌다. 괴한, 아니 김성규는 이제 이 세상에 없는 그녀의 몸을 내려다보다 유유히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김성규는 살인자가 아니었다. 사람도 아니었다. 그는 단지 뱀파이어일 뿐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는 그저 만족스러운 식사를 한 것일 뿐이었고. 성규가 사라진 골목길을 찬 공기가 가득 매웠다. 밤공기가 차다.
♥안녕하세용 그대들´▽`♥
이건 그냥 시작 전 워밍업! 잘 보셨어용? 우리 김성규오빠께서 뱀파이어로 나오십니당....(두둥)!
0편이라 짧아여... 헿 내일 길게 1편으로 다시 돌아올 예정이니까 실망은 하지 마시고...핳
혹시 암호닉을 신청해주신다면 전 진짜 무릎꿇고 절을 한 다음에 옆돌기를 하고 라틴춤을 추며 행복에 겨워 살겠슴돠
표지 만드려고 했는데 표지는 개뿔^^ 시간만 버렸네용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전 20000 아! 그리고 데스티니 스밍 열심히 해용!ㅠㅠㅠㅠㅠ 우리 잉피 1위 만드러용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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