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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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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티비에 태풍이 온다는 소식으로 시끌벅적하다.
봄을 좋아하는 나는 여름이 다가오는 걸 모른 척하고 있었는데 이제 부정도 못하겠다.
하긴.. 이제 이 나이 먹고 봄을 좋아하는 것도 웃긴가.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제 나이도 30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금은 꽃보다는 결혼이겠지.
얼마 전 결혼한 친구 수진이가 계속 소개팅하라고 연락이 오는 바람에 얼결에 약속을 잡았는데 하필 비 오는 날이다.
괜히 남자를 만나지도 않았는데 비 냄새에 우울해지는 기분이다.


[블락비/표지훈] 넌 나 어때 | 인스티즈


"저.. 혹시 김여주씨..?"

"네, 네! 안녕하세요"


약속시간보다 20분이나 일찍 왔는데 얼마 안 지나서 남자가 도착했다.
첫인상은 솔직히 좀 당황했다.
카톡 말투도 귀엽고 연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귀엽게 생겼을 거라 예상했는데 나이에 안 맞게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오는 길에 비를 맞았는지 머리가 젖어있었다.
남자가 자리에 앉고 바로 스파게티를 시켜고 말을 이어갔다.


"하필 오늘 비가 오네요. 뭐, 전 비 오는 날 좋아해서.. 여주씨는 좋아해요?"

"아.. 저도 좋아해요."


안 그래도 어색한 분위기에 안 좋아한다고 말하면 분위기가 다운될 게 뻔했다.
적당히 좋아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하지만 남자는 내 말이 마음에 안 드는지 표정이 안 좋았다.
기분이 표정에 바로 드러나는스타일인가..


"왜 표정이 안 좋아요?"

"여주씨가 거짓말 했잖아요. 비 오는 날 별로 안 좋아하면서.."

ㅇㄹㅇㄴ라ㅣㅓㅏㄴ;ㅇ냐래
헐 어떻게 알았지?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독심술이라도 하시나 혼란스러웠다.
당황해서 시선을 바닥에 고정한 채 손가락만 만지작거렸다.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어.. 음.. 그게 제가 거짓말.. 아, 죄송해요"


쪽팔렸다.
저 남자도 너무했다. 그래도 소개팅인데 모르는 척 해주지..
얼굴이 귀까지 빨개졌다. 식당 안에 뜨거운 공기가 다 나한테 몰려오는 기분이었다.
그때 남자의 피식 웃는 소리가 났다.
갑자기 화가 났다. 나를 놀리는 것도 아니고 사람 무안하게 만들어 놓고 피식 웃는 건 무슨 심보인가.


"저기 표지훈씨"

"네"

"왜 웃어요? 무안하게.. 죄송하다고도 했는데에.."


아, 남자 얼굴을 보니 무서워 죽겠다.
뭐 저렇게 무섭게 생겼데.. 나이도 나보다 어린데 제대로 쫄았다.
이게 무슨 소개팅이야.. 설렘 따위 하나도 없었다.
수진이를 속으로 한 몇 천 번은 원망했다. 
남자는 횡설수설하는 내 모습을 보더니 더 환하게 웃는다.

[블락비/표지훈] 넌 나 어때 | 인스티즈


"아, 죄송해요. 여주씨가 너무 귀여워서 저도 모르게 웃었네요."



웃는 모습을 보니 확실히 연하가 맞았다.

웃는 모습이 완전히 아기였다. 갑자기 긴장이 탁 풀리는 느낌이었다.

그나저나 내가 귀엽다니? 적어도 지금 상황에서 귀여워야 할 사람은 나이로 보나 얼굴로 보나 그쪽인데..

 그래도 귀엽다는 말이 듣기 좋았다. 식어가던 내 얼굴이 다시 달아올랐다.



"근데 제가 비 오는 날 안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아셨어요?"


"당근 알죠. 오늘이 소개팅인데 비가 오잖아요"



 말귀를 못 알아듣나.. 동문서답이다.

오늘이 소개팅이고 비가 오면 소개팅 상대가 비를 싫어하는 걸 맞출 수 있나?

내가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으니 남자가 다시 웃는다.

마치 장난감을 발견한 어린아이 같았다.



"물어봤어요. 수진이 누나한테요. 여주 누나 비 오는 날 좋아하냐고"


"그러면 비 안 좋아하는 거 아셨을 텐데.. 왜 안 미루셨어요?"


[블락비/표지훈] 넌 나 어때 | 인스티즈


"누나 빨리 보고 싶어서요."



심장이 멎었다.
아주 나를 들었다 놨다 요령이 장난 아니었다.
누나.. 누나라.
밖에서는 누나 소리가 그렇게 싫던데 왜 지금은 누나 소리만 듣고 살아도 좋아 죽을 거 같다.
뭐, 이참에 평생 누나 해야겠다.



"지금은 어때요? 비 와서 짜증 나요?"

"아니, 전혀"

"다행이네요. 우산 있으세요? 저기 공원이나 걸을까?"


우산이야 당연히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산 있다고 대답하면 같은 우산에 들어갈 수 없는데..
사실 둘 다 우산 있는 걸 알고 있다. 분명 지훈이도 알고 있을 거다.
연애를 해봐야 무슨 대답을 하지..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왜 대답이 없어요? 우산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시나~?"


아주 신난듯했다.
목소리가 원래 저음인데 지금은 아주 하이톤이다.


"우산 있어! 있다고!"

"오~ 그럼 나는 없는 걸로"


우산을 쓰고 밖으로 나오니 아까보다 더 비가 많이 내린다.
비가 얼마나 공격적으로 내리는지 우산을 써도 다 맞을 지경이다.
더 가까이 붙으면 완전 팔짱을 껴야 하는 수준이어서 민망해서 그냥 어깨를 비에게 맡겼다.


"더 들어와요. 감기 걸리면 책임 못 져요~"


또 그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면서 팔짱을 낀다.
어떻게 그렇게 예쁘게 웃을 수 있는지 신기했다.
덩달아 나도 웃음이 나왔다.
내가 웃는 모습을 보더니 지훈이가 아까부터 계속 중얼중얼 거린다.
뭐라고 하는지 듣고 싶은데 빗소리가 너무 커서 들리지가 않는다.


"뭐라고? 안 들려! 크게 말해줘"

"내가 이래서 비 오는 날이 좋다니깐. 비밀~"



더 안달 나게 하는 지훈이었다.
궁금해서 계속 물어보자 지훈이가 내일 영화 보여주면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내일 영화? 그래 보여줄게!"

"내일도 비 오는데 괜찮아요?"

"궁금해서 어쩔 수 있나"

"근데 이 말은 누나 기분 좋을 때 들어야 하는데.. 비가 언제 그치려나"


그 말 이후로 나도 모르게 비 오는 날을 좋아하게 되었다.
빗소리도, 지훈이도 내게 설렘이었다.




***

 단편으로 끄적여 봤네요.
댓글 쓰시고 포인트 받아 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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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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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아ㅠㅠㅠㅠㅠㅠ표지훈ㅠㅠㅠ작가님 저도 저런 연하남 좀 보내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이ㅜ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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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지훈이 같은 연하남ㅠㅠㅠㅠㅠㅠㅠㅠ 어디 없나요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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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ㅠㅠㅠ죠타...이거 음악제목뭐에요?조타조타!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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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제목이 브금 제목입니다 !ㅅ!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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