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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김남길 이준혁 강동원 엑소 성찬
Cobalt_Blue 전체글ll조회 2000l 3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내 남사친은 나재민
w. Cobalt_Blue











 너무 힘들다. 중간고사를 앞둔 지금, 나 김여주는 죽을 맛이 아닐 수 없었다. 뭔 놈의 과제가 이렇게 많은 건지. 대학교만 가면 핑크빛 꽃이 폴폴 날리는 시간들만 보낼 줄 알았는데 꽃은 개뿔 벚꽃부터 제대로 보기 전에 다 져버렸다. 아, 존나 내 인생 같아. 시험 기간엔 도대체가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 어려웠다. 벌써 두 번째 주문한 아메리카노를 쫍 빨며 노트북과 노트로 어지러운 테이블에 엎어졌다. 그러곤 시험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생각을 했다. 눈썹 반영구 하길 잘했어. 매일 화장할 것 같아서 한 건데 화장은 무슨 눈썹 그릴 시간도 없을 줄이야. 편한 반바지에 맨투맨 그리고 머리를 한데 모아 똥머리를 한 모습이 카페 벽에 비쳐 보였다. 그리고 익숙한 얼굴도. 요즘 내 마음을 심란하게 만드는 장본인이었다. 아. 쟤 보니까 술 먹고 싶어.







"과제 한다며."
"지금까지 했어. 근데 왜 안 끝나지?"







자연스럽게 내 앞에 앉아 커피를 내려두는 그는,







"김여주 일어나. 쉬지 마. 아니면 나나가 애교 보여줄,"
"아아아아아. 쉬지 않을게. 제발 그것만은 넣어둬. 부탁이야."







2018 수능 만점자. 아이큐 140 대. S대 남신. 안녕 학교 표지 모델. 그리고, 내 첫사랑이다.










[NCT/나재민] 내 남사친은 XXX A | 인스티즈

내 남사친은 나재민
w. Cobalt_Blue











 너무 힘들다. 중간고사를 앞둔 지금, 나 김여주는 죽을 맛이 아닐 수 없었다. 뭔 놈의 과제가 이렇게 많은 건지. 대학교만 가면 핑크빛 꽃이 폴폴 날리는 시간들만 보낼 줄 알았는데 꽃은 개뿔 벚꽃부터 제대로 보기 전에 다 져버렸다. 아, 존나 내 인생 같아. 시험 기간엔 도대체가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 어려웠다. 벌써 두 번째 주문한 아메리카노를 쫍 빨며 노트북과 노트로 어지러운 테이블에 엎어졌다. 그러곤 시험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생각을 했다. 눈썹 반영구 하길 잘했어. 매일 화장할 것 같아서 한 건데 화장은 무슨 눈썹 그릴 시간도 없을 줄이야. 편한 반바지에 맨투맨 그리고 머리를 한데 모아 똥머리를 한 모습이 카페 벽에 비쳐 보였다. 그리고 익숙한 얼굴도. 요즘 내 마음을 심란하게 만드는 장본인이었다. 아. 쟤 보니까 술 먹고 싶어.







"과제 한다며."
"지금까지 했어. 근데 왜 안 끝나지?"







자연스럽게 내 앞에 앉아 커피를 내려두는 그는,







"김여주 일어나. 쉬지 마. 아니면 나나가 애교 보여줄,"
"아아아아아. 쉬지 않을게. 제발 그것만은 넣어둬. 부탁이야."







2018 수능 만점자. 아이큐 140 대. S대 남신. 안녕 학교 표지 모델. 그리고, 내 첫사랑이다.










[NCT/나재민] 내 남사친은 XXX A | 인스티즈

내 남사친은 나재민
w. Cobalt_Blue











 너무 힘들다. 중간고사를 앞둔 지금, 나 김여주는 죽을 맛이 아닐 수 없었다. 뭔 놈의 과제가 이렇게 많은 건지. 대학교만 가면 핑크빛 꽃이 폴폴 날리는 시간들만 보낼 줄 알았는데 꽃은 개뿔 벚꽃부터 제대로 보기 전에 다 져버렸다. 아, 존나 내 인생 같아. 시험 기간엔 도대체가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 어려웠다. 벌써 두 번째 주문한 아메리카노를 쫍 빨며 노트북과 노트로 어지러운 테이블에 엎어졌다. 그러곤 시험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생각을 했다. 눈썹 반영구 하길 잘했어. 매일 화장할 것 같아서 한 건데 화장은 무슨 눈썹 그릴 시간도 없을 줄이야. 편한 반바지에 맨투맨 그리고 머리를 한데 모아 똥머리를 한 모습이 카페 벽에 비쳐 보였다. 그리고 익숙한 얼굴도. 요즘 내 마음을 심란하게 만드는 장본인이었다. 아. 쟤 보니까 술 먹고 싶어.







"과제 한다며."
"지금까지 했어. 근데 왜 안 끝나지?"







자연스럽게 내 앞에 앉아 커피를 내려두는 그는,







"김여주 일어나. 쉬지 마. 아니면 나나가 애교 보여줄,"
"아아아아아. 쉬지 않을게. 제발 그것만은 넣어둬. 부탁이야."







2018 수능 만점자. 아이큐 140 대. S대 남신. 안녕 학교 표지 모델. 그리고, 내 첫사랑이다.










[NCT/나재민] 내 남사친은 XXX A | 인스티즈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내 남사친은 나재민












 손으로 턱을 괴고 큰 눈을 깜박이는 모습이 누가 보면 사랑스러워 지갑의 현금도 내어줄 수 있을 것 같은 모양새였지만 아무리 나재민이라도 첫사랑 이전에 남사친이었다. 징그럽다며 냅킨을 던지자 익숙하게 눈을 감아 얼굴로 받아낸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 노트북을 꺼냈다. 어휴. 얘는 본인 때문에 속 시끄러운 내 마음을 알기나 할까. 아니, 알면 못 이러지. 나재민 등장에 잡생각으로 가득한 머리가 텅 비어 오히려 고마웠다. 과제나 하자. 노트북을 마저 타닥타닥 두드렸다. 이건 삼십분 안에 마무리될 것 같고 나머지 하나는 삼일 뒤 세 시까지 제출이니까 내일 일어나서 자료 찾아보고... 일정을 정리해 내게 쓰기로 보내고 잔에 꼽힌 빨대를 쪽 빠는 나재민을 바라봤다. 나 니 입맛은 봐도 봐도 적응이 안 된다. 왜 또 시빈데. 생리해? 니는, 매를, 사서 벌지. 하나 납은 냅킨을 냅다 던지자 씩 웃으며 웃어 보이는 얼굴에 시선을 내렸다. 또 설레고 난리야.

정정하자. 남사친 이전에 첫사랑인 것 같기도 하다.







"걱정돼서 그렇지. 진짜 아프면 얘기해. 그때처럼 길 가다가 쓰러지지 말고."
"아, 아니라니까. 술 먹고 싶어서 그래..."
"너 그저께도 마셨잖아."







 진지한 눈으로 아프면 이야기하라는 나재민. 어제 일도 기억이 안 나는 내 일정을 더 정확히 기억하는 나재민. 얘, 도대체 요즘 왜 이러지? 나재민의 대답에 입을 다물었다. 나재민은 집중할 때 나오는 무표정한 얼굴로 노트북을 두드렸다. 빨리하고 마시러 가던가. 둘이서? 언제는 누구 불러서 마신 것처럼 말하네. 그렇긴 하지... 흐린 내 대답에 날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너 때문에 술 마시고 싶은 건데 너랑 둘이 마시자니. 아이러니했다. 고등학교 때 유명 학원에서 만났던 나재민과 나는 멀리 살던 집에서 모교인 S대 근처에서 자취를 하게 되면서 둘이서 밥이나 술자리를 함께한 적이 잦았다. 둘러대고 거짓말 할 게 뭐 있어. 어차피 전하지도 않을 마음, 알아줄 거라고 생각지도 않는 나는 알겠다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너 얼마나 걸릴 것 같아? 삼십분이면 될 것 같은데. 근데 여주야 너,







"옷. 그렇게 입고 왔어?"
"어. 왜?"
"요즘 밤엔 춥던데."







 의자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은 나를 보며 말하는 걸 보니 반바지를 입은 게 신경 쓰이는 모양이었다. 또 사람 헷갈리게. 걱정해주는 것 같잖아. 밖으론 내지 못할 말을 삼켰다. 어차피 집 근처인데, 뭐. 야, 우리 빨리 하고 거기 가자. 어디? 새로 생긴 술집. 소주가 삼 천원이래. 김여주 때문에 오늘 거기 거덜나겠네. 야, 죽을래? 씩씩대자 크게 웃는 얼굴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무래도 쟤한테 벗어나는 건 꽤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그치?











*****











 맞부딪히는 소주잔 소리가 청아했다. 목구멍 가득 흘려보내자 코에서 알코올 향이 맴돌았다. 크으. 술맛 죽인다. 나재민은 약속대로 삼십분 안에 과제를 다 마쳤고 나는 그전에 마치고 기다렸다가 내가 가자던 새로 생긴 술집 127 술집으로 왔다. 그리고, 다리엔 내가 앉자마자 나재민이 다리에 올려둔 후드집업이 덮여져 있었다. 술을 마시는 내내 나재민에게서 나는 향이 아래에서 올라왔다. 진심으로 섬유 유연제는 뭘 쓰는지 묻고 싶었지만 참았다. 나재민에게 어울리는 향이니까.

벌써 각 한 병씩 비운 상태였는데 기본 안주로 나온 뻥튀기를 한 입 먹자 별안간 나재민이 찌개를 퍼다 내 앞에 내려놨다.







"너 안주 좀 먹으면서 마셔."
"어어..."
"너랑 마시면 안주 값보다 술값이 더 나오는 거 알아?"
"야. 뭘 또 그렇게 사람을 치켜세우고 그래."







 친구 짬바로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던 중이었지만 내 속은 시끄러웠다. 찌개 좀 퍼주는 건 착각할 만한 게 아니지만 상대가 나재민이라면 말이 좀 달랐다. 언제나 제 것을 가장 소중하다 여기던 나재민은 밥을 먹을 때도 식사에 집중하는 편이라 말수가 적었고 과제를 할 때도 누군가 피해를 주는 행동이나 말을 참지 않는 편이었다. 후배에게 들러붙어 학점을 채우던 양아치 같은 선배들은 이런 나재민을 재수 없는 놈, 냉혈안, 싸가지 등 여러 가지로 부르는 것 같았지만 실상 피해 주는 건 항상 선배들이나 타인이지 나재민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런 경우가 낯설었다. 물 정도는 서로 채워주고 말로 먹어, 정도는 수없이 들었는데 이렇게 챙겨주니까 심란했다. 눈치 빠른 내가 조금은 원망스러웠다.







"착각하게 되잖아."
"뭐라고?"
"아, 아무 것도 아냐."







나재민과 내 빈 잔에 소주를 붓고 일어섰다. 나 잠깐 화장실 좀. 같이 가. 어?







"여기 화장실 밖에 있던데."
"그래서?"
"뭘 그래서야. 그러니까 같이 가자고."







 심란한 내 마음은 비정상이 아니었다. 얘가 안 하던 짓을 은근히 해대는데 내가 어떻게 고요해. 날뛰는 심장 소리가 나재민에게 들릴 것만 같아 일어서려는 나재민 어깨를 쥐어 꾹 눌렀다. 나 키 작아도 만만하진 않아. 학교 앞 민낯으로 오는 거 보면 모르겠어? 깡다구 있으니까 걱정 마. 야, 그래도.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할게. 됐지? 핸드폰을 하얀 얼굴 앞에 흔들어 보인 나는 빠르게 술집을 나섰다. 나재민 말이 맞네. 밤이 되니 싸늘해진 공기가 다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으, 추워. 그리고 딸꾹질을 시작했다.

 참 웃긴 일인데 난 꼭 나재민이랑 있을 때 딸꾹질을 자주 했다. 이게 난 미치게 부끄럽고 싫었다. 꼭 나재민을 좋아하는 마음을 들킨 것만 같아서. 내가 딸꾹질을 하면 나재민은 이렇게 자주 말했다. 너 나 몰래 무슨 짓 했어. 몰래 뭘 했길래 이래? 귓가에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미치겠네. 대답할 수 없는 마음이 약간 버거웠다. 가슴께를 두드리며 나온 김에 손이라도 씻자 싶어 골목 안 화장실로 향했다. 멈춰라, 멈춰. 좀. 몸에게 하는 말인지 마음에게 하는 말인지는 정의 내리고 싶지 않았다.













내 남사친은 나재민













"나재민. 너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손은 금방 씻고 나왔지만 엄마의 전화에 시간이 꽤 걸려 부랴부랴 자리에 앉은 나는 꽤 취해 보이는 나재민의 모습이 얼떨떨했다. 헤엑. 얘 혼자 한 병을 더 먹고 또 한 병을 마시고 있었던 거야? 아무리 술을 잘 마신다지만 혼자 마시면 더 빨리 취한다는 걸 모르지 않을 텐데. 취한 나재민은 거의 본 적이 없다. 보통 취하기 전에 동기들이나 같이 마시던 애들이 취하거나 파하고 집에 가기 때문인데 뺨이 조금 붉어져 괜찮다고 말하는 나재민은 겉보기엔 썩 괜찮아 보였지만 느리게 깜박이는 눈을 본 나는 비상사태임을 알아챘다. 아무리 날씬해도 나재민은 나보다 훨씬 키가 큰 남자였다. 미친. 혼자 절대 못 옮겨. 빨리 가야 해. 판단을 빨리 한 나는 얼마 안 남은 술을 연이어 입에 털어 넣고 국을 몇 번 떠 마셨다. 와중에 나재민이 퍼준 찌개 건더기도 크게 한 입 먹고 우물댔다. 누가 준 건데 한 입이라도 먹어야지. 열심히 씹어 삼키고 물을 입 한가득 채워 마시며 계산부터 마쳤다.

무슨 일 있나? 사람이 안 하던 짓 하면 죽는다고 하던데. 요즘 진짜 왜 이러는 거야. 아까는 다른 의미로 심란해졌다. 어쩐지 나재민이 속상한 일이라니. 가늠하기도 어렵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게 여자에 관련된 거라면, 나는...







"나재민. 일어날 수 있어?"
"어. 일어날 수 있어."







 내 말을 따라 읊으며 일어선 그는 멀쩡히 가게를 나섰다. 따라 말을 하는 것이 꼭 어린애들 같이 웃다가도 입꼬리가 내려갔다.  머리를 짚는 모습을 보니 어느 정도 취한 게 맞는 것 같은데, 근데, 내 예상은 틀렸으면 좋겠어. 늘 너를 더 소중하게 생각해서 다른 사람은 네 마음에 안 들어갔으면 좋겠어. 괜한 백팩 끈만 꽉 쥐다 생각을 떨치고 나재민을 따라나섰다. 밤공기가 차가웠다. 딸꾹. 멈춘 줄 알았던 딸꾹질이 다시 시작했다.










***











 나재민은 취해도 티가 나는 편이 아니었다. 지금처럼 걷기도 잘 걷고, 얼굴이 빨개지는 것도 남들 혈색 도는 정도에서 그쳤으니까. 한 발 정도 물러서서 등짝만 바라봤다. 그리고 멎지 않은 딸꾹질이 올라올 때 괜히 입을 꼭 막아 삼켰다. 처음 만났을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곧은 등. 그땐 동복을 입고 목도리까지 두르고 있었지만 시간은 훌쩍 지나 알코올 향을 풍기며 걷는 성인이 된 나재민을 그려냈다. 학교 앞은 번화가처럼 술집과 맛집이 많았고 이 거리를 조금만 지나면 자취방이 있는 나재민과 나는 어느새 다 와가는 나재민의 집 앞에 섰다. 들어가는 거 보고 가야지. 꽤 취한 모습은 거의 처음 마주해서 마음이 놓이지가 않았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그 벽에 머리를 기댄 걸 보니 일단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플, 어플. 무음으로 찍어야지. 딸꾹. 밖으로 새어 나간 소리에 입술을 안으로 말아 다물며 나재민 몰래 핸드폰을 들었다. 그런데, 어어?







"야, 나재민! 너 괜찮아?"








 기댄 벽에 미끄러져 쭈그려 앉는 것에 심장이 벌렁벌렁 뛰었다. 와, 앞으로 넘어지는 줄 알고 식겁했네. 넘어졌으면 그대로 코가 깨졌을 텐데 인사불성이 아닌 터라 다행이었다. 재빠르게 다가가 일으켜 긴 팔을 내 어깨에 걸쳤다. 내 팔자야. 그래봤자 나재민 어깨에 겨우 오는 내 키에 내가 얘를 부축하는 건지 얘가 나를 끌어안은 건지 모를 애매한 폼이 됐다. 때마침 열리는 문에 얼른 들어가 구석 모서리에 나재민을 세워두고 8을 꾹 눌렀다. 그리고 놀랐음에도 멎지 않은 딸꾹질이 튀어나오려는 것도 꾹 참았다. 나재민은 다시 머리를 짚었다. 얘 많이 안 좋은가? 숙취 해소제라도 사다 줘야 하나. 본 적 없는 취한 모습에 걱정만 늘어갔다. 가까이 다가가 숙인 얼굴을 두 손으로 받쳐 들었다. 




[NCT/나재민] 내 남사친은 XXX A | 인스티즈

내 남사친은 나재민













"나재민. 너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손은 금방 씻고 나왔지만 엄마의 전화에 시간이 꽤 걸려 부랴부랴 자리에 앉은 나는 꽤 취해 보이는 나재민의 모습이 얼떨떨했다. 헤엑. 얘 혼자 한 병을 더 먹고 또 한 병을 마시고 있었던 거야? 아무리 술을 잘 마신다지만 혼자 마시면 더 빨리 취한다는 걸 모르지 않을 텐데. 취한 나재민은 거의 본 적이 없다. 보통 취하기 전에 동기들이나 같이 마시던 애들이 취하거나 파하고 집에 가기 때문인데 뺨이 조금 붉어져 괜찮다고 말하는 나재민은 겉보기엔 썩 괜찮아 보였지만 느리게 깜박이는 눈을 본 나는 비상사태임을 알아챘다. 아무리 날씬해도 나재민은 나보다 훨씬 키가 큰 남자였다. 미친. 혼자 절대 못 옮겨. 빨리 가야 해. 판단을 빨리 한 나는 얼마 안 남은 술을 연이어 입에 털어 넣고 국을 몇 번 떠 마셨다. 와중에 나재민이 퍼준 찌개 건더기도 크게 한 입 먹고 우물댔다. 누가 준 건데 한 입이라도 먹어야지. 열심히 씹어 삼키고 물을 입 한가득 채워 마시며 계산부터 마쳤다.

무슨 일 있나? 사람이 안 하던 짓 하면 죽는다고 하던데. 요즘 진짜 왜 이러는 거야. 아까는 다른 의미로 심란해졌다. 어쩐지 나재민이 속상한 일이라니. 가늠하기도 어렵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게 여자에 관련된 거라면, 나는...







"나재민. 일어날 수 있어?"
"어. 일어날 수 있어."







 내 말을 따라 읊으며 일어선 그는 멀쩡히 가게를 나섰다. 따라 말을 하는 것이 꼭 어린애들 같이 웃다가도 입꼬리가 내려갔다.  머리를 짚는 모습을 보니 어느 정도 취한 게 맞는 것 같은데, 근데, 내 예상은 틀렸으면 좋겠어. 늘 너를 더 소중하게 생각해서 다른 사람은 네 마음에 안 들어갔으면 좋겠어. 괜한 백팩 끈만 꽉 쥐다 생각을 떨치고 나재민을 따라나섰다. 밤공기가 차가웠다. 딸꾹. 멈춘 줄 알았던 딸꾹질이 다시 시작했다.










***











 나재민은 취해도 티가 나는 편이 아니었다. 지금처럼 걷기도 잘 걷고, 얼굴이 빨개지는 것도 남들 혈색 도는 정도에서 그쳤으니까. 한 발 정도 물러서서 등짝만 바라봤다. 그리고 멎지 않은 딸꾹질이 올라올 때 괜히 입을 꼭 막아 삼켰다. 처음 만났을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곧은 등. 그땐 동복을 입고 목도리까지 두르고 있었지만 시간은 훌쩍 지나 알코올 향을 풍기며 걷는 성인이 된 나재민을 그려냈다. 학교 앞은 번화가처럼 술집과 맛집이 많았고 이 거리를 조금만 지나면 자취방이 있는 나재민과 나는 어느새 다 와가는 나재민의 집 앞에 섰다. 들어가는 거 보고 가야지. 꽤 취한 모습은 거의 처음 마주해서 마음이 놓이지가 않았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그 벽에 머리를 기댄 걸 보니 일단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플, 어플. 무음으로 찍어야지. 딸꾹. 밖으로 새어 나간 소리에 입술을 안으로 말아 다물며 나재민 몰래 핸드폰을 들었다. 그런데, 어어?







"야, 나재민! 너 괜찮아?"








 기댄 벽에 미끄러져 쭈그려 앉는 것에 심장이 벌렁벌렁 뛰었다. 와, 앞으로 넘어지는 줄 알고 식겁했네. 넘어졌으면 그대로 코가 깨졌을 텐데 인사불성이 아닌 터라 다행이었다. 재빠르게 다가가 일으켜 긴 팔을 내 어깨에 걸쳤다. 내 팔자야. 그래봤자 나재민 어깨에 겨우 오는 내 키에 내가 얘를 부축하는 건지 얘가 나를 끌어안은 건지 모를 애매한 폼이 됐다. 때마침 열리는 문에 얼른 들어가 구석 모서리에 나재민을 세워두고 8을 꾹 눌렀다. 그리고 놀랐음에도 멎지 않은 딸꾹질이 튀어나오려는 것도 꾹 참았다. 나재민은 다시 머리를 짚었다. 얘 많이 안 좋은가? 숙취 해소제라도 사다 줘야 하나. 본 적 없는 취한 모습에 걱정만 늘어갔다. 가까이 다가가 숙인 얼굴을 두 손으로 받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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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사친은 나재민













"나재민. 너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손은 금방 씻고 나왔지만 엄마의 전화에 시간이 꽤 걸려 부랴부랴 자리에 앉은 나는 꽤 취해 보이는 나재민의 모습이 얼떨떨했다. 헤엑. 얘 혼자 한 병을 더 먹고 또 한 병을 마시고 있었던 거야? 아무리 술을 잘 마신다지만 혼자 마시면 더 빨리 취한다는 걸 모르지 않을 텐데. 취한 나재민은 거의 본 적이 없다. 보통 취하기 전에 동기들이나 같이 마시던 애들이 취하거나 파하고 집에 가기 때문인데 뺨이 조금 붉어져 괜찮다고 말하는 나재민은 겉보기엔 썩 괜찮아 보였지만 느리게 깜박이는 눈을 본 나는 비상사태임을 알아챘다. 아무리 날씬해도 나재민은 나보다 훨씬 키가 큰 남자였다. 미친. 혼자 절대 못 옮겨. 빨리 가야 해. 판단을 빨리 한 나는 얼마 안 남은 술을 연이어 입에 털어 넣고 국을 몇 번 떠 마셨다. 와중에 나재민이 퍼준 찌개 건더기도 크게 한 입 먹고 우물댔다. 누가 준 건데 한 입이라도 먹어야지. 열심히 씹어 삼키고 물을 입 한가득 채워 마시며 계산부터 마쳤다.

무슨 일 있나? 사람이 안 하던 짓 하면 죽는다고 하던데. 요즘 진짜 왜 이러는 거야. 아까는 다른 의미로 심란해졌다. 어쩐지 나재민이 속상한 일이라니. 가늠하기도 어렵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게 여자에 관련된 거라면, 나는...







"나재민. 일어날 수 있어?"
"어. 일어날 수 있어."







 내 말을 따라 읊으며 일어선 그는 멀쩡히 가게를 나섰다. 따라 말을 하는 것이 꼭 어린애들 같이 웃다가도 입꼬리가 내려갔다.  머리를 짚는 모습을 보니 어느 정도 취한 게 맞는 것 같은데, 근데, 내 예상은 틀렸으면 좋겠어. 늘 너를 더 소중하게 생각해서 다른 사람은 네 마음에 안 들어갔으면 좋겠어. 괜한 백팩 끈만 꽉 쥐다 생각을 떨치고 나재민을 따라나섰다. 밤공기가 차가웠다. 딸꾹. 멈춘 줄 알았던 딸꾹질이 다시 시작했다.










***











 나재민은 취해도 티가 나는 편이 아니었다. 지금처럼 걷기도 잘 걷고, 얼굴이 빨개지는 것도 남들 혈색 도는 정도에서 그쳤으니까. 한 발 정도 물러서서 등짝만 바라봤다. 그리고 멎지 않은 딸꾹질이 올라올 때 괜히 입을 꼭 막아 삼켰다. 처음 만났을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곧은 등. 그땐 동복을 입고 목도리까지 두르고 있었지만 시간은 훌쩍 지나 알코올 향을 풍기며 걷는 성인이 된 나재민을 그려냈다. 학교 앞은 번화가처럼 술집과 맛집이 많았고 이 거리를 조금만 지나면 자취방이 있는 나재민과 나는 어느새 다 와가는 나재민의 집 앞에 섰다. 들어가는 거 보고 가야지. 꽤 취한 모습은 거의 처음 마주해서 마음이 놓이지가 않았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그 벽에 머리를 기댄 걸 보니 일단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플, 어플. 무음으로 찍어야지. 딸꾹. 밖으로 새어 나간 소리에 입술을 안으로 말아 다물며 나재민 몰래 핸드폰을 들었다. 그런데, 어어?







"야, 나재민! 너 괜찮아?"








 기댄 벽에 미끄러져 쭈그려 앉는 것에 심장이 벌렁벌렁 뛰었다. 와, 앞으로 넘어지는 줄 알고 식겁했네. 넘어졌으면 그대로 코가 깨졌을 텐데 인사불성이 아닌 터라 다행이었다. 재빠르게 다가가 일으켜 긴 팔을 내 어깨에 걸쳤다. 내 팔자야. 그래봤자 나재민 어깨에 겨우 오는 내 키에 내가 얘를 부축하는 건지 얘가 나를 끌어안은 건지 모를 애매한 폼이 됐다. 때마침 열리는 문에 얼른 들어가 구석 모서리에 나재민을 세워두고 8을 꾹 눌렀다. 그리고 놀랐음에도 멎지 않은 딸꾹질이 튀어나오려는 것도 꾹 참았다. 나재민은 다시 머리를 짚었다. 얘 많이 안 좋은가? 숙취 해소제라도 사다 줘야 하나. 본 적 없는 취한 모습에 걱정만 늘어갔다. 가까이 다가가 숙인 얼굴을 두 손으로 받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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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재민. 나재민. 얼굴 좀 들어봐. 누가 술을 혼자 그렇게 마시래, 어? 괜찮아? 쏟아지는 내 말에도 가만히 있던 나재민이 얼굴을 번쩍 들어 올렸다. 아, 깜짝 놀랐잖아 나재민. 아. 이게 대수가 아니라, 속은 어때. 안 좋아? 야, 나재민-







"나재민 아닌데."
"어?"
"내 이름. 나재민 아니고, 재민이."







 ... 존나 귀엽다. 머리에 수직으로 꽂히는 생각에 말을 잃었다. 얘는, 얘는 무슨 주사도 이렇게 귀엽냐... 잔뜩 흐트러져 눈을 가린 앞머리를 대강 정리해주며 말했다. 그래, 재민아. 괜찮아? 괜찮아. 그럼 속은? 속은 어때? 열리는 엘리베이터에 다시 부축해 1003호 앞에 섰다. 비밀번호는 나재민이 응급실에 갈 만큼 혼자 아팠던 때 이후로 공유한 적이 있어 모르지 않았다. 숫자를 누르고 들어서니 현관문에 켜진 등 말고는 집안이 온통 깜깜했다. 조금만 기다려. 내가, 너, 허억, 뉘여주고 갈게.

 역시 아무리 말라도 나보다 훨씬 큰 성인 남자는 무거웠다. 그것도 취한 남자. 아니, 알코올이 다 옷으로 가서 먹었나? 왜 이렇게 무거워. 장난삼아 업혀보라고 사정 사정을 해서 나재민을 업어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거뜬했던 무게가 돌덩이 같았다. 힘을 주느라 숨을 참은 채 나재민을 꽉 쥐고 현관 앞에 나재민과 내 가방을 내려두었다. 노트북은 소중하다. 현관에서 나재민 방이 가까운 게 눈물나게 다행으로 여겨졌다.

 겨우 방 문을 열고 한발 내딛었다. 나재민, 나재민. 잠든 거 아니지? 어? 너 잠들면 안 돼. 침대까지 가야 된다고. 나재민- 그리고 밤눈이 어두운 내가 침대 옆에 깔린 두툼한 러그에 발이 걸려 넘어졌다. 그러니까 이게 어떤 된 꼴이 되었냐면, 내 등을 받친 나재민이 나를 밀어 침대에 엎어졌다 이 말이다. 넘어지지 않은 건 다행인데... 생각도 잠시 눌리는 무게감에 윽 하는 소리를 내니 나재민이 떨어져 얼굴 옆에 팔을 짚었다. 딸꾹. 눈치 없는 딸꾹질 소리에 얼굴에 열이 오른 내가 두 손으로 입을 막았다. 그리고 나재민과 눈이 마주쳤다. 아. 지금, 굉장히 위험하다. 코에 맴도는 알코올 향이 달달했다. 비상, 비상. 아까 술집에서 보다 더 큰 비상사태임을 인지한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 그리고 이상했다. 마주친 눈이,







"내 이름."

"..."
"내 이름, 나재민 아니라."





"재민이."



 너무나 멀쩡해 보여서. 그래서 나는 어쩔 수가 없었다. 잘 뻗은 목에 팔을 걸어 당긴 것도. 하얀 얼굴과 달리 혈기를 띈 그 입술에 내 입술을 맞댄 것도.










길고 긴 딸꾹질이 멈췄다.





















Cobalt_Blue의 말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리는 Cobalt_Blue 입니다

내 남사친은 XXX는 시리즈로 진행 될 예정이라

여러 남사친들을 보시게 될 것 같은데

첫번째 편은 재민이로 시작하네요~


단편으로 끝날 수도, 장편으로 길어질 수도 있는데

일단 재민이 편은 단편이 아닌 것 같죠? ㅎㅎㅎㅎㅎㅎ

빠른 시일 내로 다음 편 들고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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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저는 진짜 아 진짜 작가님ㅠㅜㅠㅜ 마지막 장면에서 입틀막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이제서라도 작가님을 만날 수 있게되서 너무 다행이엥요ㅠㅜㅠ 진짜 아 제 대학생활 지금 거의 개조 중 ㅠㅜㅠ
4년 전
독자2
여기서 한 명 기절합니다....재민이..재민이..
4년 전
비회원171.93
옴마나.... 저... 심쿵사합니다... 작까님,,,
4년 전
비회원112.15
선생님 어디 계시다가 이제 등장해주신 건ㅂ니까,,,, 뭐에요,,, 이 막힘없이 술술 읽히는 글과 완벽한 타이밍에 등장하는 움짤,,, 글 너무 잘 쓰셔서 이미 저 지금 재민이랑 짱친 먹은 듯한 기억 조작됐어요,,,, 술 취한 재민이 데려다주고 그때 회상하는 것 같은 기분 들었어요 저,,,
4년 전
비회원25.63
단편이 아니라 행복해요..ㅠ
4년 전
독자3
마지막 무슨 일이죠..?!? 넘 설레요,, 다음편 너무 기대돼요 ㅠㅠㅠ 작가님 필력 진짜 대박이에요..
4년 전
독자4
와 작가님 진짜 심장 멎을거같아요 너무 설레서 ㅠㅠㅠ 남사친 아닌거죠이제 ㅠㅠ 다른인물편도 빨리 보고싶어요!! 작가님 다음 글 들고오실땨꺼지 기다릴게요! 얼른 천천히 오세용!!
4년 전
독자5
와 대박,,,대박각,,,😆😭😭 신알신하고 기다릴게요 슨생님,,,💚
4년 전
독자6
오늘은 여기에 뼈를 묻게 되었읍니다 작가님 ...,,.. 남사친 나재민이라뇨...? 심지어 시리즈..,,,, 신알신 무조건입니다 .... 💚💚💚💚
4년 전
비회원180.34
너무 좋아요....게다가 시리즈라니...😆😆😆
4년 전
독자7
진짜 어쩜 좋아요........다 읽고 나서 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 심장이 두근거려요ㅠㅠ 나나야ㅜㅜ
3년 전
독자8
나재민 아니 재민아.. 내 심장 내놔,, 진짜 미쳤네 미쳤어 증말ㅠㅅㅜ 움짤도 너무 예쁘고. 으앙 재미니 보고 쥬금
3년 전
독자9
진짜 심쿵사ㅠㅠ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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