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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음 정거장은 서울구치소 삼거리, 서울구치소 삼거리입니다.’ 

 

얼마 만이었지, 니 얼굴 다시 봤던 게. 그렇게 붙어 다녔는데, 너희 부모님 연락처도 없었더라. 모르는 번호라고 안 받았으면 어쩔뻔했냐. 그리고 연락 끊었으면 잘 살기라도 하던가 왜 이런 데 있는 건데. 안양이라길래 멀리도 갔네 했는데 구치소란 말에 폰 떨굴뻔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널 더 찾았어야 했는데, 나 자신이 원망스럽더라. 

 

 

[방탄소년단/민윤기] 어땠을까 (dear my friend) | 인스티즈 

"왜 여기서 이러고 있냐." 

"..." 

 

“오랜만이다. 이런데 왜 와, 그래도 얼굴 보니까 좋네. 어째 닌 더 하얘진 거 같냐..” 

"..." 

"야 그만 심각해. 니가 죄진 것처럼 그러냐.” 

"..." 

"고맙다, 와줘서." 

 

면회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괜히 그때가 떠오르더라. 닌 기억 나나. 아마 신사였나? 음악으로 꼭 성공할 거라고, 다 씹어먹을 거라고. 패기 가득해서 술도 못하는 둘이 소주 원샷 하던 거. 그 기억에 덜컹거리는 버스 안에서 많이도 울었다. 시간이 그렇게 많이 지났나 해서. 

 

 

 

 

 

 

2. 

 

"추워 디지는 줄 알았네. 자, 먹어라." 

"새끼, 오지 말라니까.. 두부? 고맙다."  

"고마우면 앞으로 똑바로 살자." 

"알았다." 

"잠수 타기만 해봐라." 

 

 

난 아직도 똑똑히 기억한다. 그날 날씨까지 바로 떠올리는 거 보면 뭐 말 다 했지. 눈 펑펑 오던 겨울, 내가 준비한 흰 두부. 추워 죽는 줄 알았는데.. 그래도 니 정신 차린 거 같아서 다행이다 싶었다. 사실 많이 무서웠거든. 니가 변했을까 봐, 그래서 닐 잃을까 봐. 쪽팔리고 오글거려서 말 안 했는데 니가 내 유일한 친구였으니까. 그만큼 난 니가 소중했다. 

 

 

 

 

3. 

 

"언제 시간되냐. 다음주?"  

"화요일 괜찮나?" 

"잠만.. 어, 알겠다." 

 

그래, 그때 보자. 그렇게 간만에 약속을 잡고 전화를 끊었었지. 출소 이후로 카톡은 몇 번 했는데 내가 바빠서 전화는 오랜만이었던 거 같다. 예전에는 맨날 봤었던 거 같은데.. 이젠 시간을 내서 봐야 한다는 게 기분이 이상해지더라. 그래도 오랜만에 얼굴 본다는 생각에 내심 좋았다.  

 

 

 

 

[방탄소년단/민윤기] 어땠을까 (dear my friend) | 인스티즈 

"와있었네. 음식 시켰어?" 

"어, 걍 먹어. 내가 먹고 싶은 거 시킴." 

"술은?" 

"마시자." 

 

옛날 사람이 돼가고 있었던 걸까. 술이 한두 잔 들어가니까, 우리 추억들이 막 떠올라 신나서 이야기하게 되더라. 가만히 듣던 네가 좀 이상하다 싶긴 했다. 눈빛도 그렇고, 살도 빠진 게 뭔가 달라졌는데 하고 갸우뚱하는데 그런 날 알아채기라도 한 건지 네가 바로 말을 꺼냈잖아.  

 

 

 

"니 요즘 작업은 잘 되나." 

"똑같지.. 닌, 어떤데?" 

"나도 뭐 똑같지, 요즘은 또 잘 되는 거 같기도 하고." 

"그래서 그렇게 살 빠졌냐? 쉬엄쉬엄 해." 

 

 

 

"그래야지.. 근데 닌 약 해볼 생각 없나." 

"뭐라고?" 

"하니까 더 잘 되는거 같아서." 

"..." 

"아님 말고." 

"니 시발 미쳤냐? 그래서 지금 그 꼴인거가?" 

"왜 욕이야.. 못 들은거로 해라. 자, 술." 

"됐다.. 그냥 앞으로 보지말자. 정신 차려라, 제발." 

 

 

니가 말하는 투가, 건네는 말이 예전에 내가 알던 니가 아닌 거 같았다. 그 간극이 너무 커서, 화가 치밀어 곧바로 자리를 떴던 거다. 그렇게 뛰쳐나와 터덜터덜 걷는데 눈물이 나더라. 우리 함께했던 그날들이, 추억들이 날 맴돌아서. 너무 멀리 온 건지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없을 거 같아서. 그리고 그 사실이 너무 아파서. 

 

 

 

 

4. 

 

몇 년이 지난 지금, 가끔은 니가 생각난다. 둘이면 세상도 무섭지 않다고 소리치던 우리였는데. 넌 진심으로 할 수 있다고 위로해준 유일한 친구였는데. 사실 항상 널 생각한다. 니가 존나 미운데, 그런데도 보고 싶다. 니가 난 그립고 또 그립다. 어쩌면 그때 널 잡았다면, 괴물이 된 널 포기하지 않았다면 달라졌을까. 그랬다면 우리는 아직도 친구일까, 하는 후회들만 토해내다 오늘도 새벽에서야 잠이 든다.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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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ㅠ헉 너무 마음이 먹먹해지는 글이예요 ㅠㅠ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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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 진짜 ㅠㅠ 대박이예요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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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마음이 짠하네요...ㅠㅠ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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