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어디서 함부로 옷을 벗어!"
기성용의 목소리가 락커룸 안을 우렁차게 울렸다. 이청용은 기성용이 소리치거나 말거나 묵묵히 옷을 벗으려했다. 땀에 흠뻑 젖은 옷은 아슬아슬하게 가슴팍에 걸쳐져 쉽게 벗겨지지 않았다.
"형! 무슨 운동했어요? 근육이 더..."
"꺼져. 안 꺼져?"
손흥민이 이청용에게 다가가자 기성용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청용은 니가 더 시끄러워, 하고 한 마디 툭 뱉고는 옷을 찢을 기세로 잡아당겼다.
"옷을 대체 뭘로 만든 거야."
"...큼, 벗겨줘?"
기성용이 슬그머니 다가와 이청용의 팔을 잡았다.
"내 팔을 잡으면 어떡하냐?"
"어?"
"옷을 잡아야 내가 벗든가 할 거 아냐!"
이청용의 목소리에 짜증이 섞여있다. 젖은 옷을 입고 있어 짜증나 죽겠는데 답답한 기성용을 보고 있자니 더욱 짜증이 치밀었다.
"옷을 잡으라고, 옷!"
"아...어..."
기성용에게 이청용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오직 기성용의 눈에 보이는 건 땀방울도 굴러 떨어지다가 멈칫멈칫하는 배 근육과, 그 위에 자리한 탄탄한 가슴. 그 뿐이었다. 꿀꺽, 하고 기성용의 목울대가 울렸다.
"야!"
"아씨 왜!"
"너 그냥 손 떼라. 내가 알아서 벗을게."
"벗겨 준다고!"
기성용은 이상한 생각을 하는 자신의 머리를 탓하며 생각을 털어내려는 듯 머리를 두어번 흔들고는, 인형의 옷을 벗기듯 이청용 생각은 않고 휙,휙 힘으로 옷을 잡아당겼다. 이청용이 아프다며 기성용을 밀어내려 했지만 밀릴 덩치가 아니었다. 겨우 옷을 벗게된 이청용은 새빨개진 얼굴로 기성용을 노려보았다.
"뭘 야려. 벗겨달라며."
"내가 너한테 뭘 바라냐."
이청용은 기성용의 손에 들린 자신의 옷을 빼앗듯 가져갔다.
"벗겨달래서 벗겨줬더니 왜 지랄이야."
"짜증나니까 따라오지 마."
"야. 야! 돌아다닐 거면 옷 입고 돌아다녀!"
"신경 끄지?"
"야!"
기성용이 이청용의 벗은 몸을 가리듯 뒤를 졸졸 따라가다가 휙 뒤를 돌아보았다. 몇몇이 재밌다는 듯 둘을 바라보고 있었다.
"뭘 봐."
"네?"
"쟤 봐?"
"아, 아닙니다."
"쳐다보지 마. 죽는다. 야! 야! 이청용!!"
기성용이 다시 이청용 뒤따라갔다.
"왜 따라와!"
"넌 웃통까고 어디 가는데?"
"씻으러."
"그럼 나도 씻으러."
"나 씻으러 안 갈래."
"그럼 나도 안 가."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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