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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 소년과 소년 上




나는 변백현을 좋아한다.




"경수야."


도경수. 옆에서 경수를 부르는 낮은 목소리가 그대로 허공에 흩어진다. 교과서 필기에만 집중하며 일부러 무시하는 행동에 찬열은 오기가 생긴 듯, 턱을 괴고서는 경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런 찬열을 슬쩍 쳐다보다가도 이내  다시 쥐고 있던 볼펜에 힘을 주며 칠판으로 시선을 옮기는 경수였다.

어쭈, 이것 봐라. 찬열은 손을 뻗어 경수의 턱을 아프지 않게 잡아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제서야 미간을 찌푸리며 눈을 마주치는 경수에 찬열이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지으며 또다시 경수를 불렀다. 경수야. 경수는 못마땅한 듯 턱을 잡고 있는 찬열의 손을 떼어냈다. 왜 자꾸 불러.


"경수야."
"귀찮게 좀 하지 마."
"사귈래?"


경수는 잠시 당황한 듯 입을 꾹 다물었다. 며칠 전부터 찬열에게 계속 들어왔던 말이었지만 경수는 몇 번을 들어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사귀자. 재차 말하는 찬열의 모습에 짧은 헛웃음을 치며 입을 열었다. 수업 시간이야, 공부나 해. 그 말을 끝으로 경수는 제 책상에 있던 교과서를 찬열 쪽으로 밀어 주며 칠판으로 아예 시선을 꽂았다. 찬열은 그런 경수가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을 짓다가도 이내 밀려오는 졸음에 교과서를 다시 경수에게 주며 책상으로 엎어졌다.


-


"어디 가?"
"화장실."
"왜?"
"손 좀 씻으려고."


찬열은 왜? 라는 말을 자주했다. 처음에는 자신을 놀리는 건가 싶은 마음에 다가가는 성격도 아니었지만 찬열에게는 더욱 다가가려 하지 않은 경수였다. 눈치는 개나 줄 정도로 없었던 경수는 한 달이 지나서야 그게 찬열의 특이한 버릇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인기척에 찬열이 엎드려 있던 몸을 일으켜 눈을 비비며 물었다. 화장실을 뜻하는 건지 교실 밖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하는 경수에 찬열이 끄덕였다. 얼른 갔다 와, 너 없으면 심심해. 자다 깬, 나른한 눈과 마주한 경수가 알았다며 똑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볼일을 다 보고 손을 씻던 경수가 화장실로 들어오는 한 남학생과 눈이 마주치자 저도 모르게 아, 하고 짧은 소리를 냈다. 살짝 헝클어진 갈색 머리와 회색 후드티, 변백현이다.

먼저 눈을 피하자 위아래로 훑는 듯한 백현의 시선에  경수는 어깨를 움츠릴 수밖에 없었다. 침을 잔뜩 모아 바닥에 뱉은 백현이 경수에게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갔다. 도경수, 얼굴 보기 존나 힘드네. 그치?


"... ... ."
"눈 피하지 마, 씨발년아."


경수의 오른쪽 어깨를 주먹으로 내려찍듯 세게 친 백현 탓에 경수가 아픈 소리를 내며 미간을 찌푸렸다. 저번에도 얘기했잖아, 한 번만 더 내 눈 피하면  눈깔을 파 버리겠다고. 눈 하나 깜짝 않고 죽일 듯이 경수를 쳐다보며 얘기하는 백현에 경수가 작게 웅얼거렸다. 미안.


"호모 새끼 주제에."
"... ... ."


여기서 뭐해. 낮은 목소리가 화장실 안을 울렸다. 넌 뭐냐는 듯이 쳐다보는 백현의 눈빛에 찬열이 어깨를 으쓱이며 경수의 손목을 잡아챘다. 난 여기 오면 안 돼? 물은 건 찬열이었지만 백현은 찬열이 아닌 경수를 보며 입을 열었다. 어, 안 돼.


"왜?"
"안 되니까."
"왜?"
"안 되니까, 씨발년아."
"왜 안 되는데."


백현은 찬열에게 시선을 주는 듯했다가 이내 찬열이 잡고 있는 경수의 손목으로 시선을 옮기며 말을 이었다. 여기서 도경수랑 할 게 있었는데, 네 새끼가 다 망쳤어. 분하다는 듯한 뜻을 나타내고 있는 말이었지만 백현은 전혀 그런 뜻과 말투로 얘기하지 않았다. 그렇긴커녕 망쳐 줘서 고맙다는 말투로 찬열의 심기를 건드렸다. 나중에 보자, 경수야.

찬열이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백현은 화장실을 나갔다. 뭐했어, 둘이서. 짧은 정적을 깨트린 찬열이 물었다. 아무것도. 잠시 경수를 빤히 보던 찬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경수를 데리고 교실로 향하려던 찰나, 경수가 바지에서 울린 작은 진동에 멈칫하며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수업 끝나고 창고로 와, 할 얘기 있으니까.]

왜? 찬열이 묻자 경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괜히 오른쪽 어깨를 주물거렸다.


-


"도경수."
"공부해, 박찬열."
"너 어깨 아파?"


왜 자꾸 만져. 경수는 자신이 백현에게 맞은 어깨를 만지고 있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수업에 집중하고 있었다. 아니, 그냥. 정확하지 않은 답변에 찬열이 못마땅한 듯 볼을 긁적였다. 주물러 줘? 괜찮아. 물어봄과 동시에 대답하는 경수를 보며 찬열이 말을 이었다.


"그럼 사귀자."
"무슨 결론이 그래."
"싫으면 어깨 주무를 수 있게 해 줘."
"안 아프다니까."


그럼 사귈래? 반복되는 상황에 하는 수 없이 경수는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조금 이따 주물러 줘. 싫어, 지금. 한 발 물러났는데도 고집을 부리는 찬열에 경수의 눈썹이 움찔거렸다. 수업 중이잖아. 오른쪽만 주물러 줄게. 자리도 편하게 오른쪽에 앉은 찬열이 경수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어깨를 주물렀다. 별것도 아닌 거에 신경전 아닌 신경전을 벌인 것 같은 기분에 경수가 작게 헛웃음을 치며 무의식적으로 시계를 확인했다.

시계는 수업이 끝나기 20분 전을 남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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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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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ㅠㅠㅠㅠㅠ변백현아ㅠㅠㅠㅠ니한텐 경수는 과분한 존재라고ㅠㅠㅠㅠㅠㅠ그렇게 막대하지마라ㅠㅠ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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