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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639

-2-

 

 

 

밍기적 밍기적 하다 씻고 대충 준비를 하니 4시다. 이대로 나가서 우현이 스튜디오에 들렸다가 버스타고 가면 딱이겠다. 내가 사는, 정확히말하면 우현과 내가 사는 원룸에서 10분정도 걸어서 큰길로 나오면 우현의 스튜디오가 나온다. 우현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군대를 다녀와서는 유학을 1년정도 다녀왔다. 워낙 집안도 좋고 그쪽으로는 뛰어난 재능을 보여서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사진전을 열고 스튜디오를 차렸다. 아직은 새내기라 일거리가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사진전을 열고 그 쪽 세계에서도 천재라는 소리를 들으며 데뷔한지라 자리잡는데 수월했다.

 

“우현아~ 남우현~”

 

 

지하로 통하는 계단을 내려가며 벽 마다 걸려있는데 사진을 본다. 그의 사진의 반은 풍경이었고 나머지는 거의가 나다. 처음엔 사진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별로 좋아하진 않았다. 하지만 우현은 성열이 알아챌 틈도 없이 그의 사진을 찍었고 고등학교 졸업식날 앨범하나를 내밀었다.

 

 

‘응? 이게뭐야?’

‘졸업선물’

‘졸업선물? 난 그런거없는데.. 간지럽게 뭘 이런거..’

‘잘 찍었지? 평생 간직해라 이성열’

‘언제찍었어? 나 찍는거 아니랬잖아 맨날!!’

 

그는 그냥 웃었다. 앨범에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 그와 함께 했던 시간이 전부 있었다. 찰나의 순간을 잡아낸 그의 사진을 보며 추억을 떠올렸었지. 또 웃음이 난다.

 

 

 

“이성열?”

“아 깜짝이야!!”

“왜왔어 이따 간다했잖아”

“너 전화끊고 호원이형한테 바로 전화왔었어 미팅있다구”

“미팅?”

“GQ? 거기 잡지에서 모델 2명뽑는다고 오디션같은거. 가서 잘해야지 정식 데뷔화보 제대로 찍어보지”

 

 

우현은 말이 없었다. 캐스팅제의를 몇 번 받으면서 제안을 고사했던건 순전히 그때문이었다. 우현은 모델일을 싫어했다. 뭐랬더라... 남자들끼리 나누는 대화치고는 굉장히 오글 거리는 말을 했었다. 너는 내 렌즈에 담는 걸로도 충분하다고 했던가. 나는 그런 무드있는 말에 대답으로 ‘호모 같은 소리하고 앉아있네’라며 웃었다.

 

 

 

“아 어제 미안한것도 있고 해서 찾아왔지 내가”

 

 

 

옆에서 아무리 조잘대며 말해도 대답이 없다. 원체 말이없는 성격이지만 이럴 때마다 나는 쪼그라들고 만다. 처음부터 친구가 되는게 아니었다. 중학교 1학년때 같은 반이 되고 나서 알게 됐는데 말도 없고 분위기마저도 어두웠던 그는 매일 혼자였다. 그런 그가 어린마음에 안쓰러워 친구가 되어야겠다고 맘먹고 몇일간을 졸졸 쫒아다녔다.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건 ‘응’‘아니’‘그래’같은 짧은 대답 뿐들이었다. 그렇게 한학기가 지나고 중학교 첫 여름방학식 날에 짧은 대답이 아닌 대화를 했다.

 

 

 

‘우현아 너는 방학때 뭐할꺼야? 놀러가?’

‘아니’

‘바다 안가? 바다 안좋아해?’

‘응’

‘난 바다 좋아하는데 부모님이 바빠서 이번에도 못갈거같애. 수영하고싶은데’

‘....’

‘파라솔 밑에서 수박도 먹고 재밌겠다 그치?’

‘바다...’

‘응?’

‘같이갈래?’

 

 

 

그의 제안에 나는 굉장히 들떴었던거 같다. 그게 그와 떠난 첫 여행이었다. 그 후로는 같이 놀러도 많이다니고 (사실 놀러다니기 좋아하는 내가 그를 끌고 다닌거지만 말이다) 같은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됐던거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새벽에만 올려서 그런가 재미가없어서그런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댓글도 없네영ㅠㅠ

대표 사진
독자1
아잌좋네옄!우현이질투하나여 ㅋㅋ넌내꺼여야만해 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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