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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IES: 그 흔한 기억들

 

 

 

 

 

 

 

 

 

W.권은형네가별이다

 

 

 

 

 

 

 

 

 

 

 

 

어떻게보면 피로 이어진 혈연.

생각지도 못하게 생겨버린 아버지의 부재, 그리고 새로운 가족들.

 

 

 

 

 

 

 

 


***

 

 

 

 

 

 

 

 

"지호야, 일어나"

 

 

 

 

 

 

 

이른 새벽에 날 깨우는 엄마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엄마는 비몽사몽 키티인형을 껴안고 졸고있는 나에게 옷을 입혔고, 차를 태웠다.

 

 

 

 

 

 

"엄마 어디가?"

 

 

 

 

 

 

 

나의 물음에 엄마는 한참동안 대답이 없었다.

그러다 차가 신호에 걸리자 엄마가 대답했다.

 

 

 

 

 

 

"아빠..아빠 만나러"

 

 

 

 

 

 

난 진짜 곧이곧대로 그 말만 이해했다.

그때에 난 너무 어렸고, 그래 너무 어렸다.

말 그대로 아빠를 만나러 간다.

아빠의 출장으로 열흘동안이나 못봤던 아빠를 만난다니 괜시리 신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아빠에게 하고싶은 말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학교에서 상장을 받은거랑, 반장이 된거, 그리고 아빠랑 같이하려고 맨날맨날 엄마 집안일을 도와서 산 장난감까지.

수없이 많은 말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신이 나서 생각을 하다 문득 창밖을 보니 병원이 보였다.

엄마는 차를 세우고, 급히 응급실로 향했다.

여기저기서 고통에 찬 소리들이 들려왔다.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선생님들은 이리저리 바삐 돌아다녔다.

무채색의 공간이었다라고 밖에 표현이 안되었다.

 

 

 

 

 

 

 

 

 

아빠 또한 무채색이었다.

잘생긴 아빠의 얼굴이 아니었다.

 

 

 

 

 

 

 

 

 

엄마는 아빠의 곁으로 가 괜찮냐며 물었다.

아니, 울었다. 차분한 목소리와는 달리 손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고, 눈은 수없이 많은 눈물을 떨구고 있었다.

나도 아빠의 곁으로 다가갔다.

아빠는 그런 나를 보고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손을 뻗었다.

 

 

 

 

 

 

 

 

 

 

난 피투성이의 손을 잡았다.

뜨겁고, 끈적했다.

피비린내가 진하게 풍겨왔다.

속이 울렁거렸다.

 

 

 

 

 

 

 

 

 

 

아빠가 잡고있던 나의 손이 툭하고 떨어졌다.

그때에 아빤 눈을 꼭 감고 있었다.

마치 다시는 못 뜰것처럼.

 

 

 

 

 

 


아빠의 마지막에 나는 이유모를 죄책감이 생겼다.

계속되는 악몽도 그 때문인 것 같았다.

자꾸만 꿈속에서 아빠는 나를 안아줬다,

난 그리웠던 아빠의 품에 달려가 안기고 얼굴을 마주하면 병원에서의 아빠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무서움과 슬픔이 공존했다.

그런 아빠의 모습에 난 소리를 지르며 꿈에서 깼다.

엄마는 나에게 항상 같은 말을 했다.

 

 

 

 

 

 

 

"약하게 굴지마"

 

 

 

 

 

 

 

 

그 말은 나에게 위로 따위 되지 않았다.

 

 

 

 

 

 

 

 

그렇게 며칠을 지내다 우리집에 이모와 김다현이 찾아왔다.

 

 

 

 

 

 

 

 

 

김다현의 모습에서 내가 보였다.

말로 표현안되는 감정에 갇혀버린 눈이며, 말수가 줄어든 것이며, 모든게 나와 비슷했다.

그래서 우린 서로를 더 잘알았다.

아니, 서로를 어떻게 위로해줘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알았다.

자신을 위한 위로니깐.

 

 

 

 

 

 

 

 

 

엄마의 얘기를 들은 바에 의하면,

아빠는 이모부와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음주운전자에게 사고를 당한것이라 했다.

 

 

 

 

 

 

 

 

 

남겨진 우리 넷은 가족이 되었다.

같은 상처와 아빠의 부재라는 공통점은 우릴 누구보다 더 가족같이 만들어줬다.

 

 

 

 

 

 

 

 

 

 

**

 

 

 

 

 

 

 

 

 

 

 


"야 우지호"

 

 

 

 

 

 

김다현은 순수했다.

동갑이었지만 어쩔 땐 한참 어리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 김다현을 나는 오빠처럼 더 챙기게 되었고, 김다현도 나에게 많이 기대곤했다.

 

 

 

 

 

 

 

 

"여보세요? 현수야 어디야?...아..그래 어쩔 수 없지 응 다음에 만나자"

 

 

"이현수야?"

 

 

"응 오늘 가족외식때문에 데이트 못한대"

 

 

"가족외식 지랄하네"

 

 

"뭐라고?"

 

 

"아무말도 안했어"

 

 

 

 

 

 

 

 

같은 남자로서 딱 눈치깠지.

가족외식은 무슨 가족외식, 김다현이 둔해서 모르는거지.

너무 뻔히 보이는 거짓말이다.

 

 

 

 

 

 

 

 

 

"아맞어, 녀주한테 책 갖다줘야되는데"

 

 

"녀주? 녀주가 누구야?"

 

 

"있어, 나 나갔다온다"

 

 

"왜 뭔데! 누군데!! 왜 안알려줘!!!!!!"

 

 

 

 

 

 

 

 

 

김다현이 핸드폰을 들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할일없이 티비 채널만 까딱까딱하고 있는데 엄마가 불렀다.

 

 

 

 

 

 

 

 

 

"지호야, 너 나가서 마늘 좀 사와라"

 

 

"마늘? 아 김다현 나갈 때 시키지. 왜 꼭 ..."

 

 

"사오라면 좀 사와, 빨리!"

 

 

"알았거든요"

 

 

 

 

 

 

 

투덜투덜대며 돈을 받아 밖으로 나갔다.

신호등 건너 슈퍼까지 느릿느릿 걸어가고있는데 김다현이 보였다.

 

 

 

 

 

 

 

"야 우지호!"

 

 

 

 

 

 

 

이름을 부르며 다가온 김다현 옆에는 예쁘게 생긴 여자 애가 있었다.

 

 

 

 

 

 

 

"어디가?"

 

 

"와..어? 나 마늘사러"

 

 

"마늘? 뭔 마늘? 아 얘가 녀주야. 그렇게 궁금해하더니 이제됐냐?"

 

 

"뭔소리야 안 궁금했거든...아,안녕"

 

 

"...안녕"

 

 

 

 

 

 

 

 

 

어색한 인사를 주고받고 있으니 도저히 못 봐주겠다며 김다현이 녀주를 데리고 가버렸다.

 

 

 

 

 

 

 

 


와 존나 예쁘다.
얼굴 빨개질까봐 걱정될 정도다.
계속 쿵쾅대는 가슴을 손으로 쓸어주며 마늘을 사러 갔다.

 

 

 

 

 

 

 

 

"뭔일있냐?"

 

 

"어?..어..그게..."

 

 

"뭐야, 뭔데 그렇게 뜸을 들여"

 

 

"현수..요즘 연락도 잘 안되고 그래서..."

 

 

"학교에서 보잖아"

 

 

"그렇긴한데...아 잘 모르겠어"

 

 

"앵간하면 헤어져, 난 그새끼 존나별로"

 

 

"왜!! 현수가 어때서!!"

 

 

"그냥 걔 모든게 난 쫌.."

 

 

"네가 더 별로거든?"

 

 

 

 

 

 

 

 

김다현이 쇼파에서 일어나 쿵쾅대며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방바닥한테 왜저래? 저거, 코끼리야?

 

 

 

 

 

 

 

 

솔직히 까놓고 말하면 이현수는 진짜 별로다.

생긴건 모르겠는데 하는짓이 너무 김다현을 이용해먹는 듯이 보인달까.

그런데 눈치없는 김다현은 좋다고 따라다니는거 보면, 뭔일 생기는건 아닌지 걱정부터 앞선다.

 

 

 

 

 

 

 

 

 

"야 어디가?"

 

 

 

 

 

 

교실로 들어가려는데 선녀주가 보였다.

 

 

 

 

 

 

"어? 나 매점"

 

 

"같이가"

 

 

"그래"

 

 

 

 

 

 

첫 만남 이후로 집에 자주 놀러와서 꽤 친해진 사이가 됐다.
예를들면 이렇게 매점을 동행하는 이정도 사이.

 

 

 

 

 

 

 


예쁘장하게 생긴 얼굴과는 다르게 성격은 남자였다.
애교는 상상도 못하고, 철벽도 개 단단하고 두꺼웠다.
뭐 다른 남자애들한테는 이것보다 더 심하게 하긴 했지만 말이다.

 

 

 

 

 

 

 

 

"아 목요일에 너도와?"

 

 

"목요일? 뭐하는데?"

 

 

"다현이가 말안했어? 그때 니, 나, 다현이, 이현수 이렇게 넷이서 놀자하던데"

 

 

"뭐야, 당사자는 모르는 일정이 어디있어. 웃기는 기집애네 그거"

 

 

"아님말고. 셋이 노는가보네, 하긴 너 있으니마나하.."

 

 

"뭐래, 내가 너 반할까봐 일부러 재미없게 하는거거든?"

 

 

"아 뉘예뉘예"

 

 

"아진짜래니깐! 같이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감사합니닿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조회수가 있는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네요

열심히 연재하겠슴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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