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김민석을 만난건 내가 3학년 2학기 개강 후 첫 수업을 들어갔을 때였다.
평소 언어에 관심이 많아 언어와 관련된 것이라면 가리지 않고 배우던 터라 교양으로 수화 수업을 들었었다.
손이 약간 둔해서 처음 수화를 배우려니 오티 시간이라 간단한 단어정도만 가르쳐 주시는데도 눈이 핑핑 돌 지경이었다.
"어.. 저기.."
"네?"
"손 바닥을 앞 쪽으로 하고 검지를 이렇게.."
다른 친구들은 수화에 흥미가 없어 나 혼자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그 수업이 생각보다 인기가 많아서 내 옆자리에 모르는 남자가 앉았다.
뭐, 당연스럽게도 그 남자가 김민석이었고.
하도 내가 헤매고 있자 보기 안쓰러웠는지 직접 시범을 보여가며 알려주는데 뭔가 부끄럽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했다.
원래 이렇게 여기저기 오지랖피우는 사람인가?
그래도 바로 옆에 앉아 차근차근 설명해주니 어느정도 수화에 감이 오기 시작했다.
오티기간이라 2시간 수업을 1시간만에 마친 교수님 덕분에 가방을 들고 쫄래쫄래 강의실을 나오며 친구들에게 카톡을 보내는데
친구들은 아직 수업중인지 아무도 카톡을 읽지 않았다.
종종 있는 일이었지만 이럴 때마다 어딜 가야할지, 무얼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저..."
누군가 내 어깨를 살짝 톡톡 건드는 느낌에 매우 놀랐지만 놀라지 않은 척 고개를 돌리니 아까 내 옆자리에서 나에게 수화를 알려주던 남자가 서 있었다.
"무슨 일로 그러시죠?"
아까의 민망함 때문인지 나도 모르게 철벽을 쳐가며 말했는데 상대방은 내가 뭐라 하는지 듣긴 들은건지 혼자 무언가 모르게 분주한 모습으로 주머니를 뒤적거리고 있었다.
뭐하는 건가 싶어 가만히 쳐다보니 뒤늦게야 아! 하고 자신의 손에 있던 핸드폰을 나의 손에 쥐어준다.
"아.. 정신이 없어서.. 사실 강의실 들어왔을 때부터 반해서 옆자리에 앉았어요. 앞으로도 옆자리에 앉고싶은데.. 괜찮을까요?"
22살 인생 통틀어 번호를 따이고 누군가가 나에게 반했다고 말해 준 일이 단 한번도 없었기에 처음엔 그 말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그냥 찔러보는건가? 대충 나랑 동기거나 한두살 차이인거같은데 군대 가기전 외로움 충족용인가?
그 짧은 순간에도 여러 생각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보았나보다.
"아, 아니! 저 이상한 사람 아니고.. 저 정말인데.."
빤히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으니 순간 순진한 얼굴에 빠져 몸 바치고 마음 바쳐 사랑했건만 끝내 남친이 바람펴서 헤어진 내 친구가 생각났다.
얼굴만 보면 참 착해보이는데.. 사람이란 그 속을 들여다보아도 다 알지 못하는 법이니까.
앞으로 계속 같은 수업을 듣기야 하겠지만 지금 칼같이 끊어내지 않으면 이번 한 학기가 어색함을 이기는 것보다 더 힘든 시간들이 될 것이란 생각에
그냥 고개만 꾸벅이고 뒤돌아섰다.
그 뒤로 그 남자는 내 옆자리에 앉지 않았다.
물론 주변에 앉아 안절부절 수업을 듣는건지 마는건지 날 쳐다봐서 부담스럽긴 했지만 직접적으로 따라온다거나 말을 걸진 않았던 터라 굳이 신경쓰고싶지 않았다.
그렇게 한달가량의 시간이 흐르고 수업이 끝나 강의실을 빠져나가는데,
"저기요."
그 남자였다. 이 전보다 조금은 더 단호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더니 내 손에 핸드폰을 살짝 쥐어주었다.
"정말.. 부담스러워 하실 것 같아서 포기하려고 했는데 그러면 정말 후회할 것 같아서요. 정말 이상한 사람 아니니까 속는 셈 치고 번호 좀 줄래요?"
이 전에 덜덜 떨던 모습은 어디 갔는지 진중하게 다가오는 그의 모습에 이런 저런 생각할 것도 없이 그냥 툭툭 내 번호를 찍어주었다.
정말 이상한 사람이 아닐 수도 있는거고.. 이상한 사람이라면.. 글쎄 뭐 내 운이지. 하는 생각도 문득 드는 것 같기도 하고.
번호를 찍고 넘겨주니 정작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는지 눈이 동그래져 날 바라본다.
"제 이름은 아세요?"
"아, ㅇㅇㅇ씨... 맞죠? 아! 그냥 출석 부를때 들어서 알았어요. 오해하지마세요."
난 아무 말도 안했는데 지레 겁먹고 변명하는 모습을 보니 아, 정말 이상한 사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그제야 마음이 조금은 편해져 슬쩍 웃어보였다.
"아, 저는 09학번 김민석입니다. 군대 다녀와서 이제 3학년 2학기 다니고 있어요. 아 혹시, 시간 괜찮으시면 같이 음료수라도 마실래요?"
09학번이라는 말에 내색은 못했지만 정말 놀랐다.
기껏해야 동기나 아래 학번 인줄 알았는데 군필자라니.
음료수라도 같이 마시겠냐는 말에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따라가는데 긴장이 풀린건지 싱글싱글 웃어보이는 모습이 참 예뻤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그 웃는 모습에 반했던 것 같기도..?
에리들 생일 축하해요♡ |
워더들 잘 있었어요??? 원래 어제 오려고 했는데 종인이 채팅에 변아빠의 심장폭행.. 진짜 어휴... 그래서 심장 뚜들뚜들 여파로 못 오고 이제야... 어휴 요즘 너무 덥지 않아요??? 에어컨을 너무 펑펑 틀어서 전기세가 이제야 좀 걱정이 되어가지구 끄면 또 덥고...ㅠㅠ 선풍기 뜨거운 바람 나와요ㅠㅠㅠㅠㅠㅠㅠ 흡 근데 저 되게 많이 감동 받았어요! 정말 몇 명이라도 저 기억해주고 기다려주고 반겨주니까 고맙고 미안하고ㅠㅠㅠ 이번에 쓰는 것도 좀 설레고 그래줘야 할건데!! 열심히 써볼게여.... 어 확실하게 주중 몇 편을 올리겠다 이런건 말 못하겠는데 그래도 일주일에 하나는 쓰지 않을까요?!! 지난 편은 사담에도 많은 말을 담지 못해서 마음도 불편하고 그래요 뭔가 조금 더 많은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그래도 댓글로 근황 얘기도 좀 하고 하니까 되게 행복했어요! 내 워더들 잘 지내줘서 고마워요! 일이 전체적으로 널럴하니까 댓글 많이 많이 답댓 해줘야지! 그리고 길게 길게 온다 그래놓고 안 길어서 미안해요ㅠㅠ 난 거짓말쟁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워더들 꼭 밑에 투표 해주고 가요! 약간 글 쓰는데 방향을 못잡고 있어서ㅠㅠㅠㅠㅠ 워더들 잘 자고 꿀나잇~! 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
+아참 백현이가 축가로 김동률님의 감사 부른거 들었어요?? 저 그거 들으면서 여동생썰 민혜 결혼식 장면 생각나가지구 우럭우러규ㅠㅠㅠㅠㅠㅠ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