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왔습니다. 부제: 옆집에는 개새끼가 산다. 옆집에 사는 개새끼가 드디어 잡혔다. 301호 문이 우당탕탕 소리를 내며 열린다. 집주인 백현의 걸음이 빨라진다. 그러고선 긴다리로 휘적이며 도망가는 옆집 개새끼의 뒷목을 잡는다. "새끼야" "아 뭐!뭐!뭐! 왜?" "뒤질래?" 찬열은 백현을 벗어나려고 발버둥친다. 악력은 백현이 훨씬 위다. 과거 합기도 선수였던 백현의 유일한 강점이였다. "너 누가 음식물쓰레기 월요일에 버리래." 백현이 눈을 부라리며 찬열에게 으름장을 놓는다. 그에 찬열을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게 아니라... 아니라며 변명을 하기 시작한다. "그니까 백현아 그게 아니고 나는 어제가.." "화요일인줄 알았다고?" "응! 그러니까 한번만 봐주라.." 백현은 기가 차다는 듯이 찬열을 내려다 본다. "넌 그게 지금 말이 된다고 생각해?" "응" "너 이 변명 한달전에 써먹은거 알지." "아니 몰라.. 음.. 그랬나?" 찬열은 능글맞게 대꾸한다. "아 몰라 저리가.. 너 싫어." 백현이 한심하다는 듯이 찬열을 쳐다본다. 그러고선 자리를 옮긴다. 찬열이 백현이게 웃으면 살살들이댄다. 매일 저런식이지. 백현은 생각한다. 또 또. 백현의 팔사이로 기어들어오는 찬열의 손이 얄밉다. " 아 몰라 너랑 말 안해." "왜 백현아 삐졌어?" "니가 나 부녀회장 시켰잖아 그래놓고 시발 니가 쓰레기를 월요일에 쳐버리고있잖아 시발 " 괜히 백현은 애꿎은 찬열에게 욕을 남발한다. 곧 찬열에게 미안해질것은 알지만 그래도 백현은 지금 동대표 김준면에게 들어먹은 욕을 어찌되었던 찬열에게 풀고싶었다. "그래서 우리 애인님 화났어요?" 찬열이 능글능글하게 들이대기 시작한다. 하. 참나 그런다고 내가 화가 풀릴줄.. 알고... "아 몰라" 풀렸다. 나도 몰라 망했어. 백현은 한숨을 쉰뒤 301호 도어락키를 누른다. 삐삐삐삐- 열렸습니다. "나 잘거야 건들지마 건들면 진짜 화낼꺼야." 쿵-하고 백현이 문을 닫아버렸다. 앞에 서있던 찬열은 그래도 서있는채 백현의 집 문사이 틈을 요리조리 살펴본다. 안보이네. 찬열이 중얼거린다. "할수없지" 찬열은 백현의 문앞을 지나 엘레베이터로 걸어간다. 전화기를 든다. -거기 @@@피자죠? 엑소플래닛 아파트 408동 301혼데여 에그타 피자주세요. 패밀리로" 마치 익숙하다는듯이 찬열은 주문을 마친다. 띵동- 찬열이 벨을 누른다. 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 여러번 눌러도 백현의 대꾸는 없다. 띵동-- 곧이어 백현의 고함소리가 들려온다. "꺼지라고!" "백현아 내가 피자시켰어 열어줘" "싫어" "니가 제일 좋아하는건데." "좋아하는거 없어" "에그타인데" 꼭 치사하게 백현의 최애피자를 들먹인다. 고단수야 고단수 백현은 혀를 끌끌찬다. 아 근데 배고프다. 백현은 찬열을 쫓아다니느라 저녁을 먹지못한 자신의 가련한 몸뚱아리를 생각한다. "몰라" "안먹어?" "응" 백현은 문앞에서 고민하기 시작한다. 근데 아 먹고싶어 근데 자존심상해 ... "진짜?" "....." 끼익- 백현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준다. 입술은 뚱하게 나와있다. 치사해 치사해. 먹을거갔다가 그러기야? "들어와" 찬열이 기세좋게 방으로 들어와 앉는다. 그러고 식모 부려먹듯 백현에게 이리저리 주문을 시작한다. "백현아 나 물좀" "뭐라는거야 손님주제에" 백현이 찬열의 시비에 대꾸한다. 저 새끼는 왜 여기서 지랄이야. 하며 쇼파에 앉는다. 티비를 켠다. "손님 대접이 이래서야 에그타 피자는 물건너 가는걸?" "아 진짜 치사한 새끼" 백현은 툴툴거리며 부엌에 가 정수기에서 물을 따른다. 파란색컵에 그려져있는 뽀로로가 찬열의 눈길을 끌었다. "아직도 뽀로로냐 유치한새끼" "그러는 너는 또봇이잖아" "또봇은 졸라 멋진거고 병신아' 또 티격태격 싸운다. 싸움이 일상이 되었다. 뽀로로가 또봇을 이기네 마네 또봇이 뽀로로를 바르네. 이제 유아들의 대통령이 뽀로로네. 라며 둘은 시답잖은 이야기로 시간을 때운다. "근데 피자는 언제와?" "니가 나한테 키스하면" 백현의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한다. 아니 얘는 못하는 말이 없어. "안 오기만해봐" 지지않겠다듯이 백현이 찬열에게 키스한다. 한번. 두번. 세번. 마우스 투 마우스 가볍게 입술에 입술을 가져다가 댄다. "끝" 백현이 만족스러운 얼굴로 찬열을 바라본다. 그러고 푸스스 웃어버린다. 아 웃겨 넌 키스하고 난뒤에 얼굴이 제일 못생겼어. "그럼 원모어 타임?" 찬열이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받아친다. 한번더? 한번더.. "그러죠 애인님." 백현이 대답한다. 피자 따위는 잊은지 오래다. " 넌 이제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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