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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김태형] 뻔한 멜로디 01 | 인스티즈

 

 

뻔한 멜로디 01

 

 

 

 

 마지막으로 거울을 보며 머리를 정리하고 신발장에서 컨버스를 꺼내 들었다. 처음 샀을 때는 해가 뜨기 전 새벽 밤하늘처럼 한 없이 까맣기만 했는데, 지금은 색이 바래 그렇지만도 않은 어정쩡한 검은색이다. 하긴, 1년을 주구장창 신었으니 그럴 수 밖에. 쓸데없는 기억을 회상하다 학교에 늦겠다는 엄마의 말에 끈을 단단히 묶고 집을 나섰다. 아, 오늘따라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춰진 내 모습이 좀.. 예쁜데? 히히. 아파트 밖으로 걸어 나오자 나를 반기는 7월의 햇살이 따가웠다. 날도 좋고, 기분은 더 좋고.

 

 

 

" 박탄소!! 나 여기 있어!! "

 

 

 

 왠일로 박지민도 안 늦고 제 시간에 나왔다. 약속장소인 우체통 앞이 아니라 그 옆의 놀이터에서 한가하게 아이스크림이나 먹고 있다는게 문제지만.

 

 

 

" 아, 이 생각없는 놈아.. 아침부터 무슨 아이스크림이야.. 너 밥은 먹고 아이스크림 먹냐? "

 

" 요즘 누가 아침밥 먹냐, 촌스럽게. 아메리칸 스타일 몰라? 아메리칸 스타일? "

 

 

 

 갈수록 답이 없어지는 박지민을 두고 먼저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아침밥 챙겨먹으라고 잔소리를 해댔는데 씨알도 안 먹힌다. 저러다 한 번 쓰러져봐야 정신을 차리지. 저 쓰러지면 누가 고생하는데.. 혼자 성큼성큼 걸어가니 박지민이 뒤에서 따라붙는게 느껴진다. 야, 탄소야. 내가 어제... 그리고 시작된 박지민 라디오. 박지민 라디오가 시작되면 나는 귀에 블라인드를 치면 된다. 처음에는 다 들어줬는데, 그러다가는 내가 죽어날 거 같애.. 그리고 안 들어줘도 혼자 종알종알 박지민 라디오는 잘 돌아가기만 한다. 그런데 오늘은 좀 예외로 들어주고 맞장구도 쳐주기로 했다. 왜? 내가 기분이 좋으니까.

 

 

 

" ...그랬다니까? "

 

" 아 진짜? 근데 박지민,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이 누나가 보여줄 게 있다. "

 

" 오, 뭔데. 혹시 나한테 줄 선물? 에이, 진짜 부끄럽게 우리 사이에~ "

 

 

 

 김칫국을 아주 김칫독째 들이마시는 박지민을 무시하고 가방에서 어제 동생을 시켜서 사온 피어싱들을 꺼냈다. 헐. 박지민의 감탄사와 함께 올라가는 나의 입꼬리. 누나 능력이 이 정도다. 짜식. 박지민은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 구경하기 시작했다. 나와 박지민의 찾을래도 없는 공통분모를 굳이 하나 찾자면 그게 바로 피어싱이었다. 나는 엄하신 아빠 때문에 귓바퀴에 하나 뚫은 게 다지만 박지민은 아니다. 귓볼에 셋, 귓바퀴에 하나, 또.. 적어도 다섯개는 되는 것 같다. 피어싱 신상 하나에 울고 웃고하는 나와 박지민은 피어싱이라면 환장한다. 레알 진성 덕후. ㅇㅇ. 어제는 동생을 시켜서 좀 사오랬더니 왠일로 군소리 않고 신상을 사다주었고 나는 어제 하루종일 피어싱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박지민은 지금 그 과정을 거치는 중이다. 내 신상 피어싱을 자랑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하지만 한 가지 마음에 안드는 점은 하필 박지민도 귓바퀴에 뚫은 게 있어 피어싱을 낀 채 우리 둘이 나란히 서면 으.. 일부러 맞춘거 같다는 거다. 박지민은 에이 좋으면서, 따위의 말을 하지만 정말 무시할 가치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 야, 이거 존나 제발 주면 안되냐.. "

 

" 응. 안돼. 이제 구경 그만하고 내놓으세요. 내가 어떻게 얻은 건데. "

 

" 아 탄소야아, 우리 그런 사이 아니잖아아. 매정하게 왜그래.. 이거만, 딱 이거만 주라.. 웅? "

 

 

 

 쟤 진짜 애교 못 부리는데 그런 되도 않는 애교를 부려가며 피어싱을 달라고 조르는 거 보면 진짜 갖고싶은가 보다. 제일 비싼 거 골라서 조르는데 아쉽지만 내가 할 거란다, 지민아. 나는 박지민의 손으로 넘겨주었던 피어싱들을 돌려 받으려 손을 뻗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박지민이 손을 오므렸다.

 

 

 

" 어!!!! "

 

" ..헐. "

 

 

 

 덕분에 손끼리 격한 접촉을 했고 나의 사랑 나의 전부인 피어싱들은 바닥으로 낙하하고 말았다. 내 표정이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을 때 쯤 박지민이 바닥에서 피어싱을 주워 나에게 돌려주었다. 미안, 이라는 사과도 함께. 오늘은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고 학교도 지각할 것 같지는 않으니까 자비로운 내가 기분을 풀기로 마음 먹었다. 후. 가방에 피어싱을 다시 고이 넣어두고 미안함이 가득한 눈빛을 쏘아대는 지민이의 팔을 이끌고 학교로 향했다. 그렇게 세 발자국 정도 걸었던 것 같다.

 

 

 

" 박탄소! "

 

" ...? "

 

" 이거 떨어뜨렸어! "

 

 

 

 뒤에서 들리는 내 이름에 뒤를 돌아보니 커다란 손바닥 위에 올려진 내 피어싱이 보였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려고 고개를 들었는데, 고맙다는 인사를 할 수 없었다. 손의 주인은 김태형이었다. 김태형은 싱글싱글 웃으며 나에게 피어싱을 건넸다. 얼떨결에 피어싱을 받은 나는 고맙다는 인사도 하지 못하고 김태형을 올려다보았다. 그렇게 나는 지민이가 지켜보다 못해 되려 내 팔을 끌고 돌아설 때까지 김태형을 바라만 보았다.

 

 

 속이 울렁거렸다.

 

 

 

-

 

 

 

 아, 다 망했다. 아침에 지민이랑 피어싱 이야기 할때까지만 해도 기분 진짜 좋았었는데. 김태형 때문에 다 망했다. 그 후로 자꾸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까지 지끈거린다. 아침 조회시간에 주초고사를 보고 난 후로 계속 책상 위에만 엎드려서 4교시를 보냈다. 종이 치자 반 아이들이 밥 먹으러 가자며 떼로 몰려왔지만 손사래를 치며 거절했다. 지금은 도저히 밥 먹을 기분이 아니걸랑. 진짜 먹었다가 토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이나 자야지.

 

 

 

" 박탄소!!! "

 

 

 

 ..라고 생각한지 삼초도 안돼서 들리는 내 이름에 귀를 막았다. 오늘 내 이름 고생하네. 앞 문을 요란하게 열어제낀 박지민이 내 옆으로 다가왔다.

 

 

 

" 야, 너 왜 밥 안 먹어? "

 

" ..넌 요즘 유행하는 아메리칸 스타일도 모르냐. "

 

" 얘 봐라.. 나한테 잔소리할 때는 언제고 니가 안 먹냐, 이거 완전 모순이네. "

 

" 모순 뜻은 알고 쓰냐? 나 지금 아프니까 절로 꺼져. "

 

 

 

 헐! 어디 아파! 우리 탄소, 내가 말 안들어서 그래?! 사스가 박지민 라디오. 볼륨을 최대로 키워놓고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박지민 덕분에 골이 울리기 시작했다. 결국 박지민을 등지고 귀에 이어폰을 꽂고 담요로 머리를 완전히 덮은 후에야 잠에 들 수 있었다.

 

 

 

-

 

 

 

 결국 야자를 빼고 집에 왔다. 보충까지는 약 먹고 어떻게든 버텼는데 야자는 도저히 못하겠어서 그냥 담임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조퇴를 했다. 일학년 때는 밥 먹듯이 조퇴를 했었는데 이학년이 되고 나서는 한 번도 조퇴를 하지 않았던 나였다. 그런데 박탄소 인생에서 또 다시 조퇴라니! 허엉.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부모님께서는 아직 퇴근 전이시고 동생은 학교에 있어서 집은 썰렁했다. 오랜만에 하는 조퇴라 그런지 아무도 없는 집의 풍경이 새삼스러웠다. 오늘은 날이 더운데다 열 때문에 땀도 많이 흘려 샤워를 하지 않고는 못 배기겠어서 결국 가방을 팽개치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우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머리도 좀 덜 아픈 거 같고.. 나른한 기분에 스르륵 눈이 감겼다.

 

 

 그런데 내가 왜 이렇게 아팠더라.. 아, 김태형.. 눈을 감자마자 떠오른 생각이 눈이 퍼뜩 떠졌다. 침대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 그리고 습관처럼 손목시계를 보았다. 지금이 일곱시 오십칠분, 이제 팔분.. 그렇게 기다린지 얼마 되지 않아서 창 밖으로 지나가는 김태형이 보였다. 단정하지 못한 교복 차림새, 많이 상한 머릿결, 그리고 터벅터벅 걷는 팔자걸음까지 여전히 그대로였다.

 

 

 

" ...어.. "

 

 

 

 그리고 방금 다른 게 하나 생겼다. 김태형이 고개를 돌렸고 무방비 상태였던 나와 눈이 마주쳤다. 김태형이 아침에 보았던 것처럼 싱글싱글 웃었다. 나는 엄마 지갑에 손을 대려다 들킨 아이처럼 몸을 숨겼다.

 

 

 속이 울렁거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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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74.16
오첫댓!!♡♡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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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74.16
첫댓쓴 사람이에여 ㅎㅎㅎㅇ 오오 태태를좋아하는건가???? 울렁거리다의 의미가 여기서무얼뜻하는건지궁금해요♡♡ 암호닉신청이요 (인사이드아웃)입니당--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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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학원
헐 비회원이신데도 댓글 달아주시고 감사합니다 ~ ♡ 암호닉 신청도 감사해요 ♡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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