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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김태형] 뻔한 멜로디 03 | 인스티즈

 

 

 

뻔한 멜로디 03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매년 7월마다 지겹도록 비를 퍼부어 대는 장마가 시작된 듯 했다. 비가 오는 건 싫었지만 덕분에 나는 오랜만에 아빠 차를 타고 등교할 수 있었다. 비가 와서 그런지 차 시트도 습기가 가득했다. 이리저리 움직이는 앞유리의 와이퍼와 아빠의 뒷모습만 멍하니 바라보다 차창 밖으로 시선을 옮겼다. 밖에는 색색의 우산을 쓴 사람들이 분주했다. 움직이는 많은 우산들 중에는 내가 좋아하는 초코색의 우산도 있었다. 진짜 예쁘다. 나중에 꼭 하나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초코 덕후한테 초코색 우산 하나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눈으로는 끊임없이 사람들의 머리 위에 씌어진 우산들 사이를 파고들었다. 그러다 허공에 시선이 머물렀다. 시선을 낮추니 노란색 머리가 보였다. 축축한 노란색.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데도 우산을 안 쓰는 사람이 있네. 옷차림새를 보니 우리 학교 학생인 듯 했다. 누굴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는 순간 노란색 머리가 움직였다. 세차게 내리는 비와 습기로 흐릿해진 창 너머로 보이는 얼굴이 잘생겼다,고 생각했다.

 

 

 

-

 

 

 

 이름이 뭘까. 학교에 도착해서도 자꾸 그 노란 머리통이 떠올랐다. 내가 본 사람들 중에 최고로 잘생긴 거 같다. 이름을 알고 싶었다. 그런데 자리에 앉아 이렇게 생각만 하다가는 평생토록 이름은 고사하고 다시 볼 수 조차 없을 것이다. 결국 나는 뒷문을 열고 교실 밖으로 나갔다. 그 애의 명찰은 노란색이었으니까 1학년인 것은 분명하다. 나는 화장실에 갔다가, 식수대에도 갔다가, 괜히 사물함에 가서 죄 없는 사물함만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기도 했다. 그래도 나타나지 않는 그 아이에 나는 다음 쉬는 시간을 기약하며 반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슬리퍼를 끌며 터덜터덜 걸어 복도 중간쯤 다다랐을 때 내 어깨를 세게 치고 가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 어!! 미안!! "

 

 

 

 어, 노란 머리. 그 아이다. 그 아이는 뒤를 돌아 나에게 사과의 말을 소리치듯 건네고 다시 고개를 돌려 저쪽으로 뛰어갔다. 김태형!!! 달아나는 그 아이를 잡으려고 쫓아오던 아이가 말했다. 김태형. 이름이 김태형이구나. 김태형, 김태형. 이름도 잘생긴 것 같다. 

 

 

 

-

 

 

 

 태형이는 점심시간에 꼭 매점에 있다. 급식을 먹은 적이 없었다. 왜 안먹지, 우리 학교 급식 최곤데. 나는 급식을 먹어 배가 불렀지만 그래도 매점에 왔다. 매일 오는 건 아니지만 가끔은 이렇게 급식을 먹어도 매점에 들렀다. 왜냐하면 매점에 오면 태형이를 볼 수 있으니까. 언제나처럼 초코우유를 계산하고 자리에 앉았다. 오늘은 지민이를 안 끌고 와서 그런지 허전하긴 하다. 나는 초코우유에 빨대를 꽂으며 태형이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노란색 머리. 친구들과 장난을 치며 슬쩍 보이는 옆모습도 여전히 잘생겼다. 괜히 웃음이 나왔다.

 

 

 

-

 

 

 

 나 혼자 짝사랑한 지 벌써 이주일 째다. 짝사랑은 너무 힘들다. 나 혼자 지켜보고, 나 혼자 좋아하고, 나 혼자 웃고. 청승맞기 그지 없는 짓이다. 그래도 좋은데 뭘 어떡해. 오늘도 하루종일 태형이 생각에 시간을 다 보냈다. 그리고 나는 지금 또 야자를 빼려고 한다.

 

 

 

" 아, 선생님! 진짜 딱 오늘만요오.. 마지막이에요, 진짜! "

 

 

 

 요즘 나는 자주 조퇴를 하고 야자를 뺐다. 처음에는 너그럽게 조퇴증을 끊어주시던 담임 선생님도 이제는 한계인지 오늘은 더 이상은 곤란하다며 거절하셨다. 하지만 내가 누구야. 안 되면 되게 하라! 결국 교무실이 떠나가라 징징대자 담임 선생님은 진절머리가 난다는 듯 고개를 저으시며 이번이 마지막이야, 하셨다. 히히, 성공이다. 그동안 쌓아온 모범생 이미지가 크게 한 몫 했다. 선생님은 나에게 조퇴 사유에 학원 보충, 이라고 적고 싸인을 휘갈긴 조퇴증을 주셨다. 학원은 무슨, 우리 태형이 보러가는 건데.

 

 

 

-

 

 

 

 룰루랄라 집에 도착한 나는 얼른 가방을 벗어던지고 창가로 향했다. 불투명한 창문을 하나 열고 손목시계를 보았다. 일곱시 오십팔분, 오십구분.. 땡! 여덟시 정각이 되자 어김없이 창 밖에 태형이가 나타났다. 태형이는 야자를 하지 않고 항상 이 시간에 집에 간다. 집이 아니라 학원에 가나? 그건 모르는 일이지만 나는 태형이를 보는 것에 만족한다. 노란색 머리, 단정하지 못한 교복과 건들거리는 팔자걸음까지 다 눈에 담았다. 이럴 때는 집이 2층인 게 참 좋단 말이야. 여전히 태형이는 멋지다. 나 혼자 창문을 부여잡고 태형이의 멋짐을 앓았다. 윽, 이렇게 있으니까 스토커 같다. 하지만 정말 스토커는 아니다. 이건 그냥 아파서 조퇴한 날 쾌쾌한 공기에 창문을 열었다가 우연히 길을 걸어가는 태형이를 발견하는 횡재를 한 것 뿐이다. 어, 그런데 오늘은 태형이 혼자다. 원래 친구들과 함께 지나갔었는데 오늘은 귀에 이어폰을 낀 채 혼자 걸어가고 있다. 나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서둘러 신발을 신고 현관을 나섰다.

 

 

 무슨 마음으로 이렇게 헐레벌떡 뛰어나온건지 모르겠다. 그냥 몸이 먼저 움직였다. 그리고 지금 내 앞에는 태형이가 걸어가고 있다. 뒤에서 걷는 것만으로도 설렌다. 가슴이 콩닥콩닥 말도 안되게 뛴다. 지금 태형이 옆에는 친구들도 없고, 이 길에도 나와 태형이 밖에 없다. 나는 출처를 모를 용기가 생겼다. 천천히 걷던 걸음을 빨리해 태형이를 따라잡아 그 앞을 막아섰다. 태형이가 걸음을 멈추고 나를 내려다보았다. 이어폰을 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 귀엽다.

 

 

 

" 태형아, "

 

 

 

 태형이는 자기는 모르는 아이가 자신의 이름을 아는 것이 의아했던지 한 쪽 눈썹을 찡그렸다. 아차, 싶었지만 나의 입은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 좋아해. "

 

" ... "

 

" ..나랑 사귈래? "

 

 

 

 말해버렸다. 입이 방정이지. 진짜 죽고싶다. 너무 쪽팔려서 얼굴이 귀까지 다 새빨개졌을 것 같다. 좋아해까지는 좋았는데 사귈래는 뭐야, 이 멍청아.. 박탄소 인생 이렇게 가는구나.. 나는 말을 끝내고 태형이의 눈치를 살폈다. 태형이가 입을 열었다.

 

 

 

" 그래. "

 

" ...어? 진짜? "

 

" ..응. "

 

 

 

 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지금 태형이가 그래, 라고 한거야? 미쳤나봐.. 나는 실감이 나지 않아 바보처럼 다시 되물었지만 돌아오는 답은 여전히 긍정이었다. 이렇게 갑작스럽기 짝이 없는 고백을 받아주다니, 태형이는 천사가 틀림없다. 또 웃음이 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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