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김남길 샤이니 엑소 온앤오프
enai 전체글ll조회 471l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방탄소년단/정국/사극] 새벽 2시 ep2 | 인스티즈

 

 

 

 

 

 

머리 아프게 생각하고 또 생각했지만, 도무지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어느새 날이 저물어 밤이 되어, 이부자리를 펴 누었을 때까지도 생각해봤지만,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건지 전혀 모르겠다. 꿈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지민이가 나보고 꿈이 아니라잖아! 으... 나는 몸서리치며 머리를 쥐어뜯다가 옆에서 자던 여자애가 생각나서 휙 돌아봤다. 다행히 잘 자고 있었다. 나는 조심히 일어나 방에서 나왔다. 도저히 답답해서 그냥 누워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밤 바람을 쐬니 한결 나아진 것 같다. 낮에는 뜨거운 햇빛에 좀 더웠는데, 밤 공기는 시원했다. 기분 좋은 시원한 바람에 눈을 감았다.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진짜 이렇게 여유롭게 밤 바람 맞아본게 얼마만인지... 밤바람 맨날 맞는데, 이렇게 여유롭게 서서 시원한 기분을 느끼기는 처음이다. 기분 좋아, 조용히 눈을 뜨는데...

 

"으악!"
"쉿, 조용히 해! 또 입 막고 납치해 버린다?"

 

지민이가 바로 내 눈 앞에 서 있었다. 아니, 깜짝 놀래킨게 누군데 또 납치한다고 협박이나 하고 있어?! 난 주위를 살피고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하고는, 조그만 목소리로 속삭였다.

 

"대체 뭐야?"
"다 설명해줄게. 그러려고 왔어. 아까도 설명해주려고 그랬는데, 그 망할 놈이 방해를 하는 바람에..."
"망할 놈이라니... 남준이 형한테 그런 말 할래?"
"아, 그건 그쪽 세계에서나 해당하는 얘기고!"
"...뭐?"
"조용하고 내 설명이나 들어. 일단 여긴 누가 언제 올지 모르니 좀 위험해. 여기 뒤쪽이라도 좀 숨어서 얘기하자고."

 

지민이는 내 손목을 거칠게 잡아 끌었다. 담벼락과 내 방 사이에 조그만 공간에 날 끌고 들어왔다.지민이는 다시 주위를 살피고,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조용히 말했다. 나도 귀 기울여 집중해서 듣지 않는다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조용히 말했다.

 

"일단 여긴 니가 살던 세계랑 다른 세계야."
"...무슨.."
"조용하고 내 얘기부터 다 들어. 그 다음에 질문 해. 그 땐 그 질문에 대답을 해주지."

 

조금 욱할 뻔 했지만, 설명을 듣기 위해, 나는 어쩔 수 없이 입을 다물고 그의 설명만 들어야 했다.

 

"사실 세상은 여러 차원으로 이루어져 있어. 이 세상과 저 세상. 또 다른 세상들이 존재하지. 모든 세계의 사람들은 서로 짝을 이루고 있어. 그 짝을 맞는 영혼끼리는 육체의 외모도 이름도 같아. 단, 살아온 환경은 다를테니 성격은 다를 수 있어."
"그래서 지금 방탄이들은 내가 알고 있던 방탄과 똑같지만 똑같지 않다고 그랬던거야?"
"그냥 서로 다른 인물이야. 그저 서로 짝을 이루고 있을 뿐이지."
"..."

 

알듯 말듯...

 

"지금 니가 여기 있는 건, 니 영혼과 그 몸의 주인이였던 영혼이 짝이 맞았기 때문이지."

 

그래서 내가 이 세상에 온거라고? 그럼 지금 내가 있는 이 몸이 죽은 사람이란 말이야?

 

"소름돋을 필요 없어. 스스로 내게 부탁한거야. 자신의 영혼을 가져가고 널 불러달라고."
"그럼 내 몸은! 대체 누구 마음대로...!"
"너도 허락한거야."
"내가 언제?!"
"내가 계속 도와달라고 그랬잖아."

 

...내가 언제.. 아! 그 순간 머릿속을 스쳐가는 그 문자 내용! '날 도와줘'
그게 니 짓이었어? 그게 무슨 부탁이야!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보냐고! 그리고 난 허락한다는 말 한 적 없다고!

 

"그렇다고 거절하지도 않았잖아?"
"이게 진짜! 그나저나 너 아까 전부터 자꾸 내 속마음 읽는데... 하긴 영혼도 옮기는 놈이 뭘 못하겠어! 그건 됐고, 너 아까 낮에 지민이가 아니라고 한 건 또 뭐야?"
"생각보단 똑똑하네. 그걸 기억하고 있다니... 이 세상 지민이는 이미 죽었어. 육체가 좀 허약하게 태어났거든. 근데 이 녀석 영혼이랑 니가 좋아하는 방탄소년단 지민이라는 녀석 영혼이 딱 짝을 이루지 뭐야? 그래서 너한테 좀 더 쉽게 다가가려고 이 녀석 몸 좀 빌렸어. 외모랑 이름까지 똑같으니 나한테 쉽게 다가올거 아냐? 그냥 계속 지민이인 척 할까 했는데 아쉽네. 킥킥."

 

이 지민이의 모습을 한 소름끼치는 놈은 내 말이 뭐가 그렇게 우스운지 정말 소름돋게 웃어댔다.

 

"아아, 너무 겁 먹지마. 너한테 해코지 하진 않을거야. 내 맘대로 영혼을 훼손했다간 내가 어떤 벌을 받을지 모르니까! 그래도 여기선 니가 그렇게 좋아하던 방탄 애들이랑 친하게 지낼 수도 있어. 끌리지 않아? 너한테도 나쁠거 없어. 그리고 이 세상이랑 니가 살던 세상은 시간이 달라서 니가 여기서 할 일 마치고 돌아갔을 때 넌 그냥 자다 일어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거야. 그러니 아무 걱정할 필요 없다고."
"대체 여기서 내 할 일이 뭔데?!"
"일단 여기까지만 알고 있어. 너 너무 흥분했어. 사람들 다 깨겠다. 난 간다!"

 

지민이 모습을 한 이 미친 싸이코는 또 내 눈을 가리더니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게 지 할 말만 하고 가네! 얘기 끝나면 질문에 답해준다며! 아직 내 얘기 안끝났다고! 그리고 내 할 일이 뭔지는 왜 얘기 안해주는데?! 일부러 내 질문 피한거지? 나 엿먹이려고!
나는 이 넘치는 분을 어찌 할 줄 몰라 내 머리를 쥐어뜯었다. 나 이제 여기서 어떡해!!!! 후...탄소야... 침착하자. 일단 방에 들어가자. 밖에 있다가 또 아줌마 눈에 띄면 그 땐 진짜 엄청 혼날지도 몰라. 일단 들어가자. 나는 방에 들어와 다시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대체 여기서 내 할 일이 뭐야?

그렇게 밤새도록 생각해봤다. 하아... 나 오늘 진짜 생각 많이 한다. 언제 이렇게 생각을 많이 해본 적이 또 있었던가... 눈물이 난다. 아무튼, 그렇게 생각하고 생각해서 내린 결론은... 그 지민이의 탈을 쓴 악마같은 놈 말대로 그냥 방탄 애들이랑 친해지기나 하자! 이거다. 뭐, 진짜 방탄은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계 타보는거지 뭐! 내 할 일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간에 날 원래대로 돌려주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하니까... 됐어. 이제 더 생각해봤자 내가 할 일이 뭔지 나 혼자 알아낼 수 없으니, 이제 그만 자자.
이제 그만 자자고 생각하자 저절로 눈이 스르르 감겼다.

 

'꼬끼오~'

 

으, 닭 울음소리... 깜짝 놀랐지만, 이미 쏟아지기 시작한 잠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나는 다시 눈이 감겨오는 걸 느끼며 잠에 들었다.

 

"탄소! 일어날 시간이야!"

 

아... 여긴 닭 울면 일어날 시간이냐? 잠에 푹 빠지기도 전에 이 여자애 손에 몸이 일으켜졌다. 여자애는 벌써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뭐해. 빨리 옷 입어! 아침 운동 하고, 식사 준비 해야지."

 

하아... 이왕이면 내 영혼의 짝이 부잣집 아가씨였으면 얼마나 좋아? 이런 심부름꾼 여자애라서 아침 일찍 밥이나 하러 가야하다니... 여자애는 굼뜬 날 재촉하며 직접 내 앞까지 옷을 가져다 줬다. 그나저나 나 얘 이름도 모르는데... 빨리 누가 얘 이름 좀 불러줬으면 좋겠다. 내가 이름 물어보면 이상하잖아.
나는 여자애의 끈질긴 재촉에 어쩔 수 없이 옷을 입고 일어났다. 방을 나오자 해가 보였다. 저 멀리 산 속에서... 아직 동이 다 트지도 않았잖아. 아직 좀 어둑한데 벌써 일어난다고? 진짜 부지런하다. 다음부턴 좀 일찍 자야겠다. 너무 못자서 머리가 어지럽다. 여자애는 잘 잤는지 파릇파릇했다. 어디론가 달려가 물통 두개를 들고왔다. 진짜 체력이 대단해 보였다. 근데 그 물통 설마...

 

"물 뜨러 가자!"

 

젠장. 설마가 사람 잡는다더니...

 

"하.. 그래."

 

나는 한숨을 쉬며 물통을 들었다. 여자애는 빨리 사람들이 몰리기 전에 우물가로 가자고 날 잡아끌었다. 나도 민폐는 끼치지 않기 위해 어지러운 머리를 부여잡고, 여자애 뒤를 최대한 빨리 쫓아갔다.
우물가에 도착하여 여자애가 내 물통도 채워주었다. 자, 이제 다시 들어야지... 읏.

 

"아, 따가워!"

 

물통을 드는 순간, 손바닥이 따가웠다. 나도 놀라서 물통을 그만 놓쳐버리고 말았다. 물통이 넘어지고 그 안의 물은 모두 쏟아졌다. 여자애도 놀라 내 손을 잡아, 손바닥을 폈다. 손바닥이 살짝 까져있었다. 아, 납치 당했을 때 내팽겨쳐지면서 생긴 상처인가 보다.

 

"이거 언제 생긴거야? 으... 아프겠다."
"응? 아, 넘어졌었거든..."

 

나는 여자애한테 쓸데없는 걱정끼치지 않기 위해 대충 둘러대고 다시 물을 떠올렸다. 까진 부분을 피해 잘 들면 아프지 않았다.

 

"가자!"

 

다시 물통을 드는데, 이거 무게가 진짜 장난 아니다. 이걸 매일 아침마다 길러야한다니... 아침 운동 따로 할 필요 없겠는데? 아니면 이것도 아침 운동의 일환일까? 힘들어 죽겠어. 휘청. 다리에 순간 힘이 풀리면서 물이 요동을 쳤다. 으... 어제 한숨도 못자서 그런가? 점점... 더 어지러워지고 다리에 힘이...

 

 

'철푸덕'

 


"헉. 탄소야!!!"

 

 

 

 

 


*

 

 

 

 

 


파란색 지붕의 우아한 건물과 장대한 푸른 나무와 아름답게 핀 꽃들이 만연한 정원.
그 속에서 정국은 잠시 바람을 쐬기 위해 산책을 하고 있었다. 웅장한 듯 아기자기한 풍경과, 그 속에서 정국의 부드럽게 이어지다 날렵하게 각이 진 그의 얼굴의 조화는 가히 아름다웠다. 그러나 그의 표정은 근심 그자체로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어제 말숙 아주머니께서 주신 서적을 다 읽어봤지만 어디서도 탄소 부모의 억울함을 풀어줄만한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 유일하게 남아있던 그 때의 아버지의 거래명부라고 알고있다. 여기서도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으니, 답답해서 도저히 방 안에 있을 수가 없었다.

정국의 옆에는 항상 남준이가 그림자처럼 붙어있었다. 정국은 일찍이 어머니를 잃었다. 정국의 아버지를 시기하는 사람들이 몰래 독약을 탄 물을 어머니가 마시게 됐고, 그 이후로는 유모의 손에서 자랐다. 그 유모가 말숙 아주머니다. 그러다 7살 때 버려진 고아였던 남준이를 만났고, 아버지는 그를 거둬들였으며, 정국과 함께 말숙 아주머니 손에 자랐다. 남준이는 그런 정국 아버지와 정국이에게 은혜를 입었다는 생각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그래서 정국이가 원하든 원치 않던 더욱 정국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어떤 남자가 달려와 남준이 귀에 무언가 속삭였다. 남준이는 몸을 움찔거렸다. 고개를 끄덕여 남자를 돌려보낸 후, 정국에게 다가갔다. 가까이 다가가니 그의 얼굴은 말이 아니였다. 밤새도록 책만 읽은데다 근심도 풀어내지 못해 속도 말이 아니겠지. 남준은 마음이 아팠다. 이 소식을 듣는다면 그는 더 힘들어하겠지.


"도련님."

남준이의 부름에 정국이가 돌아봤다. 남준이의 표정을 보고 심상치 않음을 감지했는지, 따뜻하게 웃으며 돌아봤던 그의 표정이 서서히 굳었다.

 

"무슨 일 있느냐."

"탄소 아가씨께서 쓰러지셨답니다."

"어쩌다가! 어쩌다가 그리 됐느냐!"

 

남준의 예상대로 정국은 탄소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의 낯빛이 더 어두워졌다. 정국은 너무 놀라 자신도 모르게 남준의 양쪽 어깨를 부여잡았다. 남준이는 안심하고 흥분을 가라앉히라는 듯 정국의 손을 잡고 자신의 어깨에서 내렸다.

 

"윤희가 함께 있으니 괜찮을 것입니다."

"...아니다. 내가 직접 보고 와야겠다."

 

윤희는 몸이 약해진 탄소 아가씨를 위해, 아가씨가 말숙 아주머니 집으로 들어갈 때 함께 들여보낸 계집이었다. 물론 탄소는 윤희가 정국이가 붙인 사람이란 것은 전혀 모르고 있다. 알게 된다면 그 목적이 무엇이든 거부할게 뻔하니까. 윤희는 정국이에게 은혜를 입은 아이였다. 이 아이 역시 부모를 잃고 동생과 단 둘이 살고 있었다. 그러나 돈벌이가 여의치 않아 도적질이나 하고 살았다. 어린 동생을 굶기지 않기 위해서였다. 정작 본인은 한끼도 먹지 못하여 그만 길거리에서 쓰러져버렸다. 그런 윤희를 살려준 사람이 정국이였다. 윤희의 사정을 듣고 정국은 그 애에게 일거리를 주며 동생과 그녀가 충분히 먹을 수 있을 만큼의 보수를 주었다. 이후 도적질로 단련된 그 애를 전문적으로 훈련시키기 시작했고, 지금은 탄소 아가씨를 지키기 위해 붙여뒀다. 그 아이 역시 정국에게 충성을 받칠 각오가 되어 있는 아이였다.

탄소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이렇게 셋 뿐이었다. 유모조차 알지 못하는, 더 이상 그 누구도 알아서는 안될 비밀이었다.

정국과 남준은 당장 집을 나서 말숙 아주머니네로 들어갔다. 분주하게 약과 천을 들고 가던 윤희가 정국을 보고 멈춰섰다.

 

"도련님!"

"탄소가 다친 것이냐?"

"예."

"빨리 가보거라."

 

윤희 뒤를 따라 들어간 탄소의 방에서는 탄소가 누워서 자고 있었다. 새근새근 자는 그 모습을 직접 확인하고 나니 한숨 놓이는 듯 했다. 정국은 조용히 탄소의 곁에 앉아 탄소의 얼굴을 살폈다. 광대뼈 쪽이 빨갛게 까져있었다.

 

"얼굴이 어찌..."

"그 때 쓰러지시면서 생긴 상처이옵니다. 송구하옵니다. 아씨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습니다. 모두 제가 부주의한 탓입니다."

"아니다. 그 약을 이리 주고 나가 보거라. 너도 놀랐을텐데..."

 

정국은 약을 건네받고 다시 탄소를 살폈다. 윤희와 남준은 그런 정국의 뒷모습을 보고 밖으로 나가 문을 닫았다.

 

"이렇게 단둘이 있는게 몇년만인지..."

 

정국은 탄소의 얼굴에 약을 바르며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이러는 게 욕심인 거 나도 안다."

 

잠이 들어 아무 대답이 없음에도 정국은 얘기를 멈추지 않았다. 탄소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그녀를 향한 정국의 마음이 엿보였다. 자신의 아버지가 누명을 씌어 몰락하게 된 탄소의 가문. 그렇게 탄소의 부모는 모두 교수형에 처해지고, 탄소만이 홀로 살아남았다. 정국이가 아버지 몰래 그녀를 빼돌린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차라리 부모와 함께 죽겠다고 자결을 시도했다. 항상 정겹게 부르던 그녀의 눈빛이 역겨워하는 증오의 눈빛으로 변하였다. 정국은 아직도 그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고의가 아니었지만 아버지가 탄소 부모에게 누명을 씌우기에 성공하는데 일조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정국도 이런 그녀를 이해한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더욱 그녀를 놓치 못했다. 예전처럼 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내가 누명 벗겨줄 것이다, 어떻게든... 니가 밀어내도 상관없어."

 

 

 

 

 

*

 

 

 

 

 

"끄응..."

"정신이 들어?"

 

눈을 뜨니, 난 방 안에 있었다. 으으... 그래도 한숨 잤더니 좀 났구나. 기지개를 펴... 으악! 박지민, 너 여기 왜 있어? 아니, 박지민의 탈을 쓴 이상한 놈이라고 해야되나?

 

"그냥 지민이라고 쳐. 그게 너도 편할 거 아냐."

 

그래.

내가 눈을 뜨고 기지개를 피며 하품을 하는데, 머리맡에서 지민이의 얼굴이 보였다. 녀석은 양반다리로 앉아서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진짜 지민이가 아니라지만 좀 창피했다... 하품하는 걸 그렇게 가까이서 보지 말란 말야!

 

"...암튼 니가 여기 왜 있어?"

"내가 깜빡하고 말 안한게 있어서!"

 

깜빡하고 말 안한거?

 

"너 밤 새지 마."

"..."

"네 진짜 육체에 있었을 땐 버틸 수 있었겠지만, 여기선 못 버텨. 아무리 짝이 맞는 혼이라도 니가 진짜 이 몸의 주인은 아니니까. 약간 불완전하다고 해야되나...? 그래서 그렇게 잠도 안자면서 정신 똑바로 안차리면 니가 이 몸을 움직이 힘이 안생겨."

 

아, 어쩐지... 나 원래 맨날 새벽에 자고, 밤 샘 공부도 한 적도 있는데, 그걸로 이렇게 쓰러져서 조금 놀라긴 했어. 그러게 왜 날 이런데로 데려와서...

 

"진짜 싫어? 어차피 넌 여기서 놀다 보면 어느새 원래대로 돌아가 있을거야. 그냥 즐기다 가라고."

 

지민이는 능글맞게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진심이야? 넌 뭔가 꿍꿍이가 있을 거 같아."

"속고만 살았나? 난 그만 간다."

 

지민이는 또 떠나기 전 내 눈을 가리려 했다. 눈은 대체 왜 가리는거야? 나는 내 눈을 가리려는 지민이의 손을 낚아챘다. 지민이의 손이 차가웠다. 차갑고 딱딱한 촉감이... 살아있는 것이 아니었다. 나도 모르게 놀라서 그의 손을 놓쳤다. 토끼눈이 된 날 보고 지민은 '풉' 비웃었다.

 

"얘는 이미 죽은 몸이라 그래, 겁쟁아. 넌 짝이 맞아 그 육체에 생기가 돌게 할 수 있었지만, 난 짝이 맞는 놈이 아니라... 몸은 그대로 죽어있거든."

"...그런거야?"

"그리고 내가 조용히 눈 가려줄 때 가만히 있는게 좋을거야. 봐서 좋을 거 없어."

 

지민은 이 말을 끝마치자마자 손바닥으로 내 눈을 가리고 그렇게 사라졌다. 지민이가 사라지자마자 여자애가 벌컥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일어났어?"

"아, 내가 어제 잠을 못자서... 미안! 오늘은 푹 잘게. 치료해준거 고마워."

"어? 아, 응..."

 

여자애는 당황해하더니, 알 수 없는 미소와 함께 다시 방을 나갔다. 후... 자고 일어났으니, 이제 나가봐야겠다. 박지민, 그 놈 말대로 어차피 난 돌아갈 수 있으니까, 그냥 즐기다 가자고! 음... 정국이랑 남준이 보고싶다! 이름도 외모도 똑같다는 건 진짜 방탄이들과 영혼의 짝을 이루고 있다는 얘기일거 아냐! 다른 애들도 있을까? 궁금하다...

나는 대충 이불을 치운 다음 옷을 갖춰 입고 집을 나섰다. 여자애가 아직 더 누워있으라고 말렸지만, 이미 팔팔해진 기운. 더 이상 저 조그만 방에 갖쳐있기엔 너무 답답했다. 여자애의 만류에도 괜찮다를 남발하자, 여자애는 내게 돈 몇푼 쥐어줬다. 그럼 이걸로 기분 전환 하고 오라고. 쟤는 내 걱정도 많이 해주고 잘 챙겨주는 것 같다. 이 세상의 '나'는 좋은 친구를 뒀구나. 어쨌든 난 계속 방에서 쉬고만 있을 수 없다! 다음 날이면 아줌마가 나 다시 일 시킨다고 했는데, 그 전까지 빡 놀다 가야지...

나는 다시 저잣거리로 나왔다. 또 납치당하지 않을까 걱정도 들긴 했지만, 그건 박지민 짓이었고, 이제 그의 정체도 아니까 그런 식으로 납치해갈 일도 없을거고, 설령 납치한다 해도 그리 놀라지 않을 거 같았다. 그래서 이 세상의 시장을 구경하면서 쇼핑이란 걸 즐겨보려는 그 때, 뒤에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자꾸 한 사람이 날 따라오는 듯한 느낌이었다. 뒤를 획 돌아봤지만 다들 바삐 제 갈 길을 가고 있을 뿐이었다. 흠... 이상하다? 그냥 이 몸이 내 것이 아니라 더 예민해진 것일까? 나는 이 거리를 즐기기 위해 이 예민한 느낌을 지우려고 아무 곳이나 들어갔다.

 

"어서오십시요!!!"

 

식당인가 보다! 다들 무언가를 하나씩 먹고 마시고 있었다. 그 때, 저 쪽 테이블에서 정국이가 보였다. 어떤 아저씨랑 같이 앉아있는데, 표정으로 봤을 때 무슨 좋은 일이 있는 듯 했다. 이 세상에서 저렇게 해맑게 웃는 정국이는 처음이지? 저 아저씨랑은 무슨 관계길래... 그렇게 정국이를 훔쳐보고 있었는데, 정국이가 갑자기 날 바라봤다. 나는 본능적으로 그의 눈을 피해버렸다. 훔쳐보다 딱 걸린 것이다. 아 창피해 죽겠네... 이젠 나 안보겠지...? 다시 정국이를 곁눈질로 힐끔 보니, 정국은 다시 아저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 세상 '나'는 정국이를 싫어했다더니 그래서 저렇게 싸늘한가? 본 척도 안하네... 왜 정국이랑 사이가 나쁜거야! 에잇 젠장.

 

"아가씨 혼자 오셨슈?"

 

내가 가만히 서 있자, 여기 주인장인지 나한테 와서 자리를 안내한다. 그래. 여기서 정국이가 대화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화해 하는거야. 부딪혀보자고! 박지민 말대로, 후회없이 행동하다가, 나는 그냥 원래대로 돌아가면 돼.

 

"네. 저는... 여기서 제일 잘 나가는 것으로 주세요."

 

나는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나는 계속 정국이를 보고 있었다. 정국이도 내 시선이 느껴졌는지, 나와 눈이 마주쳤다. 하지만 역시 눈이 마주치자마자 고개를 돌려버린다. 으으, 왜 사이가 나쁜거냐고! 왜 정국이를 싫어한거야?! 그렇게 혼자 속으로 툴툴대고 있던 중, 고기가 나왔다. 헉. 이거 만약 내가 갖고 온 돈보다 많이 나가면 어쩌냐...?

 

"저기요! 이거 가격이..."

"호오, 아가씨 혼자요?"

 

나는 음식을 가져다 준 주인장에게 가격을 물었는데, 옆 테이블에 앉아있던 큰 덩치의 아저씨들이 대답했다.

 

"그거 가격 꽤 나갈텐데... 행색을 보아하니, 이런 고깃값 낼 수는 있겠수?"

"그래... 우리랑 같이 놀자. 우리가 그 고깃값 내줄테니."

 

이것들이 어디서 수작질이야?! 이 아저씨들은 내 의사따윈 상관없다는 듯 내 바로 옆 의자에 털썩 앉더니 내 어깨를 감싸기 시작했다. 술냄새가 확 들어왔다.

 

"이게 뭐하는 거에요?! 고깃값 낼 정도는 가져왔으니, 이거 치우고 비키세요!"

 

내가 그 손을 쳐내며 화도 냈지만, 이 놈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크게 웃기 시작했다.

 

"우리가 누군 줄 알고 그러는 것이냐? 우린 이 마을을 지키는 용병이라고."

 

용병은 뭐, 아무 여자 막 만져도 돼?! 나는 오히려 더 화가 났다. 분노에 차 얼굴이 열 받아 점점 붉어지는게 느껴졌다. 그 놈이 또 다시 내 어깨에 손을 올렸을 때,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만, 주먹을 날려버렸다.

놈의 얼굴은 '퍽' 소리와 함께 옆으로 삑 돌아갔고, 주위는 한 순간에 조용해졌다. 진짜 내가 아니라고 막 하는구나. 어쨌든 속시원하고 좋다. 그러게 왜 건드려? 사이다 마신 상쾌한 기분을 다 만끽하기되 전에 다른 한 놈이 내 멱살을 쥐고 주먹을 들어올렸다. ...그래. 반격을 하는 건 당연할텐데, 내가 왜 그랬을까. 나는 나도 모르게 그 주먹이 무서워 눈을 질끈 감았다. 그냥 본능이었다. 그러나 내 뺨엔 어떠한 충격도 가해지지 않았고, 오히려 주위가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넌 또 뭐냐?"

 

미친 용병 놈의 목소리다. 실눈을 뜨고 보니, 정국이였다. 정국이가 이 놈의 손목을 잡고 있었다. 놈은 잡고 있던 내 멱살을 거칠게 내려놨다. 그 바람에 나는 벽에 부딪히게 됐다. 진짜 몸이 남아나질 않겠다. 자꾸 여기저기 부딪혀서...

 

"시끄럽다. 술 먹고 행패를 부리려거든 여기서 나가거라."

"이게 미쳤나..."

 

정국은 자신의 몸집에 두배가 되는 덩치의 녀석의 손목을 잡고, 매서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다 보며 조용히 읖조렸다.

 

"너 때문에 시끄러워서 술 맛이 다 떨어질 지경이다."

"아니, 이 자식이!"

 

놈이 얼굴을 붉히며 다른 쪽 손을 들어 정국을 내려치려 할 때, 정국이 먼저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내리꽂았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큰 덩치의 녀석은 쓰러졌다. 나머지 한 녀석이 쓰러진 놈을 끌고 밖으로 도망쳤다.

 

"저..."

 

내가 정국이를 부르자 정국은 날 돌아봤다. 그리고 내가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말하기 시작했다.

 

"널 도우려 한 것이 아니라, 그저 소란스러워, 놈들을 쫓아보낸 것이다. 착각하지 마라."

 

그 목소리는 마치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

 

 

 

 

 

맞춤법 틀린게 있다면 지적해주세요ㅜㅜ 아직 미숙합니다ㅋㅋㅋ

 

내용 정리

이번에 풀린 의문점들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1.정국은 높은 신분의 자식이다. 높은 신분의 정국 아버지를 시기했던 사람들이 독을 탄 물을 어쩌다가 어머니가 마시게 됐고, 그 이후로는 말숙 아주머니(유모)의 손에서 자라게 됐다.

2. 남준이는 고아였는데, 7살 때 정국 아버지에 의해 정국이와 함께 지내게 된다. 어렸을 땐 마냥 좋은 친구로 지냈지만, 나이가 찬 후로는 종주관계로 변하게 됐다. 어렸을 때부터 검술에 남달랐던 남준이가 정국이의 호위무사가 되는 것이 정국 아버지의 바람이었기 때문이다. 정국은 계속 친구로 지내고 싶어 했지만, 남준이는 목숨 받쳐 정국을 지키기로 결심했고, 자신이 죽었을 때 정국이가 덜 슬퍼하길 바래서 일부러 거리를 둔다.

3. 여주 옆에 있던 여자애의 이름은 윤희다.

4. 윤희 역시 고아인데, 동생이 있었다. 돈벌이는 힘들고, 동생을 굶길 수는 없어 도적질을 하게 된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한끼도 먹지 못하여 길거리에서 쓰러지고, 그걸 정국이가 구해준다. 사정을 딱하게 여긴 정국이가 그녀를 아버지께 부탁하여, 그녀에게 일자리를 주고, 훈련을 시켜준다. 현재는 정국이의 부탁으로 여주 옆을 지킨다.

5. 유모는 아무것도 모른다. 여주의 정체를 아는 것은 정국, 남준, 윤희 뿐.

6. 여주의 이 세상 영혼의 짝은 본래 높은 신분의 자식이었으나, 정국 아버지가 그들에게 누명을 씌어서 가문을 몰락시켰고, 친구 사이였던 정국이는 그녀를 아버지 몰래 숨겨준다. 그러나 여주는 원수의 자식에게 은혜를 입었다는 생각에, 부모를 따라 죽기 위해 자결을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7. 정국은 그런 여주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누명을 풀기 위해 몰래 조사 중이다.

8. 지민이의 정체는 아직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 그저 사라질 땐 남의 눈을 가리고 사라져야 하며, 원래 이 세상 사람이며, 지민이의 영혼의 짝이 아니다. 그냥 죽은 지민이 몸에 들어와 여주에게 접근한 것.

 

 

 

이게 더 복잡하나요...? 더 궁금한게 있으시면 댓글로 물어봐 주세요! 스포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제외하고, 이때까지 나온 1,2화 중 궁금한 내용에 대해선 성심성의껏 대답하겠습니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5 1억05.01 21:30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2 퓨후05.05 00:01
김남길[김남길] 아저씨 나야나05.20 15:49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3 세라05.15 08:52
      
김남길 [김남길] 아저씨 나야나 05.20 15:49
샤이니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1 이바라기 05.20 13:38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8 세라 05.19 11:36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7 세라 05.19 11:35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6 세라 05.19 11:27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5 세라 05.17 15:16
몬스타엑스 [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4 세라 05.16 10:19
몬스타엑스 [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3 세라 05.15 08:52
몬스타엑스 [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2 세라 05.14 17:56
몬스타엑스 [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세라 05.14 14:46
트위터랑 포스타입에서 천사님을 모신다가 많은데 그게 뭐야?1 05.07 16:58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5 콩딱 04.30 18:5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2 꽁딱 03.21 03:16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 콩딱 03.10 05:15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54 콩딱 03.06 03:33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61 꽁딱 03.02 05:08
엑소 꿈의 직장 입사 적응기 1 03.01 16:51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45 콩딱 02.28 04:59
이준혁 [이준혁] 이상형 이준혁과 연애하기 14 찐찐이 02.27 22:0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53 꽁딱 02.26 04:28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7 걍다좋아 02.25 16:44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9 걍다좋아 02.21 16:19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45 꽁딱 02.01 05:26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33 꽁딱 02.01 01:12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0 걍다좋아 01.30 15:24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2 꽁딱 01.30 03:35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1 꽁딱 01.30 03:34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