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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귀신정국이03

 

 

 

 

"음... 웃는 건 어린아이같이 천진난만하고 애교많고 내 생각 많이 해주는 남자!"

 

내 말에 정국이의 얼굴이 못 들을 걸 들었다는 듯 찡그려 진다.

 

"정신차려 이 아줌마야. 그런 남자가 왜 누나랑 사귀냐."

 

"허 참내. 그냥 내 드림이야. 드림! 꿈도 못 꾸냐? 넌 하나~도 아니니까 걱정마라."

 

"미친. 내가 뭐가 모자라서 누나랑 사겨."

 

"허! 나도 너같이 몸 약한 남자 싫거든요? 애기 주제에. 키나 빨리 커라. 얼굴만 맨날 아저씨처럼 무심무심..."

정국이와 이상형 이야기를 할 때면 항상 이렇게 서로의 디스로 마무리가 되는 것 같다. 정국이가 옆집으로 이사 온 지 약 2년이 지났고 우리는 많이 가까워졌다. 물론 단순한 누나와 동생 사이로 말이다.

 

"그나저나 우리 애기는 어떤 여자가 좋아? 누나 친구들 중에 알아 봐 줄게."

 

장난스러운 나의 말투에 전정국이 기가 찬지 헛웃음을 짓는다.

 

"우리 엄마도 나한테 이제 애기라고 안해요 아줌마야. 친구들 은팔찌 채울 일 있나."

 

하긴... 얼마 전 중학교에 들어간 정국이는 키도 더 크고 얼굴도 더 남자다워졌다. 이젠 애기라기 보단 사춘기 남학생 느낌이 물씬 난다. 그래도 내 눈엔 여전히 초등학생 애기같이 보일 뿐이였다. 잘 컸네 전정국. 뿌듯한 표정으로 정국이를 바라보자 내 시선이 느껴졌는지 전정국이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본다.

 

"음... 나는... 내가 계속 아파도 나랑 같이 있어 줄 여자."

아파도 같이 있어 줄 여자. 정국이는 나이에 맞지 않는 말을 참 자주 한다. 보통 정국이 또래면 무조건 예쁜 여자, 귀여운 여자 아닌가?

 

"대박! 나잖아!!! 맨날 너 돌봐주고 약 챙겨주고 같이 병원가주고, 또 같이 놀러가고. 와, 너 나를 그런 시선으로...!"

 

내 말에 전정국이 혀를 차더니 고개를 돌려버린다. 이제는 내 장난에 저런 무심한 반응도 익숙해져서 귀여워 보일 따름이다. 나는 손을 뻗어 정국이 머리를 쓰다듬었다.

 

"ㅎㅎㅎ 전정국. 키도 많이 크고 몸도 건강해지면 누나가 결혼은 해 줄게. 그니까 병원 잘 다니자. 약속!"

 

 

 

 

 

 

 

"음... 약속..ㅇ.약속..."

 

"누나 일어나 이제. 아침이야."

 

"음.. 엄마 5분만여...."

 

"엄마 아닌데 나."

 

순간 눈이 번쩍 떠졌다.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건 내 옆에 누워있는 전정국이다.

 

 

[방탄소년단/전정국] 우리집귀신정국이03 | 인스티즈

 

"잘 잤어?"

 

너무 놀라 벌떡 몸을 일으켰다.

 

"ㅏㅁ라ㅣㅓ마아아아!!!! 너 왜 여기있어!!! 바닥에서 자라고 했지!!!!"

 정국이를 향해 발길질을 했지만 비웃기라도 하듯 내 발은 허공에서 허우적 되고 있다.

 

정국이, 아니 귀신이 되서 내 눈에만 보이는 정국이와 같이 산 지 일주일이 되가고 있었다. 그 동안 알게 된 것은 귀신이 된 전정국은 죽기 전 머리라도 다친건지 내가 알던 정국이와 성격이 많이 달랐다. 무심하고 세상 다 산 듯한 어린 정국이에서 밝고 긍정적으로 변한 것 같았다. 그리고 또, 정국이는 정말 나만 볼 수 있다는 것. 이제는 정국이가 여기저기 벽으로 다니는 것도 사람을 통과하는 것도 익숙해 지고 있었다. 아, 그리고 정말 신기한 것은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밤이 되면 정국이는 벽도 통과를 못하고 물건도 잡을 수 있고 내 머리를 잡아 당길 수 도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여전히 정국이가 안 보이는 듯 했고 나도 딱히 밤이라고 정국이와 악수를 할 수 있고 그런 건 아니였다.

 

 

"누나 바닥이 너무 추워. 그냥 밤에도 나 침대에서 자면 안돼?"

 

"뭔 멍멍이 소리야. 더워 죽겠고만. 빨리 내려가."

 

내 말에 전정국이 시무룩 하며 침대에서 내려간다. 그 모습이 꼭 풀죽은 강아지 같았다.

 

 

 

"아, 누나. 그러고 보니까 꿈 꾸는 것 같던데."

 

"어릴 때 꿈을 꾼 거 같기도 하고... 기억이 잘 안나."

 

전정국이 내 앞에 나타나고 부터 확실히 예전 일을 자꾸 꿈꾸게 된다. 마치 잊었던 기억들을 되찾는 것 같이... 

 

 

'까톡'

 

카톡소리에 저 멀리 충전해두던 폰을 켰다. 어느 새 전정국이 내 뒤로 와 어깨너머로 폰을 보고 있다.

 

 

[탄소야. 오늘 오늘 저녁에야 시간이 될 것 같다. 미안.]

 

석진 선배다.

석진 선배는 내 대학 선배로 현재는 경찰로 근무 중인 선배다. 내가 2학년 재학 시절, 선배가 3학년으로 복학했고  그 때부터 지금까지 후배라는 이름으로 짝사랑 중이다. 멍하니 폰을 바라보자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석진선배? 누구야?"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나도 모르게 폰을 뒤로 감췄다.

 

"아... 그냥 학교 선배."

내가 아무리 선배를 좋아해도 선배한테는 내가 그냥 잘 따르던 대학후배일 뿐이겠지. 그도 그럴 것이 선배는 나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친절하고 다정해서 인기가 많았다.

 

"거짓말."

정국이가 몸을 낮춰서 내 눈을 바라봤다.

 

"이렇게 얼굴이 빨개져놓고는..."

 

 

 

*

*

*

 

저녁이 되었다. 오랜만에 나름 신경써서 입고 나왔는데 원래 잘 꾸밀지를 몰라서 그런지 상당히 어색하다. 매일 올려묶는 머리를 하고 나름 아끼는 티셔츠와 바지를 입고 나왔는데 밖의 많은 사람들을 보니 내가 꾸민게 맞나 할 정도로 상당히 민망해졌다.

 

"누나 옷 좀 사라.어떻게 남자인 나보다 센스가 없는 것 같냐."

 

"득츠라. 전정국."

 

꾸며본 적이 없는 걸 어떡하냐고. 네가 이쁜 옷 좀 사주던가. 남이 보면 난 혼잣말을 하는 사람으로 보일게 분명하므로 전정국을 향해 낮게 말했다.

 

 

 

 

[방탄소년단/전정국] 우리집귀신정국이03 | 인스티즈

"그래도 이뻐. 여기 사람들 중에 제일."

 

이런 걸 심쿵이라고 하는 건가. 당황 반 설렘 반으로 고개를 들어 전정국을 쳐다봤다. 지금 내 얼굴이 많이 빨갈 거 같다.

 

 

 

 

"탄소야~ 김탄소~."

 

정국이와 눈을 마주치고 있던 것도 잠시 멀리서 뛰어오며 나를 부르는 석진선배의 모습이 보였다.

 

 

[방탄소년단/전정국] 우리집귀신정국이03 | 인스티즈

 

"내가 밥 사준다 해놓고 늦었네. 미안미안. 오늘 추가 근무가 생겼었거든."

 

언제 들어도 석진선배 목소리는 다정하다.

 

 

"에이~ 아니에요 선배. 선배가 밥 사주신다는데 백날이고 기다려야죠.ㅋㅋ"

항상 난 내 마음을 친한 후배라는 이름으로 가리고 더 아무렇지 않게 행동한다. 지금 이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쿵쾅거리는 심장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도 말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선배에겐 난 친하고 편한 후배. 아직은 더 가까워지고 싶은 용기가 없다.

 

 

"멀리서 보니까 혼자 웃고 있던데 뭐 있나?"

 

고개를 두리번 거리는 석진선배 앞에는 전정국이 다소 놀란 표정으로 석진선배를 노려보고 있다. 전정국의 표정이 서서히 일그러져갔다. 뭐지? 둘이 아는 사이인가? 나는 재빨리 선배의 말을 돌렸다.

 

"네? 하하... 선배 잘 못 보신 거겠죠. 강아지 보고 있었어요, 강아지!"

 

나는 선배의 등을 떠밀었다. 뒤에서 전정국의 비꼬는 목소리가 들렸다.

 

"아~ 나는 강아지였구나. 강아지."

 

곧 해가 질 것 같았다. 해가 지면 정국이는 어느 정도 물건을 만질 수 있기에 혹여 장난을 치지 않을 까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나는 살짝 고개를 돌려 입모양으로 경고했다.

 

 

'너 장난치면 죽는다?'

 

전정국이 가볍게 어깨를 으쓱해보인다. 고개를 돌리고 있는데 내 앞에 있던 석진선배가 갑자기 내 손목을 탁 잡아온다.

 

 

"아! 내가 진짜 맛있는 레스토랑 알아뒀어. 가자."

 

선배를 보면 표정관리가 안된다. 나도 모르게 헤벌쭉 웃고 만다.

 

"진짜 맛있는 거 맞죠? 맛없으면 다음에도 사주세요.ㅎㅎ"

 

"탄소라면 매일 사줘도 돼."

 

 

선배는 여전히 내 손목을 잡은 채 날 끌고 가고 있다. 가슴이 주체없이 날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이상하게 뒤에 있던 정국이가 생각났다. 슬쩍 고개를 돌리니 정국이가 팔짱을 낀 채 날 따라오고 있다. 석진 선배 앞에서 정국이가 생각나는 이런 내 모습이 머쩍어져서 괜시리 이가 다 보이게 씩 웃어보았다. 아까까지 생글벙글 내 앞에서 강아지마냥 웃던 녀석의 표정이 다소 좋지 않다. 무언가 고민을 하는 듯 싶었다.

 

 

마치 옛날로 돌아간 듯 정국이가 특유의 무심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까딱인다.

 

"뭘 봐. 이 아줌마야. 앞이나 봐."

 

"

 

"

 

 

 

 

 

안녕하세요. 여러분. 꽃길만입니다. ㅎㅎㅎ 너무 늦게 와서 죄송해요. 독방에서 놀다가 제 글을 기억해주신 독자님을 보고 빨리 달려왔습니다.ㅠㅠ 앞으로도 글을 빨리 빨리는 못 올릴거 같아요. 그래도 기다려 주실거죠? 부디 재밌게 봐주세요~ ㅎㅎㅎ 아! 그리고 댓글 하나하나 진짜 다 기억하고 있어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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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드디어 오셨네요... 흑흑... 사기충전하고 오신거라 믿을래요.. 근데 글씨 진짜 크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놀랐어요..
8년 전
꽃길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씨 큰가요??? 원래 12로 했었는데 안 보이실까봐 ㅋㅋㅋㅋㅋㅋㅋㅋ 줄일게요...쭈글쭈글 ㅋㅋㅋ
8년 전
독자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정국이 겁나 귀엽다 어떡하니 ㅋㅋㅋㅋ 강아지 ㅋㅋㅋ 정국이 장난칠거같은데?.?
8년 전
꽃길만
ㅋㅋㅋㅋㅋ 안녕하세요~^^ 정국이 강아지 같을때 진짜...하...
8년 전
비회원174.16
석진이가 나쁜놈이거나 정국이의 질투라든가 둘중하나인데ㅇ 와타시는 개인적으로 정국이의 질투이길하면하는마음이 ㅋㅋㅋㅋ.*
8년 전
꽃길만
역시 우리 독자분들은....
8년 전
독자3
어디가셨어요..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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