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 니 내가 만약 서울 가서 니 찾으면 어쩔래? 어쩔 건데?
― 너는 뭐 서울이 수만리처럼 좁은 줄 알아? 네가 날 찾으면? 그래, 소원 하나… 아니 세 가지 들어줄게.
― 니 이거 말 바꾸면 콱 마, 니 죽고 나 사는 기다!
2002년, 강원도 수만리 빨간 대문집 앞에서 투닥거리는 두 소년들 중 한 소년은 피부에 흠집 하나 없는 것이 꼭 여기 사람이 아니라고 증언하는 것만 같았고, 한 소년은 얼굴 하며 온몸에 드문드문 보이는 상처가 그의 고향을 증명해 주고 있었다. 그리고 2015년, 서울 한 터미널.
“더워 죽겠네……”
눈빛에서부터 흘러나오는 의지를 숨기지 못한 한 소년이, 갈색 바가지머리를 찰랑이며 핸드폰을 뒤적거리고 있다. 아 요즘 페북은 겁나 좋단 말이야. 예전에 자신에게 고백했던 은경이에게 메시지가 왔을 때는 그 어느 때보다 원망했던 페이스북이었지만, 이렇게 검색 기능을 제공해 주니 이보다 좋을 수가 없다며 감탄사를 남발하고 있었다. 그리고 동명이인을 제치고 마침내 찾은 하나의 프로필.
[박찬열, 현재 20세, 김종대학교 1학년]
“내가 너 찾는다고 했지, 서울쥐.”
사람의 의지에 색이 있다면 아마 이 소년의 색은 정열의 레드가 아닐까.
처음 도전해보는 찬백ㅋㅋㅋㅋㅋㅋ 많이많이 읽어주세요...... (구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