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쟤 누구냐?" "아 그게.." "난 태태인데 'ㅅ' 넌 모냐?"
민윤기의 당황스러운 눈과 그 시선을 피하던 내 눈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이 무슨상황인가 하니.. 그날도 그저 여느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날이였다. 분명 내가 들어간 회사는 보험회사인데 커피집에서 일 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아이러니한 회사에 출근하고. 청소하고, 커피돌리고, 심부름하고, 사람들에게 치다가 야근덕에 끊긴 지하철에 택시비가 아까워 터덜터덜 집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 내 자신이 한심해 애꿎은 돌만 열심히 걷어찼다. 입사한지 얼마안된 신입사원들은 다 이런일들을 견뎌가며 일을 하는걸까 아니면 내가 거지같은 회사에 굴러들어간걸까. 공부한답시고 학창시절에 친구관계에 연연하지않고 문제집만 붙들고있던 내가 원망스러웠다. 할 수 만 있다면 과거로 돌아가 과거의 나에게 화를 내고 싶었다. 너가 그렇게 원하던 삶이 이런거냐고. 어른들이 그렇게 말하던 성공의 기준이 이런걸까싶어 쓴웃음이 났다. 편의점에 들러 산 캔맥주 한캔과 육포를 들고 집앞 벤치에 앉아 청승맞게 맥주를 홀짝거리고 있을때였을까 갑자기 발에서 느껴지는 말캉한 느낌에 소리를 지르며 일어났다.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고 밑을 간신히 실눈으로 내려다봤을땐 소리지른게 무색한 똘망똘망한 눈을 가진 강아지 한마리가 있었다. 평소에 동물을 좋아하는지라 먹고있던 육포를 떼 주었더니 며칠 굶었는지 육포한조각을 한번에 삼켜버리고는 또 달라는 듯 뚫어지게 쳐다보는 강아지에 결국 육포 한봉지를 전부 주었다. 허겁지겁 육포를 먹는 강아지에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걸었다. "주인잃어버렸니?" 이젠 말 걸 사람이 없어서 강아지한테 말을 거는구나 김아미. 대답이 돌아올리없는 걸 알면서도 괜시리 기대를 했던 내가 바보같았다. 애도 아니고 강아지가 대답해주는 상상이나 하고앉았다니.. 한심하다 김아미. 얼른 들어가서 잠이나 자야지. 앉아있던 자리를 훌훌 털고는 일어나 갈거야? 라고 말하는 듯 한 강아지에 인사를 해주고는 떨어지지않는 발걸음을 떼었다. "강아지야 잘지내야해~ 주인 꼭 찾길바래. 그럼 안녕." 그 강아지를 내버려두고 돌아가려는데, 가로등아래 저를 쳐다보는 강아지가 마치 혼자남겨진 나같아서 발걸음을 멈추고 쳐다보고 있었을까 그 강아지가 흔들리는 내마음을 눈치챈건지 꼬리를 흔들며 내게 달려왔다. 놀라 발걸음을 옮기려던 내게 기다리라는듯 왕왕짖으며 달려오는 강아지에 결국 난 두손 두발을 들고 말았다. 이런식으로 나오면 데려올 수 밖에 없잖아 - ㅠㅠㅠㅠ 독방에서 강아지같다는 태형이 글들이 많이 올라오길래 자기만족용으로 (쓸쓸) 짧은 조각글을 써봤어요. 8ㅅ8 사랑스러운 태태 카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