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퇴폐,성공적(부제:선생과 제자의 관계란上)-
*이 글은 픽션입니다.*
BGM필수
또 시작이다. 저 시선. 내가 지금 왜 저 시선에 의식하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저건 우연한 시선이 아니라는거. 뚫어져라 나를 쳐다보는 전정국의 시선은 나의 모든 움직임을 감지하려는 것 같이 따라붙었고 나는 그 시선에 뭐하나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전정국은 내가 지금 가르치고 있는 학생으로 학교에 자주 나오지 않는 그런 문제있는 학생이다. 요즘들어 자주 나오는게 이상하지만 아,학교에 나오는게 이상하게 느껴지다니 이 정도로 전정국은 문제가 있는 아이이다. 그러나 학교에서 싸우거나 다툼없이 조용히 책상에 처박혀 잠을 자는 걸 보면 전정국에게는 문제아라는 단어는 굉장히 모순적이다. 어느 순간 부터 잘못된건지 전정국은 쳐박고 자야할 시간에 저렇게나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대체 나한테 왜 저렇는지 모든 행동에 긴장이 되고 나도 모르게 신경쓰게 되버렸다. 생각해보니 내가 왜 전정국 저 아이의 시선을 신경쓰는지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빨리 저 시선에서 벗어나고 싶은 심정이 굴뚝같다.
내가 가르치는 과목인 수학시간이 거의 끝날때 쯤은 나는 요즘 학생들이 공부가 싫어 수업이 끝나갈 때 환희에 차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든다. 담임이지만 종례,조회빼곤 보는 시간이 수학시간밖에 없었으니. 그래서 수학시간때는 전정국의 저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일까 빨리 수업이 끝나기만을 가끔..아니 자주 기다리곤 한다.끈질기게 따라붙는 시선은 긴장감을 같기에 충분했다.드디어 기다리던 수업종이 쳤고 나는 교실밖에 무언가 있는 사람처럼 빠르게 교실밖으로 뛰쳐나가듯 빠져나갔다. 교실밖으로 뛰쳐나가는 그 순간까지도 전정국의 시선은 내게로 향해있다는 건 언제나 느끼고 있었지만. 한숨을 쉬며 교무실에 와서 어떻게 하면 신경쓰지 않고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지 끈임없이 생각하고 있었을까 선생님들의 수다가 뒤에서 들려왔다. 들려온 이유는 전정국. 그 단어가 들어간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전정국 그 학생은 맨날 책상에 얼굴을 붙이고 잠만 쳐 자빠져서 잔다니까요"
"그래도 학교에 나오는게 어디에요~ 그래도 고등학교라도 졸업시키려고 하는건데"
"그래도 맨날 자니까 수업하는데 저까지 진이 빠지고 의욕도 없어지고 어휴"
어..이미 예상은 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전정국이 내 시간에만 내게 그렇게 끈질긴 시선을 보낸다는 것 말이다. 이상하게도 짜증도, 화도 나지 않았고 그저 전정국이 내게 왜 그렇는지 의문이 갈뿐이었다. 담임이어서 그런가? 담임이어도 전정국이 내게 그럴 이유는 없다. 아- 생각하기에 복잡하고 쓸데없어 대체 성이름 니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건데? 전정국에 대한 생각을 떨쳐내려고 해봐도. 전정국의 시선만큼 전정국 생각은 끈질기게 또다시 나를 따라붙었다. 젠장 걔가 뭐라고. 생각해보니 오늘은 보충으로 수학시간이 또 들은 날이었다. 미친거니 혹시. 제발 그 시간이 오지 않았으면 하며 전전긍긍하다가 벌써 시간은 빠르게 지나버렸다.
교실문을 열기전에 결심했다. 절대 전정국의 시선에 신경쓰지말자고 너는 선생이야 성이름 정신차려 본분에 열중하자.하며 교실문을 열었지만 안타깝게도 전정국의 저 시선은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식은땀이 나는 듯 했고 속이 거북하기까지 했다. 대체 쟤가 뭐라고.
"오늘은 자습하자"
역시 두시간은 무리다. 두시간동안 저 시선을 받아낼 자신이 없다 심지어 수업을 진행하면서 말이다. 역시 자습이라고 해도 절대 공부따위 하지 않는 전정국이다. 여전히 내게 시선을 두고 있는 전정국때문에 현기증이 날 것 같이 어지러워졌다 그렇게 혼자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을까.
"선생님 이 문제 모르겠어요"
"어 그래 지금 가"
다행스럽게도 내게 모르는 문제가 있다며 나를 부르는 남학생에게 다가갔다. 그 학생에게 다가가는 동안 끈질긴 전정국의 시선은 여전히 내게로 따라붙었다.차근차근알려주고 학생이 이해할 때 까지 설명해주곤 다시 교탁이 있는 자리로 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전정국이 옆자리에 있는 학생의 문제집을 휙.낚아채는 것이다. 옆자리 학생은 뭐냐는 표정을 지었지만 학교에 무서운 소문이 나고도 남은 전정국에게 아무말도 하지 못한채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다른 문제집을 꺼낸다. 그래도..공부할 생각은 있는건가. 드디어 전정국의 시선이 내가 아닌 다른곳으로 향하게 되었다. 와 이 해방감은 뭐지. 환희를 띄우며 다행의 한숨을 내쉬었을까 어디선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선생님"
"....어?"
전정국이었다.
"모르겠어요"
"어? 어.."
다행은 개뿔. 전정국은 모르는 문제를 알려주라 다가오는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고 나의 움직임에 따라 전정국의 시선또한 움직였다. 긴장된 발걸음으로 전정국에게 다가갔고 앉아있는 전정국의 바로 앞까지 갔을 땐 전정국은 나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무슨 문제 모르겠는데?"
애써 웃음을 띄며 묻는 내게 무표정으로 한 문제를 손가락으로 가르키는 전정국이다. 새삼 전정국의 손이 남자답지 않게 예쁘게 생겼다고 느껴졌다.곱게도 생겼네. 하나하나 긴장감속에 설명을 해주었고 간혹 가다 말을 더듬기까지 했다. 문제를 알려주는 동안 전정국은 문제.풀이를 보기는 커녕 내 얼굴만 빤히 쳐다보고 있다. 아 이 녀석을 진짜. 설명을 하면 듣는 척이라도 하던가.
"저기..정국아?"
"..."
포기다.쳬념한 마음으로 연필을 내려놓았다.
"이거 설명 다 했어"
"이것도 잘 모르겠는데"
.....연필을 다시 잡고 듣고 있지도 않는 전정국에게 다시 설명을 시작했다.내 말을 듣고 있는건지 아닌건지 내 얼굴만 빤히 보고 있는 전정국때문에 얼굴에 신경이 곤두서고 있다. 아..아까 화장 고치지도 않았는데 번졌나. 하며 별 생각을 다하며 겨우 설명을 끝내고 이젠 정말로 설명을 끝내려고 했다. 연필을 내려놓고 '알겠지? 이렇게 푸는거야'라고 말해주곤 발걸음을 떼려고 했지만 또다시 전정국은 내게 다른 문제를 질문했고 나는 절망감에 빠져버렸다. 물어볼거면 한꺼번에 물어보던가..그렇게 다시 전정국에게 다시 설명을 해주려고 빌어먹을 연필을 다시 바로 잡았는데 그 순간 뒤에서 다른 학생이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정국아 너는 계속 설명해줬으니까 다음 순서에 설명 해줄게"
다행이다.정말 다행이야.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연필을 내려놓고 그 학생에게 다가가려 했을까 전정국이 '쌤 잠시만'이라며 내게 자신에게 가까이 오라며 손짓을 했다. 당황한 나는 멀뚱히 서서 눈만 껌벅거리며 무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는 전정국과 서로 마주하고 쳐다보고 있을뿐이다. 껌벅거리고 있는 나를 보고 있던 전정국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순간 나의 팔목을 자신의 쪽으로 잡아당겼고 나는 그덕분에 몸이 앉아있는 전정국에게로 기울어서 숙여져 버렸다. 나의 귀와 전정국의 입술이 거의 닿을 것 같이 가까웠고 전정국의 숨결이 귀에 너무나 생생하게 느껴졌다. 갑자기 목소리가 귀에 파고 들었고 귀에는 숨결이 더욱 생생이 전해졌다.
"나한테만 설명해요"
"수업시간에"
"저만 보면서 수업해요"
***
생각만 해도 민망하고 얼굴이 벌게질 것 같은 그 일이 있었던 며칠 동안 나는 전정국의 시선에 익숙해졌고 그때 내 귓가에 속삭였던 전정국의 얘기가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나에 비해 여전히 자기 포커스를 유지하는 전정국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그냥 평소와 같이 나를 쳐다보고만 있을 뿐이다. 어쩌다가 수업을 하다 전정국에게 신경이 몰려있는 바람에 전정국과 눈이 마주치면 움찔하면서 시선을 다른곳으로 바꾸기 급하다. 그럴 때면 뭐가 마음에 안드는건지 미간을 찌푸리며 마음에 안든다는 표정을 짓고 나를 쳐다보는 전정국이다.
학교를 잘나오던 전정국이 또다시 학교에 결석을 하기 시작했다. 어쩐지 왠일로 학교에 잘나오더라. 며칠동안 오던 전정국이 또다시 결석을 하자 이상하게 나는 자꾸만 아침마다 전정국이 왔는지 찾게됬고 왜 안오는지 뭘하고 있는지 참견아닌 참견을 하게됬고 웃기게도 그 끈질긴 시선까지도 그리워진것만 같았다. 미친건지 지금 내 손은 전정국 집주소를 찾으려 학생 프로필이 쓰여있는 파일로 손이 가고 있었고 나는 끝내 전정국의 집을 알아냈다.
막상 알아냈지만 실행에 옮기는건 엄청나게 어려웠다. 찾고 찾아서 도착한건 한 오피스텔이었는데 굉장히 비싸보였다. 여기가 맞는지 다시 한번 주소를 확인할 정도로 전정국이 이런집에 산다는것이 정말 의외였다. 엘레베이터에 올라타고 층수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지금 무슨짓을 하고 있는거지. 전정국 집까지 찾아오더니 넌 선생이야 어쩌자고 찾아온거야. 이런 생각에 잠겨있는동안 이미 엘레베이터는 도착해버렸고 속으론 미쳤다고 하지만 내 다리는 이미 전정국의 집까지 걸어가고 있었다.
'띵동'
'띵동'
끝내 찾아온 집에 초인종을 눌렀지만 응답은 없었다 예상대로 나는 돌아가야만 했다. 그래 돌아가자 어차피 집에 없잖아.여긴 뭐하러 와서는. 돌아가려고 발걸음을 돌렸을 때 아쉬운감정이 너무 들어서 자꾸만 뒤를 돌게 됬다. 분명 누가 이 관경을 보면 웃기겠지 선생이 학생의 집까지 연락없이 찾아온것도 모자라 이 상황에 아쉬워하다니. 계속 뒤를 돌아보며 걷고 있었을까. 턱.무언가 딱딱한것에 부딪혀 버렸고 그바람에 나는 그것에 머리를 맞대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버렸다. 뭐지 싶어 고개를 드니 ..
전정국이 있었다.
"뭐하러 왔어요"
"..어 학교 왜 안나와..?"
"가세요"
"어..?"
뭐하러 왔냐는 말에 학교,왜 안나오냐고 물었더니 뜬금없이 가란다. 참나 내가 몇살이나 어른인데 지금 나한테 예의없이 가라니. 어이가 없음과 동시에 화도 났다. 평소엔 그렇게 쳐다보고 그랬으면서 찾아오니까 가라니 지금 밀당하는거야 이거?. 멀뚱히 서있는 나를 내버려둔채 나를 스쳐지나가 자신의 집에 현관비번을 치고 있는 전정국이다. 뭐 저런 새끼가 다 있어? 화가 나선 문을 열고 들어가는 전정국에게 달려가 전정국의 집으로 같이 들어와버렸다. 이런 나때문에 놀란 건지 커다래진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는 무심하듯 자신의 포커스를 유지하려 한다.전정국의 시선을 두려워하고 벌벌떨던 과거는 어디로 간건지 뻔뻔하게 신발까지 벗고는 거실 쇼파에 털썩. 자리를 잡고 앉아버렸다. 이런 나를 보곤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 전정국이다. 뭐 어쩌라고.
"가라니까"
"너 지금 선생님한테 반말하는거야?"
"어"
"너..너"
"어쩔건데"
쇼파에 앉아있는 내 옆에 가까이 앉아버리는 녀석때문에 당황했고 가라며 얼굴을 들이대고 무표정으로 말하는 녀석때문에 또다시 당황했다. 반말하냐며 욱한 듯 가까이있는 전정국에게 말하면 어쩔거냐며 얼굴을 더 가까이 하는 전정국이다.
"그..그나저나 학교에는 왜 안오는거야 출석수는 그래도 채워야 졸업하지"
"왜 뒤로 빼"
얼굴을 뒤로 뺴내며 전정국의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내 말에 왜 뒤로 빼냐며 얼굴을 다시 훅 가까지 대는 녀석이다. 이거..이거 미친거아니야? 아깐 들어오지 말라며 그러더니 들어오니까 아주 ㅂ..변태 짓을 하려고.. 점점 얼굴을 가까이 하는 바람에 나는 점점 뒤로 가려고 할 수 밖에 없었다.
"..저..정국아?"
당황해선 전정국의 이름을 부르면 갑작스레 나의 허리를 잡아서 뒤로 못 가게 하는 전정국이다. 센 악력이 허리를 타고 온몸에 전해졌다. 더이상 뒤로 가지 못하게 된 나는 그대로 다가오는 전정국을 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입술이 거의 닿을 거리가 되자 눈을 꼭 감았다. 선생이랑 제자.이딴 관계고 뭐고 이젠 상관없다.전정국을 좋아하는게 분명해졌다.말캉한 전정국의 입술이 닿았고 서로의 입술이 강하게 들어오는 전정국때문에 세게 맞대어졌다. 아랫입술을 살짝 무는 전정국 때문에 벌어진 입속에 들어온 전정국의 혀가 치아를 하나하나 핥아내기 시작하더니 입술을 잘근잘근 물며 괴롭히듯 키스한다. 서로의 타액이 섞이고 섞일수록 숨이 가쁘고 모자랄 수록 우리는 절정에 다달았고 결국 전정국이 떨어져주지 않을 것 같은 입술을 떼었다. 아쉬운 마음에 가쁜 숨을 고르며 눈을 뜨면 전정국은 내 앞에서 키스에 터진 입술을 매만지며 속삭인다.
"들어오지 말랬잖아요"
"덮치고 싶잖아"
-The End-
단편 시리즈 '발칙,퇴폐,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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