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2012년 런던 올림픽 배드민턴 남자 복식 부문 결승. 중국과 우리나라의 팽팽한 접전인데요."
"우리 팀 선수들, 정말 매끄러운 수비입니다. 아! 우리나라 선수의 스매시! 아, 아쉽습니다. 저걸 수비해내는 중국 선수입니다."
"역시 세계 랭킹 1위 선수답네요. 중국, 과연 쉽지 않은 상대입니다."
"현재 스코어 17 대 18로 중국 선수들이 한 점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세트 스코어는 1 대 1, 정말 팽팽한 접전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소리치는 해설과 캐스터의 목소리에 흥분이 잔뜩 묻어나온다. 배드민턴 사상 최초 올림픽 결승 진출로 지금 런던엔 어마어마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찬열과 백현이 무시하지 못할 부담과 압박감을 지닌 채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날라오는 셔틀콕에 집중을 하느라 몸을 잔뜩 웅크린 채 경기를 했더니 파스를 붙혀놓은 허리가 뻐근했다. 땀에 젖은 머리를 털며 코트 밖으로 빠져나온 백현이 힘겨운 숨을 쉬면서 벤치에 놓인 물병을 집어들어 마신다. 미간을 찌푸린 채 물을 마시면서 주먹으로 허리를 두들겼더니 찬열이 걱정스레 쳐다본다. 자기도 가쁜 숨을 내뱉으면서 괜찮아? 라고 작게 묻는다. 걱정스러움이 가득 묻어나는 얼굴에 고맙기도 미안하기도 했다. 이쯤이야. 백현이 싱긋 웃으면서 찬열을 바라보자 찬열 또한 백현을 보며 못 말린다는 듯 웃는다. 마주친 눈에는 서로를 향한 믿음이 가득했다. 백현이 찬열에게 입을 열었다.
"찬열아,"
"..."
"우리 꼭 이기자. 이겨서 금메달 따자."
경기장 안은 시끄럽고 어수선했다. 관중들의 응원소리와 옆에서 뭐라뭐라 지시하시는 코치님의 소리, 아직 옆에서 경기 중인 다른 선수들의 소리. 이 모든게 귓가에 왕왕거리며 울려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찬열과 백현의 눈엔 그들 밖에 보이지 않았다. 찬열을 올려다보는 백현과 그런 백현을 내려다보는 찬열. 이윽고 찬열이 환하게 웃음을 지어보인다. 까만 눈동자와 똑닯은 둥그런 머리통을 쓰다듬었다.
"그래."
"...흐흐."
"까짓것, 금메달 한 번 따야지."
장난스레 말하고 만지작거리던 백현의 머리를 툭 쥐어박은 찬열이 라켓을 챙긴다. 야, 그건 그렇고 우리 이제 다시 경기 시작이야. 헐, 뭐했다고, 벌써? 궁시렁대는 백현이 다급히 수건을 챙겨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는다. 어후, 야 빨리 들어와. 휘슬 불겠다. 벌써 제 라켓을 들고 코트 안으로 들어서있는 찬열이다. 존나 빠르네. . 실없이 웃은 백현이 고개를 도리도리 흔든다. 서둘러 라켓을 챙겨 코트 안으로 들어선다. 라켓을 제대로 쥐어잡고 자세를 잡은 백현이 고개를 옆으로 돌려 찬열을 바라본다. 동시에, 찬열도 고개를 돌려 백현의 눈을 마주했다.
"잘 해라."
"누가 할 소리를, 님이나 잘하세용."
누가 들으면 싸우는 듯 알만한 말을 서로 내뱉었다. 장난기 섞인 모습에 이내 푸스스 웃어버렸다. 땀 내음 가득한 경기장에 청량감 가득한 웃음이 살며시 번졌다.
삑-
경기가, 시작됐다.
작가의 말
원래 00편 없이 1편 썼는데 날라간게 자랑...빡쳐서 00편 쓴 건 안자랑...
보시는대로 배드민턴 국대 찬백이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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