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 지나가고, 윤기는 어쩔 수 없이 출근을 함. 오늘도 출근 안 하면 진짜 죽여버리겠다고 이를 가는 김석진 사장님 때문에. 지민이가 매준 넥타이 만지작 거리면서 현관을 나서는 윤기를 지민이가 퉁퉁 부은 눈으로 배웅해줌. 수박이 안은 상태로. 윤기가 걱정 되는지 나가는 순간까지 지민이한테서 시선을 못 뗌. 지민이도 윤기가 나갈 때까지 방긋방긋 웃고 있다가 문이 닫히자마자 올리고 있던 입꼬리 내리고 한숨을 푹 쉼. 그리고 수박이 한 번 내려다 보고 조심스럽게 품에 안음. 그런데 그 때 딱 띠링, 하고 문자가 울리는 거임. 지민이는 이 아침부터 누구지 싶어서 바로 핸드폰을 확인하러 가겠지. 그리고 수신인 확인하고 나서 놀람.
[잠깐 아이 데리고 올래, 아가?]
바로 윤기 부모님이었음. 생각도 못한 사람이라 당황스러워서 어떻게 답을 해야할지도 모르겠음. 머릿 속이 복잡해지니까 또 지민이가 불안할 때 보이는 버릇이 나옴. 물어뜯어서 피까지 보이는 손으로 핸드폰을 집어들고 답장을 보냄. 네, 지금 갈게요. 하고 문자 보낸 지민이가 식탁에 멍하니 앉음. 그러다가 시계 보고 급하게 움직임. 세수도 뽀독뽀독 하고 머리도 감았음. 준비하는 동안 수박이가 울면 어쩌지 했는데 침대에 누워서 돌아가는 모빌 보고 혼자 꺄륵거리는 수박이임. 지민이는 옷 단정하게 차려입고 수박이 데리고 집을 나섬. 나가기 전에 가스 밸브는 잠겼는지, 뭐 빠트린 건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도 함.
집 앞에 도착을 했는데 들어가지를 못하겠는 거임. 윤기 부모님이 지민이한테 차갑게 구는 건 절대 아님. 지민이랑 윤기가 갑작스레 임신 소식을 밝혔을 때도 그 누구보다 따뜻하게 감싸줬던 게 두 분이니까. 그래도 긴장되는 건 어쩔 수가 없음. 지민이가 윤기랑 결혼을 하고 나서도 자기 자신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지를 못함. 윤기 앞에서는 한없이 사랑스럽고 귀여운 지민이인데, 밖에 나가기만 하면 사람들 시선이 두려운 거임. 남자라고, 욕을 들을까 봐. 자세한 건 다음에 다루기로 하고. 지민이가 도착해서 자꾸 문 앞을 서성이니까 윤기 부모님은 이제 걱정이 됨. 안 그래도 아이 낳고 힘든 몸인데 오다가 쓰러졌나 싶어서. 그래서 윤기 어머니가 가디건 하나 입고 문을 열고 나오셨음. 그리고 수박이 안고 앞만 서성이던 지민이랑 눈을 딱 마주침.
흠칫 하고 굳어버린 지민이 보고나서도 아무 말 없이 웃어보인 윤기 어머니가 지민이 데리고 안으로 들어오니까 아버님이 반겨주심. 아가 왜 이리 늦게 와, 오다 무슨 일 있던 건 아니지? 하고 물어보시는데 지민이가 대답을 못했음. 앞에서 망설이다 못 들어왔어요, 할 수는 없고. 지민이가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낑낑대니까 엄마가 대신 대답해줌. 나가니까 저 멀리서 오고 있더라구요. 여보, 아이 좀 봐요. 하면서 주제를 돌림. 아버님이 사과한테로 시선을 돌리니까 지민이가 긴장 조금 풀고 숨을 들이쉼. 어머님이 어깨 토닥 거리면서 아가 힘들겠다, 좀 앉아, 하면서 소파로 이끎.
지민이가 잔뜩 굳어서 정자세로 앉아있으니까 두 분이서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봄. 편히 있어도 된다고, 긴장할 거 없다고. 긴장해서 수박이 포대기 꼬옥 쥐고 있던 손에 점점 힘이 풀림. 따뜻한 포근함으로 계속 감싸주니까 지민이도 이제 마음을 열기 시작하는 거임. 어머님은 또 그거 잘 캐치해서 지민이한테 말 걸고. 아가, 잠깐 안아봐도 될까? 하니까 지민이가 수박이 넘겨주고. 낯을 가리는 건지 간호사가 안아들기만 하면 울음 터트리던 수박인데 울지도 안고 잘 안겨있음. 게다가 눈 살짝 뜨고 코도 찡긋거림. 그거 본 어머님은 예쁘다고 엄마 미소 짓고. 옆에 있는 아버님은 티는 못 내고 힐끔힐끔 거리기만 하심.
어머님이 수박이 아버님한테 넘기고 지민이한테 말을 검. 임신하고 있는 동안 윤기가 잘 해줬니? 고 놈이 표현을 잘 안 해서 그렇지, 정이 많아. 그건 아가도 알지? 하면서 지민이가 불편해하지 않도록 계속 도란도란 이야기를 이어감. 느이 아버지는 엄마가 윤기 임신 했을 때 뭐 사다주지도 않았어. 자연스럽게 지민이한테 엄마라는 호칭도 써주심. 편하게 엄마라고 부르라는 말도 빼놓지 않고서. 지민이가 눈 맞추면서 이야기 잘 들어주니까 어머님도 신나서 막 얘기함.
그러다보니 시간이 벌써 점심시간이 된 거임. 그것도 모르고 있다가 수박이가 갑자기 울어서 시간 보니까 밥 먹을 시간인 거. 근데 급하게 나오느라 지민이가 분유고 뭐고 가지고 나오질 못함. 지민이는 젖이 안 나오니까, 아이가 분유를 먹어야 함. 또 입술 잘근잘근 씹고 있으니까 윤기 어머님이 그거 보고 입술 톡톡 건들여서 주의 주고 주방에 가서 물을 끓이심. 그리고 아이 안아들고 살살 달래셨음.
그리고 나서 안절부절 못하는 지민이한테 웃으면서 일러주심. 아가 온대서 이것저것 다 사놨어. 분유도 있고. 아, 신발도 샀는데 그건 이따 보여줄게. 하고 물이 끓는 소리가 들리니까 지민이한테 수박이 넘겨주고 부엌으로 향하는 어머님임.
물 온도도 잘 맞춰서 타온 분유를 젖병에 담아서 지민이 주니까 지민이가 능숙하면서도 어설픈 솜씨로 수박이한테 젖병을 물림. 배가 고팠는지 젖병 물려주자마자 잘도 먹음. 반쯤 먹나 싶더니 수박이가 젖병을 입에서 떼고 고개를 돌림. 애가 왜 안 먹지, 싶어서 지민이가 입 주위에 젖병 계속 가져다대는데 아이가 입을 안 벌림. 지켜보고 있던 어머님이 와서 수박이 입 주위에 손가락을 하나 대면서 말함. 이렇게 볼 같은 데 손가락으로 찔렀을 때 손가락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배가 고픈 거야. 지금은 배부른가 보다. 입이 짧네, 애가. 윤기도 어릴 때 그렇게 입이 짧았어. 아픈 거 아니니까 걱정 마, 아가. 신생아는 먹고 나서 토할 수도 있으니까 토해도 너무 놀라지 말고. 그렇게 어머님이 또 이런저런 지식들을 알려줌.
그 때 지민이 전화 벨소리가 울림. 놀라서 눈 똥그래지니까 어머님 아버님 둘 다 괜찮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임. 조심스럽게 핸드폰 꺼내서 받아드니까 윤기임. 아마 점심시간 되자마자 전화를 한 것 같음.
여보세요?
어, 뭐하고 있어.
나 지금 형 부모님 뵈러 왔어.
뭐? 네가 거길 왜. 아니, 옆에 엄마 있어?
윤기인 거 확인하고 스피커폰으로 해놓은 바람에 대화 내용을 다 들어버림. 어머님이 아들, 너무한 거 아니야? 엄마 서운해. 하니까 윤기가 당황함. 뭐, 뭐야. 박지민은 왜 불렀어, 이상한 말 한 거 아니지. 하고 지민이 걱정부터 함. 진짜 서운한 건지 어머님 목소리가 축 쳐짐. 엄마가 아가한테 무슨 말을 한다고. 퇴근하고 본가로 와서 아가랑 저녁 먹고 가 . 했더니 윤기가 뭐? 하고 되묻는데 어머님이 답도 안 하고 쿨하게 전화 끊어서 지민이한테 폰 돌려주심. 지민이가 폰 받아서 다시 주머니에 넣으니까 어머님이 환하게 웃으심. 아가가 사랑 많이 받는가 보구나, 윤기가 그렇게 챙기는 거 보면. 아, 아니... 네, 형이 많이 챙겨줘요. 고 놈 참, 장가 잘 갔네. 고마워, 아가. 다 네 덕분이야. 하면서 또 따뜻한 말들을 해주심. 내심 이런 따뜻한 가정이 그리웠던 지민이는 눈시울이 붉어짐. 어머님은 그런 지민이 안고 우리 아가가 맘 고생이 심하지. 괜찮아, 울지 말고. 엄마는 강해져야 돼, 아가가 엄마 보고 자라는 거니까. 힘들면 언제든지 와도 돼. 알았지?
윤기가 왜 그렇게 다정한가 했더니 다 부모님 보고 배운 거였음. 지민이가 헤헤 웃으면서 고개 끄덕이니까 머리 쓸어주시는 어머님임. 헤헤... 감사합니다, 하는 말은 마음 속으로 삼킴. 어머님은 이미 눈만 보고도 다 자기 마음을 들은 것 같아서.
오늘은 윤기 분량이 좀 적다 ;ㅅ; 그냥 자존감이 낮아진 지민이를 감싸주는 윤기네 다정한 가정이 보고 싶었어 다음 화에서는 윤기까지 같이 나올 것 같당 헤헤 좋아해줘서 다들 고마워 진짜로 아 글구 여기서는 편하게 말해줘! 내 욕심일지 모르겠지만 사랑둥이들한테 편하게 가까이서 소통하고 싶어 사랑둥이 = 독자 나머지는 댓글에서 얘기하자 ♡♡
아 오늘 구독료 0이라며? 그래서 50으로 높였어! 다음 날에 다시 수정할게♡♡
암호닉 신청한 사랑둥이들
민윤기내남편 현 매미 슙슙 설탕맛 333 딸기 39윤기 끼부림 카모마일 에어컨 무밍 침침 모니 꼬맹이 아콰 상큼쓰 찹쌀 수박맘 민슙 서울휴게소 군쥬님 태태침 패패 헤이호옹 사귀자 ☆☆윤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