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fess'
3
종인의 장단에 맞춰주며 지내온지도 벌써 스무밤이 다되어간다.
오늘 종인이 나한테 말해주길 내가 여길 온지는 벌써 일주일하고도 사흘째라고 했다.
난 침대에 누워 아무것도 없는 벽을 바라보며 과거를 떠올렸다. 종인과 난 고1때 같은 반이였었다.
그렇게 친한 사이도 아니였었고, 그냥 인사만 하는 그런 사이였다.
종인은 내가 알던 고1때의 모습과는 좀 많이 달라져 있었다.
**
학교가 끝난 화요일 오후 4시. 찬열은 종대와 같이 경수네 집으로 갔다.
경수네 집 앞에 도착했지만 여전히 조용하고, 아무도 살지 않는 것 같았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 현관 문 앞까지 온 찬열은 문을 두드렸다.
"경수야, 안에 있으면 대답 좀 해봐."
아무리 불러도 조용한 집안에 찬열은 다시 문을 두들기곤 문고리를 잡고 돌렸는데 문이 쉽게 열렸다.
찬열은 종대를 한 번 쳐다보곤 종대와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갔다.
"경수야."
"도경수-."
집 안을 다 찾아봐도 없는 경수에 찬열은 한숨을 쉬며 경수의 방에 들어가 주위를 둘러봤다.
방안에는 옷장과 책상, 침대 그리고 노트북 하나가 다였다.
찬열은 가만히 서있다가 의자에 가지런히 걸쳐져 있는 경수의 교복을 보았다.
그렇게 가만히 경수의 교복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을때쯤
종대는 거실로 빨리 오라는 듯 찬열을 다급하게 불렀다.
"이거..뭐야?"
거실로 나온 찬열은 표정이 급격히 찌그러진체 말을했다.
"나도..모르겠어. 잠깐 화장실 갔다가 나와서 둘러보고 있는데 앨범이 있길래 펴봤더니 이렇게 되있던데.."
서로 정적 속에서 찬열이 먼저 앨범을 잡아 들었다.
앨범이 들리자 안에선 여러장의 찢어진 사진들이 바닦에 쏟아져 나뒹굴었다.
찬열이 앨범을 하나하나 다 넘겨 보는데 종대와 찬열, 경수가 어렸을 때부터 찍었던 사진들과
요번에 찍은 지 별로 안된 사진들까지 모조리 싹 다 갈기갈기 찢어져 있었다.
찬열과 종대는 이걸 누가 찢어놨는지 모르니 일단 그대로 놔두고 경수의 집을 나왔다.
서로 오고가는 말도 없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
다음 날 학교에선 찬열과 종대는 어제 경수의 집에서 봤던 사진들을 얘기하고 있었다.
"어제, 그 사진들..누가 그래놨을까.."
"너랑 나랑 경수랑 찍은 사진들만 다 그래놨어."
".....누굴까. 경수는 진짜 어디로 간거고, 사진들은 다 뭘까."
"...후."
찬열은 한숨을 내쉬며 마른 세수를 했다.
종대의 말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도 처음이였다.
그 때 뒤에서 누군가 찬열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저기, 니가 박찬열이야?"
찬열은 왜그러냐는 식으로 되물었다.
"아, 누군진 모르겠는데 어떤애가 내 책상에 쪽지를 두고가서 봤더니,
너한테 도경수 찾지말라고 전해달라던데..?"
찬열은 벌떡 일어나 그 애의 멱살을 잡고 물었다.
"그게 누군데?"
"나,나도 몰라. 자고 일어났더니 책상 위에 올려져 있어서 봤는데 그렇게 적혀있어서 말해주러 온거야.."
그 애는 쫄았다는 듯 말을 하자 종대가 찬열을 말리며 진정해, 애도 모른다잖아. 하고 찬열을 말렸다.
찬열은 잡은 멱살을 풀며 쪽지를 보여달라고 했다.
그 애는 교복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어 반듯하게 접혀진 쪽지를 꺼냈다.
찬열은 빠르게 낚아채 쪽지를 폈다.
[2학년5반 박찬열한테 도경수 찾지말라고 전해]
찬열은 다시 쪽지를 접어 자신의 주머니 속에 넣고 자신에게 쪽지를 전해준
애한테 이름을 물었다.
"아, 난 2학년4반 김종인이야."
찬열은 알겠다며 방금 전 멱살 잡은 건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그만가도 된다고 말을 했다.
종인이라는 애는 괜찮다며 뒷문으로 걸어갔다.
찬열은 복잡해진 머릿속에 머리를 헝클이다 자신의 책상 위로 엎어졌다.
뒷문으로 나가는 종인은 옅은 미소를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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