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대 시점]
주변은 온통 어두컴컴했다.
한치 앞도 안보이는데 저멀리 무언가가 빛나고있었다.
뭐지? 주춤주춤 다가가보니 문이다.
이걸 열고 나가야하나?
손에 찬 느낌도 없는 금방이라도 파삭-하고 부서질것만은 문고리를 돌려 당겼다.
문을 열자 더욱 더 강한 빛이 날 반겼다. 순간적인 강렬한 빛에 눈가가 시큼했다.
멍하니 내 앞에 드리운 세상을 보는데, 어느 여인내가 눈앞에 수줍은미소를 머금고 쳐다보고있었다.
눈부신 빛을 헤치고 그 인영을 향해 한발자국 다가갔을땐 이미 난 경악하고말았다.
맙소사, 이 사람은.....
" 아이유다!!!!!!!!!!!!!!!!!!!!!! "
" 오실때까지 기다렸어요. "
분홍빛 홍조를 볼에 띈채 나의 아이유가 웃어보였다.
" 용대오빠. "
신이시여 이건 내면세계인가요 아니면..
" 보고싶었어요. "
당신의 장난인가요.
" 사랑해요. "
.......
신은 위대하다.
" 나도...나도 널, 사랑해. 하지만.. "
" 하지만 왜요? "
아이유가 토끼같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곤 물었다.
그렇게 쳐다보면 오빠 진짜 현기증날것같아..
" 우린 공인이야... "
마른침을 꿀꺽 삼킨채 겨우 목구멍에 걸렸던 말을 꺼냈다.
그러자 아이유가 활짝 웃으며 깔깔댔다.
" 그런건 상관없어요! 우리가 좋다는데 뭐가 어때요? "
그 말을 끝으로 아이유가 얼굴에서 웃음을 싹 지웠다.
그리곤 눈을 살짝 내리깔며 내게 다가왔다.
작고 아기같이 뽀얀 얼굴이 점차 가까워졌다.
허.허억. 심장이 두방망이질 하듯 크게뛰었다. 그래- 이유야 오빠도 모르겠다!
아이유의 앵두같이 붉은 입술을 내 입술과 포갰다.
이유야, 넌 어쩜 이렇게 좋은 향기가....좋은...
......??
" 일어났냐 이용대. "
뭐지 이건.
내 눈앞에 펼쳐진것은
내 입술과 하나로 합체가 된 이 물체는.
설마
" 내 발이 그렇게 좋냐. 아주 잡아먹을기세더만. "
" 이런 미친!!!!!!!!!!!!!!!!!!!!!!! "
기겁을 하며 뒤로 물러나다가 침대가장자리에 손을 헛디뎌 굴러떨어지고말았다.
바닥에 주저앉은채 멍떄리는 날 보던 재성이형이 '풉..하하하하!!!' 하며 박장대소를 했다.
나......나 지금 저 인간 발이랑 입맞춘거야??
" 아..아이유는? "
" 뭔 자다가 봉창두드리는 소리냐. 뭔놈의 아이유? "
이럴리가없어. 꿈이었을리가...
" 나의 사랑 너의 사랑 아이유 어딨어!! "
내가 오열하듯 애원하자 재성이형이 쯧쯧 혀를 찼다.
" 아이유던 아이셔던 없으니까 정신좀 챙기고 식당으로 내려와. 지금 국대선수들끼리 올림픽 폐막전에 같이 아침하기로 했으니까. "
멍때리는 날 보곤 한번 더 혀를 차더니 먼저 문밖으로 나가버리는 형의 뒷모습을 보며 점점 정신이 맑아졌다.
그니까 내가 꿈을 꾼거고 내가 뽀뽀한건 아이유가 아니라...무좀이랑 베프먹은 저 인간 발바닥이라고?!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미친듯이 자리털고 화장실로 달려들어가 연거푸 양치질을 해대며 입을 헹궈냈다.
" 으악 진짜 내가 살다살다 아이유랑 발이랑 헷갈리는 날이 올줄이야!!!! "
절규를 해보지만 이미 때는 늦은후였다.
***
" 크크큭 그렇다니까. 내가 아침에 깨우러갔더니 애가 비몽사몽해서 아이유 찾고있더라니까? "
내가 퀭- 한얼굴로 식당을 찾았을땐 이미 여러명이 모여서 식사를 하던중이었다.
그 중 재성이형이 여럿이서 신나게 얘기를 하는데 사람들이 테이블을 탕탕 쳐대며 연신 웃어대고있었다.
계속 아이유아이유-거리는게 왠지 불안감이 엄습했다. 저 인간 저거, 내 얘기하는거아냐?
" 근데 더 웃긴건, 내가 발로 툭 치는데 얘가 갑자기 내 발을 잡는거야- "
아니나다를까...그럴줄알았어 저인간!!!
" 그래서 왜이러나 했지. "
아- 안돼.
국대들사이에서 웃음거리로 전락할순없어!!!!!!!!!
" 근데 갑자기 얘가....우웁!!!!! "
해냈다.
내가 다가온줄도 모르고 신나서 떠들던 재성이형의 입을 내 손바닥만한 식빵으로 봉쇄해버렸다.
재성이형의 다음말을 기대하던 선수들이 갑작스런 나의 출현에 깜짝 놀란듯 멍- 하니 합죽이가 되버렸다.
" 하하- 형이 좀, 배가 고픈것같아서요. 원래 허기지면 헛소리를 자주해대서 하하하! "
그러곤 빵에 입구멍이 막혀 컥컥- 힘들어하는 재성이형을 팍! 째려봐주곤 다른사람들에겐 '난 잘못없소' 꽃미소를 날렸다.
가만있자, 나도 좀 앉아야겠다. 빈자리가....
올레- 찾았다!
빽빽하게 둘러싸여 앉은 테이블 사이로 한 빈자리를 찾아낸 나는 발걸음을 옮겨 털썩 앉았다.
아침부터 이게 무슨 멘탈폭격기람. 으씨..하필 그때 형이 들어올게뭐람.
속으로 투덜투덜대는데 앞쪽에서 시선이 느껴졌다.
누군가 아까부터 쳐다보고있는것 같은 느낌에 고개를 들어 마주보니, 어라 저거-
관심병자 기성용이다.
" 아-안녕하세요? "
어제 첫만남이 그다지 유쾌하진 못했던지라 꽤나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넸더니,
녀석이 홱 고개를 돌려버린다. 와...저런 싸가지를 봤나. 날 씹어?!
됐다 됐어, 근데 이 테이블은 왜이리 조용하냐.
뭐 좀있음 나아지겠지- 하곤 식빵을 물었다.
***
식사내내 어색한 공기는 별로 나아지지않았다.
다른 테이블은 성인남자들이 모여 왁자지껄 시끄러웠던 반면, 내가 앉은 이 죽음의 조는 뭔 입을 봉인한건지
묵묵히 다들 칼질만 하고있었다. 아나 진짜..불편해서 못살겠네.
이런 인간들사이에서 먹는 음식이 코로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대충 식빵을 깨작깨작 하다가 접시를 들고 일어났더니 시선들이 죄다 내게로 쏠린다.
기성용도 고개를 들어 날 올려다보았다. 얘들아 그냥 하던거하렴 갑자기 이런 관심 부담스러워.
흠흠- 헛기침을 하고선 의자를 밀어넣는데
" 야 앉아. "
날 개무시한 기성용이 앉으랜다.
이런 식빵...날 개쌩깐것도 모자라 또 반말퍼레이드.
" 나 다 먹었는데....요. "
퉁명하게 쏘아붙이려다가 기성용의 표정을보고 나도모르게 존대가나왔다.
새끼.....표정한번 살벌하네.
" 앉으라고. "
내가 개새끼냐 왜 자꾸 앉으래 시벌!
" 전 다 먹었다니까요! "
" 난 다 안먹었어. "
?
뭐지 그래서 너 다 안먹어서 뭐요?
이 새끼 혹시 관심병자를 떠나서 애정결핍자 뭐 이런거 아니겠지.
아니면 같이 밥먹을 사람이 없는건가 외톨이인건가.
혼자서 이런저런 추리를 해대는 날 보던 기성용이 말없이 같은 테이블을 공유하던
선수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고개를 까닥하는 기성용을 본 무리들이 잠시 멈칫 하더니
허둥지둥 접시와 식기들을 챙기곤 일어났다. 엥 어디가 니네!
우리 둘만 남기고 떠나간 무리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 고개를 앞으로 돌리니
기성용이 날 바라보고있었다. 아주 얼굴 뚫어지겠다....그만좀 쳐다봐!
" 왜요.. "
" 나 다 먹을때까지 기다려. "
와.
뭐 이런 무대뽀가 다있나.
" 아진짜, 절 얼마나 아신다고 갑자기 이러세요? "
" 니가 생각하는것보다 잘 알아. "
" 건 또 뭔....아 됐고요. 가겠다는 사람 붙잡는거며 어제 나한테 그런거며 진짜 이상하네! "
녀석의 대답을 요구하듯 빤히 쳐다보았다.
근데 이 새끼...몇초간 날 바라보다 다시 시선을 거두곤 옆에있던 잔을 들어 마신다.
또 또 또 쌩깐다!
" 저기요, 대답좀 해봐요. 왜그런거에요? "
대답을 강요하듯 허리를 숙여 녀석을 억지로 마주하는데 기성용 이자식 미동도없이 지할일만 한다.
" 아놔 진짜 답답해죽겠네!!! 혹시 그쪽 무슨 애정결핍 뭐그런...읍. "
순간 폭발할것만같은 마음을 담아 쏟아내는데 무언가가 내 입으로 쑥- 들어왔다.
뭐....야. 사탕?! 그것도 아주 익숙한.
" 그딴거 없어. "
눈 깜짝할새에 입을 봉쇄당한 나는 눈만 떙그랗게 뜬채 어버버-했다.
" 나 좋다는 사람 많다. "
헐.
가만보니 허세도 작렬이구만.
" 그런데.... "
갑자기 기성용이 내게로 손을 뻗었다.
멍-하다 갑작스런 녀석의 선공에 흠칫-하는데....엥? 어느새 입안이 허전하다.
뭐지 하며 고개를 들어올려 기성용을 바라보는데 조금전에 내가 물고있던 사탕을 지가 들고있다.
그리곤.
지 입에 넣었다.
" 난 한명이면 되는데. "
기성용이 말할때마다 사탕을 거머쥔 새빨간 혀가 살짝살짝 보였다.
" 기억이 조금 나빠도 괜찮아. "
식빵.
지금 쟤가 뭐라는거지
***
아ㅏㅏㅏㅠㅠㅠㅠㅠㅠㅠ
글은너무쓰고싶고 아이디어는 바닥을 치고
ㅠㅠㅠ전그저웁니다.............................................크흥ㄱ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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