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 쟤 39살 아저씨랑 연애한대
w.1억
"근데 모리 되게 귀여워하시겠다.. 모리 애교 많잖아요."
"…모리..가...? 그런가..? 못 봤던 것 같은데. 맨날 뿌뿌 이러긴 하는데.."
"그래요? 평소에 애교 많아서 인기 많아요. 뿌뿌 그건 1프로 보여준 건데.. 모리를 아직 잘 모르시네에~"
제니가 애교 많다고 하는 순간 아저씨가 나를 보았고, 나는 뻔뻔한 표정을 짓는다.
아니 뭐....일부러 안 보여주려고 그런 건.. 아닌..데... 흐..음... 뭔가.. 아저씨한테는 못하겠는..? 갑분싸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있다.
말로 설명을 못하겠어.. 그냥 뭔가 아저씨 이미지가 되게 차갑고 그래서 그런가.. 그나저나.
"둘이 좀 닮은 것 같은데. 분위기가."
"아, 맞아요 삼촌.. 저희 그런 말 많이 듣긴 들어요! 근데 우리 제니 예쁘죠 그쵸 그쵸 그쵸. 저보다 예쁘죠!?"
"응. 너보다 예뻐."
"…?"
"진심으로 묻는 거 아니었어?"
"…아니 맞긴 맞는데."
"농담이야. 둘 다 예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아니 왜 웃기만 해요?"
왜 웃기만 하냐며 가슴팍을 또 팍! 치면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꺽꺽 거리면서 웃는 것이다. 아니 이런..
그러다 아저씨가 테이블 밑으로 내 손을 잡으면 또 사르르 녹아버린다. 아유 난 단순해서 큰일이야, 큰일!!
그나저나... 뭐랄까.. 제니도 나한테만 말이 많지.. 다른 사람들 한테는 도도한 고양이가 따로 없다. 그리고 하정우 삼촌도...
"근데요.... 정우 삼촌은 뭐하세요??"
"앉아있잖아."
"아니이.. 직업이욬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웃기는 싫은데 나랑 개그코드가 좀 잘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 그냥 형사인데."
"형사요!?!?!?!?!"
"콧구멍 너무 넓어지는 거 아닌가."
"형사 처음봐서.. 죄송합니다.."
"괜찮아. 그럴 수 있어. 내 자리에 주지훈이 앉았으면 좀 놀랄만한 크기이긴 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좋아한다, 너."
"재밌어요 삼촌..처음엔 몰랐는데..."
"ㅋㅋ."
근데 뭔가 뭐랄까.. 아까 계좌번호 찍으라는 것도 그냥 장난 같았다.
제니 예뻐서 장난친 것 같고.. 내가 바라는대로 뭐랄까.. 막.. 여자로 보는 것 같지는 않고.. 그냥.. 예쁜 친구? 보는 느낌.
근데 뭐랄까.. 이 분위기는 내가 원했던 분위기가 아니었다. 너무...
"어우 요즘엔 술이 잘 안 들어가네.. 넌 요즘 왜 이렇게 술을 마셔?"
"아 고독한 생활을 달래줄 만한 건 술 뿐이랄까요."
"애늙은이 소리 하네.. 증말 ㅋㅋㅋ"
나랑 아저씨만 떠드는 느낌이다. 너무 어색하다, 너무! 너무 너무!! 아저씨도 그걸 느꼈을 거다.. 내가 눈치를 보니, 아저씨가 날 바라본다.
"야야 제니야 교수님이 우리 진짜 좋아하시지! 막 시험 못 봐도 예쁘다고 하시지이!!"
"어? 아, 맞아. 엄청 좋아하시지."
"거봐요. 아저씨가 못 믿는다니까? 진짜.. 제가 얼마나 인기가 많은데요. 우리과에 어떤 남자애도 저 좋아해요. 그치 제니야!"
"맞아여 ㅋㅋㅋ 걔 잘생겼어요 심지어."
"그래서 엄청 좋았겠네. 그치."
"아, 좋은데 뭐 어쩌겠어요. 남자친구가 있네~? 어휴.. 아쉬워라."
"ㅋㅋㅋ야 인마."
"ㅋㅋㅋㅋㅋㅋㅋㅋ왜요오오!!"
"한눈 팔면 주거."
"아저씨 손에 죽는다면 하앍."
"어우 이상해 얘."
"삼촌! 제가 이상해요?"
"…응. 엄청."
"하....삼촌까지..저를..배신하다뇨..."
또 우리만 얘기한다, 또.. 뭔가 도도한 제니와, 솔직하면서도 덤덤한 정우 삼촌과는 절대 절대 이어질 수도 없고.. 대화도 맞을 수 없다는 생각에 나는 고갤 저었다. 그냥 포기다.
"저 진짜 죽을 뻔 했어요..허흑..."
"ㅋㅋㅋㅋㅋㅋ고생했어. 여태동안 너 이렇게 말 많은 거 처음봤어."
"아니 아무도 아무 말도 안 하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럼 어떡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모리 입 아포! 계속 혼자 떠들어서 입 아포오~~"
"^^ 계속 아파."
"아앙!!!!"
"이리와봐."
뽀뽀 해줄 것 같아서 우우~ 하고 다가가면, 아저씨가 내 입술을 챡챡- 치기에 허어얼! 하고 울상을 지으면, 뒤늦게 입술에 짧게 뽀뽀를 해준다.
이잉 깍쟁이~ 하고 어깨를 톡- 주먹으로 치면 아저씨가 콧방귀를 뀌고선 욕실로 들어간다.
오늘은 제니 집에서 잔다고 하고 아저씨 집에 외박하기로 한 날!!!!!!!혼자 소파에 앉아서 다리 덜덜 떨면서 영화를 고르는데 제니한테서 카톡이 온다.
[집 갔냐? 즐데중?ㅋㅋㅋ]
- 웅 ㅋㅋㅋ근데 오늘 재미 없었지...ㅠㅠㅠㅠㅠㅠ
[아냐 그냥 너 애인분도 볼겸 간 건데 뭐.. ]
- 하정우 삼촌은??
[그냥 그래.]
- 아 구랭..? 재미 없어???
[재밌는 것 같기도 하고..]
- 그렇군.. 난 재밌었는데....
[ㅋㅋㅋ너 스타일이긴 해.. 근데 확실히 너 애인분이 너 되게 아끼는 것 같더라]
- 그래..?
[계속 봤는데. 챙겨주고 그러던뎅]
- 헤헤헤헤헿헿ㅎ
[ㅋㅋㅋ헤헤헿은 무슨ㅋㅋㅋㅋ 야야야 나 옷 살 건데 봐주랑]
- 보내바 ㄱㄱ
제니도 별로랜다... 별로... 저 대답은 별로라는 뜻... 그냥 포기하자.. 정우 삼촌도 별 생각 없어보이니까.
괜히 자리 만들었다 싶어서 한숨을 푹- 쉬었는데. 아저씨가 문을 열고서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서 내게 말한다.
"모리씨."
"넹?"
"수건 좀 갖다주실래요~"
"넹~"
넹- 하며 건조대에서 수건을 챙겨 아저씨에게 건네주는데.. 괜히 벗고 있는 모습에 두근거려 힐끔 보려고 하니, 아저씨가 웃으며 '변태야?'하더니 문을 닫아버린다.
이이이잉 안 본지 오래 돼서 기억도 안 나네!!!! (3개월 만나면서 관계를 4번도 안 해봄)
아니 근데 왜냐고?? 오ㅐ냐고 물은다면......뭐랄까... 난 진짜 무진장 변태인데.. 아저씨가 먼저 분위기를 잡기 전까지는 하자고 못한다.
나름 내 성격이 솔직하고 적극적이긴 한데.. 뭔가 그런 민망한 부분에서는.. 감히 못 나대겠다.. 아저씨가 보기엔 내가 너무 쪼렙이 나대는 것처럼 보일 까봐...?
그리고.. 부끄러워서 불 끄고 해서 몸도 제대로 못 봤는데..... 그래도 상의 탈의한 거는 많이 봤어서! 몸이 좋은 건 다 안다!! 으헤헤헤헿ㅎㅎㅎ헿ㅎ
"뭐해? 문 앞에서. 진짜 변태야?"
와 나 아저씨가 샤워하고 나올 때까지 앞에 서서 아저씨 몸 상상하고 있었ㄴ..ㅔ...?ㅎㅎ
"근데요. 아저씨 아저씨."
"왜."
"쟈갸워! 왜냐니! 왜앵~? 이래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빨리!!"
"왜앵."
"아저씨는 질투 안 해요?? 질투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질투 하지. 티를 안 낸 건데."
"왜요??? 언제 질투 했는데?"
"그때 꽃집 앞에서 남자한테 웃어주면서 얘기할 때."
"꽃집..?"
"응."
"아니 그건 할아버지가 길 물어봐서;;"
"ㅋㅋㅋㅋㅋㅋㅋ."
"ㅡ_ㅡ.."
"ㅋㅋㅋㅋㅋ말 했잖아. 밥 까진 괜찮은데. 술은 안 돼. 나도 널 믿으니까 밥 먹어도 이해 해주는 거야."
"……."
"네가 다른 짓은 안 할 거 알고, 네 친구면 너 따라 착한 친구일 거라 생각하니까."
"이이이잉ㅇ 모야아앙아~~"
머야앙~ 해지마아아~ 그런 멘트 해지 마~~~~ 하며 또 장난을 치면, 아저씨가 우웩- 하고 토하는 시늉을 하는 것이다.
충격 먹은 표정으로 아저씨를 보다가도 나는 다시 아저씨 품에 파고들어 이이잉ㅇ- 한다.
"이게 애굔가?? 제니가 말한 애교?"
"아저씨 이게 귀여워보였어요?"
"아니."
"그럼 애교 아니야."
"아~"
"뭔 아~예요 진짜 짜증나아!!!!"
"아니 그럼 제대로 된 애교를 보여줘봐."
"아니 그건..."
"그건."
"창피해요... 못해."
"아니 내 앞에서 막춤도 추는 애가 뭘 창피하대. 얘 이상해."
"부끄로. 모리 부끄로................아몰랑!"
아몰랑! 하며 아저씨 볼을 잡고 찐~~하게 뽀뽀를 하니, 아저씨가 진짜 기겁하며 나를 바라보기에 뭐요!! 하고 장난으로 짜증내면, 아저씨가 웃는다.
어이없죠? ㅋㅋㅋㅋ나도 어이없어욬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저는요! 아저씨가 질투 많~~이 해줬으면 좋겠어."
"요즘 자연스럽게 말을 놓는다?"
"요."
"왜 질투를 해줬음 좋겠는데."
"아저씨가 질투를 너무 안 해요. 더! 사랑받는 느낌을 받고 싶다!!"
"나 질투하면 장난 아닌데."
"오!! 좋아요! 그런 거!!!! 해줘요!!"
"진짜?"
"네!!"
"그래. 해줄게. 내가 39년 동안 숨겨왔는데."
"아니.........39년 동안!?!?!? 허억..헤에에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게 반응 하지 말라고 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헤헤헿."
다음 날...
아저씨랑 고기를 다 먹고 고기집에 있는 아이스크림을 퍼 먹으려고 했을까.
"이모! 저도.. 아이수쿠림.."
"아이스크림 퍼주까요~~~? >3<"
"녜!!"
4살 정도 돼 보이는 남자 아이가 내게 아이스크림을 퍼달라고 했고, 나는 우쭈쭈- 하며 아이스크림을 푼다. 근데...
"이모리."
"에?"
"왜 남자랑 얘기 해. 혼날래?"
"?"
"아이스크림을 왜 퍼줘. 쟨 손 없어?"
"??????????????????"
"야 아가야, 네가 직접 퍼먹어. 넌 이거 먹고."
넌 이거 먹으라며 아이스크림을 퍼서 내 손에 쥐어주는 아저씨에 너무 어이없고 당황스러워서 한참 바라보면
아저씨가 '뭐' 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곧 고기집에서 나가버리고.. 나는 아이에게 머쓱하게 웃어보이고선 아이스크림을 손에 쥔 채로 아저씨를 따라 나간다.
"아니 뭐예요오오오!! 4살 짜리 애기한테에!!!!!"
"4살 짜리 애기는 남자 아니야?"
"아니이!! 아이스크림! 퍼달라고 해서 퍼준ㄱ.."
"애스퀨 퍼뛜뤠~"
"아;;;!!!"
"빨리 와 이씨."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귀여워 죽겠네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질투 해달랬더니 유치하게 진짴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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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어기 내일도 또 오께요 ^ - ^ 뿌뿌 !!!
짧았던 것 같네에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