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llow Rose
W. 뚜
上
10살 그 어린 나이에 난 내 부모를 살해 하고 집에 불을 질렀다. 두려움과 죄책감은 들지 않았고 고로 숨으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피투성이의 몰골로 난 동네를 돌아다녔고 아무도 날 의심 하지는 않았다. 마냥 어리고 순수해보이는 날 의심 하기에는 내 부모는 너무 쓰레기 였으니까. 난 그저 부모를 잃은 불쌍한 아이로 보여질뿐 이었다. 나는 그런 날 아무도 의심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세상을 속이고 사람들을 입 속의 혀 처럼 갖고 노는건 어렵지 않은 너무나 쉽고 즐겁다는걸 난 일찍 깨달았다. 이런 나의 어린시절은 거짓과 교만, 욕심, 자만, 집착, 허영심 으로 가득 들어차 다른 부분들이 들어올수 없게 만들었다. 하지만 내 검은 속내를 알아차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알아차릴리 없었다. 정말 운이 좋게도 나는 잘생겼다. 내 겉모습에 사람들은 다 속았다. 딱히 노력을 하지 않아도 다들 속아 주었다. 꾸며진 웃음과 친절에 그들은 너무 쉽게 넘어왔다. 세상은 이렇게나 쉽고 만만한것들 투성이 였다. 하찮다. 이 세상에 계급이 없다는건 참 슬픈 일 이었다.
그 어리고 힘 없던 약하디 약한 김명수는 이제 없었다.
* * *
" ... 명수야. "
실수. 21년간 완벽한 내 삶의 오점. 난 그날을 너무나도 후회 한다.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지만 확신이 없는 목소리. 막 다시 내려치려던 발을 내린 명수는 얼굴에 흘러내린 땀을 닦아내며 고개를 돌렸다. 마주친 얼굴은 같은 과 선배 성규 였다.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표정 으로 명수는 선배ㅡ. 하고 성규를 불렀다. 성규의 표정을 잃을 수 없는 명수는 금방 이라도 이 남자 처럼 성규도 같이 때려 눕히고 싶었지만 꾹 참고 성규의 앞 으로 걸어갔다. 알수없는 표정. 명수가 왜요? 하며 성규를 쳐다보았다. 마치 성규의 표정은,
" 명수 아니잖아. "
마치 봐서는 안될걸 본 사람 처럼 마주친 장면을 부정을 하는 얼굴 이었다.
" 나 맞아요. "
" ...... "
백팩의 끈을 쥔 성규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게 보였다. 아ㅡ 진짜. 설마 선배 신고 하려고요? 미소를 띄는 명수에 소름이 돋은 성규가 시선을 피해 쓰러진 남자를 보았다. 이미 정신을 잃어 보이는 남자는 성규도 아는 얼굴 이었다.
" 너...! "
" 귀찮게 하잖아요. "
마치 투정을 부리는 아이 처럼 말하는 명수에 성규는 할 말을 잃었다. 자신이 아는 그 김명수가 아닌 이상한 사람으로 보였다. 쓰러진 사람은 같은 과 복학생 이었다. 명수는 성규의 어깨를 살짝 쥐고 서는 끌어 당겨 안았다. 선배는요. 알죠? 날 이해할수 밖에 없고 그래야만 한다는걸. 명수의 몸에서 땀냄새와 섞인 비린 피내음이 살짝 올라왔다. 술냄새도 담배냄새도 없었다. 김명수는 바른 학생 이었다. 의심할 여지도 없는.
" 그래도 이건 분명ㅎ..., "
" 아니요. "
" ...... "
" 이 상황에 분명해야할건 선배가 날 좋아한다는 사실. 그거 하나죠. "
명수의 말에 성규는 명수의 품 에서 빠져 나오려고 했지만 자신보다 더 힘이 센 명수에 그러지를 못했다. 알고... 있었어? 하는 떨리는 성규의 목소리에 명수는 그저 성규의 어깨에 얼굴을 뭍을 뿐 이었다. 그럼요. 내가 누군데.
" 비밀로 해요. "
" ...... "
성규를 품 에서 때어낸 명수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웃어 보였다. 근데 그거 알아요? 저 새끼 형 좋아했던거. 명수가 성규의 손을 잡고 천천히 성규의 얼굴을 향해 다가갔다. 그래서 너는 비밀로 해야 하는거예요. 난 내거에 눈독 들이는거 되게 싫어해서. 부드럽게 닿는 입술에 성규의 눈이 감겼다. 거 봐. 이렇게나 쉽다니까?
* * *
" 너 어제 왜 안나왔어? "
" 어? "
" 나 보고 과제 도와달라며. 일부로 약속도 깨고 나갔더니 넌 오지도 않고. "
아ㅡ 미안. 미안하다는 성규의 목소리 끝이 조금 떨렸다. 완벽한 김명수는 없었다. 어제 그런 광경을 목격 하고 김명수는 자신이 저를 좋아한다는걸 안다면서 키스를 하더니 모텔로 끌고가 관계를 맺었다. 순식간 이었다. 기분이 좋다거나 설레거나 하지는 않았다. 자신의 성적취향이 남들과는 다르다는걸 일찍이 알고 있었지만 김명수도 그럴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김명수가 쓴 가면을 벗겨내고 싶었다. 분명 어둡고 더러운 비밀이 여러개 있을게 뻔 했다.
" 어? 너, 목. "
" 목? "
" 모기 물렸어? 빨개. "
" 어? 어, 어. 방충망을 안치고 잤더니. "
" 하여간 김성규. "
우현이 성규를 보며 혀를 차다가 근데 모기 맞아? 좀 모양이... 한다. 놀란 성규는 아냐, 하며 손 으로 목 부근을 가렸고 우현이 아니면 말고, 라며 어깨를 으쓱 했다. 하지만 눈길이 가는건 사실 이었다. 모기? 우현이 속으로 헛웃음을 쳤다. 이게 어딜봐서 모기야, 이건ㅡ,
" 키스마크네. "
우현의 정수리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명수 였다. 성규 형 그렇게 안생겨서 은근 그러네요. 하는 명수에 성규가 아랫입술을 짓이겼고 우현은 무슨 소리 냐며 명수를 밀었다. 어, 그럼 내가 은근 그런 사람이 되는건가? 애 처럼 웃는 명수에 성규는 말이 없었고 우현은 그래, 니가 까진거야. 하며 명수를 보냈다.
" 나 쟤 보면 은근 기분 더러워. "
" 왜. "
" 욕하려는건 아닌데, 좀 소름 끼치지 않아? 지가 무슨 부처도 아니고 맨날 허허 대는게 좀 구린게 있단 말야. 안그래? "
글쎄... 하던 성규가 먹던 커피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먼저 일어났다. 명수의 눈이 조용히 우현과 성규를 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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