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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랩민슙] Midnight in Paris 3 | 인스티즈







Midnight in Paris 3

w. 지젤











종일 계속된 연습으로 또 종아리 근육이 뭉친 건지, 티 나지 않게 절뚝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물론 남준의 급한 마음에는 턱없이 부족한 속도였지만. 아무리 조심스럽게 걸어도 손을 잡고 걸으니 뒤뚱거리는 내가 느껴졌나 보다. 느린 내 걸음을 맞춰 걷던 남준이 고개를 내려 내 다리를 쳐다봤다. 



다리 아파? 선이 굵은 눈꼬리가 약간 아래로 쳐졌다. 대답 대신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괜찮아. 괜찮다는 대답에도 여전히 걱정스러운지 오른발을 질질 끌며 걷는 내게서 눈을 못 떼더니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주저앉는다.






"업혀."

"여기서 집까지 걸어서 30분이야. 알아?"

"업혀 빨리."

"집 앞에 계단은 어떡하려고!"

"너야말로 이 다리로 그 계단 어쩌려고?"



하나도 안 무거우니까 얼른 업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엉거주춤하게 서 있던 내 팔을 잡아끌어 제 목에 두르더니 정말 전혀 무겁지 않다는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남준이다.

야 거기 계단 못해도 100개야! 등에 업힌 채로 다리를 동동거리자 쓰읍- 하며 짐짓 낮은 목소리를 낸다. 안 그래도 목소리 굵은 애가 낮은 목소리 내니까 더 무섭잖아..






-


물가가 비싼 파리에서 가난한 학생이 집을 얻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파리 국립 고등 예술학교(Les Beaux-Arts de paris, 에꼴 데 보자르). 


난다 긴다 하는 애들이 모인 학교에 들어가기도 힘들었는데 들어간 이후가 문제였다. 첫 학기는 여차저차 어떻게 학교 근처 친구 집에서 얹혀 자고 아무도 없는 연습실에서 몰래 침낭을 깔고 자고 했다. 그렇게 사는 것도 지칠 무렵, 어쩌다 정말 작은 원룸 하나를 싼값에 얻게 됐는데 웬걸. 집주인 아저씨가 상변태였다. 어쩐지. 에꼴 데 보자르 학생이라고 추켜 세워 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잘 지내고 있냐며 수시로 문을 열고 들어올 때는 소름만 돋고 말았었는데 월말 평가 준비로 12시가 넘어서 집에 들어왔을 때였다. 물에 흠뻑 젖은 스펀지마냥 몸이 노곤해 겉옷만 대충 벗고 침대에 누워 깜박 잠이 들었더랬다. 정신없이 잠에 취해있는데 뺨을 쓰다듬는 차가운 손길에 눈을 떠 보니 아랫도리를 허옇게 내놓은 집주인이 뻘건 눈으로 자위하고 있는 걸 보고는 그날로 당장 집을 나왔다. 




 아우- 그때 생각하니까 또 소름 돋아. 남준의 등에 매달려 몸을 부르르 떨자 아무 말 없이 걷던 남준이 추워? 한다. 하도 비싼 집세, 언덕 위가 조금 더 싸다길래 언덕 위로 결정했는데 가끔 연습이 끝나고 이렇게 다리가 아플 때면 괜히 언덕 위로 했나 싶을 때도 있었다. 그치만 야경이 끝내주는걸. 어느새 시야에 들어온 아파트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돈 아껴서 빨리 슈즈 새로 사야지.








-


집에 들어와 조심스럽게 소파에 날 내려놓더니 왔다 갔다 정신없이 몸을 움직이는 남준이었다. 아니 뭘 하는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날 다시 밀어 소파에 앉히더니 입고 있던 후드티를 팔꿈치까지 걷고선 라디에이터를 켜고 주전자에 물을 담아 렌지 위에 올리느라 바쁘다.



대체 뭘 하는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따라다니며 확인하기엔 연습에 시달린 몸이 피곤해 남준이 시키는 대로 소파에 축- 늘어져 있었다. 몸이 차가우면 부상의 위험이 큰지라 언제 어디서나 항상 몸을 따뜻하게 하는 버릇이 들었는데 이 집은 예전 집보다 볕이 잘 들지 않아 조금 더 쌀쌀했다. 몸에 열이 많은 남준은 언제나 반팔, 혹은 얇은 긴 팔만 입고 돌아다녔지만. 




더운 걸 싫어하는 남준이지만 집에 들어오면 제일 처음 하는 일은 바로 난방기구를 켜는 거였다. 


치익- 라디에이터에서 따뜻한 김이 나오고 냉기가 서렸던 방에 어느새 훈훈한 기운이 감돌았다. 옷을 팔꿈치까지 걷고는 대야에 따뜻한 물을 받아온 남준이 소파에 널브러져 있는 내 팔을 잡아끌었다. 똑바로 앉아봐. 몸을 일으켜 똑바로 앉자 제 허벅지 위에 내 발을 올리고는 천천히 두꺼운 양말을 벗겨낸다.




"으아- 박지민 발냄새!"


조심스러운 손길과는 다른 말투. 이게 진짜! 부드럽게 손길을 피해 발을 옆으로 빼고는 손을 뻗어 남준의 어깨를 찰싹 때렸다. 뭐 발 냄새? 죽을래? 게슴츠레 눈을 흘기자 껄껄 아저씨처럼 웃으며 내 발을 다시 잡아채 제 코에 가져다대는 남준이다. 


아이 우리 지민이 발냄새는 당연히 꼬숩지~





왼발과 오른발 모두 따뜻한 대야에 집어넣더니 잽싸게 일어나 화장실에 다녀온 남준의 손에는 큰 바스타올과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주전자가 들려있었다. 



"맨날 이렇게 아파서 어떡하냐."


좀 전까지 장난치던 말투와는 사뭇 다른 다정한 목소리. 입고 있는 청바지가 젖는 건 신경도 안 쓰고 제 다리 위에 물에 젖은 내 오른발을 올려놓은 남준이 두툼하게 깔아놓은 바스타올 위로 뜨거운 물을 천천히 부었다. 뜨거운 열기가 조금 사라지길 기다리며 내 발목을 부드럽게 마사지하더니 뜨겁지도 않은지 타올을 들어 살짝 부어오른 복숭아뼈와 발가락 위로 타올을 크게 덮는다.



"발도 작은게.."


한껏 집중했는지 입을 살짝 벌리고서는 내 발목을 부드럽게, 하지만 조금 힘을 주어 주무르는 남준에 설핏 웃음이 나왔다.



"발레리노한테 발이 생명이라더니, 무슨 발을 이렇게 험하게 다뤄."


사돈 남 말 하네 김남준. 소파 위에 올려놓은 팔을 들어 팔짱을 끼고는 소파 깊숙이 등을 기댔다.




"그러는 넌. 피아노 치는 사람한테는 손이 생명 아냐?"

"...그렇지?"

"그런 사람이 무슨 손을 이렇게 막 쓰냐? 남 발바닥이나 만지구."


발레를 하는 사람에게 발은 생명이다.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도, 두꺼운 양말을 신는 것도, 방바닥에 굴러다니는 야구공, 골프공도 전부 발을 위한 것들이었다. 그래. 발레를 하는 내게 발이 생명이라고 쳐. 그럼 넌? 피아노 치는 사람이 손 그렇게 막 써도 되는 거야? 내 발만큼 중요한 손임을 알기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 남준의 손에서 발을 빼냈다. 연습이 끝나고 오면 남준은 자주 내 발을 마사지해주곤 했다. 그래서 항상 더 미안했다.




에꼴 데 보자르. 파리 국립 고등 예술학교. 배출한 예술가가 몇 명인지 손으로 다 셀 수 없을 정도로 유명한 명문 예술 학교. 입학도, 학칙도, 수업도 졸업도. 모든 것이 빡빡한 학교다. 저마다의 분야에서 최고를 꿈꾸는 학생들 틈에서 남준은 마치 꿈이 없는 사람처럼 굴었다. 콩쿨에서도 월말 평가에서도, 다른 누구보다 월등한 성적을 내는 유망한 학생이었지만 정작 남준은 클래식에는 관심이 없어보였다. 아니, 아무런 감흥이 없어보였다.




"네가 남이야? 그리고 이게 왜 손을 막 쓰는 거냐? 완전 제대로 쓰는 거지."


남준은 바닥에 아무렇게나 내려놓은 내 발을 들어 다시 제 다리 위에 올려놓고는 부드럽게 아킬레스건을 문질렀다.







"네 발이 내 손이야. 그러니까 함부로 다루지 마."



고개 숙인 남준의 결 좋은 검은 머리를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내 발이 제 손이라니. 그다운 말에 가슴 한 켠이 뭉클해졌다. 소파에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켜 내 발에 온 신경을 집중한 남준의 뺨을 두 손으로 감싸 올리고는 그 까만 눈동자에 눈을 맞췄다.








"남준아."

"...."

"..사랑해"



조금은 놀란듯한 남준의 얼굴에 천천히 미소가 번졌다. 천천히 몸을 일으켜 내 입술에 입을 맞추는 남준이었다. 









나도-. 맞닿은 입술 새로 다정함이 묻어나왔다. 파리의 가을이 오고 있었다.





















------


에꼴 데 보자르 (파리 국립 고등 예술학교)

: 음악, 미술, 무용을 가르치는 파리 국립 고등 예술학교


-> 실제 에꼴 데 보자르는 순수 미술만을 가르치는 학굔데 극중 배경으로 딱이어서 이름만 따왔다고 보면 될 것 같아






지민이와 남준이 모두 에꼴 데 보자르 2학년(20살). 남준이는 피아노과 지민이는 발레과.




지민이는 2살때 프랑스로 입양된 입양아야. 프랑스인 부모님은 지민이 어릴적 사고로 돌아가시고 양 조부모님 밑에서 자랐어. 입양아지만 양 조부모님이 많이 사랑해주셔서 배우고 싶은 발레도 배우고 잘 자랐지. 아. 물론 네 뿌리를 잊지 말라며 한국어를 직접 가르쳐 주셔서 한국말도 잘하는 지민이야. 이제는 조부모님도 돌아가시고 혼자가 된 지민이는 노력해서 에꼴 데 보자르에 입학하게 돼. 욕심도 많고 사랑도 갈구하는 성격이야. 연습벌레. 4년 교육과정인 에꼴 데 보자르에서 현재 2학년. 발레를 하기엔 약간은 작은 키지만 비율이 좋아서 문제없이 하고는 있어. 하지만 걱정이 참 많은 지민이야. 근력도 체격도 부족해서 주연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입학하고 얼마 안있어서 남준이를 알았고 사랑에 빠졌어.







남준이는 에꼴 데 보자르 입학을 수석으로 했어. 피아노 전공이고. 나가는 콩쿨마다 1위, 학교 수업도 A+. 남준인 한국에서 온 유학생이야. 엄청나게 가난한 집안에서 어렵게 자란 남준이 재능 하나만으로 콩쿨에서 우승해 무료로 유학을 오게 된거야. 지원을 받기는 했지만 유학 오는 그 자체만을 받은거라 생활비는 물론 학비도 본인이 책임져야하는. 한국에는 아버지만 계시고. 말도 잘 안통하는 프랑스에 냅다 던져진 남준이 입학하고 엄청 답답해할때 지민이를 알게 됐고 그러다 사랑에 빠졌어.

지민이가 느낀 것처럼 남준이는 사실 클래식에 별 감흥이 없는 애야. 지민이가 철저한 연습벌레, 재능보다 노력으로 더 유명하다면 남준인 노력보다는 재능. 타고난 음악적 재능이 좋은 아이. 긴 손가락, 좋은 귀. 악보를 읽고 해석하는 능력도 상당히 좋아. 머리도 좋아서 프랑스에 온지 1년만에 능통하게 대화해. 물론 프랑스에서 자란 지민이에게 많이 배웠지만.

지금은 혀가 조금은 짧은 지민이에게 프랑스어 발음이 안좋다고 놀릴 정도.



*사진은 남준이와 지민이가 동거 중인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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