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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실버벨 전체글ll조회 772l 1

* 본 팬픽의 주제를 제공해 준 인스티즈 익명예잡의 한 빙산 JN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또한 늦은 것과 금썰을 망친 것에 대한 사과도...ㅠㅠ





I n the depth of your mind,

L ivng in peace,

L iving in secrecy,

U nlike, perhaps, what you think,

S ettles illusion.

I llusion, no matter what you think 

O r believe, 

N ever is true.







I L L U S I O N

w. Rendezvous









초등학교,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까지.




학교는 항상 애증의 존재였다. 부모님의 사업 때문에 이리저리 옮겨다니느라 한 곳에 길게 정착한 적이 없다는 게 문제인지, 아니면 낯선 사람에겐 말도 못 붙이는 이 빌어먹을 성격이 문제인지는 몰라도, 학교가 종현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물론, 교육상의 문제가 아닌 인간관계에서의 문제로.




누가 다가와 자신의 손을 잡아주고 웃어주길 바랬다. 누군가는 종현에게 위안의 존재, 위로의 존재가 되어 안식처를 만들어주기를 바랬다.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는 그저 본인이 먼저 손을 못 내밀기에, 다른 이가 먼저 따뜻한 손을 내밀어 주기를 간절히 소원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에게 그런 식으로 손을 펴준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번에도 역시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종현은 교문에서 조금 멀찍이 떨어져 새로 전학 온 학교를 올려다보았다. 고등학교 3학년. 전학 가는, 그리고 전학 오는 학생이 가장 적은 학년인 동시에 1, 2학년은 함께 해온 학생들인만큼 사이가 가장 돈독하다고도 볼 수 있는 학년이며, 전학생은 낄 수도 없을 만한 사이일 게 분명한 타이밍이다. 심지어 고3 전학생에게 보내는 선생님들의 시선마저도 곱지 않다. 다른 말로 하자면, 전학 오기에는 최악의 시기라는 거다. 인상 찌푸리며 바라본 교문이 마치 넌 절대 이곳에 적응하지 못 할 거라며 비웃는 것 같아 종현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거야.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종현이 다짐했다. 모든 곳에서는 아닐 지 몰라도, 그동안 꽤나 많은 곳에서 따돌림 당하는 동시에 꽤 악질적인 장난들도 많이 당해봤지만, 이번에는 아닐 거라고. 그래도 자신의 주장은 펼치고 당당하게 다닐 거라고,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그래, 고3이다. 클 만큼 컸는데 아직까지도 고개 숙이고 울먹이며 지낸다는 것은 말도 안 되고, 이해도 되지 않지.





종현이 힘차게 교문을 향해 발을 뻗었다. 몇 걸음 옮기지 않아 교문 앞으로 다가와 힘은 들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타이밍, 그러니까 등교시간이라는 거였다. 아까서는 상당한 거리에서 그저 바라보기만 했던 학생들의 무리는 직접 그 무리 중 한 명이 되어보니 출근길 지하철과 맞먹는 밀도였다. 벌떼처럼 우르르르 몰려가는 수많은 학생들 사이에 낑겨있다보니, 자연스레 찌푸려지는 인상은 신경질을 담았고 당장 자신의 발이 어디로 향하는 지도 볼 수 없음에 시선은 정처없이 허공을 헤메였다. 뒤에서 자꾸 등을 미는 손길은 앞으로 가라는 짜증섞인 외침들과 함께 종현을 압박했다. 아, 내가 가기 싫어서 안 가는 줄 아나…어?





밀리다시피 해서 걸음을 옮기는 종현의 몸이 조금 기우뚱한다, 싶더니 아예 앞으로 고꾸라졌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교문 턱에 걸려 넘어진 종현의 눈은 잠시 커지더니, 이내 아픔을 담고 찡그려졌다. 아… 입에서는 고통스러운 신음이 나오고 다리가 저릿저릿해오는 걸 보니, 넘어져도 제대로 넘어진 모양이다. 아프다. 그런데 아픔보다 더 견디기 힘든 건 주위의 따가울 정도로 쏟아지는 시선이었다. 씨발, 왜 하필 사람이 이렇게 많을 때… 상스러운 욕을 잘 하지 않는 종현임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이리도 거지같음에 머릿속에 욕설이 메아리치듯 울려퍼졌다. 어서 빨리 이 현장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 뿐이다.






본인의 몸을 일으키려 다리에 힘을 줬지만, 도통 일어나질 않는다. 거하게 넘어진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어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데, 이 따가운 시선들로부터 벗어나 숨고 싶은데. 종현의 다리는 주인에게 반항이라도 하듯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었다. 점점 날아와 박히는 시선들이 날이 선 것 마냥 날카로워서 견디기 힘들었다. 비웃는 것도 같았고, 그를 두고 쑥덕거리는 것도 같았다. 그동안 겪었던 일들이 마치 데자뷰라도 된 듯이 종현의 눈 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이번에는 다를 거라고 다짐한 지 10분도 채 되지 않았건만 그대로 제자리걸음.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넘어져 도움도 요청하지 못 하는 꼴이 딱 자신의 상황을 나타내는 것 같았다. 일어서지도 못 하고, 도움도 청하지 못 하고 주위의 비웃음만 사며 고개를 숙이는.





"괜찮아? 내가 도와줄까?"





손이 내밀어진 것은 바로 그 때였다. 도움을 주겠다는 따스한 손이 자신에게 온 것이 실로 오랜만이어서 종현이 그저 눈을 한 두어번 깜박거렸다. 멍청하게 아무 것도 하지 못 하고 올려다 본, 도움을 주겠다는 남학생의 얼굴은 호감이 가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흔하디 흔한 비웃음조차 담지 않은 눈은 분명 진실되어 보였고, 입꼬리는 호선을 그리고 있었지만 비웃음이라기보다는 용기를 북둗아주는 듯한 곡선이었다. 게다가 뚜렷한 이목구비까지 더해져 비현실적이라고 부를 정도로 잘생긴 그 얼굴이 다시, '도와줄까?' 하고 물었을 때에야 종현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종현이 긍정의 뜻을 보이자 남학생이 종현의 팔 밑에 자신의 긴 팔을 넣어 종현을 부축했다. 덕분에 비틀거리듯 일어난 종현이 '양호실로 데려다줄게, 괜찮지?' 하는 남학생의 물음에 이번에는 응, 하고 작은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그 대답을 들은 남학생이 미소를 지으며 종현과 함께 느릿느릿 양호실로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다리에서 아릿한 통증이 올라왔지만 이를 악물고 참은 종현은 여전히 멍했다. 도움을 받은 것 자체만으로 너무 낯설어서, 그 부끄러운 상황에서 뜻밖의 손이 내밀어진 것이 익숙치 않아서.






_






"전 학교에서 성적은 나쁘지 않았던 것 같고, 뭐. 잘 해보자, 1년도 안 남았지만. 김종현이라고 했지?"





양호실에서 진료를 마치고 간 교무실에서 자신의 담임이라고 소개받은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에 종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얌전해 보여서 좋네, 남고에 이런 애들 흔치 않은데. 라는 말에는 입꼬리를 끌어당겨 웃기까지 했다. 모 휴대폰 광고가 떠올랐다. 누군가 당신에게 늘 한결같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칭찬이 아니라 비난이다 라는 문구를 가지고 있었던. 제 꼴이 딱 그렇다고 생각했다, 종현은. 누군가 당신에게 얌전하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칭찬이 아니라 소극적인 당신에 대한 비난이다. 대충 끼워맞춘 문구가 꽤 그럴 듯 했다. 그래, 비난이다. 말을 한 당사자 측에선 그런 의도가 없어 보였지만, 자신의 소극적인 성격이 죽도록 싫은 종현에겐 그저 비난. 그 성격을 딱히 고치려 한 것은 아니었기에 마땅히 받아야 할 비난이기는 했지만.





자, 그럼 일어날까? 남자선생님 답지 않게 자상한 목소리로 묻는다. 먼저 앞장서시기에 종현이 쭈뼛쭈뼛 그 뒤를 절뚝거리며 따라 나섰다. 욱신거리는 다리에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선생님과 동반하여서 엘레베이터 사용이 가능했다는 것 정도. 엘레베이터에 타 조금 기다리자, 어느새 그들은 종현의 교실이 있는 층에 도달해 있었다. 먼저 내린 선생님이 뚜벅, 뚜벅 하는 구두굽 소리를 내며 걸어가셨고, 종현은 그 뒤를 최대한 빨리 쫓았다. 이번에 발을 들이게 될 반은 어떨까,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아까의 다짐이 무색할 정도로 종현은 떨고 있었다. 점점 학생들의 수다소리가 커지고, 선생님의 발걸음이 멈췄다. 어느새 가까워진 3-4라고 쓰인 작은 판을 올려다보며 종현이 작게 심호흡을 했다.





드르륵, 드디어 미닫이문이 큰 소리를 내며 열렸다. 시끄럽던 교실이 몇몇의 수근거림을 제외하고 금새 조용해졌으나, 선생님의 뒤로 종종 걸어들어오는 낯선 얼굴을 보고 다시 그 목소리가 커졌다. 어느 학교에나 전학생이 왔을 때의 설렘은 있기 마련. 학생들은 호기심어린 시선을 앞으로 보내왔다. 악의없는 관심이지만 많은 이목이 한꺼번에 집중되는 건 확실히 부담스러워서 종현이 시선을 내려 교실 바닥을 바라보았다. 나무바닥 특유의 별 패턴없는 무늬에 집중된 시선은 쉽사리 올라오지 못 했다.






"다들 조용히 하고, 전학생 처음 봐? 반장 옆에 그거, 빈 자리냐?"


"예, 아무도 없어요."






익숙한 목소리에 종현의 몸이 먼저 반응했다. 저도 모르게 올라간 고개, 그리고 의도치 않게 목소리의 근원으로 던진 시선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 시선을 받아치는 또 다른 쌍의 눈동자와 잔잔히 마주친다. 나 기억하지? 라고 말하며 웃는 것 같은 눈동자에 종현이 짧게 망설이다 따라 웃어줬다. 오늘 아침에 봤던, 종현에게 손을 내밀어줬던 그 잘생긴 얼굴은 웃을 때 더 보기 좋다고 생각했다. 이 반의 반장이 공교롭게도 종현을 아침에 도와준 이라는 건 놀라운 우연이라기보단 그저 잘 됐다며 웃어 넘길 일이었건만 종현에게는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그래, 그럼. 김종현이가 반장 옆에 가 앉으면 되겠다."






그의 옆자리가 종현의 자리였다는 것 또한. 천천히 배정받은 자리로 걸어가는 종현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는 이는 없었고, 종현이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욕설을 뱉는 이 역시 없었다. 오랜만의 일이었다, 이렇게 평화로이 걷는 건. 그게 얼마나 오래 갈지도 의문이었지만. 편안하게 자리로 걸어간 종현이 한 쪽 팔을 내밀어 의자를 뺐다. 자신이 당겨낸 의자에 앉으며 힐끗 반장에게 시선을 던지자 아까부터 그를 응시하고 있었던 것 같은 눈빛과 다시 한 번 마주쳤다. 종현이 교실 앞에 서 있었을 때에는 무언의 대화가 오갔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안녕, 우리 초면은 아니지? 나 기억해?"


"…어."





눈을 내리깔며 읽은 명찰에, 단정한 글씨로 쓰여있는 이름은, 최민호였다.





 
독자1
일단댓글을 먼저쓴후 감상을 ㅠㅠㅠ
10년 전
독자2
어휴 ㅠㅠ 쓰니 금손맞네 ㅠㅠ!! 썰잘써줘서고마워
암호닉 JN으로 신청해도될까 ㅠㅠ?
2화까지 언제기다려 ㅋㅋㅋ!! 2화기달리게 ㅠㅠ

10년 전
실버벨
앞으론 JN에게 고맙다고 항상 써놓을게ㅠㅠ! 고마워 JNㅠㅠㅠㅠㅠㅠㅠ 내가 금썰 망친 거 같아서 부끄럽다ㅠㅠ 오래 기다려준것도 고맙구ㅠㅠ
10년 전
독자3
최다정이다!!!!! 다정다정다정다정 내남자다!!!!
10년 전
독자4
우와ㅠㅠㅠㅠ 호현 ㅠㅠㅠ 너무 좋다 ㅠㅠ 이화 기대됭 빨리 이화이화 ㅠㅠㅠ 잼따 !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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