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꿈이 내게 말했다.
01
세상은 말로 설명하기 힘든 일도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이를테면 UFO, 미스터리 서클, 데자뷰, 마녀, 마법사, 오컬트. 어쩌면 우리가 상상조차 못 할 것들까지.
제가 겪은 모든 일도 그러한 것에 속한 것입니다.
오늘 내가 이렇게 당신들에게 말하는 모든 것을 당신들은 믿어주어야 합니다.
그럼 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부디 귀 기울여 들어주세요.
01. 울지 말고 일어나 (빰빠밤) 자각몽을 꾸어라. (빰빠밤)
“선배님. 졸업 축하드려요. 여기 꽃다발이요.”
매일 영하만 맴돌다 영상으로 조금씩 올라 와 날씨가 점점 포근해지는 게 느껴지고,
겉옷의 무게도 꽤 많이 가벼워졌지만 그렇다 해도 2월은 여전히 쌀쌀했다.
벌써 이 대학을 다닌 지도 1년이 훌쩍 지났다. 대학을 입학했던 일 년 전.
신입생을 향해 반갑다고 인사를 하던, 그 해에 4학년으로 올라가는 선배 중 한명에게 정말 바보 같게도 한 눈에 반해버린 것이다.
같은 성별이었기에 친해지기는 수월했지만 고백은 꿈도 못 꿨다.
그렇게 어영부영 선배의 졸업식이 다가와 버렸다.
“뭐 이런 것까지 다주고- 그래도 너밖에 없다. 백현아. 고맙다.”
나를 향해 웃어주는 그 얼굴에 왠지 부끄러워져 꽁꽁 얼어버린 손을 호-호- 녹이며,
신발 코를 바닥에 콩콩 박아대며 딴청부리는 척 했다.
“이제 맨날 요 못난 얼굴 못 봐서 아쉬워서 어째.”
그 말에 문득 고개를 들었다. 시끌벅적했던 주위는 어느새 하나 둘 대문을 나섰는지 단 둘만이 남았다.
지금 기회를 놓치면 영영 후회할 것만 같았다.
“저, 선배.”
“응?”
“저, 사실 선배…좋아해요!”
“나도 너 좋아해 임마.”
“저, 그게 아니고… 선배랑 여, 연애 해보고 싶어요!”
그랬더니 얼굴이 사색이 되는 거다.
“음,.. 백현아. 미안한데, 난 남자엔 흥미가 없다. 네 말 못 들은 걸로 할게.”
그리고 선배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그렇게 나는 그 날, 첫 눈에 빠진 선배에게 처음으로 고백했고, 처음으로 차였다.
그렇게 결국 사랑에 실패했다.
으헝, 으허헝헝. 꼴 나쁘게 질질 짜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스물 한 살이나 처먹고 쪽팔리는 것도 모르고 말이다.
어두운 방안에서 혼자 침대 구석에 박혀 다리를 끌어 세워 모은 채, 고개를 묻고 계속 울었다.
일 년 동안 정말 열심히 좋아했는데, 고작 남자와 남자사이라는 이유 때문에 이렇게 끝나버리다니. 한심했다.
왜 내가 하필 게이인거야. 결국 그 화살은 나에게 돌아갔다. 내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눈이 팅팅 붓도록 울고 나니 이제 이렇게 울고 있는 내가 구질구질해보였다.
그깟 실연이 뭐라고 이렇게 울고 있나 싶었다. 원망스러움은 억울함으로 바뀌었고,
억울함은 분함으로 변했다. 네가 뭔데 날 차.
도저히 잠을 자려 집중을 해도 잠이 안 오는 거다. 미치겠네. 어떻게든 자야겠다고 느꼈다.
그래서 숫자를 백부터 영까지 거꾸로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100, 99, 98, 97… 55, 54, 53…
꿈에서라도 멋진 남자가 나타나서 데이트하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자, 엄청난 피곤함이 밀려왔고,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몸이 침대 밑으로 빨려 들어 갈 것 같이, 어딘가에 파묻히는 몽롱한 느낌이 들었다.
번뜩 눈을 떠보니 안개가 자욱했다. 곳곳에 무성한 플라타너스 나무가 심겨져 있었고,
흰 페인트칠을 한 울타리 너머로 오리가족들이 꽥꽥거리며 물 위를 유유히 떠다니고 있었다. 여기가 어디지.
두리번두리번 사방을 둘러보니, 한 벤치에 사람이 앉아 있다. 실루엣만 보였지만 확실히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 사람에게 다가가서 여기가 어디에요. 물어 봤다.
그러자 그 쪽에서 고개를 들고 하는 말이.
“왜 이렇게 늦었어요. 30분은 기다린 것 같네요. 처음 약속부터 이렇게 늦으시다니, 매너가 꽝이시네요.”
이러는 거다. 마치 우리가 처음부터 만나기로 했던 사이처럼.
당황스러운 그 말에 네? 하고 되물어 봤지만 막무가내로 자신의 할 말만 한다.
“전 박-찬-열-입니다.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자신의 이름을 한 음절씩 끊어 또박 또박 말하는 그의 가볍지만 깊숙한 목소리가 꽤 매력적이었다.
청각에 약한 -목소리가 좋은 사람에게 약한- 나는 물어오는 그 말에 변백현이요. 하고 입에서 튀어 나오듯 대답했다.
“귀엽게 생기셨네요.”
그렇게 말하고 유하게 웃음을 흘린다.
나는 전혀 상대방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서 답답할 지경이다.
“저기- 전 어째서 당신의 얼굴이 보이질 않죠?”
“눈을 뜨질 않아서 그런 게 아닐까요.”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눈을 뜨지 않은 건 분명 아니었다. 여기가 공원인 것도 보이고,
플라타너스가 길을 따라 심겨 있는 것도 보이고, 오리가족들이 맑은 물위를 둥둥 떠다니는 것도 보인다.
전 눈 뜨고 있는데요. 하고 흐릿한 얼굴을 가진 그 남자에게 시선을 돌리는 순간 침대에서 흐억. 하고 일어났다.
뭐야, 꿈이었잖아. 괜히 설렜네, 에라이. 투덜투덜 입이 오리 주둥이처럼 톡 튀어나와서 불만을 토로했다.
마치 진짜 내 곁을 왔다 간 것처럼 생생한 기분이 드는데.
그러는 순간에도 꿈에서 봤던 그 남자의 목소리가 자꾸만 머릿속에서 빙빙 맴돈다.
얼굴은 어떤지 몰라도 나의 심장을 두근두근거리게 만드는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졌던 그 사람.
| 저 ㅂㅈㄷㄱ예용 ㅎㅎ |
헐...대체 얼마만인지 저 뷰티풀보이,그남자와그남자의 사정 연재하던 ㅂㅈㄷㄱ 맞아요 ㅠㅠ 이유는 모르겟지만 참당황스럽네요 ㅋㅋㅋ 이것도 그저 재미로 읽어주세요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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