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KON/김한빈] 문제적 커플 (부제; 널 사랑한다고 말해) -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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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별로없음주의

[어디냐?]

캬톡캬톡

[학교냐?]

캬톡캬톡

[…자냐?]

까톡까톡

[읽었으면서 답은 왜 안해.]

깨톡깨톡

[야!!!!]

왜!!!임마!!!

안그래도 기분 다운이구만

카톡카톡 시끄러 죽겠네.

“야 그래도 답은 해줘라. 불쌍하게.

나 얘가 카톡 이렇게 많이

보내는거 처음 본다.”

그러시겠지 나도 처음 보는데.

이씨.

친구라는 년이 불난 집에 기름 쳐 붓고 지랄이야!

“그냥 대놓고 말 하는게 어때?”

“미쳤냐? 자존심 국 끓이라고?”

김한빈과의 연애 5년차.

…라고는 하지만

사실 그동안 깨지고 사귀고

다시 깨지고 또 사귀고를 몇 번이나 반복했고,

이번에도, 이별을 고한지 몇 달 만에 다시 사귀었다.

그래도 이번엔 전보다 이별기간에 좀 길었던터라

다시 시작하자니 왠지 연애초기 때로 돌아간 것 같은

설렘 같은 게 있었다.

평소보다 애교도 많이 부리고,

예쁜 짓도 많이 하고.

나름 행복하게, 싸웠던 거 다 잊고,

헤어졌던 것도 다 잊고 잘 지냈는데,

그랬는데…

내 마음에 폭탄이 하나 떨어졌다.

폭탄 속 내용물이 뭔고 하니,

멜로드라마에 수도 없이 나온다는

타자로 쳐봤자 세 글자 밖에 안 된다는

그 쉽디 쉬운 ‘사랑해’ 라는 말 때문이다.

예전에도 이것 때문에 싸운 적이 있었다.

‘넌 왜 나한테 사랑한다고 안 해?’

‘뭐?’

‘아 왜 나한테 사랑한다고 안하냐고!

남들은 쪽쪽 거리면서 잘만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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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잘 쪽쪽거리는데 왜?’

‘지금 그 얘길하는게 아니잖아!’

‘아 그럼 뭐. 어쩌라고.’

‘이씨! 사랑한다고 한번만 해봐.’

‘뭐? 싫어.’

존나 단호하시네여.

니가 진정 단호박이세요?

무슨 말을 그렇게 단박에…

그때 녀석의 표정이 어땠는지 알아?

‘뭔 개소릴하는거야' 라는 표정.

에라이 개새.

‘…꺼져.’

‘뭐?’

‘꺼지라구!’

그리곤 훽 하고 돌아섰다.

그게 아마… 6번째 깨지던 때였던가? 아니, 7번째였나?

하하,…하도 많이 깨져서 말이지.

아 몰라, 몰라.

아무튼 김한빈 재수없어!

내 짜증이 풀릴 때까지 넌 아웃임.

아우우우우우웃!!!

그리고 신선한 토요일 아침.

김한빈의 아웃을 선언한지 근…

…하루.

헐.

겨우 하루밖에 안 지났어?

와나, 난 또 한 일주일쯤 지난줄 알았는데....

아오...! 야,김여주!

니가 먼저 무시하기로 해놓고서 왜 이래?

왜 보고싶어 안달이야!

힝…그치만.

김한빈, 그 자식.

어제는 카톡을 500개나 보내는 집착을 보여주더니.

오늘은 어찌된게

카톡 하나, 문자 한통, 전화 한번이 안 온다.

나쁜놈…

하루종일 울리지 않는 핸드폰

혹시 소리가 작아서 못들은 걸까

싶어서 소리도 젤 크게 해놓고

눈 나빠진다고 등짝을 때리는 엄마를

무시하고 핸드폰 화면만 뚫어져라

바라보고.

그래도 굳건히 울리지 않는 핸드폰을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고

못살게 굴었다.

그렇게 일요일까지.

하아…아직까지 연락이 없단 말이지?

나도 이제 모른다. 이 자식아!

그날 밤.

난 녀석을 욕해대며

배게를 흠뻑 적실만큼 울어댔다.

목이 따끔 따끔할 만큼…

“아앀ㅋㅋㅋ겁나부었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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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놔.

이 기집애가 아침부터 빡치게.

사람이 이렇게 저기압인데

월요일 아침부터

대놓고 부은 눈을 보고 비웃는다.

삿대질까지 해가며,

아주 뒤집어질듯이.

죽일까? 저거 진짜로 죽여?

“…근데, 김한빈은?”

“얼씨구, 그새 보고싶으셨어요?”

그런거 아니거든?

괜히 친구 년을 노려봐준 뒤

책상에 업드렸다.

쉬는 시간엔 항상 한빈이가 우리 반으로

찾아와 마치 자기반인양

내 앞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는

나랑 고 짧은 쉬는 시간 동안

수다를 떨어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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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됐어. 생각하지마.

최소한 2주는 가야지.

아직 만 이틀밖에 안 지났잖아.

버틸 수 있어!김여주!

그럼! 아자아자! 이 기회에 아주 그냥

세게 나가는 거야.

버틸 수 있다!!!

버틸 수 있어.

버틸 수...

버...

강하게 먹었다고 생각한 마음이

하루 종일 와장창 무너져 내렸다.

쉬는 시간에는

'쉬는시간이야 김한빈. 왜 안와.'

점심시간에는

'점심시간이야 김한빈. 왜 안와.'

청소시간에는

'청소시간이야 김한빈. 왜 안와.'

석식시간에는

'석식시간이야 김한빈. 왜 안와.'

하교 할 시간에는

'집 갈 시간이야 김한빈. 왜 안와.'

그렇게 하루 종일 얼굴도 안 비추던 한빈이를 마음속으로 불렀다.

덕분에 점심도 석식도 먹지 못했다.

김한빈과 헤어졌을 때 마다 항상 점심은 물론 석식도

먹으러 급식실로 가지 못하는 나라서

오늘도 역시 굶었다.

다들 급식실로 간 사이.

혹시나 한빈이가 찾아와서

밥 먹으러 가자 할까.

교실 앞, 뒷 문만 내내 바라보면서 책상에 엎드려있었지만,

왜 인지 녀석은 내 바램과는 달리

하루 종일 얼굴 한번 비추질 않았다.

오기를 너무 부렸나...

하루 종일 반에 쳐 박혀

한빈이 오기만을 기다렸으니

복도를 지나다닐 한빈이의 모습도

여기저기서 흔하게 들릴 한빈이의

목소리도 들을 수가 없었다.

어쩌면 안돌아 다녔을 수도 있지만.

사실 진짜 아무렇지않게 돌아다니면

더 슬플거 같기도 하고...

그렇게 그날 하루는 정말 최악이었다.

혼자 집에 돌아와서도

폰을 손에서 놓을 생각을 안했다.

바테리를 얼마나 갈아끼웠는지

이젠 아예 충전기를 꼽아놓고 폰을

만지작댔다.

홀드키를 몇 번이나 눌렀는지

고장 나는건 아닌가 싶었다.

"뭐야 이거."

그렇게 한참 폰으로

게임도 하다가 화면만 뚫어져라 보다가

인터넷 검색창을 두드리다가

혹여 카톡이 왔는데 내가 못 봤을까 싶어서 얼른

들어가 보았다.

그런데 녀석의 프사가 사라져있었다.

혹시나 싶어 다른 SNS도 들어가 보았다.

거기도 마찬가지로 사진이 없어져있었다.

원래 녀석의 프로필 사진은 나와 녀석의

다정한 투샷이었다.

작년 여름 친구들과 바닷가에 놀러갔을 때

해안가를 손잡고 거닐던 우리 모습을

친구가 몰래 찍어준 모습이

너무 이뻐서 얼마 전, 같이 커플로 해놓자며

내가 바꿔놓은 것이었다.

그런데 그 사진을 녀석이 지워버렸다.

"진짜 이렇게 나오겠다 이거지?"

좋아. 나도 내린다 내려.

너만 프사 바꿀줄 아냐?

난 아이돌사진으로 바꿀꺼다 뭐.

요즘 제일 핫한 남자 아이돌 그룹으로 바꿀거야!

'봐봐! 잘생겼지?‘

'...드럽게 많네, 하나같이 다 못생겼어.'

'야! 미쳤냐? 하나도 빠짐없이 다 잘생겼구만.

어우, 어쩜 이렇게 잘생긴 애들만 골라 모아놨데?'

'지랄.'

내가 아이돌 사진을 보여주며

흐뭇해하는걸 보며 질투하던 녀석이 생각나

얼른 프사를 그때 그 남아이돌들로 바꾸었다.

이래도 니가 반응이 없나 보자.

삼십분이 좀 지나 슬금슬금 카톡을 확인하자,

여전히 연락도 없는

녀석의 프사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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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으로.

"해보자는거?"

보란듯이 전지현 언니 사진으로 바꿔놓은 녀석.

전지현 언니는 유부녀잖아.

유부녀한텐 질투 안 해. 병신아. 쯧쯧.

이런 생각을 하는 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겁나 이뻐'

라고 메세지까지 띄어놓는다.

나도 이쁘다고 생각하거든?

심지어 나 전지현 여덕이야.

하려면 제대로 질투나게 지도 여자아이돌로 해놓지.

하여간 멍청하다니까.

그래도 반응을 하는 녀석을 보고

괜시리 웃음이 피식 나는 나였다.

그래도 여전히 녀석이

먼저 연락을 할 때까지

더 오기를 부려볼 것이라 다짐했다.

그냥 그때 내가 먼저 연락할걸 그랬다.

오늘 이런 모습을 보게 될 줄 알았더라면.

"야, 저거 김한빈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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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