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還生)
***
"원식씨 술잘마시네?"
"아..네.."
빈병이 점점 늘어난지도 꽤 됐지만 아직 원식을 포함해 멀쩡한사람이 한두명 남았다. 나름 술을 잘한다고 생각한 원식도 자신에게로만 쏟아지는 술잔에 점점 정신을 잃어가려던 참이다.
"남자랑 연애하면 어때?"
옆에서 상사가 건내는 술잔을 받아들던 원식은 앞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행동을 멈추고선 고개를 돌렸다. 이 얘기가 나올것이란건 이미 예상했기때문에 그렇게 당황하진않았지만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지 난감한건 마찬가지였다.
"잠자리 가지긴 편하겠어?"
"임신하고 책임지고 할것도없으니"
자기들끼리 주고받으며 껄껄대는 음담패설에 원식의 미간이 좁혀졌다. 학연과 사귀면서 잠자리를 가지지않은것도 아니지만 밥먹듯이 한것도 아니였다. 언제나 학연을 배려하는 원식으로썬 잠자리를 가진뒤 아파하는 학연에 학연이 원치않는이상 참아야했다.
"느낌은 어때? 듣기로는 여자보다 훨씬 죽여준다던데"
상사의 말에도 그저 술만 넘기는 원식에 회사사람들은 재미없다며 혀를 찼다. 다시 각자의 이야기로 빠져 떠들어대고 있을때쯤 원식은 시계를 보며 먼저일어나보겠다고 말하려던 찰나 처음 자신에게 질문을 하던 그 남자가 그런 원식을 눈치채곤 잠시동안 술만 담던 입을 열었다.
"나도 꼴릴뻔했어"
"....무슨..."
"차학연 말이야 먹음직스러워 보이더라고 그래서 좀 건드려봤지"
"......"
원식의 표정이 한순간에 굳어지는걸 보곤 남자는 작게 웃었다. 차학연이 지랄만 안했어도 한번 맛보는건데. 사람들이 모두 자신과 남자를 번갈아보고있기에 원식은 주먹을 꽉 쥐고선 참으려 애썼지만 입맛을 다시며 아쉽다는듯 말하는 남자에 원식은 결국 참지못했다.
***
"김원식!!"
급하게 뛰어온것을 증명하듯 간편한 옷차림에 슬리퍼만 신고서 거친숨을 내쉬며 경찰서 안으로 들어오는 학연에 원식은 가만히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런 원식을 보며 학연은 무슨일이냐 화를 내려했지만 원식의 옆에 앉아 저를 보며 기분나쁘게 웃는 남자에 흠칫 물러섰다.
"무슨..일인가요..."
다시 마음을 갈아앉히고 차근차근 경찰에게 묻자 술집에서 싸움이 벌어져 가봤더니 원식이 남자를 죽일듯이 때리고있었다고 했다. 원식과 알고지내면서도 폭력을 휘두루는 원식을 본건 처음이기에 학연은 경찰에게 잠시 원식과 얘기좀 하겠다며 양해를 구하곤 원식을 데리고 밖으로 나섰다.
"무슨일이야?"
계속해서 고개를 숙이고있는 원식의 손을 잡으며 다정히 묻는 학연에 원식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학연을 가만히 바라봤다. 형은..내가 못미더워?. 굳게 닫혀 열리지않을것 같던 원식의 입이 열리고서 나오는 말에 학연은 놀란표정을 지으며 그게 무슨말이냐 되물었다.
"...그놈이 형한테 무슨짓했어..."
"...너..."
이번에는 학연의 고개가 푹 숙여진다. 원식은 점점 올라오는 화를 눌러참으며 학연의 어깨를 아프지않게 잡았다. 나한테..말해줘 형. 지금으로썬 누구보다 괴로울 학연을 뭐라할수도없어 타이르기만하는 원식은 답답함에 깊게 한숨을 쉬었다.
"원식아..."
"응.."
"미안해..."
뭐가 미안해. 어느새 작게 떨리고있는 학연의 어깨를 잡아당겨 자신의 품으로 끌어들인 원식은 계속해서 자신에게 미안하다고만 하는 학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괜찮다고 속삭였다. 한참을 우는 학연을 달래다 안들어오냐 묻는 경찰에 집에가서 마저 얘기하자며 다시 학연의 손을 잡고서 경찰서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보이는 남자의 얼굴에 다시한번 흠칫 떠는 학연의 손을 조금 더 힘을주어 잡은 원식은 학연에게 괜찮다는듯 살짝 웃어보이곤 자리에 앉았다.
"합의 안봐줄겁니다."
"바라지도 않습니다"
학연과 원식의 맞잡은 손을 보며 말하는 남자에 원식은 작게 웃으며 답했다. 어차피 안해주실꺼 잘아니깐요. 원식의 말에 적지않게 당황한 경찰은 합의를 하지않으면 벌금을 내거나 유치장에 들어가있어야한다고 하자 원식은 잠시 전화좀 해도되겠냐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이번한번만...부탁 들어주세요.."
- 니발로 나간뒤로 너는 내아들이 아니다
"...아버지 한번만요..."
- 그럼 집으로 들어와
"....그럴테니깐...집에 들어오라면 들어갈테니깐 부탁 들어주세요"
원식에게 아버지라고 불리던 전화속 남자는 원식의 말에 적지않게 당황한듯 한참동안이나 말이없었다. 약간의 정적후 남자는 헛기침을 하며 알겠으니 내일 당장 집으로 들어오라는 말과함께 전화를 끊으려하자 원식은 잠시만요 하며 남자를 붙잡았다.
"...감사합니다...그리고...사랑해요 아버지..."
- ....무슨일 있는거냐...
"아니에요...그냥...엄마랑 지원이한테도 전해주세요..사랑한다고"
- 그래...알겠다
전화를 끊은후에도 한참동안이나 전화기를 붙들고있던 원식은 뒤에서 들리는 학연의 목소리에 휴대폰을 주머니에 쑤셔놓곤 애써 웃으며 뒤돌아섰다. 형, 잘해결될꺼야. 원식의 말에 학연도 안심한듯 작게 한숨을 쉬다 다시 표정을 바꿔 원식을 걱정스래 바라봤다.
"어떻게..."
"그냥..집에 들어가기로했어"
"......"
"근데...안들어갈꺼야 걱정마"
자신의 말에 잠시 멈칫하는 학연을 끌어안은 원식은 학연의 등을 살살 토닥이며 말했다. 학연도 천천히 팔을 들어올려 원식의 허리를 감싸고서는 미안하다며 작게 중얼거렸다. 저때문에 가족도버리고 집안도 버리고 모든걸 포기한 원식에게 언제나 미안했다. 하지만 원식은 언제나 숨막혔던 집 나와서 좋다며 오히려 밝게 웃었다.
"오랜만입니다 도련님"
자신의 아버지 곁에서 항상 아버지를 보필하던 비서가 원식의 곁에 다가와 꾸벅 인사했다. 원식도 함께 고개숙여 인사하며 작게 웃었다. 제가 해결할테니 먼저 집으로 돌아가시죠. 비서의 말에 잠시 주춤한 원식과 학연은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긴채 손을 맞잡고서 경찰서를 나섰다.
"형..."
"응?"
"벚꽃보고싶다..."
"갑자기 왜?"
여전히 학연과 손을 맞잡고선 시선은 하늘을 향해있는 원식을 보며 묻자 원식은 씨익 웃으며 학연을 보고서 '형이랑 처음만났을때 벚꽃 엄청 많았잖아' 하곤 다시 하늘로 시선을 옮겼다. 그말에 학연도 웃으며 '진짜 벚꽃 보고싶다' 하며 작게 웃었다.
"우리 또 벚꽃보러가자..."
"응 그러자..."
"집에..갈까?"
"응.."
***
원식과 학연의 눈에 비치지못한 벚꽃들이 작게 흩날렸다. 그것을 올려다보던 재환은 평소에 잘볼수없었던 진지한 얼굴을 하고선 작게 읊조렸다.
"두번째 환생할때사랑했던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 인연은 끊을수 없다고 했었나..?"
그리고 바쁘게 지나가는 거리의 사람들 중에서도 눈에 띄는 두사람이 서로를 스쳐지나갈때쯤 가만히 사람들을 구경하던 택운도 입술을 때었다.
"그렇지... 그리고 우리 여섯명의 인연도 끊을수 는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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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죄송해요ㅠㅠ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ㅠㅠ
방학때 업뎃 완전 많이하겠다는 의지와는 다르게 뒹굴대다보니...픽을...못썼네요 ㅠㅠ
다 게으른 저를 욕하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번에도 마지막 벚꽃이 흩날리는걸 학연과 원식이 보지못했다고했죠? 그건...죽음을 뜻합니다..ㅠㅠ
괴로움을 참지못하고 학연과 원식은 동반자사...ㄹ......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마지막 재환이와 택운이의 대화는 다음으로 이어질 마지막 시리즈인 환생,전생의 예고? 라고할수있어요^^
저에게 소재를 주셨던 드림님! 비록 저대사는 이때 쓰는 장면이 아니지만....지금이 더 어울릴것같아서 저대사를 여기다가 썼어요 ㅠㅠ
죄송합니다.........
+
여러분...저 내일 학교가요 ㅠㅠ 벌써 개학.......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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