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지민] 매미01 +육아물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91519/1e692c0435d22793d11a939c5023fec1.png)
매미00.01 - 꽃뚜
여름 밤이었다.
지민은 매미를 싫어한다. 여름이 더운이유는 매미가 울기때문이고 여름에 더운이유도 매미가 울기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민은 찹살떡을 파는 노인을 좋아하지 않았다. 이유는 눈이라도 마주치면 그냥 지나치기 미안해서다.
윤기는 달랐다. 신경을 쓰지 않았다. 윤기에겐 그냥 여름이 더운이유는 그저 수업시간에 배운 지구의 공전원리 때문이였고 길에서 누가 찹살떡을 팔던 이어폰을 팔던 상관하지 않았다. 그래서 윤기는 지민을 이해하지 못했다.
"왜 이렇게 나쁘게 굴어?"
"뭐가"
"아이스크림 숨기는거 다 봤어"
"오늘 과자도 먹었다며 건강에 안좋아"
윤기는 그랬다. 처음엔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며 관심도없었지만 같이 지내는 동안 정이라도 붙인걸까 은근 아이를 챙기는 모습이 보였다. 윤기가 박민을 챙기는 모습은 여러가지였는데 아이스크림 외에도 과자는 하루에 한번먹였고, 훌라후프, 책읽기도 하루에 한번씩 시켰다.
"박민 왜이렇게 안오냐?"
"물고기놀이터에 있겠지"
"잡으러가자"
민이는 유치원이 끝나면 항상 유치원 옆의 물고기놀이터에서 시소를 타곤했다.
"박민이 말한 애가 얘지?"
몇일전이었는데 그 날도 오늘과 똑같았다. 윤기와 지민이 민을 데리고 집에가는 도중이었다. 집에 가는 길엔 뽀뽀애견샵이 있는데 왠일인지 그날따라 민이 한참 자리에 멈추고 지민과 눈을 맞췄다.
'민아 왜?'
'아빠 저거 예쁘지?'
'야 박민, 저게 아니라 강아지야'
'아저씨도 저게 예쁘죠?'
'저게 뭐가 예쁘냐 얼렁 와라'
민은 그 날 후에도 집에 가는길에 지민의 손을 잡고 애견샵을 한참 바라보곤했다. 그래서 지민은 윤기가 이런 민이를 귀찮아할까 걱정했지만 윤기는 지민의 걱정과는 달랐다.
"강아지가 뭐가 예쁘다고. 똥은 누가 치울껀데"
"그걸 아는 나이면 천재게"
"여기 맨날 멈추는것도 짜증나는데 그냥 키우게 해줄까?"
지민은 속으로 생각했다. 언제부터 윤기가 민이에게 저렇게 신경을 썼는지 의아했다. 처음에 민이를 데려왔을 때 윤기는 말했다 얘 뭐냐. 언제까지 데리고있을껀데. 말이되는 소리를 해. 그래서 지민은 윤기에게 말했었다.
'형 민이요. 좀 더 같이있어도 되요?'
'니 마음대로 해'
'미안해요'
'괜찮아'
그때 지민은 윤기에게 말을 할 수 없을만큼 미안했다. 물론 민이의 존재가 잘못도 아니고 죄도 아니다. 그저 자신이 만든 일을 책임지지 못하는 무능력한 자신이 해가 되진않을까 방해가 되진않을까 조심스러웠던 것 뿐이다.
'이제 가족이잖아'
믿기지 않았다.
'너도 이제 존댓말좀 그만해. 가족끼리 존댓말하냐'
벅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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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아저씨!! 케찹은 없어요?"
아침부터 부산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오늘은 형이 아침을 하는 날이었다. 형은 우리의 아침에 조미료를 넣지 않았다. 이유를 묻자면 아이가 조미료에 입맛이 길들여지면 안된다 라는 것인데 이때 내가 물었었다. 그럼 난? 나는 조미료 노옌데.넌 어른이니까 그냥 참아.
"야 박민. 니가 케찹을 어떻게 알아?"
"아빠가 줬어요"
"야 내가 언제 줬냐!! 니가 비밀로 하겠다며!!"
형은 민이가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는것을 싫어했다. 나도 그렇고 형도 그렇고 키가 그렇게 큰 편이 아니라서 형은 민이의 미래를 생각해 식단조절을 열심히 했다.
오늘 아침엔 계란말이랑 맑은두부국, 김치 이 세가지다. 며칠전에 내가 민이와 배가 고파서 형이 일을 나간사이에 계란후라이를 하고, 형이 숨겨놓은 케찹을 꺼내 밥이랑 비벼 민이에게 준게 화근이였다.
'야 너 이거 말하면 진짜 아빠 죽어'
'응응'
'비밀로 해주면 아이스크림도 줄께'
'응응'
'그렇게 맛있어?'
'완전!!'
매미 01
형이 일을 나갈 때 형은 항상 민이를 유치원까지 데려다 주었다. 친아들은 아니였지만 둘이 손잡고 현관에서 다녀오겠다고 말을 할때면 나보다도 더 아빠같은 형이다. 오늘부터 장마라고 뉴스 일기예보에 나왔다. 아파트 경비아저씨께서도 아침부터 방송을 해주셨다.
-창문을 닫고 베란다 선반에 있는 이불은 정리해주시길 바랍니다. 우산 잘 챙기시고 행복한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방송이 끝나면 민이는 항상 감사합니다. 라고 똑같이 인사를 하곤 했다. 그럴때면 우린 아들 하나 잘 뒀다면서 나는 겉으로 웃고 형은 속으로 웃곤 한다. 최근에도 민이의 양쪽 손을 잡고 아파트 정문을 지나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 경비 아저씨를 만났었다.
'수고하세요'
'수고하세요!!'
'막둥인가보죠? 인사성이 밝아서 좋네.'
민이는 형의 말을 따라할 때가 있다. 따라하는 말도 아무 말이나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예쁜 말만 따라하곤 했는데 이 때문에 민이는 주변 어른들의 사랑을 배부르게 먹곤했다. 언젠가 민이의 유치원선생님이 나한테 전화를 했는데 처음엔 무슨 사고를 쳤을까란 생각에 솔직히 말하자면 쫄아있었다.
'민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언어능력이 발달되있어요'
풍선을 하나씩 주곤 여기에 바나나가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무슨 맛이나죠? - 달콤한맛이요!!
-사랑의 맛이나요!!!
민아 사랑의 맛이 뭐야??
-행복의 맛이요!!!
난 우리 집에서 배 다른 엄마에게서 태어났다. 물론 처음엔 아무렇지 않았다. 아무런 차별도 없었고 불행도 없었다. 그래서 윤기형에게 내 가족관계를 말했을때 형은 말했다. 다행이네. 이렇게 난 가족과 행복하게 살았다.
시간은 빨랐다. 내가 서른이 되었을때 형은 아이를 낳았다. 형수를 닮아 눈도 크고 코도 동그라니 예뻤다. 이런 아기의 존재를 모든 사람이 축복해주었다. 우리 가족은 예전보다 더 행복했다.
1년이 흐렀다. 벌써 1년이 흘렀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 그 보다 더 안믿겨 지는 일이 있었는데 형이 이혼을 했다. 형이 이혼을 해도 솔직히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죄는 아니니까.
1년이 더 흘렀다. 나와 윤기형은 집을 구했다. 언제까지 내가 집에만 아무것도 않하고 있을 수 없었다. 난 행복했다. 형이 아이를 나한테 맡기고 도망을 갔다.
처음엔 도망이라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우리 형이니까. 형은 나에게 말했다. 잠만 맡겨줄수있어? 내가 어디를 다녀와야해 부탁할께. 그래서 내가 말했다. 맛있는거 사와야된다. 형이 나가고 윤기형은 나에게 말했다. 너네 형 몰꼴이 왜저러냐.
난 형이 옛과 달라진게 없다고 생각했다. 어렸을때부터 눈치가 없다는 소리를 많이 듣곤했다. 그리고 몇년이 흐르고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형은 옛과 달랐다. 수염도 깎지 않았고 살이 빠져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사람이었다.
형이 돌아 한달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윤기형이 화가 많이 났다. 엄마와 아빠 형까지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때 형은 나에게 화를 냈다. 너네 가족 괜찮다며. 원래 이랬냐?
'좀만 있으면 연락올꺼에요'
'넌 정말 다시 올꺼라고 생각해???니가 돌대가리야???'
'형한텐 죄송한데 좀만더 있으면'
'야!!!!!!'
형이랑 처음으로 싸웠다. 그땐 민이의 존재가 죄악이고 잘못이었다. 고아원에 냅둘까란 생각도 했었고 경찰에 신고할까란 생각도 했었으며 그냥 밖에다가 둘까 이런 생각도 했었다.
형은 민이를 좋아하지 않았다. 어쩌면 아직까지도 좋아하지 않을수도 있다. 처음엔 형은 민이를 봐주지도 않았다. 민이의 원래 이름은 박인재였다. 인재라는 이름을 민으로 바꾼건 얼마 되지않았다. 형은 민이를 언급하지 않았는데 어느 날 형이 나에게 말을 했다. 바꾸자고.
처음엔 말도 않되는 소리 같았지만 인재라는 이름은 이제 소용이 없어져버려 바꾸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어 나의 이름을 따서 박민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름을 바꾸고 나서 형은 민이 에게 조금씩 말을 걸었다.
어느 날 민이가 말을 배우고 있었을때 민이 나에게 질문을 했는데 아저씨를 아저씨라고 불러도 되요?라고 물었다. 민이가 말을 하게 된다면 날 어떻게 불러줄까 란 생각을 했었다. 아빠가 아닌 날 뭐라 부를까. 하지만 민이는 날 아빠라고 불렀다. 처음에 빠빠를 시작으로 아빠라고 불렀다.
민이는 형을 아저씨라고 불렀다. 형이 나에게 말을 했다. 아저씨라고 가르쳐라 삼촌만큼 친한사이는 아니니까. 민이가 아는 아저씨는 옆집아저씨 아랫집아저씨 윗집아저씨 였다. 즉, 아저씨는 함께 사는 사람에게 붙히는 호칭이 아니란것을 민이는 언젠가 깨달았다.
습관이란게 무서운게 민이는 형을 아저씨라고 부르고 싶지 않지만 계속 아저씨라고 부른 탓에 습관으로 계속 아저씨라고 불렀다. 지금도 그렇고. 형은 민이가 자신에게 아저씨라고 부르는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했다.
민이가 키가 크고 살집이 생기는게 눈에 보였다. 민이의 언어능력도 점점 늘어났다. 이젠 글을 쓸 수 있고 말도 잘하고 숫자도 셀 수 있다. 형은 나쁜사람이 아니였다. 민이가 생각이란걸 많이하고 호기심이 많을 시기엔 거짓인지 진심인지 모르겠지만 민이에게 정성을 다 했다.
민이는 형의 말을 잘 따랐다. 더 잘해주는 쪽은 나인데 형을 유독 좋아했다.
' 민아 너 아저씨가 좋아? 아빠가 좋아?'
' 음...아저씨!! '
' 에?? 왜?? '
' 아빤 날 때리니까!! 메롱- '
민이가 메롱을 하고 도망을 갔다. 커튼뒤로.
이 날이 기억이 난다. 생생히. 민이가 반팔을 입었을때였다. 민이는 녹색을 좋아했다. 왜? 라고 물으면 아저씨가 나는 녹색이 잘어울린데!!라고 대답을 했다. 놀이터에서 놀고 민이가 들어왔다. 소매 믿 팔뚝에 멍이 생겨서 왔다. 너 이거 뭐야?? 자세히 보니 뒤에 남자아이가 더 있었다. 진영이였다.
진영이는 옆집 아이인데 민이와 동갑이다. 진영이가 놀이터에서 민이에게 엄마가 없냐고 놀렸다고 했다. 민이가 이런 말을 했을때 진영이가 찔려서 그런지 미안해서 그런지 꽥- 하고 울었다.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자 양치를 하고 있는 형이 화장실에서 나왔다.
' 뭐야? '
' 민이가 싸웠데요 '
' 나 양치하고 보자 '
민이가 진영이를 밀었다고 했다. 그래서 진영이 민이의 팔뚝을 꼬집었다. 우선 진영이의 어머니께 말씀을 드려야 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형이 나와서 아이들에게 화를 낼지도 모른다. 그 전에 아이들을 대리고 나와 옆집에가서 사과를 했다. 진영이의 어머니는 괜찮다며 민이의 걱정을 해주셨다. 아이들이 그러면서 크는거죠 뭐 하면서.
나는 민이에게 처음으로 회초리를 들었다. 옆에 있는 옷걸이를 가지고와 세게는 아니고 살짝 아이의 손에 아픔을 남겼다. 민이는 울었다. 원래 잘 울지 않는 민이였지만 아빠가 자신을 때리니 충격이 컸을것이다. 아이가 울음이 터졌을때 동시에 나도 놀랐다. 그리고 민이가 나에게 안겼다.
형이 우릴 계속 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 안겨있는 민이를 끌고가 자신의 앞에 앉혔다.
'박민 너 진영이 밀었어?'
'...'
'형 안그래도 내가 혼냈어요'
말리고 싶었다. 이땐 민이에게 우리의 존재가 미안했다. 너무 서툴으니까.
'박민. 밀고 진영이한테 어떻게 했어?'
'....'
'사과는 했어?'
'아니요'
아이는 울면서 힘겹게 대답했다.
'박민 진영이한테 사과해. 미안하다고.'
'...'
'원래 이럴땐 사과하는거야.따라해봐 미안해.'
'미안해'
아니였다. 우린 서툴지 않았다. 나만 서툴었다. 형은 아이에게 가르칠것을 가츠리고 있었다. 반면에 난 그냥 아이를 다그치기만 했다.
그리고 민이가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울면서 미안해. 라고 말을했다. 내가 괜찮아. 라고 말하자 바로 옆에 있는 윤기에게 미안해라고 말했다. 그런 아이에게 형은 이리와. 라고 말하면서 민이를 안았다.
- 민이 엄마는 멀리있는데 엄마가 아저씨한테 부탁했어. 민이 감시하라고. 알겠지?
- 응 미안해
- 존댓말하고.
- 죄송해요
- 아빠한테도 죄송하다해.
- 죄송해요
민이는 미안하다며 계속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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