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고개를 돌리니 날 향해 웃으며 뛰어오는 아이가 보였다. 손으로 살짝 인사를 건네자 이젠 팔을 머리위로 방방 흔들며 달려온다. 이렇게 살가운 아이를 만난 날을 돌이켜 보자면 지금으로부터 몇년 전 고2. 18살의 그날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학교에서 만난 그 아이는 정말이지 푸른 하늘에 솟아 오른 빛나는 태양과 같았다. 맑고, 밝고, 따뜻한 그런 분위기를 가진 아이였다.
사진 동아리부를 선택해 공부하던 내 밑에 신입생으로 들어온 아이는 말끝마다 선배를 붙이며 나를 졸졸 따라다녔다.
분위기가 따스한 아이라 밉진 않았지만, 깊게 사귀면 귀찮아 질것만 같은 기분에 일부러 차갑게 굴며 반응해 주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는 그런 내가 싫지도 않은지 따라다니는걸 멈추지 않았고, 점점 내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넓혀 갔다.
결국은 내게 무조건적으로 살가운 녀석에게 난 두손두발을 다들며 항복하고 말았고, 그 뒤로 우리는 바늘과 실처럼 매일같이 붙어 지냈다.
“어, 형. 별도 찍으세요?”
“응. 가끔.”
“우와... 이쁘다…….”
“이뻐?”
“네..”
말간 얼굴로 내가 찍은 별들을 감상하는 아이의 속눈썹이 이뻤다. 가만히 보니 속눈썹이 참 긴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손을 올리려는 찰나, 아이가 얼굴을 벌떡 들었다.
“형! 저 이거 한장만 주시면 안되요??”
“어..? 어어.”
반쯤 들어올리던 손을 어정쩡히 다시 내리곤 얼결에 말을 뱉어 버렸다. 가져도 된다는 내 말이 좋았던건지 입꼬리를 크게 올리며 활짝 웃는 아이에 내 입술도 덩달아 올라감이 느껴졌다.
따뜻한 아이. 주변의 사람들도 환하고 밝게 만들어주는 아이. 태민이의 분위기는, 그 누구의 분위기보다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쌀쌀한 날씨에 하늘에서 내리는 한줄기 햇빛과도 같은 느낌. 따뜻하고,다정한…….
“형. 다음엔 저랑 꼭 같이 가요!”
“...응. 그래.”
햇빛에 물결의 표면이 반사된 것처럼 빛나는 은하수가 이어진 사진을 품속에 고이 넣은 아이가 해맑게 웃었다. 그의 웃음에 따라 웃어보이며 나는 생각했다.
너와 같이 보는 밤하늘은 다른 어느때 보다도 정말 따뜻할것 같다고. 더더욱 이쁠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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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화살의 가사를 바탕으로 만든 팬픽입니다!
00화로 시작해서 다음부턴 양이 좀 늘고~ 단편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_^!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