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선생님!! 누나.. 누나는요?" "...죄송합니다." "우리 누나.. 수술 잘된거죠?" "저희도 최선을 다했습니만..." "흐으.. 곧, 일어날 수 있는거죠?" 마스크를 내리고 천천히 고개를 떨구는 의사선생님을 보고 다리에 힘이 풀려서 그대로 풀썩 주저앉았다. 불과 몇시간 전까지만해도 울먹이는 날보며 웃어보이며 절대 죽지않을거니 엄살떨지마라고 한숨 푹자고 나오겠다고 다독여주던 우리 누나가 죽었을리가 없다. 거짓말, 그래 이건 평소에 내가 누나에게 장난치던걸 갚아주자고 의사선생님과 누나와 짜고 몰래카메라를 하는거다. 그런거다. "누나..." "...." "눈..눈 좀 떠봐.." "...." "내가 다 잘못했어.." 탁- 오늘따라 작아보이는 누나의 몸을 덮고 있는 흰천을 들어올리려고 손을 뻗었지만 그 손은 곧 누군가에 의해 제지되었다. 그 손을 뿌리치려 팔을 들었지만 손목을 더 꽉 쥐어오는 손에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같은 눈을 들어올렸다. "보지마요." "...." "감당 할 자신, 없잔아요." "...봐야되.. 우리 누나.. 안죽었는데..." "동우형-" "너는 아무렇지도 않아? 누나가 죽었다는데?!!" "장동우." 호원이는 흐느껴 울며 무너져 내린 나를 따라 앉아 가만히 안아주었다. 착잡한 표정으로 우리를 지켜보던 의사선생님들은 누나를 뉘인 침대를 끌고 조용히 떠났고, 아직도 멀어져가는 누나를 마지막을 믿지 못해서 나는 복도 가득 울림이 일렁이게 더 크게 울었다. "너는, 윽. 흐으- 이호원 넌. 누나가, 죽었대- 그런데도 으흑 아무렇지, 않아?" "...." "넌.. 정말, 나쁜 놈이야-" "미안해요, 누나한테도 형한테도... 정말 미안해요.." 그리고 호원이는 내 모진 말에 씁쓸한 표정으로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며 나를 더욱 세게 안아주었다. ***** "...." "받아요-" "..뭐야?" "음료수. 형 얼굴 엄청 부었어요." "...고맙다.." 병원 바깥 휴게소 벤치에 앉아 멍하게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쳐다보는 내 옆에 누군가가 앉았다. 내 옆에 앉을 사람은 딱 두명 밖에 없다. 누나와 이호원. 누나이길 바랐지만 그런 꿈같은 일은 없을테니 보나마나였다. 돌아보지도 않는 나였지만 별로 상관하지 않는 듯 얼굴 부었다며 손에 이온음료를 쥐여주었다. 차가운 촉감이 썩 반갑지는 않지만 팅팅 불은 우동같은 얼굴이 더 싫었으므로 조용히 얼굴로 가져다대었다. "...." "...." "형." "왜-" "저랑 바닷가 갈래요?" 이어지는 침묵에 뜬금없이 바닷가를 가자는 말에 천천히 고개를 들어 호원의 눈과 마주했다.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공허한 나의 눈과는 다르게 어딘가 따뜻한 그 눈동자가 마음에 안들어 휙하고 고개를 돌렸다. 싫어- 하고 제법이나 단호한 말에도 어차피 내 의사따위 반영할 생각도 없었다는 듯 억지로 일으켜세워 주차장으로 끌고 가는 이호원. 이대로 있는다고 달라지는건 없잔아요? 그냥 바다보면서 한풀이나하고 오죠. 하고 도리어 당돌하게 말하는데, 하여튼 못말린다 정말. 팅팅 부어 못난 얼굴에서 작게 피식 힘없는 작은 미소만이 지어졌다. . . . . "후아아-" "막상 오니까 형이 더 좋아하네." "아니거든?" 맞으면서 아닌척하긴. 모래사장에 털썩 앉으며 중얼중얼 받아쳐지는 말대꾸를 무시하고 바닷가로 한걸음 다가섰다. 겨울의 바다는 내 생각 이상으로 좋았다. 추위에 얼었는지 밟으면 눈처럼 사각이는 모래의 느낌도, 사람이 없어 고요한 것도. 전부 마음에 들었다. "...형." "왜-" "저 나쁜놈 맞아요." "...?" 굉장히 뜻밖의 말에 뒤를 돌아 다리를 쭉펴고 앉아 모래를 한웅큼 쥐어 스르르 놓기를 반복하는 그를 바라보았다. 당돌하고 자신감 넘치던 그의 모습이 아니라서 평소보다 작아보이는건 내 착각일까. "...사실 저 누나를 좋아하지 않아요." "뭐?" "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따로 있어요." "...." "형 지금 저 밉죠? 패죽이고 싶죠?" "그걸 말이라고 해? 당장 말해. 누구야." "어차피 말해도 형 못보고 안해도 형 못볼거면, 그냥 안할래요." "후우- 이호원." "그래서 하는 말인데요 형. 사실을 말하면.. 그냥 죽기 직전까지 패도 되니까 저를 무시하거나 피하지 말아요. 그러면 말해줄게요." "하아? 그래, 누군지 들어나보자" "...형이에요." "뭐?" "형이라구요. 내가 좋아하는건 형이에요." "지금 장난ㅎ.." "장난,아니니까 한번만, 딱 한번만 들어줘요." "...." "사실 처음부터 누나가 아닌 형을 좋아했어요. 아주 옛날부터-" "...왜.. 왜 숨긴거야.." "말하면. 그러면 받아줄거에요?" "...." "것봐- 아니잔아요, 피할거잔아요. 그런데 어떻게 말해요?" "...." "사실, 무시하고 피하지 말아달라고 하긴 했는데 말해놓고 보니 그건 너무 큰 부탁인거 같네. 그렇죠?" 툭툭 바지를 털고는 쓰게 웃으며 그럼 저 갈게요- 하고 뒤를 도는 호원이를 멍하게 보다가 나도 모르게 팔을 덥썩하고 붙잡았다. 나조차도 예상치 못한 행동이라 나도 호원이도, 매우 당황했다. "...." "...." "...." "...다신 눈에 안띌 테니까, 너무 걱정마요." "아니야, 잠깐만 호원아." "형." "기다려." 벙쪄있는 호원이는 잔뜩 부은 내 얼굴만큼이나 볼만 했다. 한발 한발 천천히 걸어가 살을 에는 바람 덕에 차갑게 굳은 그의 손을 맞잡고 작게 읖조렸다. "낮에도 말했지만 넌 정말 나쁜 놈이야." "...." "너같은 놈한테 우리 누나를 줬었다는게 너무 화가나." "...." "그래서 니가 너무 미워." "...." "그렇지만, 한번만.. 봐줄게." "...형?" "나 때문에 외로운 사랑을 했을 누나를 생각해서, 그리고 밉지만 나름대로 맘고생 했을 너를 불쌍히 여겨서. 한번만 봐주는거야 이 나쁜 놈아" 툭- 하고 그의 눈에선 눈물이 흘렀다. 조용하지만 묵직한 그동안의 괴로움과 죄책감이 묻어나오는 그 눈물이, 그의 모습이 안쓰러워 두팔을 잔뜩 벌려 안아주었다. 내 어깨에 고개를 파묻고 눈물을 흘리며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그 모습이 병원에서 눈물 한방울 보이지 않고 날 위로하던 듬직한 그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할 만큼 달라서 이호원도, 우리 누나도. 더욱 안쓰러웠다. 누나한테 못한만큼 나한테 더 잘해라? 다독여주며 장난스레 건네는 내 말에 더욱 꽉 나를 안아오는 호원의 어깨에 나도 고개를 묻었다. 작게 퍼지는 흐느낌 외에는 고요한 겨울바다, 붉은 노을과 은빛으로 변하는 수평선. 그리고 나를 안고있는 이호원은, 내 생각 이상으로 좋았다. ============== 석고대죄.... 할말이 없네요ㅠㅠㅠㅠㅠㅠ 내가제일늦엇을꺼야 이ㅏㄷㅂ자두자ㅠㅠㅠㅠ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 절 매우 치세요ㅠㅠㅠㅏ

인스티즈앱
취업메타가 너무 확확 바뀐다는 90년대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