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는 날 좋아해
W.1억
벌써 난 데뷔한지 1년이 되었다.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는 친해진 배우분들이랑 간식을 먹으며 대사를 맞춰본다.
아!.. 우정 내용이 가득 담긴 드라마이기에 나랑 비슷한 나이대인 배우들과 연기를 하다보니까 많이 친해졌다. 그래서 그런지 더 나를 챙겨주었다.
그리고 여전히 이들은...
"오늘 그럼 남자친구랑 데이트?"
나를 보면 먼저 묻는 게 주지훈 얘기다. 연예인들은 서로 너무 바빠서 대부분 1년을 못 넘긴고 헤어진다던데.. 우리도 벌써 1주년이다.
뭐.. 사실 지훈오빠는 1주년 이런 걸 신경 안 쓰는 것 같기도 하고..
"네."
일단..모르겠지만..! 그냥 맞다고 대답을 해버렸다. 만나겠지.. 항상 바빠서 약속 시간은 안 잡고, 시간이 맞아야지만 봤잖아.
역시.. 오늘 주지훈에게서 아무 말도 없다. 오늘이 1주년인데.. 아무 말도.............
회식을 마치고서 주지훈의 집에 와도 주지훈은 취한 나를 보고 괜찮냐고 물어볼 뿐.. 뭐 챙겨주고 이런 건 하나도 없다.
"…진짜 너무하시요."
"너무하시요는 어디 말이지.."
"진짜.......너무합니다.."
"응?"
"1주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결국엔 엎드려서는 이불에 얼굴을 묻고 엉엉 울기 시작한다. 아.. 나 취했구나... 1주년 안 챙겨준다고 우는 사람 나밖에 없으려나..
얼마나 우습게 보일까.. 커ㅡ흡.... 다음 날 스케줄이 저녁에나 있는 나는 결국 울다가 잠들었고..
"……."
"잘 잤니?"
아침이 되어서야 깰 수 있었다. 오늘은 스케줄이 없는 주지훈은 웃으며 날 내려다보았고.. 나는 고갤 천천히 끄덕인다.
괜히 어제 운 게 떠올라 쪽팔려서 가만히 주지훈을 바라보면, 주지훈이 내게 말한다.
"혹시 어제 나라 잃었어?"
"네? 아.. 아니요! 그런 거 아닌데.............."
"엉엉~ 울길래 나라 잃은 줄?"
"……."
"ㅋㅋㅋㅋㅋ일어나 해장 해."
주지훈이 저 말을 하고서 그냥 방에서 나가버렸고, 난 또 너무 속상해서 눈물이 날 뻔 했는데....
고개 숙이는 순간.. 베개 옆으로 보이는 웬 반지에 내 두눈을 의심했다. 이게 뭐야..................................................?
"오빠!!!!!!!!"
"1주년 엉엉~ 하더니.. 어제는 바빠서 자기가 늦게 들어와놓고 말이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일찍 온다고 했으면서 뒤늦게 회식이라고 하고, 어?"
"난.. 오빠가 모르는 줄 알았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어떻게 몰라? 두달 전부터 1주년 1주년 노래를 불렀잖아요. 아줌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두팔을 뻗고서 안아달라고 다가가면, 나보다 정말 한~참이나 큰 주지훈이 나를 우쭈쭈 안아준다.
으이구우- 하며 내 등을 토닥토닥 하는 주지훈은 내가 아침부터 또 웃긴지 소리내어 웃기까지 한다.
그리고 우리는 1년을 사귀면서 막 싸웠던 적이 그~~때 스위스 갔을 때 딱 한 번인데...... 요즘엔 또 자주 트러블이 생기긴 한다.
왜냐고...?
"……."
"표정 좀 풀지."
"…제 표정이 뭐 어쨌다구요."
요즘 주지훈이 드라마 촬영을 하는데.. 상대 배우역이 너무 예쁜 것과, 나랑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것.......
근데 둘이 키스를 너무 열정적이게 하고, 야하게 하니까 기분이 더러운 것이다.
그래.. 나도 티를 안 내려고 하는데.. 저렇게 끈적하게 진짜처럼 키스하고 그러는데 내가 어떻게 그냥 넘어가..............................
"에이 저건 그냥 연기고... 저 친구랑은 진짜 세상 어색해서 말 한마디도 안 해."
"……."
"너랑 연애하는 거 모르는 사람이 어딨냐? 다 알고있어서 다 날 어렵게 대한다니까."
"……."
"일이잖아,일."
일인 건 나도 너무 너무 잘 안다. 나는 키스신 찍어봤자 진짜 입술만 대는 식으로 했는데. 저건 뭐! 진짜! 으른 키스잖아.
어! 혀도 보이는 것 같아...진짜!!
"그리고 저 친구 애인 있대."
"…진짜요?"
"응. 나도 어제 들었는데. 3년 사귄 남자친구 있다는데. 아이돌이라대."
"…헐?"
"젊고 잘생긴 아이돌 만나는 친구가 내가 남자로 보이겠냐."
"당연히 보이죠! 제가 차은우랑 연애해도! 오빠 지나가면 침 흘렸을 거예요!"
"가끔 네 입에서 차은우가 나오는데.... 너 차은우 좋아해?"
"잘생겼잖아요."
"참나."
"왜요.. 오빠도 얼마 전에 선미 신곡 나왔다면서 뮤비 보고 좋아할 땐 언제고."
"내가 언제 좋아했어. 그냥 팬심이지."
"저도 차은우 팬심으로 좋아하는 건데요."
"난 선미 팬이라고만 했지 예쁘다고 한 적 없는데?"
참 유치하게 싸운다. tv에선 또 한 번의 키스신이 나오길래 치.. 하고 입술을 쭉- 내밀면.. 주지훈이 아우 귀여워- 하고 내 볼을 막 꼬집더니 곧 다가와서 내게 키스를 한다.
그리고 난 더 유치해진다.
"하지 마요오.."
"왜애."
"저분이랑 키스했잖아요."
"…허.. 그래서 나랑 키스 안 해?"
"안 해요."
"아니 저거 찍은지가 언젠데. 그냥 하자."
"싫어요."
"그럼 입술 내밀지 마."
"왜요."
"키스하고싶어."
"……."
"웃음 참지 마."
"ㅋ....제가 언제요....."
"ㅋㅋㅋㅋ아유 귀여워라."
"안 귀여워요!"
"너 엄청 귀여워. 너만 몰라 그거."
"……."
자꾸만 내게 뽀뽀하려는 주지훈을 밀어내려다가 실수로 중요부위를 만지면, 주지훈이 진짜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실수라고 하지 마라?"
"실수예요..."
"ㅋㅋㅋ어쭈."
"……."
"왜~ 응?"
그래도 잠깐 만졌을 때 느낀 게 있어서.. 다시 한 번 무심하게 꾹- 손가락으로 누르면 주지훈에 내게 말한다.
"이건 너랑 있을 때만 이래."
"아 진짜아!!!!"
"아 왜 ㅋㅋㅋㅋㅋㅋ그럼 왜 찌르는데."
"…짜증나요 아무튼!"
주지훈이 웃으면서 다시 내게 입을 맞췄고, 결국에 나는 주지훈에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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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