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경수] 취향저격: 경수가 오드아이를 가지고 있어
1. 1993년 1월 12일 서울의 산부인과에서 남자아이가 태어났다. 수개월동안 모체에서 양수와 영양분을
먹고 무럭무럭 자란 아이는 친모에게 12시간이라는 진통을 안겨주고 우렁찬 울음을 터뜨리며 태어났다.
산모는 힘이부쳐 눈이 자꾸만 감겨오는 와중에서도 사랑스러운 아이의 첫 울음소리를 들으며 연신 미소
지었다. ‘내 아가…아가야…’ 방금 뱃속에서 나온 신생아의 모습은 기대와는 달랐지만 힘들게 세상으로
나와준 아이의 찡그린 콧잔등이 너무나도 예뻐 산모는 자신의 품으로 아이를 끌어안아 아이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았다. 동그란 머리는 아빠를 닮았구나, 작은 귀는 엄마를 닮았네. 그게 경수의 탄생이였다.
2. 후천적 홍채이색증. 경수가 걸음마를 떼고 뛰기 시작하면서, 자기 주변의 사람들을 호칭으로 부르는게
가능해질때쯤 서서히 증상이 나타났다. 활동량이 많은 시기의 아이라 처음엔 부모조차도 아이의 눈색이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태어났을땐 바둑알같은 새까만 눈을 가진 평범한 아이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경수가 자라가면서 점점 눈의 색이 옅어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한쪽 눈에는 서양
인의 그것처럼 푸르스름한 색이 가운데에서 부터 퍼지고 있었다. 영문을 모르는 부모는 한창 친구와 함께
장난감을 가지고놀고있던 경수를 품에 끌어안고 병원으로가 의사에게 물었다. ‘ 아이의 시력에 문제가 생
긴건가요? ’ 의사는 두툼한 알이 끼워진 안경을 벗으며 인상좋게 웃었다. “ 시력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
3. 병원의 무거운 기에 질려있던 경수는 집으로 돌아오자 신이나 얼른 뛰어들어갔다. 작은 손에 딱딱한
로봇을 쥐고 입술을 오물거리며 중얼중얼 혼자 놀던 경수는 잠시후 벌떡 일어나 부엌에 힘없이 서 있는
엄마에게 달려가 차맛자락을 붙들고 흔들었다. “ 물- 물 머글래요… ” 동그란 두 눈을 맞추며 매달리는
경수에게 친모는 아무 말 없이 물컵을 쥐어주고는 다시 멍하니 창밖만을 바라보았다. 아직은 어린아이다.
당장은 본인도 뭐가 다른건지, 제눈에 특별한점이 있는지 알지 못할것이다. 하지만 경수가 큰 뒤에는….
머리가 굵어지고 사춘기가 오게되면 그땐? 자신이 어릴때부터 왜 그토록 관심을 받았는지. 왜 혼자 놀고
있던 자신에게 동물원 원숭이라도 구경 하듯 사람들이 모여들었는지 알게되면 그땐?
4. 시간은 흘러 경수는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씩씩한 아이였다. 경수의 오른쪽 눈은 이제 완전히 변해
맑고 투명한 푸른색으로 차있었다. 제 상체만한 가방을 뿌듯하게 둘러맨 경수는 한아름 꽃다발을 끌어
안고 장난끼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카메라를 들고있는 친부 앞에 섰다. ‘ 찰칵! ’ 경쾌한 셔터음이 몇번
울리고 난 뒤에 경수는 친모의 손을 꼭 쥔채 어디론가 향했고, 홀로 남은 친부는 카메라에 저장된 아내와
아들의 사진을 확인하며 미소를 지었다. 천진 난만하고 뽀얀 아이의 빛나는 푸른눈이 유난히 밝았다.
5. 학교에서 돌아온 경수가 대뜸 가방을 쇼파에 던져놓고 제 방으로 들어가 숨은지 3시간 째 였다.
퇴근을 하고 돌아온 친부는 넥타이를 풀며 눈짓으로 친모에게 물었고, 경수가 말을 하지 않으면 알
도리가 없는 친모는 그저 어깨를 한번 으쓱이는것으로 물음에 대답했다. 그 무렵 방안에 홀로 있던
경수는 초등학교 3학년이라는 나이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단 따돌림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6. 1년…2년, 시간이 흐르면서 집안에 정적이 늘어갔다. 점점 말 수가 적어지던 경수는 중학교에 입학 할
무렵 완전히 입을 다물기 시작했고. 이젠 사소한 의사표현도 손짓 또는 눈짓으로 해결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그저 속이타는 부모는 그런 경수를 불러 거실에 앉혀놓고 대화를 시도해 보았지만.
경수는 그저 불안한듯 큰 눈을 여기 저기로 굴리며 시선조차 제대로 맞추기 않으려 하는게 눈에 보였다.
도대체 무엇이 제 집에서까지 이토록 마음을 놓지 못하게 하는것인지는. 그리 길지않은 시간이 지난 후
확실히 알게되었다. 숙제를 하느라 제 방 책상에 펼쳐놓은 교과서 표지에 적힌 낙서. 몇번이고 지우려고
노력한듯 헤질대로 헤졌지만 또렷이 흔적이 남아있는 악질적인 낙서. “ 눈깔 병신 죽어라 ㅋㅋㅋㅋ”
7. 고등학교 입학식날 경수는 두 눈에 색이 검은 렌즈를 끼고 입학식에 임했다. 수백명이 나란히 앉아
교장선생님의 말씀을 듣고있는 와중에서도 아이들의 소곤대는 목소리는 잔잔히 강당을 채웠다.
‘ 너 눈에 비닐 안빼냐? ’ , ‘ 그래봤자 너 오른쪽 눈알 퍼런거 소문이 자자한데 헛짓거리야ㅋㅋ ’ 고개를
숙이고 앉아 제 교복자락을 꼭 쥔 경수의 귓가에 변성기가 지나 굵어진 목소리가 박혀들어왔다.
‘ 야, 니네 그만좀해. 이제 고딩인데 안 쪽팔리냐? ’ 그리고 그 낮은 남학생들 사이로 카랑카랑한 여학생
의 높은 목소리가 경수의 귀를 울렸다. 살짝 고개를 들어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하는 경수에게 그 여학생
은 살풋 눈을 접어 웃으며 인사했다. ‘ 나는 변백희. 저런애들은 모자란애들이니까 무시해- ’
8. 고등학생이 된 이후로 경수는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몰라 골치가 아팠다. 사춘기를 갓 지난 여학생
들에게 경수의 오드아이는 신비로우면서도 매력적인 선망의 대상이였고, 한번쯤 말을 걸고싶은 순진한
남학생이 되기에 최적의 조건이였다. 그에 비해 남학생들에게 경수는 절대적으로 아니꼬운. 그런 상대.
9. 고등학교에 들어간 뒤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 경수는 집에서 전에없이 예민하게 굴었다.
문제가 풀리지 않자 물컵을 던지질 않나. 하루 종일 밥도 먹지않고 제 방에서 쥐죽은듯 은둔하기도 하며
날이 갈수록 히스테릭 해지는 경수를 보며 부모는 애타는 속을 부여잡고 몇번이고 경수를 설득했다.
‘ 경수야, 우리 상담받아보자. 아버지가 좋은 선생님 한분 모셔오실꺼야… 이번 한번만 얘기해보자. 응?’
한참동안의 애원끝에 잠겨있던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그 속에서 적의적인 눈을 한 경수가 천천히
걸어나왔다. 그리고 도톰해진 입술을 달싹여 한마디를 하고는 그대로 집을나섰다. 변성기가 지난 낮고
조근조근한 아들의 음성이였다.
10. 이젠 엄마도 내가 비정상적으로 보여?
| 처음써봐서 뭐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음ㅠㅠ |
어제 만들어둔 경수 오드아이짤 보다가 문득 떠올라서 쓰긴했는데 더 쓸지 안쓸지는 아직 결정못했징ㅠㅠㅋㅋㅋㅋㅋ아유 모르겠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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