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을 가다듬었다. 후.. 한번만에 끝내자. 눈을 질끈 감았다. 몸의 균형을 놓은 채 그대로 풀썩 계단을 굴렀다. 차가운 계단 위로 내 몸이 닿는 순간 아픔이 느껴졌다.
"흐억"
요란한 소리와 함께 내 몸은 힘없이 계단모서리에 박으며 떨어졌다.
"아윽"
고통이 온 몸을 할켰다. 이미 계단먼지에 휩싸여 있던터라 내 몸이 더러운 지도 모르겠다. 그냥 아플뿐이었다.
"김성규씨! 더 리얼하게 떨어지셔야죠 다시 한번 더하고 아니면 대기하는 사람들 시키겠습니다"
먼지를 털생각도 못한채로 일어서서 절뚝절뚝 계단 위를 올라갔다. 뒤에서 빨리 올라가라는 따가운 시선이 느껴지는 듯했다. 하지만 11번이나 NG를 내고 몸도 성치않아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어흐 이번이 마지막기회다. 이번 기회를 잡지 못하면 당분간 밥도 제대로 못먹이겠지. 아이를 생각하니 눈물이 고였다. 주먹을 불끈지고 없던 힘을 내어서 성큼성큼 계단꼭대기까지 올라갔다. 11번이나 굴러떨어졌는데 왜 아직도 겁이 나는거니 고소공포증까지 있었던 나였건만 이런일까지 하게 될줄이야 생각도 못했다. 다시한번 눈을 질끈감고 감독이 하이큐를 외치자마자 몸을 허공에 던졌다. 몸이 계단이 튀어나온부분에 닿일때마다 욱신욱신거렸다. 그 순간이 왜이렇게 긴지 다 떨어진후 그제서야 감독이 고개를 끄덕이고 나가보라는 손짓을 했다. 몸을 겨우 일으키며 억지웃음을 짓곤 간단히 감독에게 인사를 했다. 하지만 감독은 눈길하나 주지않고 다음 씬을 이어나갔다. 오른쪽발이 잘못 걸린건지 앞으로 나아가질 못해 왼쪽발만 쓰며 걸었다. 뒤에서 그렇게 대단하신 연예인들이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저런사람들은 참 불쌍해 능력도 안돼서 자기몸버리는 일만하고 안그래요?"
자기들끼리 비웃고 난리가 났다. 내가 이렇게 사는거에 니들이 보태준거 있니 금방이라도 가서 욕을 퍼부어주고 싶었지만 가봤자 이득될것도 없고 결국은 내가 질게 뻔하니 가던 길을 계속 꿋꿋하게 걸어갔다. 연예인도 별거 없구나 저렇게 험담이나 하고 겉으론 가식적인 모습만 풍기는 공갈들이니. 큰 세트장을 나와 한참을 걸었다. 땀이 비오듯이 쏟아지는게 먼지와 달라붙어 찝찝하긴 정말 찝찝했다. 겨우 버스정류장에 도착에 한숨을 돌리며 의자에 앉았다.
"아빠"
앳된 목소리. 귀엽고 낭랑한 목소리에 절로 고개가 돌아갔다. 4~5살쯤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쭈그리고는 아빠로 보이는 사람의 바지를 당겼다.
"아빠 이것봐 구슬이야 구슬"
아이의 아빠가 아이가 가리키는 곳을 쳐다보더니 웃으며 아이의 등을 쓰다듬었다.
"준이야 길거리에 있는거 함부로 만지면 안돼 먼지가 얼마나 많은데"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자신이 만지던 구슬을 계속해서 손바닥안에서 굴렸다. 그걸 멀뚱히 쳐다보고 있던 나는 아이가 내게 다가오는 모습에 눈이 커졌다. 아이는 해맑은 모습으로 손바닥을 구슬을 내 손에 쥐어줬다.
"형 이거 가져"
잠시 당황스러워 눈만 끔뻑이다가 내손에 쥐어진 구슬을 자세히 쳐다봤다. 꼭 생긴게 행성처럼 생겼네. 이 다섯가지 구슬중에 지구는 있을까?
"형 이게 지구야"
꼬마가 가리키는 지구라는 구슬을 바라보고나서 내가 탈 버스가 도착했다. 나는 터덜터덜 일어서고는 꼬마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웃어보였다. 꼬마도 내게 손을 흔들고는 밝게 웃었다. 버스안에 들어서자 시원한 에어컨의 바람이 나를 휘감았다. 이제야 정말 살것 같았다. 구슬을 손에 계속 쥔채로 일인석에 쓰러지듯이 앉았다.
네 이번 곡은 요즘 엄청 인기가 많은 곳이죠! 전국적으로 사랑받는 노래~ 지금 바로 듣고갈게요~원더걸스의 텔미!
너도 날 좋아할 줄은 몰랐어 어쩌면 좋아~ 너무나 좋아~
버스안의 노래가 흥겨웠다. 받은 돈봉투 속을 들여다보았다. 만원짜리가 그래도 두둑하니 이만하면 몇일은 버틸 수 있겠구나 했다.
꿈만 같아서 나 내자신을 자꾸 꼬집어봐~ 너무나 좋아~
돈봉투를 다시 고이 자켓안에 집어놓고는 아까 꼬마가 준 지구라는 구슬을 손으로 만지작거렸다.
니가 날 혹시 안 좋아할까봐 혼자 얼마나 애 태운지 몰라~
어 반짝반짝 빛도나네? 아까 봤을땐 몰랐는데 만지작거리니 영롱하게 파란빛으로 반짝거렸다. 신기해라... 눈꺼풀이 천천히 내려왔다. 세상이 어둠이 되는 순간 내 머리속 시간이 멈췄다.
그런데 니가 날 사랑한다니 어머나, 다시 한 번 말해봐
.....곳은 차병원 앞입니다.
눈이 확 떠졌다. 아 하마터면 버스에서 못 내릴뻔 했네. 잠이 깊게도 들었던 것 같다. 허겁지겁 손에 꼭 쥐고 있던 구슬을 바지주머니에 쑤셔놓고 벨을 눌렀다. 그리고 얼른 일어나 열린는 문을 통해 부리나캐 빠져나왔다.
"휴우.. 헉헉"
무릎을 짚고 고개를 숙여 숨을 고르며 찬찬히 고개를 들었다. 고개를 드는데 이 익숙하지 않은 풍경에 눈이 휘둥그레 졌다. 내가 잘못내린건가? 고개를 이리저리 돌아보며 여기가 어딘지 살폈다. 분명 차병원앞이라고 했는데? 여기서 내리는게 분명 맞는데 언제 이렇게 바꼈지? 그것도 일부가 바뀐게 아니라 싹 다 내가 모르는 도시로 변해있었다.
".........여기가 도대체... 어디지?"
주위 사람들을 돌아보니 전부 다리에 짝 달라붙는 희괴망측한 바지를 입고 이상한 기계를 누르며 걷고 있었다. 익숙하지않은 두려움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 이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아니겠지 내가 잘못내려서 그런걸꺼야 가다보면 내 집이 나오겠지 애써 괜찮은 척하는 생각이 내 몸을 움직였다. 사람들이 지나가는 성규를 쳐다보며 웃는게 느껴졌다.
"저 사람좀봐 요즘에 누가 저런옷을 입어?"
"촌스러"
여자들이 웃으며 수근대는 소리가 스쳐지나갔다. 도대체 뭐야 난 니들이 더 이상하다고..나름 요즘 유행하는 골덴바지인데 별꼴인 여자들 다보겠다 생각하며 계속 걸음을 옮겼다. 날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지나갈때 마다 내게 부딪혀왔고 그럴수록 더 이 거리가 낯설다는 느낌이 나를 들쑤셨다. 건물들도 원래 이런건물은 없었는데 언제부터 이거리에 화장품가게며 옷가게며 영화관이 있었지? 이렇게 발달한 곳이 아니었는데 점점 머리속이 혼란스러웠다.
60초로 충분한 story 내 삶에서 넌 사라졌어 널 잡지 않았어 니 맘을 본걸 짧지 않은 time
침착해지자 침착해 김성규 걸으면서 집가는 길을 찾으려고 애썼다. 앞을 보고 걷는데 이쪽으로 스쳐지나가려는 한 남학생이 눈에 띄었다. 눈물이 고여있는 듯한 눈에 다물어져 떨어질것 같지않은 입 익숙한 얼굴 금방이라도 목소리가 들릴 것 같았다. 나와 눈이 마주치고는 어깨를 부딪히며 그냥 지나가버렸다. 얼른 돌아서서 팔을 붙잡았다. 끼고있는 헤드셋을 살짝 손으로 떼고는 무슨일이냐는듯 나를 노려보았다.
"김명수.."
"누구세요"
"니 형"
넌 그런 사람 내겐 충분한 story 선명하게 넌 전해졌어 넌 아프다 했고 난 보내줬어 마지막 그 time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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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택 3까지 나온 마당에 이나은은 진짜 불쌍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