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지코X피오]
w.만년삼
잠시,술자리를 빠져나와 너에게 문자를 보냈다.
「지훈아 너 지금 뭐해?자?」
아,덥다.1분,7분,10분,20분이 흘러도 답장이 오지않는다.시간이 흐를 수록 괜시리 초조한 마음에,신발로 바닥을 북북 소리내며 문지르다,이거 비싼 신발인데….하고 생각이 들어 멈췄다.신발을 슬 들어 밑창을 보니 심하게는 아니지만 닳았다.닳은데다 검게 변하고 작은 돌조각들도 틈틈히 박힌게 기분이 더러워져 살펴보는걸 멈췄다.그대신,간간히 손부채질을 하며 다시 핸드폰 문자화면에 눈길을 박았다.
벌써,30분째.땀 범벅이 된 내 손에 잡힌 핸드폰에는 아무 소식이 없다.하긴,쳐다봐야 뭐,소식이 있겠나….갑자기 가게 안에서 지호야,지호야,하고 큰 소리로 부르길래,
땀에 젖어 축축한 핸드폰을 티에 대충 닦고는 네,왜요!하며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어우,민태 형,술 많이 드셨네요.근데 왜 부르셨어요?”
“아아,지호야,그냥 이 민태자식이 취해서 부른거야.”
“아,그래요?”
미안하다는 듯이 뒷목을 문지르며 말하는 태경이 형에게 괜찮다고 대충 몸짓을 하니,옆에서 민태 형이 소리를 지른다.
“지,호야!왜 이러케 밖에 오래,나가있어써!그럼 안대에….우리 2차가자,2차!”
내가 이 모습 되기싫어서 술안마신다니까.뭐,지배 당하는 느낌도 싫고,무엇보다 지훈이가….
“하이고.야이 새끼야,술 좀 곱게 쳐마셔라.”
태경이 형이 욕을 하며 민태 형 머리를 때린다.나는,아무래도 이쯤되서 술자리를 빠지려했으니 빠지려하는데,경수 이 자식이 실실 웃으며 그럼 제가 잘아는 막창집 가죠?2차로?예?형님들.좋죠?라는 망언을 터뜨린다.아오,이 새꺄.속으로 욕 한바가지를 내뱉었다.당연히 형들과 내 친구놈들은 좋다고 슬슬 일어난다.워낙 내가 술자리를 싫어하기 때문에 내 지인들도 알아서 나와는 그냥 만나서 이야기만하고 또는,음식점에서 식사만하거나 술 마신다해도 1,2병마시고는 끝이기에 이번에도 그렇겠지,싶어 민태 형의 다같이 만나자는 전화에 흔쾌히 수락한게 너무나 후회가 됐다.2차가자는 걸 단칼에 거절할 성격도 못되는지라,그냥 체념하기로 했다.계산을 하고 나오니 후끈한 여름 밤 열기가 또다시 내 몸을 감싸길래 얼굴이 일그러졌다.
2차 가기 직전인데,문자는 아직 답장이 없다.한숨을 쉬며 포기할려는데 지잉,하고 진동이 왔다.반가운 마음에 확인하니 망할,김미영 팀장.열이 올라 주머니에 핸드폰을 쑤셔박았다.그러자 장난같이 또 울리는 진동.날 놀리는건가 싶어 무시할려다가 혹시나 싶은 미련한 기대심에 슬,보니,세상에,지훈이다.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이 손까지 전해져,부들부들 떨린다.문자 내용은 어떨까,콧노래가 나온다.
「저 지금 밖에 있어요.아,좀 빨리 말하지 그랬어요.지금 제 애인이랑 놀고있는데.」
어,어…어,어….나도 모르게 멍청한 소리를 냈다.경수가 왜 그러냐 묻는데도,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내 어깨를 툭칠때야 정신을 차리고 급히 화면을 껐다.
“우지호?왜 그래,귀신이라도 본사람처럼.얼빠졌어.”
그 말에 그냥 미소만 지었다.입 안은 까끌까끌하고 머릿 속은 혼란스러운데,용케도 나는 웃는다.다시 화면을 켜봐도 변한건 없다.애인이라는 단어가 눈에 박혀서,아니 바람 때문에 눈이 따가워지고 시렸다.물론,바람 한점 불지않는 여름이다마는.
답장을 해주기도,안해주기도 애매한 이 상황에 나는 어지러웠다.하지만 안해주면,분명 그 성격에 답장을 받을 때까지 계속해서 문자를 보낼게 뻔하기에,더이상 눈이 아프길 원하지않기에.
「애인 생겼냐?축하한다ㅋㅋ그냥,담에 보자.담에 낮에 봐.」
내 진심이 들어간 문장이라고는 하나 없는 가식적인 문자를 보내고서 이게 전화가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해졌다.
「그냥 심심해서」
아니 외로워서 그래,지훈아.엄연히 외로운 감정과 지금 내 감정은 확연히 다른 것임에도 나는 그냥 이 것을 대충 뭉그뜨려 치부했다.그렇게 해야 내가,내 자신이 더이상 상처받을 것 같지 않았다.저 앞에서 들려오는 지호야,우지호,하고 부르는 소리에 달렸다,꺼진 핸드폰을 쥐고서.
블로그에 올린거,옮겨왔네요!프라이머리 자니,듣다가 퍼뜩 생각나서 썼죠ㅋㅋㅋ
헉!!!!!!구독료를 설정하고 있었네요ㅠㅠㅠㅠㅠㅠㅠ이 바보ㅠㅠㅠㅠㅠ죄송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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