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현성] 귀신이 산다 : 15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3/1/23112a2b8ea784fd4d01db10ace01aba.jpg)
:: 당신이 이룰 수 없는 일
W.오뜨
성공했다는 말과 동시에 맥없이 주저앉는 우현을 자신의 몸에 기대게 한 성규가 설마, 하는 마음으로 우현이 느껴지지 않는 명수의 몸을 침대에 가만히 눕혀두었다. 성규가 휴대폰과 외투 한 벌을 들고 정신없이 움직였다.
"진짜."
우현 씨 볼 수 있는 거야? 성규는 눈물이 다시 나올 것 같아 눈을 괜히 깜빡거렸다. 한편, 성규는 나가고 명수만 남은 집안 거실 바닥에 무언가가 작게 금이 가는 소리를 내었다.
* * * * *
성규는 성종의 손을 꼭 붙잡았다. 정말 깨어나는 거 맞는 거죠? 하고 물어오는 성종에 성규는 입을 열지 않고 우현을 지켜보기만 했다. 성종은 30분째 미동도 않는 우현의 앞에 가만히 서 있는 게 조금은 답답해져 성규의 손을 슬며시 놓고 바람 좀 쐬고 오겠다며 나갔다. 정말 일어나긴 할지, 사실은 잘 모르겠다.
맑은 날에 공원에서 누군가와 손을 잡고 누군가와 밥을 먹고 누군가와 입을 맞췄다. 강렬한 햇빛에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이상한 점은 남자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고 남자라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랑해요."
"……."
사랑한다고 말하며 오물거리는 입술이 어디선가 본 것 같아 계속 머리를 굴려보았다. 갈색의 머리부터 천천히, 아주 느리게 내려오고 곱상하게 생긴 얼굴이 보였다. 눈부터 자세히 이어보니 역시 그 사람은 여자가 아닌 남자이며 그는 성규 씨였다.
"성규 씨."
"네."
부르는 순간 모든 게 흩어져버렸다. 성규 씨의 얼굴도 모든 배경도 사라져버렸다. 꿈같은 곳에서 정신을 차려보니 이번엔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손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고 있었다. 힘겹게 눈을 뜬 우현이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성규의 얼굴을 확인했다.
"성규 씨."
"우, 현 씨!! 진짜 일어난 거 맞아요? 기다려요. 조금만 기다려."
성규가 의사를 불러오겠다며 일어나자 우현이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에 힘을 더 줘 성규의 손을 꽉 잡았다. 가지 마요. 성규가 우현의 손을 맞잡으며 다시 의자에 앉아 우현을 달래듯이 말했다.
"지금 가서, 선생님 불러올 거에요. 조금만 기다려줘요."
"나, 꿈꿨어요. 성규 씨랑 공원에서 이렇게 손도 잡고 성규 씨가 나한테 사랑한다고 말하고 그리고,"
입도 맞췄어. 우현이 희미하게 웃으며 말을 끝내자 성규가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못하고 맞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우현 씨 목소리. 성규가 말을 하다말고 고개를 숙이는 성규에 우현이 성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팔을 들었다.
"나 퇴원하면 제일 먼저 공원가요."
"…네."
"손잡고 같이 걸어 다녀요."
"네, 그래요."
"다른 사람들 눈치 안 보고 편하게 뽀뽀도 하고."
"네…."
대답을 네, 밖에 못해요? 우현이 장난스럽게 묻자 성규가 또, 네 하고 대답했다. 어서 의사 불러줘요. 배 땅겨요. 성규가 우현의 말에 화들짝 놀라며 급하게 병실을 뛰어 나갔다. 정말, 귀여운 사람이다. 성규는 5분도 안 돼서 성종을 이끌고 들어왔다. 성종은 눈을 뜨고 있는 우현을 보고 상태를 확인했다.
"어때요, 숨은 잘 쉬어져요? 혹시 어디 아프거나, 기억이 안 난다거나 그런 건 없어요?"
"……."
"……."
"없어요…."
"우선, 봉합된 부분부터 살펴볼게요."
성규는 혹시나 자신이 병실 안에 있으면 우현이 불편할 것 같아 병실을 나갔다. 성종이 이것저것 확인을 하고 간호사를 부르더니 별다른 이상은 없는 것 같다고 말하자 우현은 성종에게 부탁할 게 있다며 입을 열었다.
"제가, 제가 최대한 빨리 퇴원을 하고 싶어서요."
"아직 안 돼요. 교통사고는 후유증이…."
"부탁할게요. 내일이라도 당장 퇴원하고 싶습니다."
"환자분을 위해서라도 그건 안됩니다."
"보호자가 동의한다고 해도 안 돼는 건가요?"
성종이 우현을 한참 바라보더니 단호하게 안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럼 몇 시간만 나갔다 오는 건요? 우현이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처럼 충혈된 눈을 하자 성종은 뭐가 그렇게 급하냐며 우현을 다그쳤다.
"사고도 꽤 크게 났구요. 남우현 씨는 죽다가 살아났어요. 이렇게 말을 하고 있는 게 신기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어요."
"압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행여나 그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그 책임은 온통 우리 병원에 있어요."
"당신들한테 책임지라고 할 사람, 없어요."
"아…. 알겠어요. 그럼, 딱 1시간만 드릴게요. 꼭 보호자랑 같이 다녀야 해요."
우현의 완강한 태도에 졌다는 듯이 성종이 차트를 내려놓았다. 성종은 병실을 나가려다 그래도, 하며 다시 말을 꺼냈다. 그래도 이건 다 맞고 나가요. 우현이 알겠다며 눈을 감았다. 성종이 나가자마자 성규가 들어와 우현에게 다가왔다.
"괜찮은 거에요? 배는 이제 안 아파요?"
"아!! 아프다, 여기 아픈 것 같아요."
"네? 아, 아, 어떡하지, 많이 아파요? 선생님 다시 불러올까요?"
성규가 불안한 눈빛으로 우현을 보다가 배를 살짝 쓰다듬었다. 우현이 아프지도 않은 배를 가리키며 아픈 척을 하다가 성규의 반응이 웃겨 소리내어 웃다가 성규의 손을 덥석 쥐어 잡았다.
"내일 공원가요."
"네? 우현 씨 몸이 이런데 어떻게 가요. 안돼요."
"왜 다들 안 된다 그러지? 잠깐 갔다만 와요."
우현이 애처럼 떼를 쓰자 성규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다가 옅은 미소로 알겠다고 대답한다.
온다는 곳이 고작, 병원 옥상이었다니. 성규가 입술을 내밀고 불만을 토로했다. 우현 씨, 선생님한테 겨우겨우 부탁해서 자유시간 얻었다면서요. 성규가 아이스크림을 문체로 웅얼거렸다.
"근데 이게 뭐야."
"어제는 안 된다고 그러더니, 왜요?"
"그래도! 여기 너무 휑하니 아무것도 없고, 그리고 보는 눈도 있잖아요."
보는 눈이 있으면 왜? 우리가 이상한 거 할 것도 아닌데. 설마 성규 씨. 우현이 성규를 놀리듯 말하자 성규가 고개를 팩하고 돌리고 옥상 난간으로 갔다. 우현이 어디 가냐며 성규를 천천히 따라갔다. 그리고는 성규의 행동을 따라 하듯이 팔을 난간에 걸쳤다.
"시원하다."
"시원하긴요, 춥기만 한데."
"여름이었는데 벌써 가을이네요. 우리가 안 지도 꽤 됐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네?"
"……."
"왜, 말이 없어요. 정말로 병원 옥상이라 삐친 거야?"
우현은 말이 없는 성규를 보다가 난간에 걸쳐져 있던 성규의 손을 잡았다. 손잡자고 했잖아요. 먼저 잡아주지도 않고. 우현이 툴툴대자 성규는 뭔가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보이지 않았다.
"왜 또."
"아니이ㅡ 손을 잡으려면 이렇게!"
"에?"
"깍지를 껴서 잡던지 말이야."
"깍지 안 껴주니까 삐친 거에요? 성규 씨 지금 보니까 별것도 아닌 걸로 되게 잘 삐친다."
"아니에요!"
"에이형이에요?"
고개를 숙이는 것을 보니 맞는 모양이다. 우현이 깍지를 낀 상태로 말했다. 나 좋아해요? 성규는 뜬금없는 우현의 말에 눈이 똥그래져서 우현이 되물을 때까지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나는 성규 씨 좋아해요. 성규 씨는 나 좋아해요?"
"왜, 갑자기…."
"안 좋아해요?"
"아뇨. 그게 아니라, 왜."
"불안해요. 갑자기 성규 씨가 없어질 것 같아."
"……."
"꿈에서 내가 성규 씨를 부르자마자 모든 게 깨져버렸어요."
난 오히려 우현 씨가 떠날 것 같아서 불안한데. 성규가 우현의 목을 끌어안았다. 나도 항상 그래요. 나도 항상 우현 씨가 사라질 것 같아서 불안해요. 우현은 순간 오늘과 비슷한 날의 성규와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 웃음을 터뜨렸다.
"왜, 웃어요. 갑자기."
"우리 아직 좀 남았거든요."
말을 끝내자마자 성규의 볼을 감싼 우현이 그대로 다가갔다. 이번엔 누구도 당황하지도 피하지도 않았다. 들고 있던 아이스크림이 사라졌다는 것은 아마도 둘 중 한 명도 영원히 알아채지 못할 것이다. 성규는 목을 끌어안은 손에 힘을 주고 우현은 볼을 잡을 손에 힘을 약간 풀었다. 이번엔 어떤 방해물도, 그 차갑고 딱딱하던 부채도 없었다.
"아ㅡ 이제 하나 남았어요."
"우현 씨 설마, 지금 이게 꿈 상황이에요?"
성규는 우현의 목에서 팔을 내리고는 고개를 젖히며 웃었다. 우현은 성규를 따라 웃다가 다시 성규에게 입을 맞췄다. 성규가 입을 맞추는 도중에도 웃음이 멈추질 않는지 중간중간에 푸흡, 거리며 웃음을 참았다.
"사랑해요."
"……."
"사랑해요."
"나도요."
아, 이건 좀 다른데? 다시 해요, 다시. 나도라니까요? 성규가 얄밉게 말하자 우현이 픽, 하고 웃었다. 성규는 그 말하기가 그렇게 부끄러워요? 하고 자꾸 물어오는 우현에 툭, 던지듯이 뱉었다.
"나도 사랑, 해요."
"어? 네? 아 뭐야! 왜 방심할 때 해요! 다시, 다시."
"싫어요ㅡ."
뭐야, 둘이 이러려고 그렇게 떼를 쓴 거야? 성종이 바람을 쐬러 왔다가 시끄럽게 웃어대며 둘만의 세상에 빠진 성규와 우현을 보곤 한숨을 쉬었다. 주위 환자분들 표정을 어떡하면 좋냐.
우현은 감격스럽고, 기쁘고, 들뜨는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자꾸 같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순간은 영원하지 않을 거야. 순간일 뿐이라고. 누군가의 말소리가 우현의 머릿속을 자꾸만 괴롭혔다. 더욱 힘든 건 그 목소리는 너무나도 낯익었다. 낯익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자신의 목소리라 그랬을까. 성규와의 행복이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 날 밤 호원이 찾아왔다. 호원은 마지막으로 정리는 하고 가야 한다며 우현을 찾아온 것이다. 우현은 여느 때처럼 호원에게 말장난을 걸었지만, 잔뜩 굳어진 표정은 다시 펴질 생각이 없었다.
"너도 알고 있잖아."
"뭘요."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고 되는 게 아니란 거."
"……."
"대책을 세워야 할 거 아니야."
"대책 세워봤자 될 건 없어요. 그냥 난 이 상황을 즐길 거에요."
호원이 고심하듯 벽에 기대섰다. 너 설마, 하고 여는 입에 어두운 미소가 걸렸다. 우현은 그저 눈을 감으며 성규에게 대해서만 생각할 뿐이다. 호원은 손으로 머리를 쓸었다.
"알면서도 그런 건 아니지?"
"……."
"그래. 그럴 리가 없잖아."
"그래도 다행이에요."
"……."
"그래도 그동안은 시간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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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현성] 귀신이 산다 : 15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f/3/0/f30f428d3871485da4a38bbe03a9f4aa.jpg)
* 안녕하세요. ㅎㅎㅎ 아이 진짜 주말에 못왔어요ㅠㅠ 왜그랬대.. 혹시 그대들 결말 스포당하고 싶으신분 계셔요?? 해피엔딩인지 새드엔딩인지??? 아니, 제가 무슨 소릴ㅋㅋㅋ 아.. 빠르면 다음편이 완결? 더 늘어나게되면 다담편?? 정도가 완결... 정말로 얼마 안남았어요...!!! 으앙 나 쥬거요 진짜.. 결말에 대해서 바꿀까 말까 고민이에요.. 원래 계획할때부터 그랬던걸로 밀고갈까 아니면 .. 좀 바꿀까.. 고민이네요.... 그래서 전 그냥 밀고 가려고...요... 아.. 자..!! 오늘 사담은 끄..ㅌ...ㅠㅠ 보잘 것 없는 작푸뮤ㅠㅠ 끌어주신 거 정말 감사해요...!!
** 난 데스티니적인 러브를 빌리브합니다 |
뚜러뻥그대 / 찹쌀떡그대 이코그대 / 키세스그대 ^ㅠ^그대 / 감성그대 규때그대 / LHSF그대 톡그대 / 짱짱맨그대 피앙그대 / 민징어그대 코나그대 / 이과생그대 은새별그대 / 규야그대 모닝콜그대 / 블베에이드그대 인빅그대 / 콜라그대 마카그대 / 하니그대 레몬티그대 / 흥그대 베게그대 / 오뜨(?)
....♥ |
아 정말로 정말로 감사해요..!! 이 때까지 와본건.. 진짜 처음이에여...ㅠㅠ 점점 더 나아지도록 하겄슘돠.. 과뭐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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