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기는 리더지만 리더가 아니다
"형아왔다!"
종현이 큰소리로 현관문을 열며 숙소로 들어섰다.
그렇지만 모두 스케쥴을 나갔는지 텅텅 빈 숙소.
대충 휴대폰을 소파위에 던져놓고는 이제야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 진기를 향해 말했다.
"형! 애들이 없는데?"
"음- 아까 기범이랑 태민이랑 어디 먹으러 간다던데?
민호는 촬영갔고!"
"아진짜? 이것들이. 우리빼놓고 맛있는거 먹으러간다.
형 우리가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 이시간에 얼른 맛있는거 다먹어버리자."
"아 그럴까?"
종현이 서둘러 냉장고를 열고 진기도 종현을 따라 부엌으로 들어갔다.
기범이 아껴 먹겠다며 고이 냉장고 안에넣어둔 간장게장과 태민이 아껴먹겠다고 냉동실에 넣어놓은 비싼 아이스크림.
종현이 만족스럽다는듯 웃으며 자연스레 간장게장을 꺼냈다.
그 모습을 보던 진기도 활짝 웃으면서 밥을 그릇에 덜기 시작했다.
테이블 위에 반찬과 간장게장, 밥이 차려지고 배고팠는지 서둘러 먹기 시작했다.
한순간에 사라지는 간장게장을 보며 기범이 화가 난 상태로 방방뛸 모습이 떠오르자 진기가 흠칫하고는 조심스레 젓가락을 놓았다.
물론, 이미 밥은 다 먹은 상태였지만.
진기가 종현이 밥을 다먹을때까지 기다려 준 뒤, 종현이 밥을 다 먹은것을 확인하고 그릇들을 씽크대안에 집어넣었다.
씽크대안에 집어넣고 욕실로 향하는 진기를 보며 종현이 슬쩍 물었다.
"지금 바로 양치질하게?"
"응~ 지금 안하면 또 깜박할거같아서."
"그래? 그럼 나도 같이!"
종현이 쪼르르 달려와 진기와함께 욕실로 들어갔다.
각 각 칫솔을 들고 종현이 진기의 칫솔위에 치약을 쭉- 자신의 칫솔에도 치약을 쭉-
욕실 거울을 보며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양치질을 하고 있자니, 어딘가 간질간질한게. 기분이 묘하다.
마치 신혼부부인것만 같은 상황에 종현이 양치질을 하면서 피식하고 웃었다.
종현은 소파에누워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며 힐끗힐끗 설거지를 하고있는 진기에게 눈길을 뒀다.
때탄다며 반대했지만기범이 이쁘다며이쁘다며 노래를 부르며 사온 하얀색 앞치마를 두르고 설거지하는 진기의 모습.
비록 진기의 얼굴은 설거지를 한다고보이지 않았지만 진기의 뒷태를 보며 종현이 진기의 얼굴을 상상했다.
하얀 앞치마를 입고 은근 섹시하게 생긴 눈매에 토끼같은 치아.
진기가 진짜 토끼인거같다고 생각하며 진기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결국 슬쩍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의자를 꺼내앉은 종현이 진기를 보며 말했다.
"형."
"응?"
"형은 왜 토끼를 닮았어?"
"당황스러운데? 하하. 그냥 닮게 태어난거 아닌가?"
"그래도 너무 닮았어."
종현이 슬쩍 자리에서 일어나 진기 뒤에 서서 진기의 머리카락에 손을 올리고 쓰다듬었다.
진기가 계속 피식피식 웃으며 설거지를 하는게 느껴졌지만 종현은 계속 쓰다듬었다.
"토끼 닮았어. 토끼처럼 머리카락이 부드럽잖아. 그치?"
"음, 그런가? 하하."
종현이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부드럽게 진기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하자 진기가 멋쩍은듯 웃었다.
뭔가 이 달달한거 같으면서도 나긋나긋한 이 분위기에 진기가 자신이 이상해지는거같다고 생각하며 얼굴을 붉혔다.
평상시 종현이 말수가 작은편이 아니고 장난끼가 많은 편이고 항상 웃으며 밝지만,
가끔 이렇게 진지하고 마치 연인을 바라보는듯한 눈빛으로 자신을 볼때면 어딘가 자신이 모르는곳이 간질간질해옴을 느꼈었다.
기억도 나지않지만 마치 태어나기 전 태아의 상태에 있는것처럼 편안하고 포근하고 어딘가 따뜻해져오는 이 느낌.
진기가 이런 느낌도 나쁘지않다고 생각하며 조용히 종현의 손길을 받아냈다.
종현은 자신을 거부하지않는 진기를 바라보며 천천히 머리에서 손을 내리고 진기의 허리를 꼭 껴안았다.
멤버들 사이에서 워낙 허물없이 지내다보니 이렇게 백허그하는건 어려운일도 아니고, 다른 감정을 느낀적은 없었지만
이렇게 진기와 나긋한 분위기에서 어딘가 달달한 분위기에서 이러고있으니 종현은 마치 신혼생활을 즐기는 신혼부부같다는 생각을 했다.
진기의 허리를 꼭 껴안고 진기의 어깨의 목을 올리고는 종현이 작게 속삭였다.
"형,우리 이러고 있으니까 꼭 신혼부부같지않아?"
"음? 신혼부부? 살짝그런거도같은데? 하하."
"살짝이 아니라 딱 신혼부부야."
진기가 분위기를 조금 넘기려고웃으며 말했지만, 종현은 이 분위기를 깰 생각이 없는듯 단호하게 대답했다.
당황스럽고 부끄럽고 이상하게 여자였다면 지금의 이런 느낌을 받았을까라고 생각한 진기가 얼굴이 붉어졌다.
종현이 계속 진기의 얼굴을 보고있었기에 종현은 진기의 얼굴일 붉어진것을 보고 피식하고웃었다.
이런 사람이 자신보다 1살 많고, 25살에다가 샤이니의 리더라니.
종현이 피식웃으며 진기의 어깨에 얼굴을 부비적거렸다.
"이렇게 애들이 안왔음 좋겠다."
"안돼그건."
"이렇게 둘이서 있는게 좋지않아?"
"그거랑은 별개지."
진기의 단호한 말에 종현이 고개를 들고는 설거지를 다 끝내고 손을 씻는 진기의 몸을 뒤로 확 돌렸다.
직전과는 다르게 진기의 얼굴을 마주하고 있는 종현이 진기와 눈을 마주쳤다.
"난 너랑 같이 있고 싶어. 애들이랑 같이 지내는게 아니라,
너랑 둘이서 이렇게 신혼부부처럼 같이 있고 싶어. "
"아..."
진기가 갑자기 진지한 태도로 종현이 말하자 당황스러워서 말을 질질 끌면서 고개를 푹 아래로 숙였다.
얼굴부터 귀까지 빨갛게 달아오른 진기를 보며 종현이 진기를 폭 안았다.
"내가 널 형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연인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거 눈치챘잖아."
"그건... 그냥 어렴풋이..."
"나도 확실하게 내 마음은 몰랐었어. 그냥 같이 있고싶다, 같이 이야기하고싶다, 같이 밥먹고 싶다,
같이 운동하고 싶다, 같이 연습하고싶다, 같이 무대에 올라가고싶다, 모든걸 너와 같이 하고 싶었어.
그게 끝이였어. 내가 풀이만 잔뜩 해놓고 답을 내놓지 않고 있었던 거지."
"종현아."
종현이 혼란스러워하는 진기의 표정을 보고는 조심스레 손을 올려 진기의 얼굴을 감쌌다.
혼란스러워하는 표정이지만 진기의 눈너머 표정에 보이는 설레임, 두근거림, 기쁨, 환희.
진기가 자신과 같은 마음임을 확인했던,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해줬던 진기의 눈.
"진기야. 우리가 연인으로 발전한다고 해서 달라지는건없어.
이제까지와 똑같은 하루를 보내며, 서로 마음을 확인하고 눈마주치면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보내고.
그게 우리의 달라진 점이야."
"김종현. 말은 정말 잘한다."
아까와 다르게 펴진 진기의 표정을 보며 종현이 씨익 웃음지었다.
한손은 진기의 허리에, 한손은 진기의목에 올린 종현이 조심스레 진기에게 다가갔다.
최대한 달달한 내용을 쓰고 싶었어요. 그래서 좀 오글거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금이 아니라 좀 많이 오글오글!!! 다음 하편이 마지막 편이에요!!! 눈누난나룰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