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모?_? 규지몬입니다.
팬픽/빙의글용 블로그를 새로 파느라 다시 글쓴것들 확인을하는데
오타작렬에 띄어쓰기가 이상한게 많아서 다시 정리하느라고...헥헥헥
그래서 꽃송이가도 수정을 하고 다시 올립니다:D
내용상의 변화는 없구요, 글의 흐름을 좀 더 원활이 되게 바꾸었습니다.
ㅠㅗㅠ근데 그래도 오타님은 계속 나오셔요......흡...혹 오타있으면 댓글 진짜 제발 부탁드려요 엉엉 ㅠㅠ
아, 그리고 전에 글 올렸을때 신알신과 암호닉 해주신 분들!
죄송하지만 ㅠㅗㅠ 다시...부탁을......
사정은 말하기 곤란해서 말 못드리지만
구독(이라고 하기 민망하지만;;)을 계속 원하신다면...다시 부탁드려용 ☞☜
망상녀의 망상망상한 팬픽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다음에 또 봐요! see U !
PS. 꽃송이가 다 올리고 나서 새 연재작 썰 올릴거에요!
제목 이벤트(라고쓰고 작가가 제목못정하는 볍신이다라고 읽는다)를 열 예정이니
많이많이 참여해주셔요 !
| [현성/중편] 꽃송이가 中 [수정VER.] |
꽃송이가 w.규지몬
남우현과 김성규가 주인공인 팬to the픽
_ 제목*내용*커플링*작가등 뭐든 수정하시다간 16대가 폭풍설4 _ 공금따위 곱게접어 나빌레라 (배포 대 환 영) _ 모든 글은 '정독'이 필수입니다.
BGM_버스커버스커 의 ‘꽃송이가’ (그러나 따로 BGM을 깐건 아니오니 만약 MP3에 이 곡이 있으시다면 살포시 이어폰을 끼고 감상하시며 들으시면 더욱 맛좋은 팬픽이 되실거에요 :D ) 中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형의 답문에 급히 수제버거집에 가서 형이 평소 맛있어서 눈이 초승달 모양으로 박히도록 웃던 그 메뉴로 포장을 해갔다. 내가 버스에서 내리기 전에 거의 다 왔다고 문자를 보낸걸 읽었는지 도서관 앞에서 살짝 올라간 어깨로 서 있는 형이 보였다. 오늘따라 피곤한지 눈이 더 힘이 없어 보였고 그 눈으로 나를 딱 쳐다보는데......왠지 색기가 넘쳐보였다. 눈에 힘을 풀어서 그런가...그런데 애석하게도 나는 어디선가 힘이 솟아 오르는 듯 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제발!
형 손을 붙잡고 도서관 뒤에 야외 테라스처럼 되어 있는 곳으로 형을 데려가 앉혔다. 물티슈부터 꺼내 형의 두 손을 붙잡고 한 손 한손 꼼꼼히 닦아주자 ‘닦고 나왔는데...’ 하며 삐죽이는 입술이 보였다. 장난스러운 생각을 실행에 옮겨 그대로 손에 들린 물티슈를 고 입술에 갖다 대 주자 ‘푸웁! 뭐하는 거야!’라며 퉤퉤 거렸다. ‘이따 뽀뽀하기 전에 소독.’이라고 말해주니 못들은척 봉투를 여는 형의 행동이 귀여웠다.
오물오물 정말 잘 먹네 우리형. 팔을 포개고 손등에 얼굴을 얹어 베시시 웃어주니까 눈짓으로 네 꺼는 어딨냐고 묻는 눈치길래 ‘형하고 문자할 때 밥먹고 있었어.’라고 말해주니 알았다는듯 고개를 살짝 끄덕이곤 다시 열심히 이빨로 꼭꼭 씹어먹는다. 입안 가득 들어있던 것에 의해 부풀어 올랐던 두 볼이 조금 가라앉었다 싶었을 즈음 콜라를 내밀어주자 빨대로 잘도 쪽쪽 빨아먹는다. 너무 귀여워서 안되겠었다. 재빨리 주위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 빠르게 뽀뽀를 한번 해주자 예전에는 너무 놀라서 돌덩이마냥 굳어버렸는던 사람이 이제는 내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기도 전에 재빠르게 어깨를 짝 소리나게 쳤다. 저 이쁜 손은 생긴거랑은 다르게 참으로 매섭도다.
왠일로 이성열이 낮에 연락을 다 주셨나 싶어 신기해하며 전화를 받았다. 물론 평소 빽빽거리는 목소리 때문에 시끄럽긴 했으나 오늘은 주위에 누가 있는건지 평소보다 배는 시끄러워서 너 어디냐 라는 말이 먼저 나왔다.
-나무! 너 지금 바빠? ‘나?’하고 흘끔 형을 바라보니 형 또한 조용한 도서관 뒤편이여서 그런지 내 통화소리가 살짝씩 들렸나보다. 형 또한 나를 힐끗 바라본다.
“남우현님이 좀 바쁘시겠냐, 매우 바쁘시지.” -에이 너 안 바쁜 거 알거든? 너 요즘 여친도 없어서 옆구리가 막 시렵지?
엽구리가 시렵긴 개뿔, 지금 내 앞에 있는 김성규 하나로도 벅찬데. 분명 내앞에 김성규가 있는데도, 머릿속에서 뾰옹 하고 성규형이 손으로 입을가리고 어깨를 파득떨며 웃는 모습이 떠오르니 나 또한 입가에서 웃음이 피실거리며 새어 나왔다. 이거 진짜 병 아닌가 싶다는 생각에 고개를 도리질치니 햄버거를 두손가득 잡아들고 홉뜨는 눈으로 변해 ‘얘 뭐임, 미친거임?’하는 눈을하고 날 보는 형의 입가에 뭍은 빵가루를 닦아주었다. 그러니 얼굴이 새빨개져서 다시 햄버거를 감춰 물으며 내용물이 뭔지 외워주겠다는 듯이 햄버거만 뚫어져라 바라보는 형이 너무 귀여워 결국 으하하하 소리를 내며 웃었다. -헐 남나무가 농약을 드셨나...왜 갑자기 실실 쳐 웃어? 아잌아잌 너 여친 없어서 돈거구나? “아니거든 병신아?”
형 앞에서는 비속어를 안 쓰는데 처음 쓰는 비속어라서 그런지 어깨가 살짝 올라왔다 내려가가는 형의 몸짓에 한 손으로 미안하다는 표시를 취했다. 그리곤 살짝 일어나 몇 걸음 떨어진 곳으로 가서 이성열에게 빠르게 욕을 하고 끊어주려고 했다.
-넌 이제 날 신으로 모실텐데? 병신이 아니고? “아 진짜 뭐라는거야...너 끊,” - 끊지마끊지마! 큼큼....끝까지 들어보라구 남우현씨! 오늘 급하게 빈자리가 생긴 영광스런 미팅이 있다 이거징~ 게다가 W여대! 꽃들이 너무 많아서 아주 꽃다발을 만들어도~만들어도 끝이 안나는 그 W여대의 최상급 꽃들로 다가만 모아서 하는 미TO THE팅이라구! 말만 들어도 기립되지 너의 꿈이? 아잌아잌 “미팅? W여대?”
슬쩍 성규형을 쳐다보니 나를 뚫어져라 보다가 들킨게 쑥스러웠는지 이미 관찰이 끝난 햄버거 속을 다시 한번 깊이 관찰하려고 노력하는 머리꽁지가 보였다. 왠지 놀려줘 보고 싶어졌다. 만날 나만 안달난다는 듯이 말을 걸고, 훔쳐하듯이 스킨십을 하는 마당에 나 또한 질투라는 걸 받아보고 싶었다.
-사실 명수 이자슥이 갑자기 빠지게되서! 너말고도 올 사람이 진!심! 깔렸는데 형이 널 생각해서 너한테 바로 연락했쥐 흐흐흐 “아 정말? 내가 안가면 그 여자들이 다 안나온데? 그렇다고 내가간다고 거짓말을 해놓으면 어떡하냐? 아... 나 좀 바쁘다니까?” - 헐 이 새끼 뭐래....진심 미친 거야? “아 뭐 내가 안가면 미팅이 주최 자체가 안된다는데....불쌍한 모쏠폭탄 너희들을 위해 내가 가줘야겠지? 알았다 인심썼다!” - 야 꺼져 오지마! 이 새끼가 정신이 나가도 단단히 나갔네! 이게 지 생각해서 형이 넣어주려고 하니까.... “알았어, 알았다구! 그래서 몇 시까지 어디?” -쯥, 한번만 봐주겠어. 네시까지 학교 앞 별다방으로! 아 너 좀 꾸미고와라? 예의를 갖추고오라고 임뫄! 넌 물론 키가 예의를 못갖추고 있지만 옷으로라도....
다시 한번 흘끗 성규형이 잘 듣고있나 확인차 쳐다보자 또 한번 마주친 눈에 당황하며 콜라를 들다가 떨어트려서 다 엎어지고 말았다. “아 알았어 이따봐! 끊어!” 계속 말을 이어하는 성열이에게 대충 던지듯 인사를 던지고 곧장 화장실로 달려갔다. 휴지를 뽑아들고 테라스로 가니 성규형이 더러운 줄도 모르고 바닥에 떨어진 얼음을 손으로 줍고 있었다.
“뭘 그런 걸 줍고 그래! 줍지마 내가 할게.”
하고 형의 티 끝자락을 꽤나 큰 무늬로 물들인 콜라부터 휴지로 닦아보려 했지만 잘 안되길래 형을 손을 잡아끌고 화장실로 향했다. 흰 티여서 그런지 갈색의 콜라가 제법 역동적인 모양으로 진하게 물들어 있었다. 세면대 앞에 형을 세우고 무릎 꿇듯이 앉아서 화장실에 비치되어있는 비누로 콜라무늬 위를 쓱쓱 문지르다 손으로 잡고 빨래 비비듯 비벼주니 조금씩 색이 옅어지는게 보였다. 그 조용한 화장실 안에는 옷 비비는 소리밖에 없었다.
“미...... 가는.....야?”
너무 작게 말해서 하나도 안들렸다. 뭐라고? 하고 고개를 들자 고개를 숙이며 날 내려보던 형의 두 눈과 마주쳐버렸다.
“미팅, 가는 거냐구.....”
아마 귀까지 빨개졌을 것 같았다. 고개를 숙여서 생긴 그림자들로 인해 붉어진 얼굴색이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형은 부끄럼쟁이니까? 왠지 조금은 골려주고 싶었다. 매번 나만 안달난 사람 같았으니까. “음.....글쎄? 나 때문에 만든 미팅건 인데 가보기는 해봐야겠지? 왜?” ‘아니야...이제 내가 할게...’라며 내 손을 힘 있게 밀어낸 형이 혼자서 쓱쓱 옷에 무늬를 지우려고 애를 썼다. 그 뒷 모습에 슬쩍 눈을 멈추고, 거울을 통해 낑낑대는 형의 앞모습을 에도 눈을 멈췄다. 그 작은 어깨가 제법 힘있게 움직이지만 오늘따라 더욱 작아 보이고 감싸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은 더 좋아하는사람이 지는거라는 말을 백번 이해하며, ‘아니야 형을 두고 어디를 가겠어,남우현이’라는 말을 내뱉으려고 한 것보다 형의 말 한 마디가 더 재빨랐다.
“좋겠네 우현이.” 어깨에 올리려던 손을 멈칫하고 내가 방금 들은게 어떤 내용이었지 싶었다.
“우현이는 여자들이 좋아하는 그런 스타일이잖아” 올라가려다 멈칫하고 다시 제자리로 내려가려던 오른손에 힘이 빡 들어갔다.
“이렇게 자상하고 잘 챙겨주고....누구라도 사귀고 싶어 할 거야.” “뭐...라고?” 형은 내말은 듣지도 않겠다는 건지 고개 또한 들지 않고 계속해서 옷만 쓱쓱 문질렀다.
“그렇잖아, 우현이는.... 현재 사귀는 사람이 없으니까.....”
어이가 없었다. 사귀는 사람이 없는 나라고? 그럼...그럼 형은 뭔데? 나에게 형은 뭔데? 그러나 이미 질문도 하기도 전에 성규형의 말들이 꾸역꾸역 내 입을 틀어막아놓아서 인지 그 물음표가 박힌 말들을 내뱉을 수가 없었다.
“형은........” 아 결국 터져버렸다. “ 모르는 사람이랑, 입도 맞추고...그래?”
막다가 결국 터진 못된 말들 중 제일 사악한 말이 줄줄 새어나왔다. 목소리또한 억누르다 터져버린 꼴로 나와버렸다. 그러자 비누끼가 이미 말라버릴 정도로 계속 옷자락만 문지르던 형이 끝끝내 들지 았았던 고개를 그제서야 슬며시 들어 거울을 통해 나와 시선을 부딪혔다. 그 순간 형이 마주친 거울속의 내 모습은 내가 보아도 무서웠다. 언제나 실실거리며 웃는 내 모습이 아닌, 얼음이 으깨져서 뚝뚝 떨어질 것 같은 표정으로 정색을 한 내 모습은 내가 보아도 무서웠다. 그런 내 모습을 처음 본 형은 짧은 찰나로 부딪히던 눈을 끝으로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아까보다 더욱 푹 숙인 형의 두 눈이 옷자락을 보는건지 발 끝을 보는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런 형은, 대답이 없었다.
“와..... 김성규는 그런 사람이었구나?”
한번 비집고 튀어나온 아픈 말들은 끊임없이 새어나왔다. 내가 무슨말을 떨어트리는지 어떤 행동을 취하고 있는지, 사실 자각하지 못했다. 우두커니 서 있는 형을 지나쳐 세면대 앞으로 가 물을 틀어 손을 씻었다. 그리고 계속 그 못된 말을 이어갔다. 말 그대로 물처럼 흘려보냈다. 그러니까, 그러니까...나도 모르겠다. 형이 듣기를 바라는건지 아니면 형이 듣지 말기를 바라는건지. 그래서 물을 튼건지.
“아무나 하고 물고 빨고 쉬운 사람이었네.” 비누기가 다 사라지고 뽀득 뽀득 소리가 날 정도로 힘을주어 손을 닦고 수도꼭지를 꽉 잠갔다.
“완전 하얀 척, 고귀한 척했으면서 실은....... 걸레셨네?” 듣기를 바라지 않았다는건 거짓말이었는지 어느새 대답을 바라는 눈을 하고 거울 속 갈색머리의 꽁무니를 바라보았다. 사실 목소리는 단호했지만 내 눈동자는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눈동자는 계속해서 거울 속 한 사람만 꼬집고 있었다.
대답없이 천천히 물을 틀어 옷의 비누기를 닦기 시작한 그 작은 머리통에 갑자기 화가 욱하고 올라왔다. 날 무시하는듯한 그 행동이 평소와 같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차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허나 차분히, 그러나 더럽게 내뱉어졌던 내 말과는 다르게 머리는 터질것 같았다. 그래서 비눗기 가득한 손을 가진 그 어깨를 팩 돌려세워 벽으로 밀쳐버렸다.
‘으, 앗’하는 작은 소리가 입을 가르고 튀어나왔지만 무시해버리고 턱을 꽈악 틀어잡았다. 아파할 것 같은 두 눈을 바라보지 않을 채 입술만 보고 달려들었다. 입술이 먼저인지 성난 이빨이 먼저였는지 알 수 없지만 그냥 눌러버렸다. 그리고 뱀처럼 스륵-기어나온 혀를 김성규의 입속까지 도달하게 하고팠으나 마음처럼 되지가 않았다. 평소같으면 예뻐 죽겠는 그 작은 입술이 열지 않으려는 듯 굳게 막아서는게 짜증이 났다.
“왜? 싫어?"
피식 소스마냥 웃음까지 곁들여 나왔다. 꾸욱 감고 있던 두 눈이 파들거리며 단박에 뜨여지더니 내 눈과 제대로 초점을 마주했다. 쭉 찢어진 두 눈에 담긴 동공이 뭘 보려고 하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흔들렸다. 그러나 내 눈은 형처럼 떨고 있지 않았다. 아무런 뜻 한 방울 담지 않은 그런 눈으로 그저 멀건히 바라만 보아줬다.
“걸레면...” 힘없이 툭툭 뱉어지는 단어들처럼 힘없이 턱을 붙잡았다. “걸레답게 반갑게 맞이해줘야지, 안그래?”
그리고 눈을 맞춘 상태에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 입가로 다가갔다. 더욱 흔들리는 그 동공의 춤사위를 거짓말로 꽁꽁싸맨 나의 눈으로는 더 이상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입술이 닿기 전에 내가 먼저 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힘없이 닿은 입술과는 다르게 조금 오기있게 혀를 꾸욱 내밀었더니 그럴 필요도 없었다는 듯 입술틈새는 손쉽게 갈라져버렸다.
웃음만 나왔다. 기분은 뭐라고 형용할 수가 없었다. 뜻이 전혀 다른 다양한 단어들이 작은 틈새하나 없이 밀집된 상태로 날 짓누르고 있었다. 그래서 어떤단어가 내 기분의 중심인지 제대로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죄인마냥 고개를 숙이고 있는 갈색 머리카락의 주인을 보자 더 헝클어져버린 ‘속’이었다. 휘몰아치는 그 어떤 것들의 처음과 끝의 규칙을 그가 자꾸만 꼬이게 하는 듯 했다. 더 이상 그를 눈앞에 둘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를 두고 나와버렸다. 더 이상 있을 수는 없었다.
단 한사람만 남은 화장실은 그가 억지로 만든 쏴하-하는 물줄기소리가 작은 하수구로 득달같이 내려가는 소리로만 켜켜히 차오르고 있었다. 보글보글 올라온 비누기는 하수구에 내려가지도 못하고 세면대에 걸려 쌓여가기만 했다. 걸리는 소리는 그 어떤 소음도 잠재울 수 있던 모양인지 벽에 등을 기대듯 더러운 화장실 바닥에 앉은 남자의 그 어떤 뻐끔거림도 화장실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단단히 붙들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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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주체 못하고 집에 들어가자마 침대에 드러누워 버렸었다. 그렇게 씩씩 침대틀이 부서져라 몸을 뒤척이다가 웅-웅- 거리는 진동소리에 신경질적이게 주머니 속에 있는 핸드폰을 꺼내니 ‘열’이라고 떠 있는 이름에 ‘아차’ 싶었다. “여보...” - 야!!지금 네 시 되기 10분전인데 너 어디야!!!
“아 성열아 그게.” -너엇!! 당장 안 튀어나오면 아주 그냥 너랑 나랑 친구 사이고 뭐고 없는 거야!
“무슨 친구사이까지 나와.” - 아 몰라 몰라 몰라!!너 당장 나오라고!!!!
결국 에이씨거리며 통화를 종료시키고 옷장부터 열었다. 열자마자 기다린 것처럼 쇼핑백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평범한 검은색 브이넥 스웨터. 아니 실은 담긴 내용을 알고보면 그다지 평범치 않은 스웨터. 고개를 휘휘 젓고 다른 옷들이 한가득 걸려있는 옷걸이들을 하나,둘 살펴보았지만 자꾸만 그 쇼핑백에 눈이 갔다. 꼭 혼자 있는 모양이 내가 도망치듯 나온 장소에 홀로 있을 그 사람같아 보였다.
아니야, 그건 쓸데없는 생각이야. 그러니까 그냥 입지 뭐. 이젠 뜻 없는 옷일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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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성열은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었다. 꽃다발은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꽃잎들만 무성한 미팅이었고 성열이는 미팅에 나온 여성들보다 남자측에게 더 뜨거운 시선을 받게 되었었다. 절대 좋은 의미의 눈빛이 아닌 ‘넌 이따 끝나고 죽었다. 네 얼굴에 꽃다발처럼 아리따운 멍다발을 만들어주마’라는. 뿔뿔히 짝지어져서 흩어지긴 했지만 다들 제대로 성사되지 못했는지 단체카톡방에 적어놓은 술집으로 하나둘씩 슬슬 모여왔고 그 사이에서 이성열은 아잌아잌거리며 굽실 거렸다. 다들 한 잔 두 잔 입안으로 신명나게 털어넣더니 취기에 자신의 몸도 가누지 못하면서 2차를 가야 하네, 2차는 이성열 저놈 자슥이 꼭 쏴야 하네 어쩌네 하면서 서로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2차를 가고 있는 마당이었고 나는 아무 생각없이 따라가고 있었다.
“나암~우현!” 키가 나보다 큰 이성열이 무겁게 내 어깨에 자신의 몸을 기울며 풀썩 기댔다.
“왜?” “너 뭔 일 있누?”
티를 안내려고 했지만 티가 났나보다. 눈치없기로 1순위인 이성열이 알아챈 걸 보니.
“아주 그냥 사탕 빼앗긴 아이마냥 눈에 독기가 그득하십니다~무서워서 성열이 얼겠어용!” 실실대면서 말하는 이성열에 “뭐라는거야”하며 어깨를 툭 밀쳐봤지만 자석마냥 다시 달라붙는 이성열이라서 그냥 냅뒀다. 무거운 놈을 끌고가다가 뒤에 차가오는 소리가 들려 상점가로 몸을 더 가까이 옮겼다. 이미 앞서나간 놈들이 어디로 갈지 정하지도 않은 채 열심히 걸었고,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니 껍데기 집이 보이길래 여기서 마시자고 소리를 치고 애들을 불렀다.
드르륵, 당기는문이 아닌 옆으로 미는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가서 빈 자리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아무런 생각없이 저기 멀리 빈자리가 보이길래 어깨에 매달린 이성열을 이끌고 그 자리까지 지척지척 무겁게 걸어가는데 물기어린 목소리가 알싸하게 귀에 걸렸다.
“흐윽, 나아쁜 노옴.......”
목소리가 들려왔던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사람들 틈새로 잘 보이지 않았지만 참 낯익은 갈색머리가 홀로 앉아있었다. 설마 싶었다. 그러나 무거운 성열이를 자리에 앉히는게 더 우선순위였다. 이미 자리를 잡은 친구놈들의 옆에 성열이부터 앉혀놓고 나 또한 문가가 제일 잘보이는 자리에 꾸욱 엉덩이를 붙이고 설마싶었던 그 머리의 주인공을 맘편히 훑어봤다. 문가에 앉은 그 테이블이 넓지는 않지만 참으로 커 보이게 만드는 살짝 솟은 어깨며, 부들부들 참으로 보드랍게 생겨서 매일 쓰담듬어 주고 싶은 고 둥그스름한 뒷통수며, 그 모든게 김성규와 참 닮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쪼로록- 소리나게 소주잔은 채우는 손가락 또한 내가 이뻐서 쪽쪽거리는 그 김성규의 손과 닮았구나 싶었다.
“짜증나 나무혀언.....힝”
아, 생각이 아니었다. 맞다. 김성규다. 저 목소리는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그 성규형의 목소리가 맞았다. 찌르르거리며 심장께가 아릿했다. 그러나 차마 평소처럼 입가엔 헤실함을 담고 형!거리면서 옆자리에 앉아줄 순 없었다. 난 그가 말했던 것 처럼 아무사이도 아니니까.
그치만 본능인지 뭔지 나도 모르게 형이 제일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서 그 하얀 옆모습만 바라보았다. 술을 마시는건지 껍데기를 흡입하는건지 여튼 짐승같이 안주만 씹어대는 놈들과는 달리 술잔만 3번에 걸쳐 홀짝거리는 모습이 걱정이 되었다. 도대체 혼자 앉아서 아무도 없는 앞에 대고 뭐라고 하는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전부 내 욕같아 보였다. 간간히 들리는 '나무혀언...!'이라는 소리가 꼬챙이로 변해 나를 쿡쿡 아릿하게 찔렀으니까. 소주를 들이붓는 만큼 쫙 째진, 그러나 지금은 퉁퉁부어 뜬지 감은지 분간이 안되는 그 눈에서 눈물이 툭툭 흐르고 있었다. 바쁘지도 않으면서 그 눈물을 닦지도 못하고 쓰게 눈썹을 찌푸리며 잔 끝에 흘러나오는 액체를 입안가득 머금는 그 모습이 안되보였다. 당장이라도 뛰어가서 가지런한 손톱을 한 손가락에 잡혀있는 술잔을 빼앗고만 싶었다. 그러나 나는 무슨 쇳덩이로 박아놓은 사람마냥 앉아자세로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때 입안에 알 수 없는게 비집고 들어와 버려서 소리를 지를뻔했다. 이게 뭔가 싶어서 입안의 물체를 넣은 주인을 바라보자, 헤실헤실 눈이 풀린 이성열이 내가 준 돼지껍데기가 맛있냐는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남우현! 떼끼! 이상한 사람 그만보고! 술이나 마셧! 우현아! 아~”
다 풀려버린 소리만 가득내면서 딱 하나, 내 이름하나는 참으로 정확한 발음으로 자꾸 부르며 입에 껍데기를 넣어주려고 용을 쓰는 이성열 때문에 기겁을 하며 젓가락을 집은 두 손을 꽉잡아 막았다. 그러다 반사적으로 문가 쪽을 바라보니 아뿔사, 놀라서 눈물도 못 닦고 멍하니 입을 벌리고 날 바라보는 성규형이 있었다. 지금 자기 눈에 보이는 저 사람이 그 남우현이 맞나....내가 지금 술이 취해서 헛것이 보이는건 아닌가....멍하니 머리를 천천히 굴리는 김성규가 있었다. 아, 진짜 이성열은 도움이 안된다, 도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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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택 3까지 나온 마당에 이나은은 진짜 불쌍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