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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아앙 전체글ll조회 1576


 

어스름한 햇살과 간간히 귓가에 들려오는 새들 소리에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떠본다. 며칠째 수면부족인지 어제보다 더욱 침침하고 뻑뻑한 눈을 신경질적으로 비비다 보면 흐릿하던 시야가 뚜렷해지며 너의 얼굴이 보인다. 나는 너를 끌어안은채 작은 숨소리를 내며 곤히 자고 있는 너를 본다. 길지만 그 색이 옅고 부드러운 너의 속눈썹을 살짝 찔러보면 그에 반응하듯 눈가가 작게 떨린다. 오똑하게 뻗은 코와 얇고 작은 입술. 괜시리 고이는 침을 한 번 삼키고 너무 소중한 너에게 꼬옥 안겨본다. 어젯밤에도 느꼈지만 요즘의 너는 날마다 수척해지는 것 같다. 더 말라지는 듯한 몸에 괜히 속상해져 입술을 삐죽이면 언제 일어났는지 목주변을 속눈썹으로 간지럽히는 너.

 

"언제 일어났어...?"

 

잠긴 목소리로 꼬리를 길게 늘려 말하는 너를 보며 나는 웃는다. 어눌한 발음이 새벽공기를 타고 몽롱하게 들려온다.
루한아 다행이야. 너는 역시 내 옆에 쭉 있었구나.

 

"몰라~"

 

몰래 잘못을 하다가 들킨 도둑고양이 마냥 민망함에 눈알만 또르륵 굴려대며 이내 새침하게 말을 뱉곤 너에게서 떨어진다. 눈을 맞추며 베시시 웃는 너의 눈은 모든 것을 아는듯해서. 나에 대해 어떠한 것도 아는듯 하여...그리고 저 웃는 눈이 언젠가 섬뜩하게...갑자기 어질하게 아파오는 머리에 미간을 찌푸리며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떠보면 나의 행동을 걱정스럽게 쳐다보는 네가 보인다.

 

"민석아 어디 아파? 잠 잘 못잤어?"

 

"어... 아니... 잠깐... 빈혈인가?"

 

눈을 맞춰오며 다급하게 물어오는 너. 왜 나는 평소와 다름없는 그런 너의 다정한 모습에 자꾸 뭔지 모를 이질감이 느껴지는 걸까? 알 수 없는 기분에. 그러나 결코 좋지 않은 느낌에 우물쭈물 다른 말로 둘러대면 너는 아직도 걱정스러운 눈빛을 지우지 못한채 작게 한숨을 쉰다.

 

"불안해..."

 

"뭐가?"
 
"너가 그런 표정을 지을 때 마다 나는 불안해."

 

또다...
너는 모르겠지. 너의 눈은 항상 너무나 정직해서 그 곧은 눈이 가끔은 날 숨막히게 만든다는 것을. 말을 들을 때도, 말을 할 때에도. 혹은 생각할 때에도 눈을 맞춰오는 너의 버릇. 혹시나 나의 어떤 부분이 네 곧은 눈빛을 흔들리게 하는 건 아닐지. 널 향해 웃는 나의 웃음 아래엔 뭔지모를 막연한 두려움이 공존한다. 말투는 어눌하지만 발음은 정확한. 단조롭지만 진심이 묻어나오는 너의 화법. 네 목소리를 듣다보면 정말로 아무생각을 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루한아..."

 

"...응?"

 

"난 괜찮아. 이렇게 네 앞에 있잖아."

 

"응..."

 

손을 들어 너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 느낌이 좋은 건지 눈을 꼭 감으며 미소를 띄우더니 이내 기분좋은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그 모습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이 빛난다. 너는 눈을 천천히 뜨더니 아까보다 밝아진 창가를 잠시 침울하게 보더니 아직도 머리를 쓰다듬던 나의 손. 그 사이로 깍지를 끼워 손길을 천천히 거둔다.

 

"......"

 

"이제 갈 시간이네."

 

너는 싱긋 웃으며 일어난다. 얽혀있었던 나와 너의 손사이에서 너의 손이 빠져간다. 어쩐지 느껴지는 커다란 상실감에 숨을 크게 들이쉬고 너를 따라 일어난다.

 

"근데...루한아. 오늘만은. 안 가면 안돼?"

 

너를 보내기 싫은 마음에 너를 살짝 끌어당겨 안으면 아마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을 것이 분명한 너의 표정이 눈에 아른거린다. 작은 한숨 소리가 들리더니 머리 쪽에서 따스한 온기가 느껴진다. 너는 동시에 뒷통수를 잡고 네쪽으로 나의 얼굴을 당긴다. 고개를 들어보면 곧 예쁜 너의 모습이 내 눈에 가득 담긴다. 입을 삐죽거리고 있으면 너는 고개를 살짝 내려 입술을 빼더니 양뺨으로 손을 고쳐쥔다. 이내 내 입술 위로 너의 입술이 느껴진다. 따스한 여운을 남긴 짧은 입맞춤이 끝나고 아쉬움에 살짝 혀로 입술을 축이면 그 모습을 보며 눈이 휘어지게 웃더니 이젠 정말 가야할 시간이라며 등을 돌리는 너.
사실은. 장난 따위가 아니라. 투정 따위가 아니라. 난 널 정말 보내기 싫은 거야.
등을 돌려 걸어가다가 잠깐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나를 보며 또 다시 활짝 웃어준다. 방에 들어가서 부족한 수면을 채워보라며 손을 흔들어 인사하는 널 보며 어쩐지 나는 똑같이 손을 흔들어 줄 수 없었다. 이대로 나가고 나면 넌...

 

"...루한아. 사랑해!"

 

나지막히 외치는 내 목소리는 너에게 닿기도 전에 소리내어 닫혀버린 문에 힘없이 죽어버리고. 문이 닫혀버렸음을 알리는 도어락 소리가 소름끼치게 들리면 한동안 멍하니 그 닫힌 문만을 응시하고 있다가 곧 뭐에 홀린 사람처럼 발걸음을 욕실로 향한다. 차가운 물소리와 온 방을 가득 채운 따스한 햇살이 대조된다고 생각한다. 얼굴을 씻는다. 아니, 더러운 표정을 씻는다. 낯설지만 사실은 전혀 낯설지 않는 장면들이 머릿속을 어지럽게 괴롭히면 그 것이 주는 찌릿한 고통에 이사이로 나오는 신음소리를 겨우 참은 채 욕실에서 나온다. 얼굴에서 흐르는 물이 바닥에 떨어지는 불쾌한 소리를 무시하고 발걸음이 향하는 그 어딘가로 향하면 흐릿한 핏내가 코를 자극시킨다. 다른 문 보다 조금 더 더럽고, 조금 더 변색되어 보이는 문을 익숙한 듯 열고 들어가면 그 곳엔 눈을 감고 의자에 앉아있는 네가 보인다. 그 모습이 붉고 어둡다.
그리고 너무나 아름답다.

 

"...루한아."

 

참아낼 수 없는 울음에서 간신히 네 이름을 찾아내고 불러본다.
왜 너는 항상 나를 향해 있던 네 아름답고 곧은 눈으로 나를 보며 웃어주지 않는거야?
왜 너의 입술은 굳게 닫혀버려 더이상 나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네주지 않는거야?
나를 보며 환하게 웃어줘. 그 입술로 나에게 사랑한다고 다시 한번 속삭여줘.
풀려버린 다리. 그대로 주저앉아 모든 것이 죽어있어도 여전히 내겐 아름다운 너를 보고있노라면 너는 닫혀있던 눈을 뜨고 줄 곧 정직하며 다정했던 두 눈에 아마도 나를 향한 경멸을 담아낸다. 온 몸이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한다. 그 눈은 너무 낯설고 무섭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길래 너는 내게 그런 눈을 보여주는거야.
기분나쁜 두통에 두 손으로 머리를 부여잡고 눈을 감으면 비로소 보이는 온통 새하얀 곳에 서 있는 익숙한 얼굴. 루한이다. 어쩐지 지쳐보이는 너의 얼굴.

 

'너 미쳤어?'

'그만해. 나 힘들어.'

'너 정말 이럴거야?'

감겨있는 내 두 눈에서 무언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두려움? 후회? 눈물은 정처없이 볼을 타고 떨어지더니 그 자리를 붉게 적셨다.

공간이 잠깐 비틀어졌다고 생각할 때 쯤 낯선표정의 네가 잔뜩 경멸을 담은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어느새 너를 향해 칼을 고쳐쥐고 있는 나와 눈이 마주친다. 그 눈동자에 비친 난 더이상 사람의 형태가 아니었다. 나를 그 눈에 담고 실성한 듯 허리를 휠 정도로 웃던 너는 갑자기 표정을 굳히더니 한 쪽 입꼬리를 올리며 나를 향해 한글자 한글자 뱉어낸다. 그 목소리가 너무 차갑다.

 

'김민석. 이거 하나는 꼭 알고있어.'

'내가 죽어도. 넌 죽지 못할거야.'

붉은 피를 쏟아낸 너는 기괴한 소리를 내어 웃으며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내가 가버려도.'

'넌 결코 따라오지 못할거야.'

 

비명을 지르며 칼을 쥔 손을 허공에 휘저으면

눈이 번쩍 떠진다. 문을 열고 들어온 그 순간 처럼 눈을 감고 의자에 앉아 있는 널 본다. 온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몸을 질질 끌다싶이 그 방에서 기어나온다. 떨리는 손으로 문을 닫고 그 앞에 웅크려 앉는다. 이렇게...이렇게 있으면 곧 시간이 흐르고 나를 떠나간 네가 문을 열고 들어와 언제나 처럼 밝게 웃으며 나를 안아줄 것을 안다.
그러기에...

 

 

 

 


주위가 어두워졌다. 시계의 초침소리가 얼마나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는지 가늠할 수 조차 없다. 작게 도어락 열리는 소리가 들려오면 이 곳에 네가 다시 돌아왔음을 직감으로 느낄 수 있다.

 

"민석아. 왜 또 여기서 이러고 있어..."

 

걱정스럽게 다가오는 너를 본다. 너의 그 진실된 눈과 나의 탁한 눈에 허공에서 마주친다. 그제야 나는 베시시 웃으며 자연스럽게 안아오는 너에게 안긴다.
너가 틀렸어 루한아.
너가 가버린다면. 나는 따라가지 못하는게 아니라. 따라가지 않는거야.
왜냐면 넌 나에게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없으니까.
너의 품에서 나는 무척이나 안심된 듯 긴장되어 있던 숨을 풀어낸다. 너는 그 자세 그대로 나를 안아들고. 그제야 하루종일 웅크려 앉아 머물러 있던 그 곳에서 점점 멀어진다. 여전히 어둠의 그림자가 짙게 진 방문을 힐끔 쳐다본다. 저 곳에서는 왠지모를 비릿한 냄새가 난다. 눈살을 찌푸린다.
그러고보니. 내가 왜 저기에 웅크려 앉아 있었더라? 잠시 갸우뚱하지만 기억해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너의 어깨에 힘없이 얼굴을 묻는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희미한 피비린내가 왠지 너. 루한에게서 나는 것만 같은 착각.

 

 

 

 우왕....똥이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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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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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느아아아아앙 심오해 뭔가 어려워 !!!!!!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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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심오하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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