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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이준혁 샤이니 엑소 온앤오프 김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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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계의 시침은 어느새 자정을 넘어가고 있었다. 예쁘게 길러진 손톱으로 바닥을 초조한 듯 톡톡 두드리던 원우는 현관만 빤히 쳐다보았다. 얼마 안 가 잠금이 해제되었다는 여자의 경쾌한 목소리가 들리고 머리가 땀에 젖어 헝클어진 민규가 현관을 통해 거실 바닥에 앉아 있는 원우를 지나쳐 방으로 향했다. 서둘러 일어나 민규의 팔을 잡은 원우를 내려다보는 시선은 평소와 다르게 차가웠다. 알싸한 알코올 향이 원우의 코끝을 찔렀다. 마른 세수를 하며 머리를 쓸어 넘긴 민규는 짜증스러운 표정을 가득 머금은 채 원우를 향해 입을 열었다. 

 

 "왜." 

 "아니…" 

 "놔. 자러 가게." 

 "어디 갔다 왔는데?" 

 

 그걸 꼭 말해 줘야 알 만큼 둔해? 차갑게 쏘아붙이듯 입을 열었다 방으로 들어가버린 민규에 원우는 오히려 제가 더 당황하며 고개를 숙였다. 눈물이 나는 건지 뜨거워지는 눈가를 식히며 화장실에서 세수를 다시 하고는 방문을 조심스레 열고 이미 곤히 잠든 민규의 옆에 누웠다. 민규의 향과 알코올 향, 담배 냄새가 어지러이 섞여 있었지만 그 와중에서도 원우는 민규의 향을 찾았다. 마치 안정제를 빨아들인 양 민규의 품에 얼굴을 묻고 숨을 크게 들이쉰 원우는 그제야 긴장이 풀리는지 금세 스르르 잠이 들었다. 

 눈을 뜨고 일어나 앉아 뻐근한 몸을 두어 번 푼 뒤 고개를 들자 역시 민규는 없었다. 아홉 시, 1교시부터 강의가 있는 날이라 이미 학교에 간 모양이었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대충 끼니를 때운 뒤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을 킨 원우는 외주 일정을 확인하고 마감일이 가까운 외주부터 하나씩 처리해 나가기 시작했다. 몰두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느꼈는데 잠시 시계를 보니 이미 시간은 점심을 향해 가고 있었다. 옆에 둔 빵을 한 입 베어 물고는 다시 마우스를 움직이는 원우의 손은 꽤나 진지해 보였다. 한 두 시 정도 되었을까, 익숙한 기계음이 들려 현관을 돌아보자 웬 일인지 벌써 돌아온 민규가 보였다. 

 

 "김민규?" 

 

 원우의 부름에도 대답 없이 원우를 지나친 민규를 원우가 다시 잡았다. 원우를 내려다 보는 눈빛은 왠지 어제보다 더 차가워진 것만 같았다. 우리는 지금, 무슨 사이인 걸까. 

 

 "다시 나가 봐야 해." 

 "민규야." 

 "왜." 

 "이럴 거면 우리 그냥 헤어지자." 

 

 그래. 민규의 대답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간결하게 퍼져 나와 원우의 귓전을 때렸다. 쌩하니 나가버린 민규의 뒷모습만을 바라보던 원우의 입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붉게 달아오른 눈시울에선 맑은 물방울이 조금씩 흘러나와 툭, 툭 하고 뺨 위로 떨어졌다. 나는 너에게 무슨 존재였을까. 나는 네게 무슨 사람이었을까. 함께 한 시간이 너무나도 길게 느껴지는데 너도 그럴까. 아니면 나는 그저 네게 소나기처럼 지나가는, 그저 한철의 사랑이 아니었을까. 이 울음은 꽤나 오랫동안 그치지 않을 것만 같다. 

 

 

 

2. 

 

 원우가 짐을 모두 챙겨 나간 집은 꽤나 휑했다. 며칠간은 잔소리 하는 사람도 없어서 좋네, 하며 민규는 마음껏 원우가 있었다면 싸우고는 했을 일들을 하고 다녔다. 이 주 쯤이 지나서야 원우의 빈자리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집에 문을 열고 들어가면 도어락 오픈 음성 외엔 자신을 반기는 목소리 하나 없고 키가 큰 둘이라 킹사이즈를 샀던 침대는 민규 혼자 자기엔 버거울 만큼 컸다. 원우를 지우려 몇 번 여자를 들여 보고는 한 민규였지만 원우를 대신하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원우가 민규에게서 완벽히 등을 돌린 후였다. 글을 쓰는 일을 하던 원우인지라 캠퍼스 커플처럼 자주 만날 수도 없었고 메신저 프로필 사진은 바뀌는 날이 없었다. 얘가 무슨 일을 냈나, 싶을 지경인 때에 술에 취해 홧김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저너누!" 

 -…. 

 "아아, 형 왜 말을 안 해." 

 -끊는다. 

 

 말하기가 무섭게 뚝 하고 끊어진 전화에 다시 걸어 봤지만 신호만 갈 뿐 연결이 되지 않았다. 힘이 빠진 민규가 포장마차 테이블에 쓰러지듯 드러누웠다. 있을 땐 마냥 귀찮은 것만 같았는데, 없어지고 나니 자신을 챙겨 주던 사람이 없어진 허전함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어떻게 안 건지 과 동기들이 찾아와 ㅁ뉴를 낑낑대며 들고는 집으로 향했다. 정신이 들었는지 비밀번호를 누르고는 방에 쓰러져 잠들어버린 민규를 보며 혀를 차다 동기들끼리 입을 열었다. 

 

 "쟤 요즘 왜 저러냐?" 

 "전원우 형 알아? 그 형이랑 사귀었는데 헤어졌대. 더럽게 남자들끼리…." 

 "뭐? 나 방금 원우 형한테 전화 와서 쟤 데리러 가자 한 건데." 

 "뭐야 그건 또…. 그냥 신경 쓰지 마." 

 

 동기들이 문을 열고 나간 지 시간이 꽤 흘렀을까, 쓰린 속을 부여잡으며 거실로 나온 민규는 냉장고를 열었다. 장을 안 본 지 꽤 오래돼서인가, 거의 텅 비어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냉장고에서 콩나물을 찾아 꺼내고 하나 남은 라면을 끓이며 위에 콩나물을 얹었다. 식탁에 냄비를 두고 먹으면서도 앞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자꾸만 느껴졌다. 아침에 일어나면 또 술을 먹고 개가 됐다며 등을 때리면서도 해장국을 끓여 주던 원우, 제가 아침을 먹는 동안 소파에 앉아 옷을 정리하며 조잘거리던, 원우가 없었다. 멍하니 거실을 쳐다보는데 원우가 보이는 것만 같았다. 정신이 맛이 갔나, 하고 눈을 비비는데 눈 비비면 눈 각막 다 다친다며 한소리하던 원우가 눈 앞에 앉아 있었다. 눈물이 흘렀다. 전원우는 이미 없다. 이미 마음도 다 정리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러 떠날 것이다. 나는, 너무도 나빴던 나는, 

 여기에 계속 머무르겠지. 

 원우가 마지막에 난 네게 소나기였냐며 물었었다. 어째 보면 소나기인 것 같다. 나를 흠뻑 적시고 달아나버린, 다시는 볼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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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ㅠ찌통이자나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맴아퍼ㅠㅠ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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