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180565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ㅇㅎㅇㄴㄹㄷ 전체글ll조회 3498 출처



ㄹㅇㅎ | 인스티즈




노을이 질 무렵 자연스럽게 눈이 떠졌다. 평상시에도 해가 질쯤에 일어나기 때문에 시간을 확인할 필요 없이 같이 사는 경수에 이름을 불렀다 '경수야 도경수 없어?' 아마 대답이 없는 거 보니 아직 안들어 온 모양이다.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며 이제부터 뭘 할까 생각하다 갈증에 물을 마시려고 침대에서 일어나니 아윽- 현기증과 풀린 몸 때문에 절로 앓은 소리가 났다. 띵하며 머리를 울리던 아픔이 사라질 때쯤 할 줄 아는 스트레칭이라곤 기지개밖에 없어 팔을 쭉쭉 뻗으며 방문을 열었다.


-


난 몇 년 동안 다니던 직장에서 잘렸다 이유는 늦잠을 자는 바람에 매번 지각을 해서이다 도경수는 혀를 차며 당장이라도 아르바이트를 구하러 다니라면서 구박했고 한동안 막노동을 하다 너무 힘들어 나와 어울리는 직업을 찾다 보니 글을 쓰는 소설가였다 어릴 때를생각해보면 내 글 솜씨가 그리 나쁜 것도 아니었고 초등학교 시절부터 글짓기 대회를 나가면 금상이던 은상이던 상장을 받았던 기억이 났다 



일단 처음 시작은 인터넷소설이었다 남자 주인공은 김종인이라고 도경수에 후배였고 여자 주인공은 도경수였다 몇 년을 지켜본 결과 둘은 동성애자였고 도경수와 김종인의 연애 이야기는 달달하면서도 오글거리는 게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내용 이였다 경수의 성별만 바꿨지 그대로 카피한 거나 마찬가지인 글은 내 예상대로 유명해졌고 블로그에 올라오는 인소 추천 게시물엔 내 소설이 있을 만큼 성공적이었다 그러다 소문은 소문으로 퍼져 출판사 귀까지 들어가 난 운이 좋게 단기간에 책까지 만들었고, 그 책들이 잘 팔려 신인상까지 받을 정도로 유명세가 되었다





텅 빈 냉장고에 반쯤 남은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소파 위에 쓰러질 듯 누워 리모콘을 찾고 있는데 타이밍 좋게 띠링- 하며 요즘 시대에 기능 좋은 스마트폰이 아닌 2010년도나 유행했을 폴더 투지 폰이 귀엽게 울렸다 내 친구 경수 버튼을 눌러 문자 내용을 확인하자 오늘은 집에 못 들어 간다며 문 단속 잘하고 편의점에서 대충 끼니를 챙기라는 음성지원이 대는 장문에 내용이 빼곡하게 써 저 있었다 가만 내가 돈이 있나? 알았다고 짧게 문자를 보낸 뒤 방으로 들어가 지갑을 확인하니 다행히 삼각김밥과 라면 살 돈 정도는 있었다. 




아직까지는 그다지 배고프지 않아 나는 나중에라도 배고파지면 바로 편의점에 갈 수 있게 지갑을 거실 탁자 위에 올려놨고 한동안 김종인과도 경수 번외 이야기를 쓰면서 못 본 예능 프로그램을 보니 금방 새벽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글을 쓰는 나에게 영향을 주기 위해 억지로 즐겨 보는 인간극장을 보고 난 뒤 여운이 가시기 전에 노트북을 가져와 점점 끝나가는 번외 글을 쓰기 시작했다. 고민하며 얼마나 키보드를 두들겼을까 드디어 끝이 났다.기분 좋게 엔터를 누르고 만세를 하듯 팔을 길게 뻗었다. 번외는 도경수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로 끝났지만 내가 생각해도 눈물이 나는 새드엔딩이었다 난 독자들에 눈물을 위해 경수는 자궁암으로 죽였고 김종인은 도경수를 못 잊어 담배만 피우다 폐암으로 죽여버렸다 정말 암은 무서운 거야  





꼬르륵- 얼마나 집중을 해서 글을 쓴 것인지 허기지는 게 느껴졌고 아까전에 먹은 물은 소화가 댔는지 오줌도 마려워 화장실을 갔다가 바로 편의점으로 가야지란 생각에 몸이 빨리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화장실의 밝은 빛 때문에 살짝 찡그리다 재촉하는 소중이때매 얼른 바지를 내려 물을 뺐고 찔끔 손에 흘리는 바람에 씻기 위해 세면대로 가자 거울에 비친 내 기름진 얼굴과 머리가 보였다 '아, 씻긴 귀찮은데' 이미 머릿속에서도 금방 갔다 올 건데왜 씻어란 생각인지 손에 묻은 물기를 탁탁 털었고 코쪽에 있는 개기름만대충 손으로 슥슥 닦았다 달칵- 화장실 불을 끄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탁자 위에 올려둔 지갑을 들고 경수에 브랜드 있는 슬리퍼를 신고 나왔다 '아, 모자!' 편의점이 보일쯤 갑자기 생각난 모자에 순간 걸음을 멈추었고 뒤를 돌아 다시 집으로 갈까 말까 고민에 빠졌다 아아- 바보같이 머리를 싸매고 이상한 소리를 낸 나는 어차피 어쩌다 오는 편의점인데 뭔 상관이 야라며 쿨하게 다시 걸음을 옮겼고 편의점이 가까워지자 옆 골목에서 담배 냄새와 아직 앳된 학생들에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시간이 몇 신데 저러고 있냐 요즘 애들이 참 무섭단 말이야"



아무리 학생들이지만 쟤네는 한 일곱 명쯤으로 보이고 난 혼자라 훈계는 무슨 그냥 무시하자는 심보로 중얼거리며 편의점으로 걸어가자 뒤에서 웃음소리가 더 크게 들리면서 나에게 하는 말인지 내 귀에 쏙쏙 박혀 들어왔다 '아 존나 더러워 기름 쩌네 시발' '여기까지 냄새나는 거 같아' 분명 저 문장들은 같은 사람이 말했지만 맞는다는 듯 여럿 애들에 낄낄거리는 웃음소리때문 심장이 벌렁 거렸다 



'아 모자 챙기러 갈걸' 이미 지난 일들만 후회하며 애써 무시하며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 컵라면과 내가 즐겨먹는 삼각김밥 두 개를 구입했다. 문제는 뒷길로 집에 갈까 아님 그냥 왔던 곳으로 다시 갈까 다시 한번 생각에 빠졌다 아 뒷길은 골목이 너무 어두워서 무서운데.., 에이 어차피 오늘 보고 말 사인데 뭐 바보 같은 생각을 마친 나는 문을 열고 왔던 길로 내려갔고 이번엔 골목길이 아닌 밝은 주차장에 앉아서 날 기다리는 것인지 교복 차림에 아이들이 땅바닥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있었다 





놀란 나는 순간 숨이 멎어 멍을 때렸고 삼초 후 아이들이 빵 터져 깔깔거리며 웃는 소리에 정신을 차려 최대한 빠르게 걸어가다 스텝까지 꼬였다 '아 미친 개 웃겨' 물개박수까지 치는 애들을 보니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 난 아무렇지 않아 난 멀쩡해 주문을 외우듯 말하며 걸어가자 뒤에선 '아 기다려라 금방갔다 온다'라며 내 쪽으로 뛰어오는 발소리가 들렸고 지나쳐라 지나쳐라 제발 지나쳐라 손을 모아 빌었지만 그런 내 외침은 쌩까는 건지 지나치긴 지나쳤지만 내 앞을 막아 날 세웠다 '와 가까이서 보니깐 얼굴에 기름도 쩌네 냄새가 아주그냥 어우 ' 언제 봤다고 비꼬듯 얘기하는 애를 보자 목 끝까지 나왔던 욕을 정말 할 뻔 했다 구경 난듯 내 얼굴을 보다 지지 이러면서 엄지와 검지로 자신의 콧구멍을 막으며 코맹맹이 소리를 낸다



"저기요 제가 친구들이랑 내기에서 졌는데 부탁하나만 해도 돼요?"

"아.. 아니"

"아, 입냄새 우웩"



콧구멍을 저렇게 세게 눌러 막아도 내 입냄새가 나는지 헛구역질을 하며 손으로 입을 틀어 막는 저녀석에 면상에다가 죽빵을 날리고 싶었지만 이녀석 부류의 무리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이자리에서 현피를 뜨면 아마 구타당해 내일 아침뉴스에 죽어서 나올지도 몰라 침착하자 최대한 옆구리를 세게 꼬집고 구린표정으로 '별 볼일 없지' 라며 편의점 봉지를 고딩녀석 다리에 스치고 집으로 다시 걸어가는데 뒤에서 큰소리로 '씻고다녀라!!' 라며 외치는 소리 와 '야 성공했냐' '얼~ 변백현' 친구들에 목소리가 겹쳐 들려왔다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ㄹㅇㅎ  12
12년 전

공지사항
없음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대표 사진
독자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백첸ㅋㅋㅋ귀여워욬ㅋㅋ신알신이요!
12년 전
대표 사진
펑키첸
감사해요ㅠㅠ사랑해요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백첸은 사랑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ㅇ어엉ㅇ 다음 편 기대할게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펑키첸
고마우어여ㅠㅠㅠ사랑합니듀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백첸 !!!!내사랑백첸♥♥.....저 비회원이라신알신도못해여 ㅠㅠ....지금다시와줘여 ♥♥....
12년 전
대표 사진
펑키첸
사랑합니더 다시올께여 고마워여szszsz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4
현기증징인데!!!! 딴짓하다가 지금봣어!!! 컴티로 볼땐 어떨지 모르겠는데 모티로 보는 나징으로썬 글읽기가 힘들어ㅠㅠㅠ 대화에비해 글이 너무 긴거같아..... 모티로봐서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참고하면 좋구!! ㅎㅎ잘봤어요 작가님!
12년 전
대표 사진
펑키첸
진짜로?헐ㅠㅠㅠ수정할께여~ㅠㅠㅠ사랑해요고맙습니다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게 뭐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완전 재미있어욬ㅋㅋㅋㅋㅋㅋ애들 너무해ㅠㅠㅠㅠ우리 종대한테ㅠㅠ((종대))담편기대할게영!!!!
12년 전
대표 사진
펑키첸
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기대하시면안대여정말사랑해여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6
백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종대한테왜그래 애들아ㅠㅠㅠㅠㅠㅠㅠㅠ 귀엽네요 다음편 기대할께여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펑키첸
감사합니다!사랑해요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EXO/오세훈] 오쌍둥이썰33333333333338
08.31 13:47 l 오쌍둥이누나
[EXO/징어] <스페셜> 안녕 나 엑소 코디인데 오늘 민석오빠가.facebook340
08.31 13:46 l 엑소코디야
[EXO/징어] 사촌이 박찬열인 썰 2-320
08.31 13:24 l 사소촌
[EXO/백현] 오래된 노래9
08.31 12:48 l 옹알
[EXO/징어] 너징이 엑소 홍일점인 썰9999.txt683
08.31 12:45 l 홍일점
[EXO/오세훈] 오쌍둥이썰22222222222237
08.31 12:27 l 오쌍둥이누나
[EXO/찬백카디] 박찬열김종인변백현도경수 (부제 : 알수없는관계)4
08.31 10:52 l 천도복숭아
[EXO/오세훈] 오쌍둥이썰1111111111148
08.31 10:37 l 오쌍둥이누나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62
08.31 03:01 l 다우니향기
[EXO/빙의글] 유치원27
08.31 02:39 l 산소
[BLOCKB] 블락비 7명이 친오빠인 8남매 썰 0022
08.31 02:09 l 다이엍
[EXO/징어] 엄마 친구 아들이 같은 학교 일진 오세훈인 썰 5617
08.31 01:44 l 흐콰한다
[EXO] 보석 십세들 (인물소개)6
08.31 00:46 l 이러시면안됩니다
[EXO/레백] luminous/루미너스 013
08.31 00:35 l 프로머스
ㄹㅇㅎ12
08.31 00:21 l ㅇㅎㅇㄴㄹㄷ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67
08.31 00:17 l 자양동주민
[인피니트/성규/빙의] 나 유학생인데 눈찢어진 한국인2세 좋아하게된 썰40
08.31 00:14 l 쏘이쏘쓰
[오백] 또래도우미경수X양아치백현 번외5.kakaotalk151
08.31 00:03 l 후추후추
[exo/빙의] 어서오세요 엑소네 하숙집으로141436
08.30 23:49 l 하엑
[EXO] 미친13남매[14] (부제:고기파티)31
08.30 23:24 l 뽀로로는뽀송해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7
08.30 21:40 l 센요
[EXO/백현] 배틀호모같은 카톡
08.30 21:22
[EXO/세훈] 고나리쩌는 11년 친구 썰 025
08.30 21:11 l 큐울ㅋ조하
[EXO/징어] 사촌이 박찬열인 썰 2-229
08.30 20:53 l 사소촌
[EXO/징어] 너징이 엑소 홍일점인 썰8888.txt724
08.30 20:32 l 홍일점
[EXO/종인] 담배피다 고딩한테 고나리당한 썰4
08.30 19:59 l 큐울ㅋ조하
[EXO/징어] 너징이 엑소 홍일점인 썰77777.txt791
08.30 19:29 l 홍일점


처음이전9111912913914915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