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오백] 오백원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e/4/e/e4e2557867acf8aeb8ac090fb7c012a4.jpg)
팔월 중 젤 더운 날이었다 그날은 개학하고 처음으로 주말이었던 몸이 근질근질한 날이었는데 성격 상 집에 박혀 가만히 있지 못하는 나는 할 수 없이 시간 많은 박찬열과 만나기로 했다 동네가 달라 난 박찬열이 사는 동네로 버스를 타 갔고 그 새끼는 먼 피시방을 가면서 꽃단장을 하고 있는 건지 만나기로 한 시간이 한참이나 지나도 안 온다 전화도 쌩까고 카톡도 씹어 머리끝까지 짜증이 올라와 집에 가고 싶었지만 박찬열한테 앵겨 붙을라고 돈을 안 챙겨왔다
신고 있던 운동화를 벗어 발에 가득 찬 땀을 모양 빠지게 식히는 중 무심결에 뒤를 돌아보니 손만 다와도 온몸이 시원해져 버릴 거 같은 파란색에 자판기가 보였다 난 땀이건 운동화건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아예 몸을 돌려 내가 가지고 있는 짤짤이로 살 수 있는지 음료수를 확인하니 이백 원짜리 밀크커피뿐 음료수는 어이없겠도 날 약올리듯 천 원이었다 '시발!' 저절로 나오는 욕을 참지 못하고 주머니를 탈탈 털어도 백 원짜리 다섯 개뿐 난 정말 병신이었다
애초 집에 가만히 있을 걸 박찬열한테 전화는 왜 했지 뒤늦은 후회를 하며 푹푹 한숨을 내뱉었다 나쁜 새끼 오기만 해봐 버스정류장에 붙어있는 시간표만 보며 멍하게 있을쯤 순간 건너편 뒷골목에 마트 하나가 생각났다 지금도 마트는 아이스크림 오십 퍼센트 할인일 텐데 입맛만 쩝쩝 다시며 금방 마트나 갔다 올까 하다 포기를 했다 박찬열 이 새끼는 내가 없으면 분명 지 먼저 피시방에 갈 새끼니깐 그건 절대 안되지 기다린 보람이 없잖아 참자 참아 온몸을 벌벌 떨며 박찬열만 기달리쯤 어디선가 크게 동전 떨어져 굴러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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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군부인) 이것마저 대군쀼 코어임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