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부터 뭐가 그리 좋은지 실실 웃으면서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용국. 평소엔 죽고 못사는 준홍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있다. '형, 뭐해-?' '...' '뭐야..대답이 없어-' 살짝 삐친 준홍이 핸드폰 액정을 툭 건드리자 그제서야 준홍을 쳐다본다. '아, 미안, 애기야.' '뭐하는데? 나도 보여줘-' '별거 아니야-' '으응..' 조금 이상하다. 뭔가 숨기고 있는것 같기도 하고. 처음 보는 용국의 행동에 준홍은 점점 조바심이 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묘하게 자존심이 상하는것 같아 애써 외면해 보지만 궁금한건 어쩔 수 없나보다. '애기야, 나 화장실좀 다녀올게.' '응.' 용국이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비운 사이, 준홍은 용국이 갔는지 확인하곤 재빨리 핸드폰을 확인한다. 패턴이 걸려있지 않아 다행이다, 이럴때 편하구나.. 쭉 훑어본 뒤, 카톡으로 들어가 보았다. '응..?' 비밀번호가 걸려있었다. 평소 용국은 비밀번호나 패턴따윈 걸어놓지 않았는데.. 정말 이상하다. 준홍은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나 말고 다른사람이 생긴걸까? 나는 용국이형 밖에 없는데. 그때, 용국이 손에 물기를 털며 테이블로 다가왔다. '애기야, 나왔ㅇ...' 준홍의 손에 들려있는 자신의 폰을 보자 화들짝 놀라는 용국. 그리곤 준홍에게 물어본다. '봤어?' 진짜 왜이러지. '아니, 안봤는데?' 입을 삐죽대며 아니라고 거짓말을 해본다. '..진짜로?' 이에 준홍은 순간 울컥 했다. '왜? 내가 보면 안될거라도 있어? 뭔데, 말해봐.' '아니..그건 아닌ㄷ,' '그럼 뭐냐니깐? 나 궁금해! 알려줘!' 준홍이 칭얼대기 시작하자 용국은 당황한다. '아니, 애기야.. 그게..' '그게 뭐!' '..말하면 안돼는데...' '왜에! 아까는 별거 아니라며!' 갑자기 한숨을 푹, 쉬는 용국. 준홍은 갑작스런 용국의 한숨에 움찔 한다. '지금은 안돼.' '...' 준홍은 아까와는 다르게 울적해진다. 처음엔 호기심이었다면 지금은 용국이 살짝 무섭다. '애기야, 나 피곤한데 그만 갈까?' 용국이 갑자기 가자고 물어보자, 준홍은 조금 힘없이 알겠다고 대답했다. 용국이 집에 데려다 주는 동안 별 생각을 다했다. 내가 용국을 화나게 한건 아닐까, 아니면 이젠 내가 질리는걸까. 열심히 머리를 굴려서 생각한 결과는 하나였다. 권태기..? 으, 모르겠어. 짜증나...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우울해지는지 집에 도착 하자마자 침대에 드러눕는 준홍이었다. 그렇게 한숨 자고나니 조금은 개운한듯 하였으나, 아까 낮에 있었던 일이 또다시 생각이 났다. 화는 풀렸을려나.. 그때, 문자메세지 알림음이 울렸다. 용국이었다. - 잠깐 나와봐. 준홍은 의아해 하면서도 딱딱한 말투에 속상해하다, 어디로 나오라는건지 물어보려 전화를 걸었다. '..응? 전화가 꺼져있네...' 준홍은 조금 난감했다. 오늘 용국이 자신에게 했던 말, 행동들이 모두 이상했다. 준홍은 의문을 품은채 서둘러 옷을 챙겨 입고선 신발을 신고 현관문을 열었다. 그리고. 퍽, '악!' 무언가에 부딪혔다. '이게 뭐ㅇ...응?!' '애기야, 왔어?' 문앞에 큰 상자를 들고 서있는 용국과 부딪혔다. '..형?' 준홍은 잠시 뇌가 멈춘듯 생각도 멈춘채 그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이거 뭐야..?' '애기 선물.' 내 선물? 오늘이 무슨날이었더라.. 내생일 아닌데..? '..나 오늘 생일 아닌데?' '알고있어.' 용국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그저 웃으며 서있었다. '근데 왜 선물ㅇ..' '오늘 발렌타인데이 잖아.' 그래, 발렌타인데이지..그렇ㅈ...응?! '발렌타인데이 내 선물? 초콜릿??' '응, 이거 애기 초콜릿.' 준홍은 한번더 뇌가 멈추는걸 느꼈다. '아, 선물 하나 더 있는데.' 준홍이 멍때리느라 정신없을 사이, 쪽- 용국이 준홍의 입술에 뽀뽀했다. '...응?' 준홍의 입술에 뽀뽀한 용국은 준홍을 귀엽다는듯이 바라보고 웃고있었고, 그런 용국을 보며 준홍은 한번 더 영혼이 빠져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다 준홍은 정신이 들었는지 얼굴에 홍조를 띈다. 준홍을 말없이 바라보며 웃던 용국이 준홍에게 물었다. '좋아?' 'ㅇ..응?..뭐?' '좋았어? 내선물?' '당연하ㅈ.., 응?! 아니..그,' '좋았나보네.' 다시한번 미소짓는 용국과, 얼굴이 더 발개진 준홍. '음, 나는 이제 가봐야겠다. 늦었네.' 이제서야 정신을 차린 준홍이 용국의 팔을 붙잡곤 '응? 가려고?...' '응, 가봐야지. 늦었잖아. 애기 자야지-' '그래..? 응..' '왜? 할말있어?' '그냥.. 선물 고마워.. 난 해준것도 없는데..' '무슨, 나한텐 애기가 제일 큰 선물이야.' '..나 물어보고 싶은거 있는데,' 준홍이 용기내어 말하였다. '뭔데, 애기야?' '아까.. 낮에 카페에서..' '응?' '..비밀이 뭐였어?' 그에 용국은 크게 웃는다. 준홍은 당황하여 어찌할줄 몰랐다. '풉, 애기야 그게 그렇게 궁금했어?' '아니..그게..' '이거 준비하려고.' '..응?' '애기랑 사귀고 나서 처음으로 맞는 발렌타인데이잖아. 뭘 해주곤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서친친구한테 준비좀 같이 해달라고 한거야-' '..아...' '이제 궁금한건 다 풀렸어?' '응..' '그럼 우리애기 이제 얼른 자야지, 피곤하겠네.' 용국은 아까부터 입가에 미소를 지우지 않고 있다. '형아도-' '응, 애기 잘자-' '응..' 용국이 웃으며 손을 흔들었고, 준홍도 따라 흔들었다. 하지만 준홍은 똥마려운 강아지 마냥 낑낑대고 있다. 하지만 이내 결심한듯 뒤돌아서 걷기 시작하는 용국에게 소리친다. '형!' 용국이 잠시 걸음을 멈추곤 뒤돌아보았다. '응?' 준홍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용국에게 외쳤다. '나, 형 많이 좋아해-!' 용국이 빙긋 웃으며 말한다. '나도-' '그리고 형 많이,' 준홍이 또다시 외쳤다. '사랑해!' 준홍은 부끄러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서둘러 용국이 준 선물들을 챙겨들곤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준홍의 집 현관문 밖에선 용국이 작게 혼잣말처럼 속삭였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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